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김명정 SPOTV 캐스터, “형처럼 친근한 존재로 기억되길”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3 18: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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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10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기뻐할 때 기뻐해주고, 슬퍼할 때 슬퍼해주고 싶었어요”


김명정 SPOTV 캐스터가 스포츠 중계를 시작하게 된 이유. 바로 ‘공감’이었다. 팬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같이 느끼고 싶었다.
‘공감’할 수 있다는 게 김명정 캐스터의 열정에 불을 지폈다. 그 열정은 김명정 캐스터의 중계 인생에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김명정 캐스터의 시작을 만든 가장 큰 요인이기도 했다.

안녕하세요. 우선 자기 소개부터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농구 팬 여러분. 저는 SPOTV에서 캐스터를 맡고 있는 김명정입니다. 농구와 격투기, 축구 등 여러 종목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제 KBL 시즌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KBL을 더 공부하고 있고, 선수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준비 과정이라고 볼 수 있죠.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체중 감량도 하고 있고요.(웃음)

아나운서를 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SPOTV에 입사하게 된 과정도요.
사람들과 같이 있는 걸 좋아해요. 여러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거나 슬퍼하는 걸 좋아하죠. 아마 제가 외동 아들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어릴 때는 그저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었어요.(웃음) 그런데 ‘슈퍼스타 K’를 보다가, 김성주 아나운서의 진행을 보게 됐죠. 김성주 선배님께서 출연자나 팬들과 ‘공감’을 잘 해주시더라고요. 기뻐할 때 기뻐해주고, 슬퍼할 때 슬퍼해주는 거죠. 저도 그러고 싶었고, 그래서 아나운서를 더욱 적극적으로 준비한 것 같아요.
스포츠 중계 같은 경우는 굉장히 우연한 계기로 접하게 됐어요. 아나운서 아카데미에서 스포츠 게임 중계를 하는데, 선배님들께서 그걸 보셨죠. SBS 스포츠에 있는 이동근 선배님께서 저한테 ‘스포츠 중계 한 번 해볼래라고 하셨고, 저는 그 이후로 프리랜서로 활동을 하게 됐죠. MBC스포츠플러스에서도 프리랜서로 일했고요.
그러던 와중에, SPOTV가 챔피언스리그나 NCAA 중계 때문에 젊은 캐스터를 필요로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이적하게 됐죠. 그게 2012년도인 것 같아요.

농구 중계는 어떻게 하다가 하게 되셨는지?
어릴 때, ‘슬램덩크’를 보다가 혼자 심심해서 녹음해본 적은 있어요. 프리랜서 아나운서를 하면서, 2010년에 대학농구리그를 중계할 기회가 생겼죠. 그 때 농구 중계를 많이 했어요. 그 경험을 살려서, NCAA의 ‘MARCH MADNESS’를 중계할 수 있었죠. 그리고 2013년에 NBA 중계를 시작했고, 그 이후로 농구 중계를 계속 하고 있어요.

NBA 중계과 KBL 중계, 그리고 농구의 매력


김명정 캐스터의 이름이 알려진 건 NBA 중계다. 여러 해설위원과의 뛰어난 호흡, 승부처에서의 높은 텐션과 정확한 전달력 등 여러 가지 요소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19~2020 시즌부터 KBL도 중계했다. 현장으로 갈 수 있었기에, 김명정 캐스터의 역량이 더욱 크게 드러났다. 김명정 캐스터가 원했던 ‘공감’이라는 요소도 더욱 크게 들어갔다.
스포츠 캐스터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현장의 박진감을 팬들에게 전달하는 일. 김명정 캐스터는 자기 임무에 충실했다. 현장의 재미를 충실하게 전달하려고 했다. 그래서 현장 중계를 즐거워했다. 현장의 즐거움을 팬과 함께 느끼고 싶었다.

NBA 중계로 농구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셨습니다. 팬들에게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이유는 어떤 거라고 보시나요?
해설위원님들의 도움이 컸어요. 조현일 위원님이나 박세운 위원님 모두 캐릭터가 강하고, 방송을 재미있게 하시는 분들이잖아요. 저는 거기에 맞는 텐션을 팬들에게 전달하려고 했죠. 그게 팬들께서 좋아하신 이유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농구가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잖아요. 그 폭이 엄청 크기도 하고요. 저도 경기에 맞게 말의 템포를 조절해야 하는데, 제가 하는 말의 템포가 잘 맞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해봤고요.

해설위원들의 성향을 맞추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어떻게 맞추려고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조현일 위원님은 짧고 명확하게 멘트를 하세요. 농구 중계 경험도 많으시죠. 그래서 돌발 상황에도 크게 당황하지 않으시고, 상황 대처를 잘 하세요.
비유도 참신해요. 예를 들면, 선수들이 턴오버를 하면, ‘턴오버 파티’나 ‘엉망진창’이라는 멘트를 대놓고 하시죠.
박세운 위원님은 아무래도 기자시다 보니, ‘스토리 텔러’로서의 기질이 강한 것 같아요. 경기 상황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나 재미난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세요. 그렇다고 해서, 이야기를 강하게 끌고 가지 않으세요. 팬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만 전달하세요.
매니아적인 측면도 강하세요. 팬들께서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잘 전달해주시는 것 같아요. 자신의 강점이 되는 요소를 잘 묶으시는 것 같기도 하고요.
결국 두 위원님들의 강점을 살려주는 게 제 몫이라고 봐요. 그렇게 해야,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시너지 효과가 나거든요. 그 시너지 효과가 팬들에게 큰 재미로 다가올 거라고 생각해요.

스포츠 캐스터는 해당 종목 중계를 위해 많은 공부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김명정 캐스터도 마찬가지셨을 것 같습니다. 특히, 농구를 어떻게 공부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농구를 전혀 몰랐어요. 예전에 KBL에서 나온 농구 용어 사전이 있었는데, 그걸 보며 많이 공부했어요.
그리고 3x3과 NCAA, NBA와 KBL, 중고농구리그와 휠체어농구 등 농구 관련 컨텐츠를 모두 중계해봤어요. 다른 선배님들의 중계도 많이 들었어요. 취재도 많이 했고요. 그렇게 농구와 관련된 많은 경험을 쌓았어요.
깊이 공부해야 하는 건 맞지만, 전달만큼은 쉽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모르면, 팬들도 모를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죠. 물론, 농구를 많이 아시는 농구 팬들도 계시지만, 일단 농구를 모르는 팬들에게 전달한다는 생각으로 공부했어요.

2019~2020 시즌부터 KBL 중계도 하게 되셨습니다. 해보시니 어떠시던가요?
NBA는 위성을 받고 중계해요. 3인칭 시점으로 중계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KBL 중계를 통해 두 가지 재미를 느낄 수 있었어요. 첫 번째는 코트에서 직접 경기를 볼 수 있는 것이었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하는 이야기, 박진감 넘치는 상황을 직접 볼 수 있었죠.
두 번째는 관중들의 함성 소리에요. 관중들의 응원이 선수들을 뛰게 한다고 생각했죠. 홈팀 선수들이 유리한 이유도 실감했어요.
고민했던 것도 있어요. 제 목소리가 나가면 NBA 중계의 느낌이 강할 것 같았던 거죠. KBL 중계에서 이질감이 느껴질 것 같았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았어요. 선수들이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제가 더 박진감 넘치게 중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말씀하셨던 것처럼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NBA 중계와 다를 것 같아요.
그렇죠. 많이 다르죠. KBL 중계를 하면, 선수들이 저한테 직접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어요. 전자랜드 소속이었던 트로이 길렌워터가 아웃 오브 바운스에서 저한테 ‘오늘 내 생일이니까 잘할 거다’고 말한 적이 있었죠. 선수들이 나가는 볼을 살린다고 중계석으로 뛰어드는 일이 많은데, 급박한 와중에도 저한테 “괜찮으세요라고 이야기를 해주기도 해요. 그런 점이 NBA 중계와는 달랐죠.
가장 큰 차이는 중계로 알 수 없는 뒷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거에요. 저도 중계 전에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생각을 몰랐어요. 하지만 중계하면서 벤치와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상황 판단에 관한 의도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었죠. 팬들께서도 아마 라커룸 캠을 보면, ‘왜 저런 선택을 했지에 관한 답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물론, 전부는알 수 없겠지만요.
KBL이 느리다는 말이 있는데, 현장에서 보면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어요. 모든 스포츠가 현장에서 보면 속도감이 다르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죠.
예를 들어, 테니스는 중계로 볼 때 공을 다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옆에서 보면 공이 하나도 안 보여요. 농구 역시 패스 속도와 드리블 속도, 몸싸움과 땀이 튀는 것 모두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팬들이 현장을 찾을 수 없다는 게 더욱 아쉬워요.

현장에서 느낀 농구의 매력은 어떤 건가요?
상대가 ‘아차!’하는 때를 놓치지 않는 것 같아요. 그게 농구의 진짜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돌파하다가 밖으로 빼주거나 외곽에서 빠르게 볼을 돌리는 플레이가 단순한 동작 같은데, 타이밍에 맞게 위치만 잡으면 찬스가 나잖아요. 그런 찬스를 잘 살리면, 현장에서 느끼는 쾌감이 더 큰 것 같아요.
어느 팀이든 답답한 상황이 있잖아요. 에이스가 그런 상황에서 3점슛을 넣거나 돌파로 득점하거나 바스켓 카운트를 얻었을 때,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쾌감도 남다른 것 같아요. 시야에 없었던 선수가 갑자기 등장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그렇게 느낀 쾌감들이 TV로 보는 것과는 전혀 달랐어요.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푼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현장 중계에서 느낀 어려움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심판 두 분이 엇갈리는 판정을 할 때 힘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제가 A심판의 공격자 파울 시그널을 보고, 해설위원께서 B심판의 수비자 파울 시그널을 동시에 봐요. 제가 그 상황을 잘못 전달하면, 제가 틀리는 사람이 될 수 있잖아요. 판단을 정확하고 빠르게 해야 하는데, 제가 그런 면에서 많이 부족해요.
그래도 예전에 비해 어려움이 덜한 것 같아요. 심판진이 이제 리플레이나 합의 판정 내용을 중계진한테 이야기해주시잖아요. 판정에 관해 명확하게 이야기해주시니까, 제가 전달하는데 더 편한 것 같아요.
그리고 키 큰 선수들이 가끔 제 시야를 가릴 때가 있어요. 클러치 상황에서 그러면 문제가 커지죠. 어떤 선수가 해결했는지 어떤 선수가 과정에 참여했는지를 봐야 하는데, 시야에 가려서 어떤 상황이 일어났는지 못 볼 때가 있거든요.

중계하다가 생긴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제가 중계할 때, 선수들이 유독 클러치 타이밍에서 턴오버를 많이 했어요. 분위기를 고조시키려고 하는데, 극적인 상황이 나오지 않았어요. 탄식으로 마무리된 접전 사례가 많았죠.(웃음)
아! 하나 있네요. 예전에 제가 3x3 중계를 할 때, 아내 노트북을 갖고 나갔어요. 중계석에 노트북을 펴놨는데, 공이 갑자기 날라오더니 아내의 노트북을 긁고 지나갔어요. 그런데 노트북 모니터가 찢어진 거에요.
노트북 모니터가 찢어져서, 보험 회사에 청구한 기억이 있어요. 그것 때문에, 보험 조사도 받았고요. 다행히 협회에서 처리를 해줬고, 해결을 잘 했어요. 정말 생뚱맞았어요. 노트북 모니터가 찢어질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죠.(웃음)

‘명정이형’으로 남고 싶은 이유는?


김명정 캐스터는 10년 이상 현장 중계를 했다. 10년 동안 스포츠 팬들과 많은 교감을 했다.
팬들에게 어떤 캐스터로 남고 싶은지 궁금했다. 김명정 캐스터의 첫 마디는 ‘명정이형’이었다. 형이라는 단어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궁금했다.

어느덧 10년 넘는 경력의 베테랑 캐스터가 되셨습니다. 스포츠 캐스터를 지망하시는 분들께 해주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저 스스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내가 캐스터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까라고요. 상황에 맞는 표현을 생각했던 거죠.
농구의 시작점은 미국이잖아요. 미국이 표방하는 건 자유로움과 화려함, 다채로움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농구 중계를 하면, 더 많은 상황을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농구는 빠르게 흘러가서, 캐스터가 빠른 시간에 멘트를 전달해야 해요. 멘트가 짧아야 하죠. 빠른 시간 내에 간결하고 임팩트 있게 전달하는 일. 그게 중요하다고 봐요.
어느 스포츠든 승부처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농구 역시 마찬가지죠. 클러치 타이밍에 득점이 나왔는데, 그 원인을 어느 방향에서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공격 쪽으로 볼 건지 수비 쪽으로 볼 건지를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그리고 승부처에 관한 짧고 굵은 멘트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캐스터한테도 ‘시그니처 무브’가 필요해요. 저는 ‘깨끗하다’라는 멘트를 많이 해요. 다만, ‘필살기’는 아무때나 쓰면 안 된다고 봐요. ‘시그니처 무브’ 없이 전달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해요. 그렇게 하면, 진짜 중요한 상황에서 ‘필살기’를 쓸 수 있거든요.

농구 팬들에게는 어떤 아나운서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늘 말씀드리는 게 있어요. ‘명정이형’으로 기억되고 싶다고요. 한 시대에 농구를 같이 보면서, ‘저 형이랑 농구 보면 같이 재미있었어. 극적인 순간에 저 형이 이야기해줘서 기분이 좋았어’ 등 친근한 느낌이요.
‘아쉬운 순간을 함께 해줘서, 나한테 위로가 됐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슬픔을 공감하는 건 쉽지 않잖아요. 어쨌든 저는 팬들에게 ‘친근한 형’처럼 보이고 싶어요.
시대를 풍미했던 NBA 캐스터 분들 모두 팬들이 추억할 수 있는 사람이잖아요. 리그에서 사랑했었던 사람이기도 했죠. NBA 팬들 또한 그 분들한테 ‘아. 저 형은 진짜 중계 잘했는데. 저 형은 진짜 재미있었는데. 근데 그 형이 왜 중계를 안 하는 거지? 오늘 경기에서는 그 형 정말 보고 싶다’ 등 친근한 느낌을 가질 거라고 봐요.
그래서 저는 팬들과도 많이 만나려고 해요. NBA 중계를 처음 할 때는 팬들과 만나는 자리도 만들었어요. 2명의 팬이 나오셔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죠. 아직도 단톡방에서 농구 이야기를 많이 해요.

코로나만 풀리면, 팬들과의 만남을 바랄 것 같습니다.
나중에는 제 이름을 걸고 쇼도 하고 싶어요. 공개 방송 느낌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나중에 여유가 되면, NBA나 KBL을 음식점이나 스튜디오에서 같이 보고 싶어요. 제 역량이 된다면, 선수들과 해설위원, 언론 매체와도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고 싶어요. 소통의 장을 꼭 만들어보고 싶어요.

사진 = 손동환 기자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sdh2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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