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코트 성리학자’의 2차 도전, 고양 오리온 강을준 신임 감독

김우석 기자 / 기사승인 : 2020-08-09 08:59:05
  • -
  • +
  • 인쇄

창원 LG 재임 시절 휘황찬란(輝煌燦爛)한 언어 구사로 많은 이슈를 불러 일으켰던 강을준 감독이 많은 이슈와 함께 현역에 복귀했다. 고양 오리온의 선택을 받은 것.

코로나 19가 다시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오리온의 홈 구장이 위치한 고양실내체육관을 방문, 강 감독을 만나 앞으로의 구상과 차기 시즌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언어술사’ 강을준은 누구?

강을준 감독은 많이 알려진 바와 같이 LG 재직 당시 작전 타임 동안 남긴 많은 어록으로 이슈를 만들었던 인물이다.
강 감독은 2011년 퇴임 후에도 자신의 어록들로 인해 인터넷 곳곳에서 자신의 흔적을 남겨왔다.
각종 스포츠 관련 게시판은 물론이고, 동영상으로 편집된 콘텐츠로도 제작되며 강 감독에 대한 많은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9년 뒤, 강 감독은 모든 예상을 뒤엎고 오리온 감독으로 취임을 알려오며 또 다른 이슈를 불러 모았다.
톡톡 뛰는 어록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강 감독의 워딩을 다시 팬들은 현재 진행형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성리학자 강을준은 누구인가? 올 해로 만 54세가 된 강 감독은 마산고, 고려대를 거친 후 실업 시절 삼성에 입단했고, 채 30살이 되기도 전인 1994년에 일찌감치 은퇴를 선택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인해 더 이상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없었다. 선수 시절 아주 눈에 띄는 플레이어가 아니었던 강 감독은 수비형 센터로 쏠쏠한 활약을 남겼던 정도였다.
이른 은퇴를 한 강 감독은 바로 삼일상고(1995-1997년)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명지고등학교(1997-2000년) 그리고 명지대학교(2000-2008년) 감독을 역임했다.
또, 남자 청소년 대표팀(1998년), 세차례 아시아 남자선수권 대회 코치(2000년, 2003년, 2005년)를 지낸 후 2004년에는 세계 영맨 선수권대회 감독직을 수행했다.
그렇게 지도자로 승승장구하던 강 감독은 2007년 3회 동아시아 남자농구선수권대회 감독을 지낸 후, 2008년 4월 창원 LG 세이커스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약 3년 동안 LG에서 감독직을 수행한 후 퇴단했다. 2011년 4월까지 LG의 헤드 코치였다.
그가 만들어낸 수 많은 어록들은 바로 이 때 탄생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니갱망 ’니가 갱기(경기)를 망치고 있어)’을 시작으로 영웅론이자 성리학개론인 ‘우리는 앵웅(영웅)이 필요 없다고 했지, 성리(승리)했을 때 앵웅(영웅)이 나타나’으로 불리우는 어록 그리고 “니덜(너희들)이 무슨 스타인 줄 알아? 완빵(한 방) 노리지 말라니까 왜 자꾸 완빵을 노리구 그래!"라는 명대사도 있었고, 마지막으로 "지금 무슨 NBA 할렘 농구를 하구 있어? 맨날 아프다꼬(아프다고) 그래, 다 환자야, 야 나두 아퍼"라는 직설화법까지 선보였다.
이 모든 어록들이 KBL 팬들의 뇌리 속에 깊이 남아 있는, 강을준 감독을 대표하는 문장들이다.
이후 강 감독은 양대 방송사 해설위원을 거쳐 무려 9년 만에 고양 오리온 지휘봉을 잡고 화려한 컴백을 알리며 팬들은 잠시 충격 속에 빠트렸다.
강 감독 선임 소식에 많은 누리꾼들은 ‘작전타임이 정말 기대가 된다’라는 반응을 남겼다. 또, FA를 통해 영입한 만만치 않은 선수인 이대성과 매치업(?)에 대한 희망도 품게 되었다.
하지만 상반된 반응도 존재했다. LG 시절 지도력에 대해 후한 점수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강 감독은 자신의 KBL 커리어 두 번째 도전의 출발점에서 서게 되었다.

Q : 취임 후 한 달이 지났다.

A : 지난 한 달 동안 선수 구성에 대해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FA 기간 동안 5명이 이탈했다. 그리고 현대모비스에서 이대성을 영입했다. 선수 수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승현을 도와줄 빅맨 영입하기 위한 움직임을 가졌지만, 이루지 못했다. 이 자리는 국내에서 구할 계획도 있지만, 아시아 쿼터를 사용할 생각도 있다. 여러 가능성을 두고 알아보고 있다.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웃음) 선수 구성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은 조금 여유가 생기긴 했지만, 그래도 빅맨 영입과 외국인 선수 조합에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Q : 선수들과 만남은 어땠는지?
A : 아직 1대1 면담을 모두 하지 않았지만, 훈련 시간에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적응하고 있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경직된 분위기가 조금 있었는데, 지금은 선수들이 내 농담을 직접 라이브로 들으니 많이 좋아하더라. 너무 재밌고 좋다는 선수들도 있다. 코트는 감독보다 선수들이 지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전쟁에 나서는 장수의 사기가 중요한 것처럼 말이다. 내가 지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선수들과 어떻게 어울려서 원 팀(ONE TEAM)을 만들까”라는 부분이다. 그 점을 위해 팀 분위기를 밝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Q : 현장에서 떨어진 지 9년이 되었다. 이에 대한 생각은?
A : KBL 기술위원도 했고, 해설도 했다. 아들이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도 농구와 떨어질 수 없었다(웃음) 또, 프로와 아마추어에 자문을 하기도 했다. 역시 농구와 떨어질 수 없었다. 항상 경기장에 있었기에 감을 잃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훈수를 두는 입장에서 경기를 지켜보았기 때문에 넓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게다가 오랜 동안 지도의 꿈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절실함도 있다. 감각적인 부분은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 코칭 스태프와는 어떤 철학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나?
A : 코치들과 많은 미팅을 하면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실제로 코치들에게도 “예스맨(Yes man)은 싫다. 틀린 것은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소통을 통해 어떤 상황에 대해 빠르게 생각을 주고 받고, 그 부분을 상황에 적용해 성과를 내는 것이다. 성적을 내기 위한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Q : 밖에서 KBL을 보면서 어떤 점을 느꼈나?
A : 중계하면서 볼 때는 하나의 실수를 한 뒤 감독 눈치를 너무 보더라. 프로 선수라면 그래도 농구를 잘 하는 선수들이다. 한 번 정도는 감독이 실수를 눈 감아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해서 아쉽더라. 아량을 베푸는 걸 적용해보려고 한다. 지금은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 우리 때와 같이 우격다짐으로 선수단을 이끌어갈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신뢰를 통한 기회 부여로 선수들이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 프로가 많이 개선되었다고 느낀다는 이야기를 했던데?
A : 고참 선수일수록 자기 관리를 잘 하더라. 휴가 때도 그냥 쉬는 것이 아니라 개인 운동을 정말 많이 하더라. 우리 팀에도 웨이트와 필라테스 등 자신에게 필요한 걸 보완해서 오더라. 프로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억지로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노력하는 게 많이 좋아진 거 같다. 소집 훈련에 시작했을 때, 선수들 몸 상태가 기대 이상으로 많이 올라와 있었다. 신세대 다운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다. KBL이 더욱 프로로서 면모를 갖춰가는 느낌을 받았다.

Q : 선수 구성의 만족도는?

A : 선수 구성은 앞서 언급한 대로 빅 맨이 한 명 보강 되지 않은 것 외에는 괜찮게 됐다. 숫자로 표현하면 80% 이상이다. 가드 진이 일단 수준급이다. 포워드 진도 조합만 만들면 어느 팀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가드 진에는 이대성을 필두로 김강선과 임종일 그리고 박재현과 한호빈이 있다. 5명 선수를 잘 버무린다면 수준 높은 라인업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포워드 진 역시 이승현을 시작으로 허일영, 최진수 등이 있다. 부상만 없다면 가성비 좋은 기록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Q : 역시 외국인 선수가 중요한 전력이다. 현재 상황은?
A : 국내 선수들이 기량이 좋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 포지션이 겹치면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런 점을 감안했을 때 현재까지는 외국인 선수는 빅 맨과 스코어러형(型) 포워드를 찾고 있다. 그러나 마음에 드는 선수들이 없으면 계획을 수정할 수도 있다. 현재는 1옵션보다는 2옵션에서 마음에 드는 선수가 있는 상태이다.

Q : 강을준 농구를 표현 한다면?
A : 올해는 스피드한 농구를 하고 싶다. 선수들이 즐겁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선수들이 감독 눈치 보지 말고 과감하게 플레이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 그렇다면 트랜지션 바스켓과 현재 멤버들 조화는?
A : 우리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이다. 토털 바스켓을 구상하고 있다. 내,외곽 가리지 않고 과감하게 슈팅을 던지는 공격적인 농구를 펼쳐 보일 생각이다.

Q : 현재 목표해둔 것이 있나?
A : 1차는 역시 6강 플레이오프가 목표이다. 이대성이 왔다고 우승후보로 꼽히는데 분위기와 소문만 그렇지 훈련을 통해 손발이 맞는 것을 봐야 한다.

Q : 1차 목표를 위해 꼭 활약이 필요한 선수는 누구인가?
A : 외곽에서는 이대성이, 인사이드에서는 이승현이 해야 한다. 그래야 최진수와 허일영에게 많은 찬스가 날 것이다. 앞선에서는 임종일, 박재현, 한호빈, 김강선이 계속 달려줘야 한다. 가드 진이 풍부하다. 물양 공세를 통해 경기를 풀어갈 생각이다. 교체는 언제든지 준비가 되어 있다. 이런 점이 잘 맞아떨어지면 6강에 갈 가능성이 높을 거 같다.

Q : 팬들에게 한 마디 말씀하신다면?
A : 작년 성적이 아쉬웠지만, 올해는 팬들이 즐거워하는 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팬분들도 많은 응원과 성원 부탁드린다.

에필로그


그와의 인터뷰는 약 한 시간이 넘게 진행되었다. 강을준 감독은 여전히 구수한 입담과 함께 적지 않은 생각이 담긴 답변을 남겨주었다.
오리온은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다.
강 감독은 최하위 탈출 뿐 아니라 6강 플레이오프 그리고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는 느낌을 전달해 주었다. 과연 그는 오리온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을까?

사진 = 김우석 기자

바스켓코리아 / 김우석 기자 basketguy@basketkorea.com 

[저작권자ⓒ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HEADLINE

더보기

PHOTO NEWS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