
부산 kt는 지난 10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고양 오리온을 116-115로 꺾었다. 3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오리온을 잡았다. 안방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마커스 데릭슨(200cm, F)의 공이 컸다. 데릭슨은 이날 1차 연장전에서의 극적인 동점 3점슛(93-93)을 터뜨렸고, 승부를 결정짓는 역전 결승 3점포(116-115)도 성공했다. 31점 13리바운드(공격 6) 2어시스트에 1개의 스틸로 맹활약했다.
존 이그부누(208cm, C) 또한 자기 높이와 힘을 과시했다. 디드릭 로슨(202cm, F)과 이승현(197cm, F) 등 오리온 장신 자원을 계속 괴롭혔다. 30점 11리바운드(공격 3)에 1개의 어시스트와 1개의 블록슛으로 오리온 골밑 수비를 헤집었다.
국내 선수의 득점 비중이 분명 낮았다. 하지만 국내 선수의 역할이 없었던 건 아니다.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 컸다. 단 한 번의 공격권이라도 더 얻기 위해 악착같이 움직였다.
양홍석(195cm, F)이 그 중심에 있었다. 양홍석은 이날 15점 13리바운드(공격 3) 3어시스트에 3개의 블록슛과 1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양 팀 선수 중 가장 많은 리바운드와 블록슛을 기록지에 남겼다.
어려움도 있었다. 2쿼터 시작 후 2분 38초. 양홍석은 수비 리바운드 과정에서 이그부누의 팔꿈치에 맞았다. 눈 주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그 후에도 공 하나에 몸을 던졌다. 부상은 양홍석의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양홍석은 공격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속공 가담과 볼 없는 움직임 등 볼 핸들러와 본인 모두를 살리는데 집중했다. 체력이 떨어질 수 있는 3쿼터부터 남다른 공격 활동량을 보여줬다. 양홍석의 15점 모두 3쿼터 이후 나온 게 그 증거.
양홍석의 궂은 일 기여도는 kt에서 원했던 시나리오 중 하나다. 넓은 활동 범위와 풍부한 활동량을 갖춘 양홍석이 높은 수비 기여도를 보였을 때, kt가 할 수 있는 옵션이 많기 때문.
양홍석이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를 해준다면, kt는 스몰 라인업으로 재미를 볼 수 있다. 모두 달릴 수 있고, 모두 3점을 던질 수 있기 때문. 양홍석이 외곽 수비를 잘 수행한다면, kt는 더 높은 라인업을 선보일 수 있다.
그래서 서동철 kt 감독은 양홍석에게 ‘수비’와 ‘리바운드’를 강조했다. 상황과 타이밍에 맞는 세밀함을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게 양홍석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이라고 여겼기 때문. 공개 석상에서도 “(양)홍석이가 잔소리로 느낄 것이다. 하지만 홍석이가 발전할 수 있다면, 나는 그런 이야기를 계속 할 거다”며 강하게 훈육(?)하겠다고 밝혔다.
양홍석 본인도 수비와 리바운드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서동철 감독의 의중도 잘 파악하고 있다. 다만, ‘몸에 밴 습관’과 ‘경험 부족’이 문제였을 뿐이다. 그래서 양홍석은 말과 다른 행동을 보여왔다.
그러나 2020~2021 시즌 첫 경기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양홍석을 칭찬하는데 인색한 서동철 감독도 “초반에 외곽 수비에서 스크린을 자주 걸렸다. 그 때 잠시 빼면서, 그런 부분을 이야기했다. 그 후 공격과 수비, 리바운드에서 많은 걸 해줬다. 오늘은 만족스럽다. 칭찬해주고 싶다”며 양홍석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물론, 한 경기만으로 모든 걸 판단할 수 없다. 양홍석이 달라진 수비 기여도를 증명하려면,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오리온전만큼의 투지나 오리온전과 비슷한 기여도를 보여줘야 한다. 본인 역시 오리온전의 기억을 유지하고 싶을 것이다.
사진 제공 = KBL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sdh2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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