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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역대 MVP] ‘타짜’ 문태종, KBL 데뷔 첫 정규리그 MVP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KBL이 지난 1일부터 4주 동안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상황을 계속 주시할 계획이다. 상황에 따른 다양한 대처법을 수립했고, 대처법에 따른 매뉴얼을 수립했다.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KBL이 당분간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코로나19’로 모든 게 귀결될 수밖에 없다. 시국이 시국인만큼, 경기에 관한 기사를 적기도 어렵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다. KBL 경기 현장을 갈 수 없고, 경기에 관한 기사를 적기도 어렵다. 사실, 코로나를 제외한 모든 기사를 적는 게 조심스럽다. 하지만 일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우선 시즌이 재개될 때까지, KBL 역대 MVP를 돌아보기로 했다. 이번에 이야기할 선수는 2013~2014 시즌의 문태종(당시 창원 LG)이다.

[문태종, 2013~2014 시즌 기록]
1. 정규리그 : 54경기 평균 27분 40초, 13.5점 4.0리바운드 2.5어시스트
 - 2점슛 성공률 : 약 50.9% (경기당 약 3.0/5.9)
 - 3점슛 성공률 : 약 41.8% (경기당 약 1.7/4.2)

  * 국내 선수 중 득점 4위
2. 플레이오프(4강) : 3경기 평균 30분 46초, 11.3점 4.0어시스트 3.7리바운드
 - 2점슛 성공률 : 약 45.5% (경기당 약 3.3/7.3)
 - 3점슛 성공률 : 약 40.0% (경기당 약 0.7/1.7)
3. 챔피언 결정전 : 6경기 33분 15초, 16.8점 4.5리바운드 3.2어시스트

 - 2점슛 성공률 : 약 54.8% (경기당 약 3.8/7.0)
 - 3점슛 성공률 : 약 48.1% (경기당 약 2.2/4.5)

  * 챔피언 결정전 출전 선수 중 득점 3위 (국내 선수 중 2위)
  * 챔피언 결정전 출전 선수 중 경기당 3점슛 성공 개수 1위

2010년 2월 3일, KBL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가 열리던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드래프트를 위해 참가한 5개 구단은 단 1명의 선수만 노렸다.

단 한 명의 선수는 제로드 스티븐슨이었다. 198cm의 키에 어느 상황에도 안정적인 슈팅 밸런스를 보여주는 슈터. 게다가 2대2 전개와 노련함까지 갖췄다. 5개 구단이 군침을 흘리는 건 당연했다.

전성기 때는 FIBA 유로컵 MVP와 FIBA 유로챌린지 올스타에 나설 정도의 기량을 지녔다. 한 구단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에 데리고 오려고 했다. 하지만 그 때는 너무 비싼 선수였다”는 말로 문태종의 가치를 한 마디로 정리했다.

제로드 스티븐슨을 데려간 구단은 인천 전자랜드였다. 제로드 스티븐슨은 KBL 입성 후 문태종으로 팬들에게 다가섰다. 문태종은 2010~2011 시즌 서장훈-허버트 힐과 함께 전자랜드에 창단 첫 정규리그 2위를 안겼다. 2011~2012 시즌과 2012~2013 시즌에도 전자랜드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문태종은 2012~2013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신분으로 풀렸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였지만, 문태종의 가치는 떨어지지 않았다. 창원 LG가 문태종에게 6억 8,000만 원을 제시했고, 인천 전자랜드-부산 kt-고양 오리온스와의 경합 끝에 문태종을 데리고 갔다.

LG는 ‘김시래-문태종-김종규(원주 DB)-데이본 제퍼슨-크리스 메시’로 이어지는 화려한 라인업을 갖췄다. 빈틈이 없었다. 울산 모비스와 동일한 승패(40승 14패)-동일한 상대 전적(3승 3패)을 기록했다. 모비스와 상대 공방률에서 앞선 LG는 2013~2014 시즌 정규리그 우승 팀이 됐다. ‘창단 후 첫 정규리그 1위’. LG의 감격은 컸다.

정규리그 MVP는 문태종의 몫이었다. 문태종의 기록이 독보적인 건 아니었지만, 문태종은 LG를 항상 위기에서 구했다. 특히, 데이본 제퍼슨과의 2대2는 알면서 막기 힘든 옵션이었다. 이제 문태종에게 남은 건 통합 우승이었다.

[문태종, 2013~2014 시즌 챔피언 결정전 일자별 기록]
 - 1차전 : 32분 57초, 14점 5어시스트 3리바운드(공격 1) 1스틸 1블록슛 -> LG 패
 - 2차전 : 31분 16초, 15점 6리바운드(공격 2) 3어시스트 1스틸 -> LG 승
 - 3차전 : 30분 17초, 25점(2점 : 5/7, 3점 : 4/4) 3어시스트 1리바운드 1스틸 -> LG 승
 - 4차전 : 35분 34초, 20점(2점 : 2/2, 3점 : 4/7) 6리바운드(공격 1) 1어시스트 1스틸 -> LG 패
 - 5차전 : 35분 24초, 15점(2점 : 5/8) 5리바운드(공격 2) 4어시스트 1스틸 -> LG 패
 - 6차전 : 34분 4초, 12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1블록슛 -> LG 패

창단 첫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LG는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4강 플레이오프 상대는 부산 kt. LG는 첫 경기에 다소 고전했지만, 63-58로 이겼다. 그 후 kt와의 전력 차를 보여줬고, 3전 전승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2000~2001 시즌 이후 13년 만에 최후의 무대로 올라섰다.

LG의 상대는 모비스. 위에서 말했듯, 모비스는 마지막까지 LG를 괴롭힌 팀이다. ‘양동근-문태영(현 서울 삼성)-함지훈-로드 벤슨-리카르도 라틀리프(귀화 후 라건아로 개명)’로 이어지는 탄탄한 라인업과 풍부한 우승 경험을 지닌 팀. LG와 모비스의 마지막 승부는 피를 튀길 것 같았다.

문태종과 문태영의 대결 구도는 더욱 그랬다. 두 형제는 챔피언 결정전 미디어 데이에서 미소를 보였지만, 코트에서 그렇지 않았다. 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전투 의지와 각자의 강점을 코트에서 보여줬다.

문태종은 LG의 원투펀치답게 공격을 주도했다. 고비마다 정확한 3점슛을 터뜨렸고, 제퍼슨과의 2대2로 다양한 공격 옵션을 만들었다. 특히, 3차전에서는 양 팀 선수 중 최다 득점과 10점 이상 선수 중 최고의 야투 성공률(약 82%)를 보여줬다. 그 결과, LG는 3차전까지 2승 1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모비스가 ‘문태종-제퍼슨 2대2’에 집중하면서, 문태종은 지쳐갔다. 나이로 인한 체력 저하 또한 문태종의 발목을 잡았다. LG와 문태종은 4차전부터 3경기를 내리 졌다. 창단 첫 플레이오프 우승과 KBL 데뷔 첫 플레이오프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태종의 기량은 많은 이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문태종의 동료였던 김종규는 “정말 농구의 신 같았다. 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너무 쉽게 한 형이었다. 30대 후반에도 이런 기량을 보여줬는데,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줬는지 궁금하다”며 문태종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문태종을 상대편에서 본 양동근(울산 현대모비스)도 “(문)태종이형의 경기력이 MVP를 했던 시즌과 그렇지 않은 시즌의 차이는 없었던 것 같다. 워낙 잘 했던 형이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도 워낙 유명한 선수였다. 우리와는 레벨이 다른 선수였다”며 문태종을 평가하는 것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문태종은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에도 큰 기여를 했다. 2014 FIBA 농구 월드컵에서 노련함과 슈팅 능력을 보여줬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필리핀과 이란 등 강호에게 ‘태종대왕’의 위엄을 보여줬다. 덕분에,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았다.

문태종은 2015~2016 시즌부터 고양 오리온 유니폼을 입었다. 문태종의 해결 능력은 변하지 않았다. 문태종이 해결사가 된 오리온은 고양에서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우승을 경험했다. 2018~2019 시즌에는 울산 현대모비스의 통합 우승을 견인하기도 했다. 통합 우승과 함께 명예롭게 은퇴했다. 많은 슈터들에게 큰 가르침을 남겨주고, 한국을 떠났다.

사진 제공 = KBL

손동환  sdh2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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