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는 DB 산성의 중심 ‘캡틴’ 김종규, “질 것 같다는 생각이 안 든다”

정병민 기자 / 기사승인 : 2021-10-23 05: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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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테 메이튼(200cm, F)의 공백에도 DB 산성은 철옹성같이 전혀 문제없었다.

모든 프로선수들은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큰 격차가 나면 심리적으로 불안해지기 마련이고, 무기력해진다. 경기의 패배를 일찍이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DB가 지난 17일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에서 보인 모습은 진정한 프로다운 모습이었다.

3쿼터 24점 차의 큰 격차를 4쿼터 막판 결국 역전까지 이뤄냈다. 엄청난 뒷심을 증명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승리와 연을 맺진 못했다. 종료 2.3초를 남기고 차바위(192cm, F)의 결승 자유투에 무릎을 꿇으며, 시즌 첫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패배도 패배였지만, DB는 팀의 1옵션 얀테 메이튼이 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상으로 코트를 떠났다. 김종규(207cm, C)역시 3쿼터 한국가스공사 선수와의 충돌로 인해 큰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나 김종규는 4쿼터 접전 상황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코트로 들어와 끝까지 선수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벤치에서나 코트에서나 팀의 에너지 레벨을 높이려 힘썼다. 지난 22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부상의 여파로 몸 상태가 걱정됐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보란 듯이 당당히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완벽하게 팀의 중심을 잡았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원주 DB는 지난 22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75-66으로 승리했다. 연패 위기에서 탈출하며 수원 KT와 공동 1위 그룹을 형성했다.

김종규는 이날 28분을 소화하며 20점(2점: 7/10) 1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양 팀 합쳐 최다 득점, 최다 리바운드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DB는 전반전 완벽한 경기력으로 삼성을 압도했다. 그러나 3쿼터 집중력 저하로 추격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그 결과 4쿼터 초반 이원석(207cm, C)에게 연속 실점해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서울 삼성의 우위는 잠깐이었다. DB는 허웅(185cm, G)과 김종규를 필두로 공수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였고, 빠르게 재역전했다. 이어 끝까지 삼성의 거센 추격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을 찾은 김종규는 삼성의 추격과 역전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저는 경기에서 질 것 같다는 생각이 절대 안 들었다. 지난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를 보시면 저희가 24점이나 큰 점수를 뒤진 상황에서도 웅이를 필두로 따라갈 수 있는 저력을 보였다. 작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17일 경기에서 팀이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제가 부진했다. 오늘은 마음가짐을 단단히 먹고 나왔다. 수비나 리바운드에서 텐션을 올리자 했다. 전반적으로 팀 디펜스가 너무 잘 됐다. 아쉬운 면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만족할 수 있는 좋은 경기를 펼쳤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김종규는 이원석을 상대로 시종일관 골밑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전 경기까지 폭발적인 공격력을 이어오던 이원석도 김종규 앞에선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김종규는 윤호영(197cm, F), 김철욱(202cm, C)과 함께 메이튼의 공백을 메운 것은 물론, 정확한 미드-레인지 점퍼로 삼성의 지역 방어를 완벽하게 균열 냈다. 덕분에 공격에서 공간 창출도 한결 수월했다. 

 


특히 4쿼터 골밑에서 이원석을 미드 아웃(공을 스틸 당하지 않기 위해 수비수를 내 몸에 붙여놓은 상태에서 살짝 밀며 내가 밖으로 튕겨져 나가 패스하는 공을 잡는 방법) 동작을 통해 완벽하게 따돌렸다. 이후 바스켓카운트를 얻어내고, 포효까지 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허웅의 장거리 3점슛과 함께 경기의 분위기를 가져오는 중요한 득점이었다.

김종규는 “(이)원석이도 굉장히 높고 빠르다. 신체적인 조건이 좋다. 동 포지션이기도 하고 좋은 모습을 매 경기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신경이 안 쓰일수는 없더라. 하지만 내가 DB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선수이기에 절대 밀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수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김종규는 수비에서도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외국 선수와 몸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불리한 위치선정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타이밍, 높은 점프력, 투지로 리바운드를 열심히 걷어냈다.

너무나 열심히 뛰었던 탓일까. 4쿼터 김시래(178cm, G)의 레이업을 블록슛하고 바로 다리에 쥐가 나 코트에 누워버렸다. 그가 얼마나 승리를 위해 코트를 누볐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김종규는 “이전 경기에서 부진했는데 오늘도 부진하면 안 됐다. 절대 안 밀린다는 각오로 경기했다. 우리는 한 명의 선수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DB는 개인의 장점을 최대한 뽑아 코트에서 보여주는 원팀이다. 그 부분이 메이튼이 없었음에도 오늘 이길 수 있던 요인이었다. 그래서 딱히 불안했던 요소도 없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다가오는 25일 서울 SK와의 경기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윈디(WinD)들의 무한한 관심과 열띤 응원을 필요로 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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