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이적생’ 기승호, 현대모비스를 선택한 이유는?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05-17 05: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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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장)재석이나 (김)민구와는 다른 이유로 나를 원했을 것이다”


기승호(195cm, F)는 안양 KGC인삼공사의 핵심 식스맨이었다. 양희종(195cm, F)과 문성곤(195cm, F) 등 같은 스몰포워드의 몫은 물론, 슈팅가드와 파워포워드의 자리도 메웠다. 팀 전력 이탈을 최소화하는 선수였다.


2019~2020 시즌 정규리그 39경기에 출전했고, 평균 16분 51초를 나섰다. 기록은 5.6점 2.2리바운드로 화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7시즌 중 가장 많은 평균 출전 시간. 기승호의 가치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KGC인삼공사 역시 3위(26승 17패)로 2019~2020 시즌을 마무리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기승호는 지난 13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선수들 부상이 많아, 우려가 컸다. 1라운드 성적도 중위권이었다. 그러나 2라운드부터 치고 나가 선두 경쟁을 했고,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시즌이 조기 종료된 건 아쉽지만, 재미있고 즐겁게 한 시즌을 보낸 것 같다”며 2019~2020 시즌을 돌아봤다.


그리고 “올해 (오)세근이와 (변)준형이도 빠지면서, 그 자리에 들어갈 때도 있었다. 그러면서 출전 시간이 늘었고, 공헌도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팀에서 가장 건강하게 최근 두 시즌을 치렀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며 자기 자신도 되돌아봤다.


기승호는 2019~2020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신분이 됐다. 계약 기간 2년에 보수 총액 1억 9천만 원(연봉 : 1억 6천만 원, 인센티브 : 3천만 원)의 조건으로 울산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었다.


기승호는 “FA라고 하지만, FA의 특권을 누리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앞으로 농구 인생을 어떻게 마무리해야하는지에 중점을 뒀다. 그런 부분을 가족과 고민하던 찰나에, 현대모비스로 갈 수 있는 기회를 받았다”며 옮기게 된 과정을 말했다.


사실 기승호는 현대모비스에 그렇게 좋은 감정을 가지지 않았다. 2013~2014 시즌 LG 소속이었던 기승호는 해당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울산 모비스(현 울산 현대모비스)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고, 2014~2015 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모비스에 무릎을 꿇었기 때문.


기승호는 “현대모비스라는 팀이 왜 강한 걸까라는 의구심을 품었다. 특히, 2013~2014 챔피언 결정전에서 그랬다. 우리는 그 때 정규리그 1위 팀인데도 모비스를 넘지 못했다. 모비스만의 탄탄함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장점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기승호는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과도 인연을 가지고 있다. 유재학 감독이 2014년 남자농구 대표팀을 이끌 때, 기승호가 예비 엔트리에 포함됐기 때문. 기승호는 “유재학 감독님한테 농구를 배울 때, 많은 걸 배웠다. 그런 기회가 또 다시 주어졌고, 그 기회가 나한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유재학 감독과의 재회를 행운으로 여겼다.


하지만 어쨌든 다른 환경에서 농구를 해야 한다. 그것만으로 큰 도전이다. 기승호도 “안양에서 즐겁게 농구했고, 구단에서도 나를 높이 평가해주셨다. 그러나 선수 이후의 삶까지 생각하게 되면서, 새로운 환경에서 농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쉽지 않은 도전이겠지만, 후회 남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며 ‘도전’을 또 하나의 키워드로 말했다.


기승호는 강하고 터프한 수비를 강점으로 하는 선수다. 때로는 3점도 터뜨릴 수 있는 자원. 고참으로서 지녀야 할 리더십 또한 지닌 선수다. 현대모비스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포워드다.


기승호 역시 “우리 팀은 리빌딩을 해야 하고, 성적도 내야 하는 팀이다. (양)동근이형이 은퇴하면서, (함)지훈이형 혼자 부담되는 부분이 있었을 거다. 그리고 터프한 스타일의 포워드 자원이 현대모비스에 없는 걸로 안다. 그런 여러 가지 요소가 맞아떨어진 것 같다. 무엇보다 유재학 감독님의 존재가 현대모비스 합류에 가장 큰 이유였다”며 이를 알고 있었다.


계속해 “아무래도 (장)재석이나 (김)민구와는 다른 의미로 나를 불러주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로서 훈련과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고참으로서의 역할을 알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안양에 있을 때도 그런 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기에, 자신 있다”며 다시 한 번 고참으로서의 임무를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후배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노력하겠다. 후배들과 재미있게 농구할 수 있도록, 후배들한테 도움을 줄 생각이다.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방향을 잘 캐치해서,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할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싶다. 팀이 하나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구심점 역할’을 또 한 번 말했다. 베테랑으로서 많은 책임감을 느끼는 듯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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