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수가 버틴 KB스타즈의 수비는 마치 철옹성과 같이 단단했다.
청주 KB스타즈는 지난 10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70-66으로 꺾고, 굳건하게 단독 1위를 이어갔다.
두 팀은 언제나 그랬듯 만나기만 하면 명승부를 펼쳤다. 이날 역시 양 팀 사령탑의 뛰어난 지략 대결과 선수들의 화끈한 쇼 다운이 어우러지면서 끝까지 승부의 향방을 알 수 없는 일전이 연출됐다.
KB스타즈는 2라운드 패배 당시 우리은행에 매치업 존 디펜스를 잘 공략당했다. 또한 우리은행은 공격 성향이 비교적 아쉬운 엄서이(175cm, F)에게 슛을 내주면서 그 외의 선수들 공격 차단에 많은 비중을 뒀다.
그래서 KB스타즈는 3라운드 맞대결에선 반드시 변화가 필요했다. KB스타즈는 이날 박지수를 벤치에 앉히고, 매치업 존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또한 우리은행의 스피드와 유기적인 팀플레이에 맞서는 나름의 변칙적인 스몰 라인업으로 스타팅 멤버를 꾸렸다.
하지만 보란 듯이 김소니아(177cm, F)가 경기 시작과 함께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KB스타즈의 수비에 균열을 일으켰다. 더해, KB스타즈는 예상치 못한 김진희(168cm, G)에게 연속 3점슛을 허용했다. 최근 경기력이 살아난 박혜진(178cm, G)도 득점 반열에 가세하며, 점수 차를 벌려갔다.
김완수 KB스타즈 감독은 지켜만 보고 있지 않았다. 박지수(196cm, C)를 1쿼터 중반 투입. 박지수를 중심으로 한 맨투맨 수비로 우리은행을 철저하게 봉쇄했다. 박지수가 골밑에 굳건하게 버티는 이상, 그 외 선수들은 편하게 외곽 수비에 집중할 수 있었다. 빠른 로테이션과 스위치 수비로 한결 수월하게 수비에 임했다.
하지만 김소니아가 곧바로 KB스타즈의 시스템 변화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박지수를 외곽으로 끌고 나온 후, 깔끔한 3점슛을 성공했다. 이 부분은 박지수의 경기력을 더욱 살아나게 만들었다.
박지수는 이어지는 공격에서 강이슬(180cm, F)의 3점슛 찬스를 만들었다. 완벽한 스크리너의 역할로 쉽게 수비수를 따돌려냈다. 계속해 포스트-업 이후, 볼 없는 동료들의 움직임을 잘 캐치했다. 허예은(165cm, F)과 김민정(181cm, F)은 박지수의 날카로운 패스를 컷인 득점과 미드-레인지 점퍼로 잘 연결했다.
가드진과의 하이-로우 게임도 잘 먹혀들었다. 본인 역시 높이에서의 우위를 활용해 우리은행의 골밑을 쉽게 점령했다.
우리은행은 시종일관 박지수의 높이를 제어하지 못했다. 박지현(183cm, G)과 최이샘(183cm, C)의 더블 팀 수비도 박지수를 막기 역부족이었다. 우리은행의 공수겸장이자 맏언니인 김정은(180cm, F)이 철저하게 1대1 수비로 막아세워도, 박지수는 또다시 미드-레인지 점퍼를 추가했다.
김정은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만큼 김정은은 본인 나름대로 완벽한 수비를 펼쳤고, 박지수의 슛 밸런스를 무너뜨렸음에도 공격을 성공했기 때문이다.

박지수는 2쿼터 종료 3분 1초 전, 더블 더블을 기록했다. 이후, 끝까지 우리은행의 골밑을 두드렸다. 그래야만 KB스타즈가 필연적으로 외곽에서의 찬스를 창출할 수 있었다.
박지수는 수비에서도 순발력을 발휘해 최대한 박혜진의 슛을 견제했다. 박혜진은 노련하게 박지수의 타이밍을 뺏어 빠르게 슛 시도를 가져갔었다. 그러나 끝까지 블록슛을 시도하려는 박지수의 움직임에 높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날 박혜진의 돌파 시도는 대부분 무위로 돌아갔다.
우리은행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4쿼터 초반 위성우 감독은 작전 타임을 요청해 김소니아에게 공격에서의 위치를 거듭 강조했다. 김소니아가 양쪽의 윙 혹은 사이드에 위치해 박지수를 외곽으로 끌어내라는 주문이었다. 주효했다.
김소니아가 외곽에서의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자, 골밑에서 공간이 창출되기 시작했다. 우리은행 선수들은 박지수를 제외한 나머지 KB스타즈 선수들보다 신장에서 우위를 점했다. 그 말은 곧 우리은행이 제공권을 장악했다고 볼 수 있다. 박지수의 위력이 반감하자 돌파 길도 수월하게 열렸다.
우리은행은 돌파에 이은 킥아웃 패스로 외곽에서의 찬스도 잘 만들어갔다. 하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KB스타즈 선수들은 연이은 실점에 더욱 타이트한 수비로 우리은행을 맞이했다. 우리은행은 완성도 높은 KB스타즈의 수비를 극복하지 못했다. 안정세를 찾아간 KB스타즈의 수비에 어쩔 수 없는 외곽슛을 선택해야만 했다.
우리은행은 경기 종료 5분 36초 전, 62-61로 경기의 주도권을 찾아왔다. 그러나 그 흐름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결국 우리은행은 박지수로부터 시작되는 KB스타즈의 공격과 수비를 당해내지 못했다. 박지수는 이날 35분 11초를 출장해, 20점 18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인사이드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박지수와 원투펀치로 활약하는 강이슬 역시 풀타임을 출장해 알토란같은 활약을 선보였다. 1,4쿼터 중요할 때마다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허예은도 완벽한 경기 운영으로 KB스타즈를 지휘했다. 두 선수는 박지수의 부담을 충분히 덜어냈다.
KB스타즈에게 선두 싸움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한 판이었다. 김완수 감독은 평소보다 높은 주전 의존도를 보였지만, 어쩔 수 없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좀처럼 약점이 보이지 않는 KB스타즈다. 그렇게 그들은 4연승을 성공, 13승 1패로 다시 단독 1위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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