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떠오르는 오리온의 히트상품, ‘대박 조짐’ 쓰리 가드

정병민 / 기사승인 : 2021-11-01 07: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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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준 감독의 ‘쓰리 가드’ 시스템이 심상치 않다.

고양 오리온은 지난 3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원주 DB와의 원정 경기에서 72-68로 승리했다. 이날의 승리로 6승 3패를 기록. 수원 KT와 함께 공동 2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모든 구단이 1라운드를 마친 가운데, 오리온의 외국 선수들은 타 팀들보다 특히 부진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오리온은 매 경기 예상외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

오리온의 두 외국 선수는 DB와의 경기에서 도합 6점을 기록했다. 미로 슬라브 라둘리차(213cm, C)는 1쿼터부터 일찍이 3개의 파울을 범해, 벤치로 강제 조기 퇴근했다. 4쿼터 승부처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레너드 프리먼(201cm, C)과 김종규(207cm, C)에게 연이어 블록슛을 당했다. 결국 이날도 어김없이 화를 표출했다.

머피 할로웨이(196cm, F)도 마찬가지였다. 상대적으로 높이의 열세를 노출했고, 쉽게 득점할 수 없었다. 결국 동료들을 위해 무한정 스크린만 걸 수밖에 없었다.

이런 어려움 속에도 오리온의 국내 선수들은 외국 선수들의 부진도 완벽하게 메꿨다. 지난 30일 경기에 이어 DB와의 경기에서도 토종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30일 삼성과의 경기에선 이승현(197cm, F)이, 31일 DB와의 경기에선 3가드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DB와의 경기를 앞두고 강을준 감독은 신인 이정현(188cm, G)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놨다. 오리온은 투 가드를 기용할 때 경기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한 명이 쳐질 땐 한 명이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그런 경우도 많지 않았다. 그래서 이정현을 포함한 3명의 가드를 투입했다. 코트 밸런스를 잡겠다는 강을준 감독의 의도였다.

경기 초반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3명의 선수 모두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선수. 서로 간의 의욕이 너무 앞섰다. 그 결과 DB에 흐름을 쉽게 내줬다.

또한 선수들이 모두 개인기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어시스트로 인한 득점은 전혀 없었다. 결국 높은 DB의 골밑 수비를 뚫지 못했다. 쓰리 가드만의 빠른 템포와 특유의 유기적인 볼 배급도 전혀 없었다.
 

 

하지만 2쿼터 들어서부터 3가드 시스템이 정착하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이정현의 수비였다. 이정현은 허웅(185cm, G)을 미친 듯이 쫓아다녔다. 허웅은 이정현을 피해 스크린도 활용하고 갖은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이정현의 승리였다. 허웅은 10개의 3점슛을 시도해 1개도 성공하지 못했다. 계속되는 이정현의 압박에 허웅은 자유투도 연속해 놓쳤다. 매우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이정현과 한호빈은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평소 패스를 우선으로 생각하던 이정현이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강을준 감독의 주문대로 적극적으로 본인의 공격을 먼저 봤다. 슛이 들어가지 않아도 자신감 있게 공격에 나섰다.

한호빈도 마찬가지였다. 빠른 스피드로 베이스 라인을 돌파해 DB의 수비에 혼란을 야기했다. 이정현과 한호빈은 2쿼터와 3쿼터 종료 시 버저비터도 터뜨렸다. 흐름을 되찾아오고, 경기의 균형을 맞추는 빅샷이었다.

3가드 시스템의 효과는 4쿼터에 절정이었다. 각자 역할 분담이 철저했다. 한호빈은 완벽한 경기 운영과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DB가 3-2 지역방어를 서자 약점의 위치인 코너와 탑에서 3점슛을 연속해 성공했다. 이정현은 빠른 움직임을 바탕으로 한호빈을 지원했다. 완벽한 수비는 덤이었다.

 


이대성도 조용히 지원사격에 나섰다. 4쿼터 종료를 앞두고 DB의 턴오버를 유발, 김강선(190cm, G)에게 단독 속공 찬스를 제공했다. 이어 이대성은 결승 레이업도 성공했다. 해결사 다운 퍼포먼스로 승부처를 지배했다.

하지만 보완해 나가야 할 숙제도 분명했다. 세 선수의 체력적인 문제가 가중되고 있다. 모든 팀이 그렇겠지만, 오리온은 특히 더 그랬다. 휴식 시간을 보장해 줄 식스맨들의 활약이 부족했다.

김강선을 제외한 이렇다 할 선수의 활약이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김진유(188cm, G)마저 부상으로 코트를 이탈했다. 또한 3점슛에선 완벽했던 그들이 자유투 라인에 서면 특히나 작아졌다.

이날의 승리로 한호빈은 자신감과 경기 감각을 되찾았다. 이정현은 신인왕을 위해 한 발짝 다가섰고, 이대성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세 선수 모두 뜻밖의 수확을 챙겨갔다.

과연 오리온이 3가드의 활약을 앞세워 다가오는 3일 수원 KT와의 경기에서도 승리를 낚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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