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조기 종료의 아쉬움, 치열했던 순위 쟁탈전

김영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5-27 19: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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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김우석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019-2020 하나원큐 여자프로농구도 조기 종료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와 함께 마무리 되었다.
1위와 3위라는 키워드를 두고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졌던 이번 시즌은 정규리그 마감을 코 앞에 둔 순간에 ‘종료’와 궤를 함께 하고 말았다.
한 차례 중단을 발표했던 WKBL은 약 2주간 강제 휴식기를 가진 후 결국 리그를 마무리하는 초강수를 두어야 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시하는 등 더 이상 리그를 이어갈 분위기가 아니었다.
어쨌든 한 시즌은 마무리되었고, <바스켓코리아>에서는 이번 시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치열했던 1위 쟁탈전, 1위는 우리은행 품으로
시즌 전 평가는 청주 KB스타즈의 유력한 ‘우승’이었다. 2018-2019 시즌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데 성공한 KB스타즈는 이번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 받았다.
지난 시즌 전력이 고스란히 존재했고, 3점슛과 리바운드에 장점이 있는 최희진이 영입되며 부족한 2%를 채웠다는 평가와 함께 우승에 가장 근접한 전력을 구축했기 때문.
박지수와 강아정 그리고 염윤아, 심성영으로 이어지는 베스트 라인업에 김민정, 최희진이 주축인 수준 높은 백업과 폭발적인 득점력이 장점인 카일라 쏜튼까지 KB스타즈 전력을 물샐 틈이 없어 보였다.
예상과 다르지 않은 행보를 이어갔다. 기대만큼의 강력함은 아니었지만, 디펜딩 챔피언다운 저력을 발휘하며 승승장구했다. 박지수의 위력은 여전했고, 공격적으로 변모한 심성영이 공격에 힘을 보탰다.
염윤아와 강아정 그리고 쏜튼의 득점력이 다소 떨어졌지만, 최희진과 김민정이 공백을 메꿔냈고, KB스타즈는 계속 승수를 쌓아가며 상위권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KB스타즈와 함께 상위권을 유지한 팀은 아산 우리은행. 통합 6연패의 주역인 임영희의 은퇴로 인해 전력에 큰 공백이 생긴 우리은행의 시즌 전 평가는 ‘중위권 이상’ 정도였다.
아무리 팀을 둘러봐도 임영희를 대신할 자원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 행운 가득한 신인 드래프트로 인해 우리은행에 합류한 박지현은 아직 배울 것이 더 많은 선수였고, 나윤정이나 박다정이라는 백업 요원도 임영희 역할을 기대하기에는 아직은 기량이 턱없이 부족한 이름들이다.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위성우 감독은 큰 틀에서 팀 운영에 변화를 가했다. 공수에 걸쳐 임영희가 존재할 때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공격에서는 2대2 보다는 모션 오펜스를 통해 풀어가는 모습이 많았고, 수비는 조금은 복잡한, 선수들의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는 수비를 적용해 경기를 이어갔다.
용인 삼성생명과 가진 개막전에서 패했다. 우려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후 우리은행은 통합 6연패를 이룩했을 당시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KB스타즈와 1위 다툼을 벌였다. 간간히 연패를 당하기도 했지만, 잡아야 할 경기는 무조건 승리를 거뒀다.


두 팀의 대결을 돌아보자.
양 팀 대결 초반은 우리은행 우세. 우리은행 지난 시즌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 2승 5패로 밀리면서 우승을 내준 경험이 있다. 이번 시즌에도 고전이 예상되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예상과 달리 KB스타즈를 압도하며 상위권 유지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르산다 그레이가 박지수를 효과적으로 커버했고, 김정은이 카일라 쏜튼을 상대로 선전을 펼친 결과였다. KB스타즈는 다소 부진했던 두 선수와 가드 진 싸움에서 밀리면서 경기를 내줘야 했다.
우리은행은 첫 경기에서 89-65로 대승을 거둔 후 내리 두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두 경기는 적지인 청주에서 따낸 1승 이상의 효과를 보았던 승리였다. KB스타즈 전 3연승에 성공하며 1위 싸움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KB스타즈가 반격에 나섰다. 치열한(?) 수비전으로 전개되었던 4차전에서 56-44로 승리, 대 우리은행 전 첫 승에 성공하는 기쁨을 누렸다. KB스타즈는 5차전에서도 우리은행을 79-69로 누르면서 상대 전적을 2승 3패로 바꿔냈다.


양 팀 운명 가른 ‘6차전’
두 팀이 ‘우승’을 키워드로 운명이 갈린 것은 6차전이었다. 경기는 3월 5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펼쳐졌다.
KB스타즈는 20승 6패를, 우리은행은 19승 6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승차는 반 경기. 이 경기 승자가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쥘 확률이 아주 높은 경기였다.
전반전 25-29, 4점을 뒤졌던 KB스타즈가 3쿼터 박지수를 중심으로 쏜튼과 염윤아 공격이 하모니를 이루며 47-38, 9점차 리드와 함께 분위기를 가져갔다.
우리은행은 KB스타즈 수비에 막혀 단 9점을 추가하는데 그쳤고, 수비마저 흔들리며 게임 첫 번째 위기를 지나쳤다.


승부를 결정지을 4쿼터, 우리은행이 다시 반격에 나섰다. 박지수가 4반칙 트러블로 코트를 비운 사이 우리은행은 그레이를 중심으로 페인트 존을 집중 공략하는 작전이 연이어 성공하며 점수차를 줄여가기 시작했다.
KB스타즈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공수에 걸쳐 3쿼터에 보여주던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맹렬한 추격전을 전개하던 우리은행도 중반이 넘어가며 잠시 주춤했다. 경기는 중반을 넘어 잠시 소강상태로 이어졌다.
턱밑까지 추격에 성공했던 우리은행은 한 뼘이 모자랐고, KB스타즈도 달아나지 못했다.


경기는 종반으로 치닫고 있었다. 점수차는 계속 1~3점. 이때 승부사가 나타났다.
박지현이 레이업을 성공시키며 답답했던 경기 흐름에 변화를 가했고, 연이은 김소니아 레이업도 림을 갈랐다. 우리은행이 드디어 역전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KB스타즈가 심성영 3점포로 반격에 나섰다. 림을 튕겼다. 이후 U파울까지 범하며 자유투와 공격권을 허용했다. ‘자유투 도사’ 박혜진이 라인에 올라섰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볼은 림을 관통했고, 승리는 우리은행 품에 안겼다. 우리은행 우승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우리은행은 이후 삼성생명을 넘어서며 매직 넘버를 2로 줄였고, KB스타즈는 사실상 어려워진 정규리그 우승 대신 플레이오프를 선택했다. 허리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박지수에게 휴식을 부여하는 등 목표를 조정했다. 결과는 부산 BNK 전 패배.
우리은행은 자연스레 우승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매직넘버가 1로 줄어들었다.
더 이상 경기는 없었다. WKBL은 3월 9일 인천 경기를 마지막으로 잠정 중단을 결정한 후 3월 20일 오전 이사회를 통해 시즌 종료를 선언했다. 순위는 9일을 기점으로 정리했다. 우리은행은 ‘어쨌든’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빠질 수 없던 치열함, 3위 쟁탈전
이번 시즌은 3위를 두고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치열한 다툼이 펼쳐졌다. 3위부터 6위까지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3위를 두고 끝까지 경쟁을 펼친 것이다.
최종 6위로 시즌을 마무리한, 유력한 3위 후보였던 용인 삼성생명은 시즌 내내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고전했다. 시즌 전 박하나 부상을 시작으로 야심차게 선발한 외국인 선수 리네타 카이저 등 주전과 핵심 백업 선수들이 부상으로 인해 결장하며 어려운 시즌을 거듭했다.
선전했다. 박하나 공백은 윤예빈과 이주연 그리고 이민지가 효율적으로 커버했고, 카이저 공백으로 인해 부담이 가중되었던 인사이드 진도 배혜윤의 놀라운 활약으로 상쇄되었다.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있는 김한별 역시 내외곽에서 생긴 공백을 커버하며 시즌을 이어갔다. 하지만 부상은 부상이었다. 경기마다 작은 누수가 있었고, 승리보다는 패배를 더 많이 기록했다.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삼성생명의 3위를 향한 가능성은 존재했다. 작은 확률이었지만, 삼성생명은 포기하지 않고 마무리를 향해갔다. 하지만 리그는 종료를 선언했고, 삼성생명은 아쉬움 가득한 한 시즌을 마무리해야 했다. 키워드는 부상이었다.


OK저축은행을 인수해 부산을 연고로 새롭게 창단한 BNK 썸 여자농구단도 시즌 끝까지 3위 싸움에 뛰어 들었다. 새로운 구단과 코칭 스텝 그리고 새로운 연고지까지. 선수단을 제외한 모든 것이 완전히 달라진 BNK는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간이 흘러가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리은행과 KB스타즈 전에서 승리를 거두는 기적과도 같은 상황을 연출한 것. 이번 시즌 BNK는 그렇게 강팀 킬러로서 면모를 선보였고, 시즌 후반부까지 3위 싸움에 참전했다.
유영주 감독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안정된 모습을 가져갔고, 선수단 역시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한 단계씩 올라선 경기력으로 3위를 향한 발걸음을 이어갔다.
‘특급 용병’인 다미리스 단타스가 중심을 잘 잡아주었고, 안혜지가 탁월한 어시스트 능력을 통해 BNK 선전을 이끌었다. 또, 진안과 구슬이 맹활약했다. 또, 시즌 중반 BNK에 합류한 KB스타즈 출신 여고 농구 득점왕 출신 수비수 김진영도 팀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BNK 최종 성적은 10승 17패. 정규리그 종료까지 3경기를 남겨 둔 상태에서 3위 부천 하나은행과 승차는 불과 1경기에 지나지 않았다. 기적을 바랄 수 있는 숫자였다.
그렇게 BNK 사상 최초 부산 연고 여자 프로 농구팀과 코칭 스텝 전원을 여성으로 구성하는 혁신 속에 절반의 성공을 남기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통합 6연패의 신화를 뒤로 하고 큰 부침을 겪었던 인천 신한은행도 끝까지 3위 싸움에 뛰어들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즌 전 정상일 감독을 새롭게 수장으로 맞이한 신한은행은 선수들의 대거 이탈로 난항이 예상되었다.
정 감독은 부족한 선수 숫자를 위해 부임 후 바로 트레이드, 신인 지명권 등을 통해 선수 수혈에 나섰고, 김수연과 한채진 등을 영입하며 구색을 맞췄다.
신한은행 ‘언니 부대’는 정 감독에게 큰 힘이 되었다. 특히, 한채진은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활약을 펼치며 시즌 끝까지 신한은행 3위 싸움을 하는데 있어 자신의 힘을 보탰다.
김수연은 시즌 중반까지 장점인 미드 레인지 플레이를 통해 보탬을 주었고, 이경은은 백업 가드로서 심심한 활약을 남겼다. 신한은행 미래 자원 김연희는 조금씩 두려움을 주는 센터로 성장했고, 한엄지도 3,4번을 오가는 활약 속에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한 해가 되었다.
그렇게 신한은행은 김단비를 정점으로 신구 조화를 이뤄내며 시즌 끝까지 3위를 향한 행보를 이어갔다. 그들의 3위 싸움에 하이라이트였던, 3월 9일 홈 경기장인 인천도원체육관에서 가졌던 부천 하나은행과 경기에서 패하며 4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이 경기는 이번 시즌 신한은행의 WKBL 마지막 경기가 되었고, 최종 성적 11승 17패를 기록, 하나은행에 반 경기를 뒤진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최종 성적 3위에 오른 하나은행 역시 남다른 한 시즌을 지나쳤다. 시즌 전 이훈재 감독을 영입하며 체질 개선에 나선 하나은행은 부천 신세계에서 하나은행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3위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시즌 개막전에서 ‘스테판 이슬’ 강이슬이 놀라운 3점슛 능력을 선보이며 ‘퓨처스리그 라이벌’인 부산 BNK 썸을 넘어섰던 하나은행은 이후 계속 중위권을 유지하며 시즌을 거듭했다.
강이슬은 이번 시즌을 통해 완전한 3점슛 여제로 등극하며 하나은행 에이스로 자리 매김하는데 성공했다.
신장에 열세가 있던 마이샤 하인즈 알렌이 활동량과 투지로 전력에 보탬을 주었고,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출신인 신지현이 그 동안 자신을 둘러쌌던 부상에서 탈피, 인상적인 활약을 남기며 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또, 백업 가드인 강계리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남겼고, 김지영도 한 단계 올라선 기량을 선보이며 하나은행 미래 자원으로 기대를 남겼다.
고아라와 백지은도 고참급 다운 활약과 함께 하나은행 전력에 보탬을 주며 3위 싸움에 힘을 보탰다.
그렇게 하나은행은 임팩트 넘치는 한 시즌을 보내며 다음 시즌을 더욱 기대케 하는 27경기를 마무리했다.
시즌 조기 종료로 인해 마무리가 아쉬웠던 한 시즌이었지만, 그 어느 해 보다 치열했던 순위 싸움과 국내 선수 활약 비중이 높았던 2019-2020 시즌은 그렇게 엔딩을 맞이하며 다음 시즌을 향해갔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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