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KBL
[바코 인사이드] 하승진, 이관희 ‘유쾌한 설전’ 속 한국 농구의 현재는

[바스켓코리아 = 김우석 기자] 약 한달 전, 하승진과 이관희가 유쾌한(?) 설전을 벌이며 조기 종료로 인해 다소 심심했던 농구계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던 하승진은 은퇴 직후 유튜브를 통해 ‘한국 농구가 망해가고 있는 이유’라는 동영상을 게재, 많은 이슈를 불러온 바 있습니다. 또, 이번 시즌이 끝나고 은퇴한 전태풍도 비슷한 어조의 영상물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에 서울 삼성에서 뛰고 있는 이관희는 두 형님들의 생각을 반박하는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배포했고, 이 역시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파장이 적지 않을 듯 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일찌감치 일단락되었습니다.

마침표를 찍은 건 하승진이었습니다. 하승진은 “형 생각이 짧았다. 미안하다”라는 댓글을 남겼고, 사건은 자그마한 해프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하승진과 이번 이관희가 언급한 내용에서 물음표 가득한 단어 하나가 있었습니다. ‘망했다’라는 표현입니다. 정말 한국 농구는 하승진 표현처럼 망해가고 있거나, 아니면 이관희 말처럼 망하지 않았을까요?

망해가고 있다’는 표현이 맞는 이유?  

‘망해 가고 있다’는 표현은 적어도 ‘관람 스포츠’에 한정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야구, 축구와 함께 전성기를 누렸던 관람 스포츠로서 농구’는 이후 조금씩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2010년에 접어들며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높은 인기와 함께 ‘매진’이라는 단어와 괘를 같이 했던 농구 대잔치와 KBL은 이후 외국인 선수와 관련한 부정적인 결과(커진 외국인 선수 의존도와 관련된 국수주의)와 떨어진 국내 선수의 기량 그리고 잦은 제도 변화와 마케팅 실패라는 내부 요인이 이유로 작용하며 인기가 조금씩 하락했습니다.

이외에도 자그마한 내부적인 요소들이 존재했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협회의 행정력까지 도마에 오르며 험난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외부적으로는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의 탄생과 함께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농구의 최고봉 NBA 경기의 편리한 시청 환경 등으로 인해 KBL은 조금씩 콘텐츠로서 입지가 줄어들고 말았습니다. 

한 농구인은 “오전에 NBA를 보고 나면 저녁에 하는 한국 농구에 눈이 가지 않는다. 박진감도 떨어지고, 한국 농구 본연의 아기자기한 맛도 없어졌다.”는 말로 현재 KBL의 상황에 대한 탄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결과로 전 국민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허재(전 전주 KCC 감독), 강동희(전 원주 DB 감독), 문경은(서울 SK 감독), 이상민(서울 삼성 감독), 전희철(SK 코치), 서장훈(방송인), 현주엽(전 창원 LG 감독) 등으로 대변되는 세대 이후로 대중들이 기억하는 농구 선수는 김승현(전 스포티비 해설위원)과 김주성(원주 DB 코치) 정도가 마지막이 되고 말았습니다.  

현재 KBL 무대를 누비는 선수 중 위에 언급한 레전드만큼 인지도를 갖춘 선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KBL은 이제 대중 스포츠가 아닌, 매니아 스포츠로 위치하고 말았습니다.

KBL 관중 지표를 봐도 다르지 않습니다. 1997시즌 삼십육만으로 시작했던 KBL은 2004-05시즌 백만 관중을 돌파하며 외형적인 숫자는 늘렸지만, 내부적으로는 위기라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공짜 티켓이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매년 관중 숫자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2011-12시즌과 2013-14시즌에는 백 십만이 넘는 관중이 경기장을 찾기도 했습니다. 이 역시 무료 티켓의 산물이었습니다. 이후 KBL은 관중 숫자의 거품 제거를 위해 디 마케팅(DE MARKETING - 실 수요 고객 관리를 통해 제품을 합리적으로 판매하는 기법)을 선택했습니다. 2017-18시즌에는 관중 숫자가 칠십오만 정도에 머물렀습니다.

관중 숫자에 포함되었던 거품 제거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실시했던 디 마케팅을 통해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으로 수정한 결과이기도 했지만, 공짜 티켓을 제외한 결과는 우려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무려 30%에 가까운 관중 감소를 경험해야 했습니다.  

지난 시즌 현주엽과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키워드와 강화된 온, 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이 성공적으로 자리 매김하며 관중 숫자에서 분명히 다른 결과를 낳았습니다. 평균 관중에서 10%+가 증가하는 의미 있는 숫자가 탄생했습니다.

2019-20시즌 누적 관중은 평균 3,131명으로 이전 시즌 2,829명에 비해 10.7+가 증가했습니다. 올스타 전은 무려 86.1%가 올라선 9,704명(이전 시즌 5,215명)이 인천 삼산체육관을 찾았습니다. 부산에서 열렸던 농구영신에도 7,833명이라는 기대 이상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KBL의 야심작인 농구 영신이 대박을 쳤고, 올스타 전 또한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관중 숫자에 있어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가는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농구를 떠났던 관중들이 ‘하나 둘씩 돌아오는구나’라는 평가마저 나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KBL의 인기는 아직은 ‘망해가고 있다’는 표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듯합니다. 성적이 좋지 못한 몇몇 구단의 경우 평일 경기에 카메라가 관중석을 비출 때 드는 민망함은 저만의 느낌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WKBL도 다르지 않습니다. 몇몇 구단의 경우 달라진 모습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관중이라는 단어가 민망할 정도의 숫자가 경기장을 찾곤 합니다. 관중 증가가 아닌 동원으로 관중석을 채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평일 경기의 경우는 그 정도가 ‘매우 심각’입니다.  

한 농구인은 ‘여자농구를 보는 사람은 스포츠 토토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입니다.

최근 경기력에 개선된 모습이 보이곤 있지만, 어떤 경기들은 농구 본연의 박진감 보다는 하품을 나오게 장면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한 쿼터 득점이 20점이 되지 않는 경기들이 적지 않으며, 10점도 넘지 못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경험하곤 합니다.

다시 KBL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위에 언급한 대로 인기가 떨어진 많은 이유가 존재하지만, 가장 심각한 부분이 바로 경기력입니다. 프로 스포츠 비즈니스에서 경기력은 상품의 질(質)과 같은 것입니다.

상품을 판매할 때 가장 우선시되는 부분이 퀄리티, 즉 질입니다. 1990년대 까지만 해도 상품의 모자란 퀄리티를 마케팅으로 메꿀 수 있었지만, 거의 모든 정보가 오픈 되는 지금의 시대에서 상품의 질은 판매의 중요한 전제 조건이 되었습니다.

어떠한 훌륭한 마케팅도 상품의 질과 관련한 문제는 모두 감출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NBA와 유럽 농구를 어렵지 접할 수 있게 된 현재, KBL은 분명 그들과 어느 부분에서도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없습니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 아쉬운 사실입니다.

그렇게 KBL 상품의 코어인 경기력과 맞물린 내외부적 요소들로 인해 KBL은 ‘망해가고 있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수도 있는,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재입니다.

하승진이 언급한 망해가고 있는 이유는 훈련 방법이나 위계 질서 등 내부 분위기를 전달하는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사실 그 부분은 한국 농구가 흥했던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더욱 심했습니다. 차마 밖으로 내뱉기 힘든 내용들이 수두룩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지된 경기력과 많은 외부적인 요인들로 인해 정상급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로 접어들며 변화된 외부 환경(참여 콘텐츠의 확대, 직업으로서 농구 선수의 가치, 높아진 소득 수준) 등과 변화에 실패한 내부 요인으로 인기가 바닥을 쳤습니다.

하지만 KBL은 분명 지난 1년 통해 희망을 보았습니다. 공감된 의기 의식 속에 KBL과 구단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 선수 개개인의 스킨십 강화 등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게속적인 콘셉트 변화를 통한 분위기 쇄신이 관람스포츠로서 농구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최근 현역 선수들과 은퇴 선수들 그리고 동호인 출신들의 교류가 매우 활발하다. 사진 제공 = 업템포 조용준

확대되는 참여 스포츠 ‘농구’ 

'참여 스포츠로서 농구'를 둘러봅시다. 생활체육 농구는 1990년대 후반부터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1997년 시작된 전국농구연합회(생활체육 농구조직) 발족 이후 전국 각지에서 연합회가 결성되기 시작했고, 생활체육 농구 시스템의 기반이 구축되었습니다.

또, 인터넷 발달로 인하여 게임 매칭에 편리함이 생겼습니다. 대회 개최와 활발해진 친선 경기와 구인 구팀이 가능해지며 생활체육의 활발함이 더해졌습니다. 결과로 평일 저녁과 주말을 이용해 농구를 즐기는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그들의 성장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지역 대회 뿐 아니라 전국 대회가 정례화되기 시작했고, 그들 만의 스타와 인기 팀이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1990년대 후반부터 꽃을 피기 시작한 생활체육은 이제 유소년과 여자부까지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대학생부터 일반인까지 농구 동호인 숫자가 급속히 증가하였으며, 동호회 숫자 또한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2010년대로 접어들어서는 유소년 농구와 여자 동호인까지 체계를 갖춰가기 시작했으며, 스포츠 클럽 리그 활성화로 인해 중, 고등학교마다 생활체육 농구 팀이 생겨났습니다.

엘리트 선수 숫자는 매년 줄어들고 있는 반면 생활체육 동호인은 20만이 넘는 숫자가 존재한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현재 대한민국농구협회에 등록된 동호인은 9만명이 채 되지 않지만, 양대 프로리그에서 운영하는 유소년 농구교실 숫자와 중고 클럽리그에 참가하는 숫자를 더하면 20만 명을 훨씬 상회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결과로 주말마다 각 종별(초,중,고,대,일반,여자부) 대회가 적어도 5개 이상은 열리고 있으며, 전국 규모의 대회도 매달 열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참여 스포츠로 농구는 계속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농구가 갖고 있는 장점인 장소와 장비 그리고 인원 수에 대한 자유로움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점점 위축되고 있는 엘리트 체육에 비해 생활체육 농구는 여러 장점이 결합되며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최근 프로농구 선수들은 비 시즌 기간 동안 여러 곳에 마련된 사설 농구 시설에서 농구 동호인들과 경기를 갖는 등 활발히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본 훈련을 대비한 예비 훈련 차원이기도 합니다.

결국 그들 역시 언젠가는 참여 스포츠로서 농구를 즐겨야 하는 한 명의 국민입니다. 예전과는 달리 엘리트 선수들의 활발한 생활 체육 참여는 분명 긍정적인 방향으로 보여집니다.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중 하나입니다.

결국, 엘리트와 생활체육으로 나누는 이분법적인 상황에서 벗어나 하나의 틀에서 움직이는 긍정적인 현상이 지속적으로 보여지고 있는 참여 스포츠로서 농구입니다.

2019년 전국 대회를 휩쓴 홍대부고

현재 시스템 VS 과거 시스템, 과도기인 한국 농구 

시스템으로 한정해 볼 때 한국 농구는 과도기 임이 분명합니다. 시스템 전환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농구 뿐 아니라 대한민국 체육 전체가 혁신이 필요한 현재를 지나치고 있습니다.

1972년 시작된 체육 진흥법으로 통해 엘리트 시스템을 적용했던 한국 스포츠는 50년이 넘는 동안 발생된 문제와 시대적 요구로 인해 전인 체육으로 흐름에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당연히 농구도 그 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제 이야기를 농구로 한정 짓겠습니다.

다른 체육 종목과 다르지 않게 농구도 그 동안 지속적인 변화를 요구받아 왔으며,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훈련 문화와 관리에 대한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훈련과 관리에 있어 가장 큰 문제였던 구타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언제까지만 해도 구타는 당연한 분위기였습니다. 엘리트 농구인과 식사 자리에서 구타와 관련된 기억들은 웃픈 이야기 소재로 자주 등장합니다. 

현재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구타 뿐 아니라 욕설이나 모욕 등도 터부하시는 분위기가 존재합니다. 엘리트 선수 수급의 어려움과 맞물린 지도자 인식 변화 등으로 강력한 관리 정도가 존재할 뿐입니다.

훈련 방법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감독이나 코치의 일방적인 주입식 방법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어느새 훈련 방법에도 소통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생겼습니다. 이 역시 엘리트 농구 인기 저하로 인한 선수 수급의 어려움에 기인하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농구 지도에 있어 일방적인 주입보다는 소통을 통한 해결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가고 있습니다. 결과로 선수 혹은 부모들과 존재했던 많은 갈등이 사라졌습니다. 물론, 모두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스카우트나 진학 그리고 취업과 관련한 커넥션은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훈련 시간이 드라마틱하게 줄었습니다. 10년 전까지는 새벽, 오전, 오후, 야간으로 이어지는 훈련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학업과 병행해야 하는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모두 정책 변화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엘리트 시스템에서 전인 체육으로 변화하는 현 시대를 반영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지난 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엘리트체육관련 2차 혁신안을 발표했고, 엘리트 지도자들 사이에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기존의 시스템에 변화를 가하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청와대 게시판에 청원까지 올라갔던 사항입니다.

이 부분은 아직 현재 진행형입니다. 기존의 시스템과 새로운 시스템 적용에 있어 갈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으로 둘러보면 체육 뿐 아니라 역사가 그렇게 흘러 왔습니다. 길게는 10년 전, 짧게는 5년 전부터 변화에 대한 요구를 강하게 받고 있습니다.

어쨌든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많은 것들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체감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돌아보면 꽤 많은 악습들이 정리되고, 분위기에 합리성이 부여되었습니다.

분명 변화는 더 생겨야 합니다. 상반된 철학들이 부딪히고 있지만, 분명한 방향성과 시행 착오와 함께 방향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빠르게 과도기를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과 함께 즐거움만 가득한 한국 농구를 기대해 봅니다.

사진 제공 = 이관희, 하승진 유튜브 캡처, 업텝포 조용준 제공, 바스켓코리아 DB   

김우석  basketguy@basketkorea.com

<저작권자 © 바스켓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우석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포토 뉴스
[BK포토] 3X3 프리미어리그 1R 현장화보
[BK포토화보] 부산KT vs 고양오리온 경기모습
[BK포토화보] 부산 KT vs 전주 KCC 경기모습
[BK포토화보] 울산 현대모비스 vs 고양 오리온 경기모습
[BK포토화보] 부산KT vs 인천전자랜드 경기모습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