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취준생 특집] '백문불여일행' 박진철, "선수라면 말보다 코트에서"

황정영 기자 / 기사승인 : 2020-11-18 01: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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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다는 코트에서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다”

성큼 다가온 가을과 함께 신인 드래프트도 머지않은 이야기가 되었다. 그러나 드래프티들은 사그라들 줄 모르는 ‘코로나19’ 여파로 대폭 축소된 리그를 치르고 있다. 10월 24일부터 11월 2일까지 1차 대회가 치러졌고, 18일까지 진행되는 2차 대회도 막을 내려간다.

이번 사태는 드래프트를 앞둔 선수들의 아쉬움은 물론, 드래프티에 대한 대중들의 궁금증도 자아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아쉬움과 궁금증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바스켓코리아에서 ‘KBL 취준생’들을 인터뷰 해보았다.

박진철(201cm, C)은 유력한 로터리픽 후보 중 한 명이다. 그는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4학년 선수 중 최장신이다. 그런 만큼, 그의 가장 큰 장기는 골 밑에서의 득점과 궂은일이다.

뿐만 아니라, 블록슛과 덩크라는 위력적인 퍼포먼스 플레이에서도 두각을 보인다. 특히 덩크는 2018, 2019 시즌에 13개, 19개로 1위를 석권했다.

그는 피지컬 역시 독보적이다. 현재 대학에서 피지컬로 박진철을 이길 자는 없다. 박진철이 프로에서 더욱 단련한다면, 외국 선수까지 맡아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여러 면에서 다재다능한 박진철은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하지만 박진철에게 악재가 닥쳤다. 지난 10월 25일 건국대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다. 3쿼터 초반, 착지 과정에서 발목이 꺾였고, 잠깐의 휴식 이후 다시 투입되었으나 이내 출전 불가 의사를 밝혔다.

이 때문에 박진철은 신인드래프트 컴바인에서 최소한의 종목을 소화했다. 신체 측정이나 스탠딩리치, 맥스 벤치프레스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이러한 상황에도 박진철은 무언가 보여줬다. 박진철은 맥스 벤치프레스 15개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맥스 벤치프레스는 올해 신설된 종목이다. 선수들조차 이를 모르고 컴바인장에 발을 들였다. 그 누구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뜻이다. 그 말인즉슨, 박진철은 준비 없이도 충분한 몸이 만들어져 있었다는 것.

이에 박진철은 “보여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해서 기대를 안 하고 갔다. 그런데 도착하니까 벤치프레스가 새로 생겼다고 하더라. 그거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욕심내서 했다(웃음). 키도 원하는 대로 되는 게 아니기에 마음을 비웠는데 2m가 나와줬다. 정상적인 몸 상태로 컴바인에 임했으면 다른 운동 능력도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 못 보여줘서 아쉽다”고 그날의 소회를 밝혔다.

박진철은 탄력에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정상적으로 컴바인에 참여했다면 맥스 버티컬 점프에서 1위를 할 수 있었을 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현재 맥스 버티컬 점프 1위는 335.81을 기록한 제물포고 차민석. 박진철은 “뛰었다면 340 정도는 가볍게 나왔을 것 같다”며 웃었다.

부상 이후 박진철은 벤치에서 경기를 관전했다. 본인이 뛰지 못함에도 동료들을 격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겉보기엔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박진철이지만, 당연히 그도 마음고생이 많았다.

박진철은 “인정하기 싫었다. 가벼운 부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트레이너 형하고 이야기하면서 빨리 복귀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부상의 정도가 크더라. 처음에는 스트레스도 받고 혼자 침체 돼 있었다. 지금은 그런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으니, 몸 관리 철저하게 하면서 최대한 마음 비우고 있다”며 당시의 아찔한 순간을 회고했다.

박진철의 부상. 그 후 이에 관한 평가가 따랐다. 거기에는 부정적인 평가도 포함되어 있었다. 박진철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가장 답답한 건 본인일 것이다. 그래도 박진철은 의연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는 “운동선수는 코트 안에서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러지 못했으니 그런 평가가 나오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부상을 당한 것도 내 잘못이다. (평가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수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결론은 말로 해서 될 게 아니다. 지금 몸 잘 만들어서 프로에서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에는 신경을 안 쓰려 하고 있다”고 본인이 통제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전했다.

한편, 박진철은 23일 진행되는 트라이아웃에는 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그때도 완벽한 상태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뛸 수는 있다고 예측되는 상황이다.

대학리그 개막 이전으로 돌아가 박진철의 훈련기를 살펴보자. 박진철은 신체적으로는 순발력과 점프 훈련에, 기술적으로는 슈팅 연습에 중점을 두었다. 또한, 빅맨이 할 수 있는 보편적인 플레이인 픽앤롤에서 파생되는 공격, 패스를 생각하며 훈련했다.

박진철은 “1년 동안 거의 몸만 만들다시피 했다. 그래서 몸은 최상의 상태였다. 지금도 복귀를 하면 금방 그 정도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작년에 자유투가 약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서 그 부분도 많이 연습을 했다”고 지난 1년간의 훈련 내용을 말했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중앙대 양형석 감독은, 박진철을 ‘4학년 빅맨 중 유일한 선수’로 평가하고 있다.

양 감독은 “(박)진철이가 활용도나 발전 가능성이 좋다. 본인이 가진 운동 능력을 100% 살리면 막을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진철이 같은 경우는 굉장히 성실하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가면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선수다. 지금은 부족함이 있지만, 그런 부분을 프로에 가서 극복하는 데는 걱정이 되지 않는다”며 박진철에게 무한신뢰를 보냈다.

양형석 감독의 말대로 박진철은 굉장히 체계적이다. 인터뷰에서도 그런 성격이 드러났다. 그는 자신의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 “보완해야 할 점은 섬세한 공격과 시야다. 코트 전체적인 흐름을 읽고 움직임을 맞춰나가야 할 것 같다. 프로에 가면 코트를 더 넓게 써야 한다. 따라서 섬세한 플레이는 분명 보강이 필요하다”며 약점을 전략적으로 분석하고 열거했다.

이어, “사실 이러한 부분을 비시즌에 많이 연습했는데 (부상 때문에) 보여주지 못했다. 보완됐다는 걸 보여줄 기회가 충분히 있었으면 한다”며 소심한 어필까지 전했다.

또한 “강점은 운동 능력과 궂은일이다. 수비도 마음먹고 하면 구멍이 되진 않을 것 같다. 우선 프로에 가면 신인이니까 이 세 가지로써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내가 높이가 있고 대학생 중에서는 피지컬도 좋다. 돌파로 한 명을 제친 뒤 스텝을 잡으면, 그 이후에는 나를 막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장점을 피력했다.

박진철은 화려함보다는 기본기를 추구했다. 동시에 확률 높으면서도 과감한 플레이를 선보이고 싶어 했다. 그는 “요즘 화려한 플레이에 치중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것에 욕심을 내면 안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궂은일부터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러다 공격 찬스가 오면 무조건 덩크를 꽂아 내릴 수 있는, 그런 플레이를 하고 싶다(웃음)”고 농구관을 이야기했다.

박진철의 다짐은 간결하다. “솔직히 말로 하는 것을 선호하진 않는다. 그냥 코트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 어느 팀에 가든 부족함 없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박진철의 견해다.

운동선수에게 건강은 생명인지라, 부상 이후 박진철의 평가가 갈리고 있다. 하지만 부상이 있었음에도 박진철은 박진철이다. 다시 돌아오지 못할 고질적 상태에서는 말이 달라지겠지만, 박진철은 충분히 회복 중이다. 몸 상태가 회복된다면 그는 금방 본연의 경기력을 찾을 것이다.

드래프트가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다. 박진철의 행선지가 다시금 주목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부상자 및 변수가 많은 만큼 예측은 더더욱 어려워졌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박진철은 어떤 팀을 가든 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이다.

사진 제공 = 한국대학농구연맹(KUBF)

바스켓코리아 / 황정영 웹포터 i_jeong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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