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매거진
[바코 인사이드] ‘코로나’와 마주한 KBL,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다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4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으시다면 ☞ 바스켓코리아 4월호 웹진 보기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2019년 12월 1일. 현재 인류와 미래 인류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일 것이다. 국가적 재난, 아니 세계적 재난이 시작된 날이기 때문이다.

시작점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견된 한 바이러스였다. 일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 이 때만 해도, 우한발 재난을 크게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우한발 코로나가 우리 나라에 넘어왔을 때도 그랬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점점 늘어났지만, 큰 문제가 생지 않았다. 우리 나라의 대처가 좋았기 때문이다. 메르스와 사스 때처럼, 코로나도 조용히 사그러드는 듯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2020년 2월 18일,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할 때였다. 31번째 확진자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일명 신천지) 신자. 코로나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의 검사 요청을 거부했다. 교회 예배도 지속적으로 다녔다.
다 같이 모여 예배를 하는 종교 활동 특성상, 31번째 확진자의 잘못된 판단은 숱한 확진자들을 만들었다. 이는 코로나 청정지역이었던 대구경북지역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쳤다. 대구경북지역은 코로나에 갇히고 말았다.
대구경북지역만 문제가 아니었다. 코로나는 지역을 가리지 않는 바이러스이기 때문. 정부는 최악의 상황까지 두고 볼 수 없었다.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전국의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이 연기됐고, 실내 체육 시설이 모두 폐쇄됐다. 최악의 위기라고 판단했다.
방송과 광고에서는 ‘코로나 대처 요령’이 자주 나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펼쳐졌다. 의료진들의 헌신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가도 일어났다. 코로나로 인한 확진자와 사망자는 계속 늘었지만, 그 페이스가 이전보다 떨어졌다. 코로나가 우리 나라에서만큼은 잠잠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바이러스 자체가 사그러든 건 아니다. 위에서도 말했듯, 코로나는 엄청난 전염성을 지닌 병원체.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를 ‘범유행전염병’으로 규정했다. 현재 바이러스를 없앨 백신도 없기에, 당분간 조심하는 방법 밖에 없다. 사실 조심한다고 해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위에 언급된 사항 모두 KBL에 큰 영향을 미쳤다. KBL이 사상 초유의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이라는 뜻이다. 사설이 길었지만, 어느 정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었다. 

달라진 경기장 풍경

2020년 1월 29일. 서울 삼성과 부산 kt의 경기가 열린 잠실실내체육관.
해당 경기를 취재하게 된 기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1층 출입구로 들어갔다. 경호 업체와 담당 직원으로부터 입장 확인을 받기 위해 기자증을 내밀었다. 여기까지는 늘 하던 행동이었다.
그런데 경호원과 입구 쪽 직원의 행동이 평소와는 달랐다. 우선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입구 쪽 직원은 기자에게 마스크를 주고, 경호원은 열 체크 기계로 기자의 체온을 측정했다.
이는 KBL과 10개 구단 사무국이 합의한 내용이었다. 경기를 치르는 각 구단은 마스크와 열 감지 기계를 준비했고, 출입하는 언론 매체와 관중들의 체온을 측정했다. 마스크 착용 여부도 일일이 체크했다. 번거로운 절차였지만, 체육관에 들어가는 사람은 그 절차를 당연하게 여겼다. ‘건강’과 ‘안전’이 먼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경기 시작 전. 기자는 양 팀 벤치로 내려갔다. 각 구단 사무국과 코칭스태프를 만났다. 그 때 만난 한 코치는 “태어나서 이렇게 손을 많이 씻기는 처음이다(웃음)”며 기자에게 미소를 보였다. 그 때만 해도, 기자와 코치 모두 ‘코로나’로 벌어질 사태를 짐작하지 못했다.
경기 시작되기 40분 전. 양 팀 사령탑을 만나기 위해, 라커룸으로 입장했다. 양 구단 라커룸 모두 손 소독제가 비치됐다. ‘코로나’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는 건 당연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과 서동철 kt 감독 모두 선수단 관리를 핵심으로 여겼다. 선수단 중 1명이라도 ‘코로나’에 걸리는 날이면, 모든 계획 자체가 어긋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있는 건 아니었다. INTRO에 언급됐듯, 백신이 개발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양 팀 감독 모두 “선수들이 ‘위생 관리’와 ‘외출 자제’에 관한 중요성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 구단에서 할 수 있는 게 딱히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는 말만 남겼다.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측하는 건 불가능했다.

무관중 경기의 서막

삼성과 kt의 경기가 열리던 날. 한 관계자와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주제는 비어있는 관중석이었다.
“이 정도면, 손으로도 셀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너무 없긴 없네요. 정말 사람들이 안 나오기는 하나봐요”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 체육관을 찾는 사람은 현저히 줄었다. 야외 활동 자체를 자제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나누던 그 관계자와 이런 대화를 나눴다.
“대표팀 브레이크를 더 길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보통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정부 지침이나 사회 상황을 1주일 정도 더 지켜보고 경기를 재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경기장을 잡는 게 더 어렵지 않을까요
“경기장 대관은 어차피 저희가 해야 할 일이에요. 저희가 감수해야 할 일이죠. 그런 걸 알고도 KBL에 이야기를 했는데, 각 구단 사무국끼리도 의견이 분분한 것 같아요. 어려운 문제니까, 좀 더 지켜보고 의논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거죠”
맞는 말이다. 그러나 모든 게 막연했다. 확실한 지침이 없었기에, 판단 기준과 근거를 확립하기 쉽지 않았다. 어느 누구의 말이 맞지도, 어느 누구의 말이 틀릴 수도 없었다. 혼란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대화가 오가는 와중에, 중국은 프로농구(CBA)를 잠정 중단했다. 2020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이 중국 포샨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 무산됐다.
‘코로나’가 퍼진 중국과 일본, 필리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FIBA 아시아컵 2021 예선 일정도 연기됐다. 우리 나라 주변 상황이 KBL을 옥죄어왔다.
KBL은 우선 D리그 경기부터 무관중 경기를 진행했다. 선수단과 경기 진행 관계자, 취재진 외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FIBA 아시아컵 2021 예선도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홈 팬의 응원을 받아야 할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데시벨 없는 체육관에서 경기했다. 이겼지만 신이 날 수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WKBL이 지난 2월 21일 하나원큐 2019~2020 하나원큐 여자프로농구를 무관중 경기로 진행을 결정했다. KBL의 변화를 만든 결정적인 요소였다. 

설마했던 상황, 관중 없는 경기

KBL은 지난 2월 14일부터 25일까지 대표팀 브레이크를 시행했다. 그러나 마음 편히 쉴 수 없었다. ‘코로나’와 관련된 상황을 고민해야 했기 때문. 우리 나라의 ‘코로나’ 관련 지표(확진자 수-사망자 수 등)와 주변국 상황을 지켜보고, 각 구단 사무국과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논의했다.
KBL은 우선 2월 26일부터 무관중 경기를 시행했다. 고양 오리온과 울산 현대모비스, 인천 전자랜드와 안양 KGC인삼공사가 KBL 최초 무관중 경기 대상 팀이었다.
경기가 열린 고양체육관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은 한산했다. 너무 조용했다. 관중의 함성이 없기에, 선수들의 파이팅 소리와 공수 움직임을 지시하는 소리만이 들렸다.
“이거 연습 경기도 아니고 뭐…(웃음)”
라며 씁쓸히 웃는 코칭스태프도 있었다.
(구단이 비공개로 연습경기를 하지 않는 한, 연습경기 일정을 팬들에게 알린다. 그걸 본 농구 팬들은 연습경기를 보기 위해 구단 연습체육관을 찾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습경기도 무관중 경기로 치르기는 힘들다)
가장 큰 문제는 선수들의 분위기였다. KBL이 ‘무관중 경기’를 하자, 선수들은 더욱 심각성을 느꼈다. 특히, 외국선수가 그랬다.
지난 2월 26일 경기 후 수훈선수로 선정된 보리스 사보비치(전 고양 오리온)도 그랬다. 인터뷰실로 들어온 사보비치는 인터뷰실 광경에 놀랐다. 기자 전원이 마스크를 낀 상황에 두려움을 느낀 것. 사보비치는 다음 날 ‘자진 계약 파기’를 말했고, 자신의 나라인 세르비아로 돌아갔다.
부산 kt 외국선수들 모두 ‘자진 계약 파기’를 이야기했다. 앨런 더햄은 대표팀 브레이크 때 이미 한국을 떠나겠다고 말했고, 바이런 멀린스는 지난 2월 27일 서울 SK와 경기 직전에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외국선수는 각 구단의 핵심이다. 그런 외국선수가 3명이나 떠났다. 다른 팀 외국선수들의 마음이 동요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국내 선수들의 멘탈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를 눈치챈 사령탑들도 마찬가지였다. 
“이거 계속 해야 되나요?"
오죽하면 이런 말이 나왔을까? 그렇지만 당연히 나올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설마 했던 일들이 KBL을 기다리고 있었다.

2020년 2월 29일, KBL에 충격을 안겨준 날

어쨌든 무관중 경기가 계속 열렸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KBL은 그렇게라도 시즌을 마치고 싶었다. 다행히 2월 28일까지는 아무 일이 없었다. KBL이 원하는 대로, 2019~2020 정규리그가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KBL이 생각했던 시나리오는 5일도 가지 않았다. 2월 29일.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주 KCC와 부산 kt의 경기가 열린 전주실내체육관. KCC는 대체 외국선수 오데라 아노시케를 시험하는데 집중했다. kt는 외국선수 공백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했다.
KCC가 kt를 97-63으로 제압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KCC의 달라진 전력과 kt의 전력 누수를 기사거리로 생각했다.
하지만 전창진 KCC 감독이 경기 후 인터뷰에 임할 때, 현장에 있던 모든 이들은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전주 라마다 호텔에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소식이었다.
순간, 전창진 감독은 아무 동작도 취하지 못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라마다 호텔은 KCC 선수단의 숙소. 만약, 확진자와 선수단의 동선이 겹쳤다면, 선수단 전원이 ‘코로나’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거기서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KCC와 몸을 부딪힌 kt 선수단, 경기를 진행하던 심판과 기록원, 취재진까지. 100명에 가까운 인원들이 ‘코로나’에 노출될 수 있었다.
승리한 KCC 선수단도 패배한 kt 선수단도 충격에 빠졌다. KCC는 역학 조사 결과를 기다렸다. KCC 선수단과 확진자의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다는 결과를 받았다. KCC 선수단과 함께 했던 사람들도 ‘코로나’ 확진을 피했다.
그러나 확진자가 같은 장소에 있었던 것만으로, KCC 선수단을 포함한 숱한 관계자들이 공포를 느꼈다. 경기를 치른 KCC 선수단과 kt 선수단 모두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양 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연습체육관에 있는 숙소에 갇혀있었다. 영화 ‘올드 보이’ 같은 감금 생활을 했다.
KCC는 이런 상황을 KBL에 보고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본 KBL도 충격을 받았다. ‘코로나’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우선 3월 1일에 열릴 예정이었던 경기들을 연기했다. 그리고 3월 2일. 이정대 KBL 총재를 포함한 KBL 집행부와 10개 구단 단장을 소집했다. 이사회를 통해 결정을 내려야 했기 때문이다.

2020년 3월 2일, 나아지지 않는 상황

“경기를 당분간 진행해서는 안 된다”
KBL 집행부와 10개 구단의 입장은 이랬다. 그러나 세부적인 내용이 필요했다. 리그를 얼마나 멈추는지부터 합의해야 했다.
KBL은 일단 3월 2일부터 28일까지 리그를 멈추기로 결정했다. 추후 사무국장 회의나 이사회를 통해 ‘코로나’ 지표를 계속 체크하고, 체크한 근거를 통해 ‘시즌 재개’나 ‘추가 중단’, 혹은 ‘시즌 조기 종료’를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공포 분위기가 전세계적으로 조성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3월 12일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세계적 대유행)을 했고, NBA에서 활약하던 루디 고베어(유타 재즈)가 ‘코로나’ 판정을 받았다. NBA도 잠정 중단됐다.
WKBL도 지난 3월 9일부터 잠정 중단됐다. 그러면서 하나원큐프로농구단의 마이샤 하인스-알렌이 코로나를 피해 귀국했고, 부산 BNK 썸의 다미리스 단타스도 브라질로 돌아갔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코로나’를 더욱 경계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아프면 퇴근하기, 2m 건강 거리 두기, 마주 보지 않고 식사하기, 퇴근 후 약속 잡지 말고 바로 귀가하기’ 등 ‘사회적 거리 두기’를 더욱 강조했다.
‘시즌 조기 종료’라는 단어가 점점 많이 언급됐다. 그러나 이 역시 손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스폰서와 중계권 문제, 선수단 급여 문제 등 금전적인 문제 외에도, 기록원과 이벤트 팀 등 경기별 수당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었기 때문. 게다가 순위 선정과 선수 공헌도 같은 경기 관련 요소도 법리적으로 고려해야 했다.
그래서 KBL 한 관계자는 3월 중순에 아래와 같이 말했다.
“연맹 단독으로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질병관리본부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 국가 기관의 지표, 타 종목과의 연계가 필요합니다. 외국선수도 있어서, 국제 정세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위의 말만 놓고 봐도, 얼마나 복잡한 상황인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마냥 고민만 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 계획을 생각해야 했기 때문이다.
3월 중순에 이야기를 나눴던 KBL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이사회와 사무국장 회의에서 설정했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져도 진행할 수 있게끔, 매뉴얼을 만든 상태입니다. 최대한 안전하게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게끔, 최선의 마무리 대책을 찾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무관중 경기로 계속 진행한다고 했을 때, 수도권 중립 경기 개최를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관중을 모시고 경기한다면 해당 연고지에서 경기를 하는 게 맞지만, 그렇지 않다면 선수단의 이동 동선을 최소화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어떤 게 최선인지 구단과 협의를 할 예정입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건 선수단의 ‘건강’과 ‘안전’입니다. KCC와 kt의 경기를 통해, 아무리 준비를 잘 해도 ‘코로나’에 뚫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걸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검토하는 단계입니다”
위에서 말했듯, KBL은 3월 중순에도 시즌 조기 종료를 그렇게 고려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시즌을 마치고 싶었다.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 상황이 큰 변수가 됐다. 우선 초중고교 개학이 4월 이후로 늦춰졌다. 이는 가장 큰 변수였다. 이제는 각 스포츠 단체의 선택이 필요했다.
WKBL이 가장 먼저 결단을 내렸다. WKBL은 지난 3월 20일 시즌 조기 종료를 선언했다. 경기가 중단된 3월 8일을 기준으로, 순위를 선정했다. 아산 우리은행(21승 6패)이 정규리그 1위 팀으로 결정됐다. 그리고 이번 시즌 결산과 차기 시즌 제도 개정을 위해 숱한 회의를 하고 있다.
남녀프로배구(KOVO) 역시 WKBL과 같은 결정을 내렸다. 지난 3월 23일 이사회를 통해 ‘시즌 조기 종료’를 선택했다. 우리카드(25승 7패, 승점 69점)가 남자부 1위, 현대건설(20승 7패, 승점 54점)을 여자부 1위를 차지했다.
WKBL과 남녀프로농구의 결정을 알게 된 한 선수는
“끝날 것 같은데요. 여자농구랑 배구도 끝났는데, 저희도 크게 다르지 않을까요
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리고 3월 24일. KBL도 결정의 순간을 맞았다. 오전 8시에 시작된 이사회. 기나긴 이야기 끝에,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전송했다. 보도자료의 핵심은 ‘2019~2020 시즌 조기 종료’였다.

쉽지 않았던 결단, 쉽지 않을 수습

“선수들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은 상황이에요. 29일에 재개한다고는 했지만, 사실상 기약 없는 기다림이잖아요.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을 거에요. 내심 조기 종료를 바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KBL 입장은 이해가 가요. 시즌 조기 종료를 선언했을 때, KBL과 구단에서 해결해야 될 문제들이 더욱 많아지거든요. 그리고 KBL이나 저희나 처음 겪는 일이라 쉽지 않을 거에요”
3월 23일 오전. 한 단장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했던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L은 3월 24일 이사회를 통해 ‘시즌 조기 종료’를 선언했다. 28승 15패를 기록하고 있던 원주 DB와 서울 SK를 공동 1위로 정했고, 그 외 팀들의 순위 역시 3월 24일 승률 기준으로 정해졌다. 정규리그 시상식은 개최하지 않지만, MVP와 신인왕 등 해당 부분 시상은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다.
선정된 순위를 토대로, 2020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추첨 확률도 정했다. 정규리그 7위 팀부터 10위 팀까지 각각 16%의 확률을 부여받고, 5위 팀과 6위 팀은 각각 12%의 확률을 받는다. 3위 팀과 4위 팀은 각각 5%, 1위 팀과 2위 팀은 각각 1%의 추첨 확률을 갖게 된다.
예정된 정규리그 및 플레이오프 상금은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각 구단 협력업체 종사자들을 위해 쓰인다. 그리고 KBL은 이번 시즌 정상 종료 일을 감안해, 심판과 경기원, 판독관과 분석관 등에게 수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그러나 조기 종료로 인한 문제들이 산적했다. 우선 타이틀 스폰서 문제. 그 동안 챔피언 결정전 우승 팀이 차기 시즌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챔피언 결정전 우승 팀이 없다. 원주 DB와 서울 SK가 정규리그 공동 1위를 기록했다고 하지만, 챔피언 결정전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 이사회에서 숱한 논쟁이 펼쳐질 예정이다.
그리고 중계권 문제. KBL은 2019~2020 시즌부터 SPOTV와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시즌을 전부 소화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위약금’이라는 단어를 피하기 어렵다. 물론, ‘코로나’라는 요소 자체가 천재지변 혹은 거기에 버금가는 일을 겪었다고 하지만, KBL과 SPOTV이 손익을 놓고 치열하게 다툴 예정이다.
구단 역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선수단 연봉 문제. 선수들은 연봉 외에도 경기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는다. 특히,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때, 해당 팀 선수들이 받는 보수 총액은 달라진다. 하지만 구단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KBL이 법리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
그러나 계속 말했듯, 이번 시즌은 플레이오프가 없었다.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과 ‘해당 시점 순위’라는 기준을 놓고, 사무국과 선수들 사이에 이견이 생길 수 있다. 사무국과 선수단이 이런 간극을 잘 없애야 한다. 이사회 후 한 선수와의 통화에서 ‘인센티브’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알 수 있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정규리그만 잘 치러도 인센티브를 받아요. 그런데 다른 동료들 같은 경우에는 6강이나 4강, 챔프전을 치러야 인센티브를 받을 거에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그런 걸로 알고 있어요”
이는 단편적인 일이다. 10개 구단 모두 시즌 종료 후 선수단 구성을 새롭게 해야 한다. 자유계약(FA) 신분으로 풀릴 선수와 계약 완료 선수, 군 입대 예정 선수와 군 제대 예정 선수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감독의 계약 기간이 만료된 팀은 감독과도 재계약 여부를 생각해야 한다. 외국선수 재계약 또한 변수가 될 수 있는 요소다.
자유계약 선수의 기준과 군 입대 예정 선수는 정해지지 않았다. 시즌이 100%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유계약 선수 기준을 새로 잡아야 한다. 군 입대 예정 선수 또한 ‘코로나’로 인한 군 입대 일정이 더 미뤄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10개 구단 모두 선수단 구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KBL은 ‘시즌 조기 종료’로 인한 모든 문제점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타 연맹의 결정’, ‘선수단의 건강’ 등이 가장 큰 이유였다.
더 어려운 건 수습이다. KBL과 10개 구단 모두 이런 일을 처음 맞이했다. 의견을 맞추는 게 더욱 어렵기에, 이전과는 다른 성격의 혼란을 겪을 수 있다. 농구를 떠나, ‘사회 침체’라는 장애물과 맞서야 한다.
그래서 KBL과 각 구단은 “숱한 일들을 겪었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가 가장 큰 위기인 것 같아요”라고 입을 모았다. KBL 사무국과 각 구단 사무국이 이전보다 더 많이 모이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이유다. 그 와중에, 미비했던 제도와 규정도 보완해야 한다. 2020년 비시즌은 KBL과 각 구단에 가장 바쁜 시기가 될 것이다.

EPILOGUE

2019~2020 시즌은 다소 허무하게 끝났다.
허무하게 끝난 것보다 더 큰 걱정거리가 있다.
‘선수들과 팬들의 거리가 멀어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이다.
그래도 확실한 게 있다.
선수들은 응원해주는 팬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팬들은 선수들의 열정을 그리워하고 있다.
선수들과 팬들이 한 코트에서 호흡을 하게 될 날.
그 날이 다시 오기를 빈다.

P.S. ‘코로나’ 퇴치를 위해 고생하시는 많은 의료진과 많은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사진 제공 = KBL

손동환  sdh253@gmail.com

<저작권자 © 바스켓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동환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포토 뉴스
[BK포토] 3X3 프리미어리그 1R 현장화보
[BK포토화보] 부산KT vs 고양오리온 경기모습
[BK포토화보] 부산 KT vs 전주 KCC 경기모습
[BK포토화보] 울산 현대모비스 vs 고양 오리온 경기모습
[BK포토화보] 부산KT vs 인천전자랜드 경기모습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