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모비스가 또다시 높은 함지훈(198cm, F)의존도를 내보이며, 패배를 맞이했다.
현대모비스는 10개 구단 통틀어 살펴봐도 평균 연령이 낮은 팀 중 하나다. 현대모비스의 앞선은 젊은 나이가 무기라는 말처럼 엄청난 패기와 높은 에너지 레벨을 앞세워 코트를 종횡무진 휘젓는다.
또한 전혀 예상치 못한 공격 전개와 얼리 오펜스로 상대 팀을 계속해 두드린다. 하지만, 경기가 승부처로 치달을수록 이 부분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다.
젊은 선수들은 클러치 타임에 자신감과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자주 노출했고, 상대 팀의 거센 압박과 영리한 움직임을 이겨내기 힘들었다. 최근 현대모비스가 쉽게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음에도 끝까지 접전을 펼친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근래 현대모비스의 공격 대부분은 돌고 돌아 함지훈 혹은 외국 선수에게 전달되고 있다.
서울 SK와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지난 1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서울 SK에 77-88로 패했다.
경기 전 전희철 감독은 “현대모비스 공격의 시작은 이우석(196cm, G), 서명진(187cm, G), 외국 선수가 담당한다. 하지만 그 부분이 잘 풀리지 않으면 결국 함지훈을 찾는다. 함지훈이 마무리하는 능력이나 붙여서 킥 아웃 하는 플레이가 워낙 좋다. 아무리 수비를 열심히 해도 잘한다”며 함지훈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계속해 전 감독은 “함지훈까지 볼이 가기 전에 서명진과 외국 선수로 이어지는 라인을 차단하고자 한다. 함지훈까지 공이 온다면 골밑에서 자밀 워니(199cm, C)를 중심으로 도움 수비를 펼칠 것이다. 현대 모비스의 얼리 오펜스와 2대2를 잘 막아야 한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전희철 감독의 말처럼 이날 현대모비스의 앞선은 대체적으로 서명진과 이우석으로 이어진 ‘99년생 듀오’ 혹은 김국찬(190cm, F)이 이끌었다. 시작은 산뜻했다.
서명진은 시작과 동시에 함지훈과 좋은 2대2 플레이를 자랑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적극적인 돌파로도 점수를 쌓으며, SK의 지역 수비를 흔들어놨다. 그들을 도와 김국찬도 오른쪽 45도에서 3점슛을 연달아 성공했다. 팀의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노련미를 앞세운 서울 SK의 수비에 그들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서명진은 오재현(187cm, G)과 최원혁(183cm, G)의 압박 수비에 턴오버를 범했고, 속공 과정에서도 너무 정직하게 올라가 쉽게 가로막혔다. 유재학 감독이 자주 언급한 경험 부족의 한 부분이었다.
김국찬 역시 캐링 더 볼과 같은 안일한 실수를 연달아 범했다. 갓 투입된 박지훈(193cm, F)과 수비 커뮤니케이션이 맞지 않으며, SK에 쉽게 실점을 허용했다. 이후, 투입된 이우석도 유재학 감독의 큰 소리를 피하지 못했다.
최준용(200cm, F)은 이우석의 수비 실수를 연속 5점으로 연결했다. 이우석은 패스 턴오버와 시간 체크를 하지 않고 볼을 끄는 모습을 보이며, 벤치로 불려갔다.
그럼에도 현대모비스는 3쿼터까지 밀리지 않고, 대등하게 경기를 가져갔다. 국내 선수들이 보인 공격에서의 적극성이 수비에서 보인 실수를 상쇄시켰기 때문.

서명진은 라숀 토마스(200cm, F)와 픽앤롤과 직접 팝-아웃 동작을 통해 3점을 그려냈다. 함지훈의 공이 컸다. 대부분의 득점 성공엔 보이지 않는 함지훈의 헌신이 있었다. 함지훈은 골밑에서 든든하게 중심을 잡으며, 공수 전반에 걸쳐 서울 SK를 힘들게 했다. 덕분에 현대모비스는 외곽에서 좋은 찬스도 자주 가져갔다.
함지훈은 후반전 엘보우 지역에서의 뱅크슛을 시작으로 서명진의 컷인을 도왔다. 공격 리바운드에서도 적극성을 보이며, 이우석의 득점을 만들어냈다. 함지훈은 SK의 더블 팀 수비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넓은 시야로 반대편에 위치한 서명진에 패스를 건넸다. 역시 득점으로 연결됐다. 동료들의 원활한 움직임을 위해 스크리너의 역할도 경기 내내 이어갔다.
함지훈 본인의 득점은 많지 않았지만, 공격에서 원활한 볼 흐름을 주도했고 중간 다리 역할을 완벽히 이행했다. 현대모비스의 공격 대부분이 후반전 들어 함지훈의 손에서 시작되거나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의 손을 최소 한 번씩을 거쳐갔다고 할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SK는 4쿼터 들어 함지훈을 꽁꽁 틀어막았다. 그러자 현대모비스의 공격도 자연스레 멈춰 섰다. SK의 수비에 믿는 구석이 봉쇄되자 현대모비스 선수들은 좀처럼 득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백코트 진들은 경기 조율 능력과 템포 조절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더해, 주말 백투백 경기의 여파로 체력적인 문제도 가중되면서 선수들의 슈팅도 점점 짧아져갔다. 중요할 때 나온 턴오버도 뼈아팠다.
SK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트랜지션 상황과 아웃 넘버 상황을 속공으로 전개했다. 3점슛도 계속해 지원됐다. SK는 저력을 발휘하며, 격차를 확 벌려냈다. 그렇게 3연승을 질주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6일 수원 KT와의 경기도 한때 22점 차까지 격차를 벌렸지만 역전패 당했다. 당시 하윤기(203cm, C), 김동욱(194cm, F), 김현민(199cm, C)을 포함한 KT의 여러 선수가 함지훈을 돌아 막으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었다.
유재학 감독도 계속해 선수들의 함지훈 의존도에 걱정을 드러냈다. 또한 후반전이나 승부처 들어 자주 쫓기는 것에 대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유재학 감독의 말처럼 앞으로 현대모비스가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임이 분명하다. 과연 ‘만수’ 유재학 감독은 어떠한 해법으로 다음 경기를 준비해올지 매우 주목된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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