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플레이어] ‘리틀 정선민’ 김연희, 외인보다 더 빛난 존재감

이성민 / 기사승인 : 2018-11-10 19: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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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이성민 기자] 바스켓 퀸 정선민 코치의 수제자 김연희(187cm, 센터)가 제대로 사고를 쳤다.


인천 신한은행은 10일(토) 인천도원체육관에서 펼쳐진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68-63으로 승리했다.


사실 이날 경기는 신한은행의 절대적 열세가 점쳐진 경기였다. 외국인 선수 쉐키나 스트릭렌이 지난 KB스타즈와의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경기에 나설 수 없었기 때문. 오롯이 국내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러야 하는 신한은행이었다.


더욱이 이날 상대였던 삼성생명은 배혜윤-김한별-서덜랜드로 이어지는 빅맨 라인업이 위력적인 팀. 국내 빅맨들이 공격을 맡고, 서덜랜드가 수비에 힘을 싣는 조화가 돋보인다. 국내 선수뿐인 신한은행이 맞서기엔 여러모로 어려운 상대였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경기 전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어냈다. 국내 선수들만으로 40분의 시간을 치렀지만, 오히려 경기력을 압도했다. 그 중심에는 올 시즌 본격적으로 팀의 핵심 선수로 거듭난 김연희가 있었다.


김연희는 스타팅 멤버로 이날 경기에 나섰다. 서덜랜드와 매치업을 이뤘다. 점퍼로 1쿼터 포문을 연 김연희 부지런한 움직임과 정확한 야투로 팀을 이끌었다. 특히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과 영리한 오프 더 볼 무브로 신한은행의 페인트 존을 든든하게 지켰다. 1쿼터에 서덜랜드를 상대로 4점 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서덜랜드는 2점 1리바운드에 그쳤다.


2쿼터에도 김연희는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국내 선수들만 뛰는 쿼터에서 높이 우위가 무엇인지 확실히 증명해냈다. 김연희가 지키는 골밑을 삼성생명은 좀처럼 파고들지 못했다. 삼성생명 공격이 외곽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김연희는 공격에서도 중요한 순간 득점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하지만, 2쿼터 중반부에 스크린 파울과 차징 파울로 파울 트러블에 걸리고 말았다. 잘 나가고 있던 신한은행에 악재가 닥친 것. 김연희가 빠진 이후 신한은행은 급격한 경기력 저하를 보였다. 삼성생명에 역전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2쿼터 종료 직전 김아름의 돌파 레이업으로 리드를 재탈환했지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신한은행이었다.


3쿼터에 다시 코트에 나선 김연희는 본격적인 활약에 시동을 걸었다. 초반에는 수비에 집중했다. 삼성생명의 골밑 공격을 철저하게 차단했다.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공격까지 영향력을 넓혔다. 4연속 득점을 기록했다. 점퍼, 컷인, 풋백 등 다양한 공격 루트로 귀중한 득점을 터뜨렸다. 특히 김아름과의 픽앤롤 과정에서 유려한 슬립으로 골밑을 파고들어 득점을 올린 장면은 이날 경기 최고의 하이라이트 필름 중 하나였다. 자신의 손으로 신한은행의 8점 차 리드를 만들어낸 김연희는 3쿼터 남은 시간에도 골밑을 굳건하게 지켜냈다.


신한은행이 5점 차로 앞선 채 돌입한 4쿼터. 김연희는 에이스 김단비와 쿼터 초반 득점을 쓸어 담았다. 김단비가 자유투와 3점슛으로 포문을 열자 김연희가 뒤를 이었다. 픽앤롤 과정에서 골밑으로 슬립한 뒤 엔트리 패스를 받아 더킹 모션에 이은 골밑 득점을 터뜨린 것. 60점 고지에 오른 신한은행은 승리에 한발 다가섰다.


이후 신한은행은 철저한 수비로 승리 굳히기에 돌입했다. 김연희는 김한별, 서덜랜드의 골밑 집중 공략에 홀로 맞섰다. 경기 종료에 가까워지면서 삼성생명의 추격 의지가 최고조에 달했지만, 흔들림 없는 김연희를 넘어서지 못했다. 종료 1분여를 남겨놓고 세 차례 공격을 모두 실패했다. 김연희는 이 과정에서 서덜랜드를 완벽 봉쇄해내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김연희는 16점 6리바운드의 최종 기록을 남겼다. 매치업 상대였던 서덜랜드는 8점 8리바운드에 그쳤다.


경기 종료 후 김연희는 “개막전부터 상황이 많이 안 좋았다. 용병도 빠진 상태에서 분위기가 최악에 가까웠는데 정말 중요한 경기에서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말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개막 이후 두 경기 연속 20점 차 이상의 대패와 외국인 선수 교체 등 최악의 상황을 이겨냈다는 것에 감격한 모습이었다.


자신이 만들어낸 첫 승. 김연희는 “무슨 말을 하는 것보다 진심으로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잘하겠다. 지금보다 더 스크린 열심히 걸면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전하며 더 나아질 내일을 약속했다.


바스켓 퀸 정선민 코치와 의기투합해 누구보다 혹독한 비시즌을 지나친 김연희. 이제 막 4년차에 접어든 신한은행의 미래는 토종 빅맨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WKBL을 신선한 충격에 빠뜨렸다.


사진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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