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신지현 침묵하고 양인영 없어도 승리한 하나원큐, 휴식기는 최고의 보약!

정병민 / 기사승인 : 2021-12-31 05: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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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원큐가 14일간의 휴식기 기간 동안 전혀 다른 팀이 되어 코트로 돌아왔다.

부천 하나원큐는 지난 30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73-70으로 꺾었다. 하나원큐는 이날의 승리로 시즌 3승을 기록하며 후반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올스타전 브레이크, A-매치 브레이크.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달콤한 휴식기 기간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구단들은 휴식기 동안 미비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선수들에게 휴식과 재활의 시간을 부여할 수 있기에 이 시간을 반가워한다.

하지만 무조건적이지는 않다. 지난 11월 28일 서울 SK 김선형(187cm, G)도 경기 승리 후 “브레이크가 팀플레이를 맞추는 기간도 됐었지만 오히려 흐름이 끊기질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상승세를 구가하다가 갖는 휴식기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지난 30일 우리은행 역시 그런 듯해 보였다.

우리은행은 지난 18일 부산 BNK 썸과의 일전 후 치르는 후반기 첫 경기였다. 상대는 신지현과 양인영만 집중 견제하면 승산이 높은 하나원큐였다. 경기 전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상대가 최하위이지만 분위기를 반전할 기회가 됐을 것 같다. 휩쓸리면 안 된다”며 방심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도전자의 입장인 이훈재 하나원큐 감독은 “(신)지현이와 (양)인영이를 많이 찾는다. 두 선수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의 적극성이 필요하다. 그런 부분은 선수들이 느끼고 깨달아야 한다. 리바운드가 약하다 보니 공격에 부담이 있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많은 부상 선수들, 공격 리바운드 허용, 신지현(174cm, G)과 양인영(184cm, C)을 향한 높은 의존도. 전반기 하나원큐를 대표하는 키워드다. 우리은행의 낙승이 쉽게 점쳐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훈재 감독의 하나원큐는 휴식기 이후 180도 다른 팀으로 변신해 코트로 돌아왔다. 다양한 공격 옵션, 짜임새 있는 수비, 선수들 간의 유기적인 팀플레이를 앞세워 경기 초반부터 우리은행을 몰아붙였다. 단 2승밖에 거둔 팀이라고 볼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더해, 잔부상을 안고 있는 이하은(184cm, C)과 고아라(180cm, F)가 전력에 합류해 쏠쏠한 활약을 보였다.

이날 하나원큐의 입장에서 가장 고무적인 요소는 신지현이 침묵했고 양인영이 4쿼터 초반 5반칙으로 물러났음에도 승리를 쟁취했다는 점이다.

하나원큐는 김미연(180cm, F), 정예림(175cm, G), 김지영(171cm, G), 이하은 등 누구 하나 승리의 일등 공신이라고 뽑기 힘들 정도로 모든 선수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김미연은 적극적인 리바운드 후 풋백 득점, 풀업 점퍼와 외곽포로 공격에서 힘을 보탰다. 이훈재 감독의 주문에 부응이라도 하듯 자신감 넘치는 공격을 이어갔다. 순간적으로 우리은행의 스위치 수비가 빈틈을 보이자 곧바로 골밑으로 파고드는 센스도 보였다.

트랜지션 상황에서의 공격 가담도 훌륭했다. 그 결과 김미연은 전반전에만 16점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기록을 갈아치웠다. 후반전에도 공격 리바운드, 속공 참여, 점퍼로 이훈재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정예림 역시 많은 볼 없는 움직임을 바탕으로 우리은행의 수비를 해체했다. 정예림은 점퍼와 돌파, 순간적인 움직임을 통해 팀 패턴을 성공해냈다. 동료의 스크린도 적극 활용해 고비 고비마다 3점슛을 가동했다.

김지영도 신지현의 볼 핸들링 역할을 분담해 주며 부담을 덜어줬다. 김지영은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로 코트에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재차 코트로 들어와 시즌 3승을 위해 투지를 불태웠다.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은행의 맹추격이 이어졌고 팀 공격 흐름도 멈춰 섰었다. 위성우 감독은 4쿼터 초반 “양인영이 퇴장당했으니 신지현을 막아라”라며 선수들에게 주문했었다. 그 부분이 절반의 성공을 거두며 턱밑까지 추격해냈다.

‘명실 상부 해결사’ 신지현이 움직였다. 정확한 미드-레인지 점퍼로 득점을 책임졌다. 4쿼터 초반 양인영이 퇴장당했어도 이하은이 골밑에서 든든하게 중심을 잡았고 부상에서 복귀한 고아라도 3점을 터뜨리며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하나원큐의 위기 대처 능력은 빛났다.

 


하나원큐는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 16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허용했다.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선 8개밖에 허용하지 않았고 10개를 잡아내며 제공권에서 우위를 점했다. 평균 득점보다 많이 넣었고 평균 실점보다 적게 먹혔다. 공수 양면에서 짜임새 있는 팀으로 변모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1쿼터 초반 이후 좀처럼 하나원큐의 수비를 넘어서지 못했다. 빠른 패스 플레이와 개개인의 능력으로 수비수를 제쳤지만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인사이드에선 하나원큐의 도움 수비에 고전했다. 골밑에서 해법을 찾지 못하자 공은 외곽에서 겉도는 경우가 많았다. 그마저도 하나원큐의 타이트한 수비에 쉽게 성공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치르는 경기였기에 선수들의 슛 감각은 이전만 못한 듯해 보였다. 특히 박혜진(178cm, G)은 10개의 3점슛을 시도해 1개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클러치 타임에서 자유투도 전부 놓치며 스스로 추격의 동력을 잃고 말았다.

결국 이날 경기 과정은 양 팀 사령탑이 경기 전 말했던 인터뷰 내용 그대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하나원큐의 분위기에 휩쓸리며 시종일관 끌려다녔다. 반대로 하나원큐는 패배의식을 떨치고 희망과 자신감을 찾은 한판이었다.

하나원큐는 시즌 3번째 승리를 위해 휴식기 동안 만반의 준비를 다한 듯했다. 경기 과정과 결과로 증명해냈다. 이 부분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하나원큐의 다음 경기는 다가오는 2일 ‘WKBL 끝판왕’ KB스타즈다. 과연 하나원큐가 이들을 상대로는 어떠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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