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장고 끝에 2년 더' 이상민 감독, 그를 재계약으로 이끈 이유들

김우석 기자 / 기사승인 : 2020-04-22 01: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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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김우석 기자] 서울 삼성의 선택은 결국 ‘2년 더’였다. 많은 관심을 모았던 이 상민(48) 감독은 향후 2년 동안 삼성과 함께 하게 되었다.


이 감독과 다시 동행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 시절 일찌감치 스타 반열에 오른 이 감독은 프로 출범 이후에도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며 KBL 최고 스타로 우뚝섰다. 훈훈한 외모와 함께 넘치는 농구 센스와 열정과 기술은 그를 농구에서 기억될 최고의 한 명의 스타로 만들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선수 이상민’은 2009-10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택했다. 누구보다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이후 2년 동안 미국 농구 유학을 떠났던 이 감독은 2012-13시즌부터 서울 삼성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두 시즌 동안 지도자 수업을 받았던 이 감독은 2014-15시즌부터 코치에서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역 시절 센스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였던 이 감독에게 거는 기대는 적지 않았다. 누구보다 감독을 훌륭하게 소화해 낼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존재했기 때문. 선수 시절에도 작전타임에서 곧잘 자신의 의사를 드러내며 선수단을 이끄는 모습도 종종 노출하며 ‘왠지 성공할 것 같은 지도자’라는 평가도 있었다.


기대가 컸던 것일까? ‘감독 이상민’은 기대만큼 출발이 좋지 못했다. 감독 첫 시즌이었던 2014-15시즌 삼성은 11승 43패를 기록하며 순위표 최하단에 이름을 남기고 말았다. 많은 초보 감독이 경험했던 혹독한 신고식이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이듬해 이 감독은 삼성은 5위로 올려 놓았다. 29승 25패로 승률 5할을 넘어서며 만들어낸 급상승이었다. ‘역시’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라건아(리카르도 라틀리프) 영입으로 골밑을 업그레이드 한 이 감독은 단숨에 순위를 다섯 계단이나 올려 놓았다. 그렇게 이 감독의 감독으로 연착륙은 성공하는 듯 했다.


2016-17시즌 삼성은 3위로 올라섰다. 챔피언 결정전에도 진출했다. 안양 KGC인삼공사에 밀려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한 계단 더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선수 이상민의 센스가 3년차 감독으로 접어들며 물이 오르는 듯 했다.


3년 간의 여정을 성공적으로 정리한 이 감독은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렇게 맞이한 첫 시즌, 이 감독은 25승 29패를 기록했고, 삼성은 7위로 떨어졌다. 이전 시즌 챔피언 결정전까지 진출했던 팀과는 너무 다른 팀이었다.


라틀리프가 친정인 현대모비스로 돌아갔고,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임동섭과 김준일의 군 입대 공백까지 겹쳤다. 시련이었다. 이 감독을 향한 거센 비난이 줄을 이었다.


지난 시즌 삼성은 네 시즌 만에 다시 최하위를 경험했다. 고비마다 발목을 잡았던 턴오버와 고비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 감독은 감독 부임 5년 만에 ‘최악’을 경험해야 했다.


경질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당시 삼성도 계약과 관련해 많은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 선택은 재계약. 심혈을 기울여 검토한 결과였다. 이 감독에게 어쩌면 마지막 기회였다.


그리고 이번 시즌, 시즌 초중반까지 삼성은 고전했다. 개선되지 않은 턴오버로 인해 잡을 수 있던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감독 표정에는 답답함이 역력했다. 팬들은 지치지도 않고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개선되지 않는 경기력에 대해 이 감독을 향한 비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3연패로 시즌을 시작한 삼성은 2019년 11월 2일 원주 DB 전에서 승리하며 연패를 끊었다. 하지만 다시 3연패에 빠지며 위기 속에 시즌 시작을 알렸다. 시즌 시작부터 이 감독에게 찾아온 위기였다.


이 감독은 ‘비책’을 꺼내 들었다. 시즌 초,중반 삼성의 흐름을 바꾼 ‘빅 라인업’이었다. 델로이 제임스라는 가드형 외인을 선택했던 이 감독이 비 시즌 동안 준비한 카드였다. 성공적이었다. 반등하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 답답했던 경기력에서 벗어나 연승까지 거두었다. 이 감독을 둘러싼 평가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후 삼성은 균형을 찾아갔다. 연승과 연패를 거듭하며 시즌을 이어갔다. 시즌 중반을 넘어 닉 라미레스가 완전히 밸런스를 찾았고, 천기범과 장민국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경기력이 올라섰다. 김동욱과 문태영도 맏형으로 제 몫을 해냈다.


임동섭과 김준일이 번갈아 부상으로 인해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삼성은 어느새 ‘쉽게 볼 수 없는 팀’으로 변모해 있었다.


반등에 성공한 삼성은 6위 싸움에도 참전했다. 한 단계 위에 위치한 부산 KT 계속 승차를 줄여갔다. 하지만 삼성이 6위로 올라서기(?) 직전 시즌은 코로나 19로 인해 종료를 알렸다.


그렇게 두 번의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낸 이 감독의 평가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감독직에 ‘적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 지난 5년 동안 냉탕과 온탕을 오갔던 이 감독이 시행착오를 지나치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 감독 연세대 선배로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문경은 SK 감독과 비슷한 느낌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로 이어졌다.


문 감독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SK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다. 2010년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던 문 감독은 한 차례 감독 대행을 거친 후 현재까지 SK를 이끌고 있다.


감독 대행 시절 9위를 경험했던 문 감독은 감독 첫 해 팀을 정규리그 1위에 올려 놓았다. 플레이오프 4강까지 진출했다. 이후 2년 연속 SK를 정규리그 3위에 올려 놓았던 문 감독은 2015-16시즌 9위를 경험해야 했다. 위기였다.


하지만 1년 만에 팀을 다시 2위로 바꿔 놓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주 KCC에 3-1로 승리를 거둔 SK는 결승전에서 정규리그 1위였던 원주 DB에 2연패를 당한 후 4연승을 거두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기쁨을 누렸다.


감독 대행 포함 6년 만에 거둔 귀중한 성과였다. 당시 우승으로 문 감독은 자신에게 집중되었던 비난의 화살을 잠재울 수 있었다.


지난 시즌 SK는 9위로 떨어졌다. 주전 선수들 줄 부상 속에 좀처럼 제 전력을 가동할 수 없던 탓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 시즌 만에 1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부진이 ‘부상’ 때문이라는 이유를 증명해냈다. 그렇게 선수 이상민과 함께 당대 최고 스타였던 선수 문경은 역시 감독으로 많은 시행 착오를 지나친 후 현재에 이르렀다. 감독 문경은에 대한 평가는 확실히 달라진 현재다.


다시 이 감독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지난 5년간 시행착오를 겪었던 이 감독은 이번 시즌 초반을 넘어서며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위에 언급한 대로 시즌 시작 후 1승 6패라는 충격적인 성적 속에도 멘붕에 빠지지 않고 팀을 추스르는데 성공하며 선전했다.


지난 5년 동안 경험으로 인해 벤치 운영과 선수 기용 그리고 전략, 전술 운용에 있어 여유가 생겼다. 또, 그토록 삼성이 원하던 천기범과 장민국의 성장을 일궈냈다. 임기응변 또한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위기 속에도 좀처럼 변하지 않았던 표정과 다양한 선수들을 활용했던 선수 기용 그리고 빅 라인업을 가동했던 것과 같은 전략 수립과 적용에 이은 다양한 전술 사용까지 분명히 여러 부분에 있어 업그레이드 된 한 시즌을 보냈다.


가드부터 파워 포워드까지 활용이 가능했던 델로이 제임스 활용에 이은 전형적인 빅맨 스타일인 제임스 톰슨으로 교체를 통해 전략의 폭을 다양화했다.


선수 운용에 있어 가드 진에서 김광철과 김현수 그리고 상무에서 돌아온 이동엽까지 활용 폭을 넓히며 상대 팀을 교란했다.


또, 이 감독의 지도 철학 중 하나인 ‘자율’이라는 키워드와 선수들 마인드가 조금씩 결합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그 동안 이 감독의 자율이라는 지도 철학과 선수들 모습은 조금 동떨어진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지난 5년간 이 감독은 사전 인터뷰에서 간혹 좀처럼 기량이 늘지 않는 부분과 경기에 임하는 멘털리티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곤 했다.


자신이 선수 시절 겪었던 통제와 관리(이 감독 선수 시절에는 거의 모든 팀이 강한 통제를 받았다)보다는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을 통해 팀 워크와 선수 개인 발전을 추구했던 이 감독의 바램과 현실이 좀처럼 결합되지 않는 모습이 자주 노출되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초반 위기를 겪었던 삼성 선수들은 어느새 스스로의 동기 부여를 통해 경기에 집중하고 풀어가는 모습을 보였고, 중반을 넘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무서운 팀으로 변모했다.


창의성이 중요한 농구라는 종목에서 자율과 결합된 창의적인 플레이와 집중력이 보이기 시작했던 삼성의 선수들이었다.


이 감독은 위에 언급한대로 강력한 관리보다는 자율적인 관리를 통해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 단체 종목 특성 상 관리는 필수적이다. 강력함과 유연함이 존재할 뿐이다.


이 감독은 유연함에 무게를 두고 있고, 이제서야 조금씩 이 감독의 철학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의 선수들은 과거의 선수들 마인드와는 확실히 다르다. 아마추어 시절 강력한 관리를 경험하긴 했지만, 예전에 비해 개인과 개성을 매우 중요시한다.


현재 감독들이 선수단 관리에 있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다. 이전의 선수들이 갖고 있던 철학과 상충되는 부분이 많다. 많은 감독들은 그 철학과 타협을 하는 경우도 있다. 선수들과 소통을 위해 관리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기도 한다.


현재에 있어 ‘강력한 관리’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이미 지도력을 검증 받은 감독이 아닌 경우에는 그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이 감독은 이전 지도자들과는 조금은 다른 리더십을 적용하려 했고, 관리와 자율 사이에서 과도기적 시점에 놓인 현실 속에 많은 어려움을 지나친 후 에야 현재에 이르렀다.


이 감독은 어쨌든 재계약이라는 미션을 성공적으로 풀어냈다. 자신의 철학을 성적으로 바꿔내야 하는 숙제도 받아 들었다. 과연 이 감독은 울산 현대모비스를 명가로 만들어낸 연세대 선배 유재학 감독 뒤를 이어 명장으로 올라설 수 있을까?


6년이라는 시간과 함께 감독으로써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이 감독에게 향후 2년이라는 시간은 감독 커리어에 많은 것이 담겨 있을 듯 하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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