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서로 간의 믿음, 라건아를 더 강하게 만들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1-01-20 09: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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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가장 큰 요소다.

전주 KCC는 지난 19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창원 LG를 92-54로 제압했다. 11연승 질주. 22승 8패로 2위 고양 오리온(18승 12패)와의 격차를 4게임으로 벌렸다.

경기 결과가 말해주지만, KCC는 대부분의 지표에서 LG를 압도했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2쿼터 초반이었다. 2쿼터 시작 후 3분 가까이 야투 4개(2점 : 1개, 3점 : 3개)를 모두 놓쳤고, KCC는 26-19로 쫓겼다.

그 때 나선 이가 라건아(200cm, C)였다. 라건아는 박정현(202cm, C)을 상대로 힘-스피드-활동량-탄력 등 모든 면에서 우위를 보였다. 공격 리바운드 가담에 이은 득점 시도로 파울 자유투를 쉽게 얻었고, 3점 라인 부근에서의 점퍼로 박정현을 교란시키기도 했다.

라건아의 역량은 기록으로만 드러난 게 아니었다. 라건아는 상대의 협력수비를 영리하게 활용했다. 상대가 협력수비로 외곽 수비에 허점을 노출할 때, 라건아는 비어있는 동료를 찾았다. 빠르고 정확하게 동료에게 볼을 건넸고, 라건아의 볼을 이어받은 이는 슛을 쏘거나 또 다른 동료에게 볼을 돌렸다.

라건아로부터 시작된 플레이가 KCC 특유의 유기적이고 빠른 볼 흐름을 만들었다. 송창용(191cm, F)과 정창영(193cm, G)이 그 흐름 속에 3점을 연달아 터뜨렸고, KCC는 38-21로 점수 차를 벌렸다.

한 번 점수 차를 벌린 KCC는 겉잡을 수 없었다. 라건아가 수비에서도 위력을 보였기 때문. 특히, 박정현의 전반전 마지막 슈팅을 블록슛했고, 전창진 KCC 감독으로부터 무한 박수를 받기도 했다.

3쿼터를 통으로 쉰 라건아는 4쿼터에도 존재감을 보였다. 4쿼터에도 10점 6리바운드(공격 1)라는 기록을 남겼다. 20분만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20점 11리바운드(공격 4) 2블록슛 1어시스트를 기록지에 남길 수 있었다.

먼저 인터뷰실에 들어온 전창진 KCC 감독은 경기 후 “준비한 패턴이 잘 이뤄진 건 아니지만, 높이에서 우위를 점했다. 또, 라건아가 상대 함정수비에서 볼을 잘 연결해줬고, 선수들이 손쉽게 득점할 수 있었다”며 라건아의 존재감을 칭찬했다.

라건아 역시 경기 후 “코칭스태프께서 동료들을 믿으라고 주문하셨다. 그리고 실제로 내가 동료들을 믿는다. 동료들의 슈팅 능력을 믿기에, 패스가 쉽게 나가는 것 같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타일러도 마찬가지다”며 ‘믿음’을 트랩수비 대처 핵심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 팀이 시즌 초에는 강하게 함정수비를 왔다. 그런데 우리 팀의 볼 흐름이 유기적이고 우리 팀 선수들의 슛이 들어가면서, 상대가 함정수비를 망설인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시즌 초와의 차이도 덧붙였다.

라건아의 최근 활약이 더욱 긍정적인 이유. 평균 19분 10초만 뛰고도, 13.0점 8.8리바운드로 짧은 시간 동안 효율적인 활약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11연승 기간에도 평균 20분 남짓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전 경기 두 자리 득점에 9경기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매 경기 30분 이상을 책임졌던 라건아였기에, 이런 라건아의 기록은 낯설다.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와 지속적인 대화를 나눴고, 그 속에 팀을 향한 믿음이 커졌다.

라건아는 “작년에 트레이드가 됐을 때만 해도, 나와 맞지 않은 팀에 왔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겉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했고, 이전보다 많은 신뢰가 쌓였다. 서로를 알아가면서, 서로 간의 신뢰가 커졌다. 감독님께서 언제나 내 뒤에 계신다는 믿음이 있기에, 전력으로 임하는 것 같다”며 전창진 감독을 향한 신뢰를 표현했다.

이어, “타일러라는 좋은 선수가 왔고, 그 점을 많이 이해시켜주셨다. 또, 내가 우승 경험을 가지고 있으니, 출전 시간이 제한되더라도 그 장점을 다른 선수에게 전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또, 나 스스로 내 능력을 믿기 때문에, 걱정 없이 최근 경기를 임할 수 있었다”며 전창진 감독을 향한 믿음을 계속 표현했다.

또한, “내 뒤에는 타일러 데이비스가 있다. 내가 실수를 해도, 타일러가 뒤를 봐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타일러와 출전 시간을 분배하다 보니, 이전보다 궂은 일에 조금 더 에너지 레벨을 지니게 된 것 같다. 무엇보다 우리 팀원 모두가 나를 믿어준다”며 팀원을 향한 신뢰도 잊지 않았다.

모든 스포츠가 첫 번째 가치로 여기는 건 ‘활동량’과 ‘운동 능력’이다. 그것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건 ‘마음’이다. 특히, 단체 종목 같은 경우, 서로를 향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라건아에게도 KCC를 향한 신뢰가 생겼고,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100% 이상의 힘을 보여줬다. 그게 라건아가 짧은 시간에도 기록을 낼 수 있는 첫 번째 이유인 것 같았다.

[양 팀 2Q 주요 기록 비교] (KCC가 앞)
- 2점슛 성공률 : 60%(6/10)-약 36%(4/11)
- 3점슛 성공률 : 약 29%(2/7)-0%(0/6)
- 자유투 성공률 : 50%(2/4)-시도 없음
- 리바운드 : 12(공격 3)-9(공격 2)
- 어시스트 : 5-3
- 스틸 : 1-0
- 페인트 존 득점 : 10-6

[양 팀 주요 선수 2Q 기록]
1. 전주 KCC
- 라건아 : 10분, 10점(2점 : 4/6) 5리바운드(공격 3) 2블록슛
- 정창영 : 10분, 3점 3리바운드
- 김지완 : 2점 3어시스트 1리바운드 1스틸
2. 창원 LG
- 박정현 : 10분, 6점(2점 : 3/4) 2리바운드(공격 2)

사진 제공 = KBL
바스켓코리아 / 전주, 손동환 기자 sdh2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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