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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코 인사이드] ‘KBL의 데빈 부커를 꿈꾼다’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은 남자, 현대모비스 김국찬

[바스켓코리아 = 김준희 기자] 11월 11일. 누군가에게는 ‘빼빼로데이’, 누군가에게는 ‘농업인의 날’로 불리는 날.

데뷔 3년 차 포워드 김국찬에게 이날은 그의 농구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특별한 날이 됐다. 울산 현대모비스와 전주 KCC의 2대4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은 날이기 때문.

이제 막 날갯짓을 시작하려던 그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리고 그는 이 기회를 잡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을 준비가 됐다.

<바스켓코리아>에서 올 시즌 가장 뜨거운 남자로 떠오른 김국찬을 만났다.

※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12월호 웹진에 게재된 글을 수정/각색했습니다. 인터뷰 시점은 2019년 11월 28일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KBL은 지난 11월 25일부터 29일까지 짧은 방학에 들어갔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선수들에게 주어진 달콤한 휴식. 그러나 마냥 쉴 수는 없다.

휴식기 이후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도 마찬가지였다. 휴식기 동안 재정비와 함께 실전 감각을 위한 훈련이 한창이었다.

용인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체육관. 오전 훈련이 끝난 김국찬을 만날 수 있었다. 체육관에서 기자를 기다리고 있던 김국찬은 다소 지친 듯 의자에 쓰러져있었다. 인사를 나눈 뒤, 준비한 질문지와 함께 인터뷰를 시작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트레이드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날 타임라인을 기억하시나요.
평소와 똑같이 아침에 출근했어요. 사무국 직원분께서 잠깐 올라오라고 하시더라고요. (트레이드에 대한 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사전 정보가 전혀 없었으니까요. 조금 이따가 (박)지훈이 형이 먼저 얘기해주더라고요. 기사 보라고요. 놀랐죠. 트레이드될 줄은 전혀 몰랐으니까요. 갑작스럽고, 당황스럽더라고요. 이후에 단장님께 공식적으로 말씀을 해주셨죠.

정신이 하나도 없었겠네요.
소식을 접한 이후에, 바로 박구영 코치님께 전화가 오더라고요. 20분 있다가 도착하신다고요(웃음). 그때부터 짐부터 싸기 시작했죠. 차 타고 체육관에 도착해서 조금 쉬다가, 남아있는 선수들과 간단하게 패턴을 맞춰봤어요. 그날은 그렇게 지나간 것 같아요.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죠.

KCC에서 나오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뭐예요?
‘잘해야겠다’ 이런 것보단, 그냥 무서웠어요. ‘낯선 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나마 다행이었던 게, 같이 온 선수들이 있었잖아요.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나 코치님, 선수들은 뭐라던가요.
다 같이 짧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가서 잘할 수 있을 거라고 격려의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선수들도 가서 잘하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유)현준이랑 (최)승욱이 형이 많이 아쉬워했어요. ‘어디 가냐’고 그러더라고요(웃음).

현대모비스 체육관에 도착했을 땐 무슨 생각이 들었나요.
사실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나요. 경기 일정을 봐도, KCC에 먼저 눈이 가요. 적응이 잘 안 돼요.

밖에서 바라본 현대모비스와 안에서 바라본 현대모비스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현대모비스란 팀이 되게 명문 구단이잖아요. 우승도 많이 하고, 성적도 좋고. 다만 밖에서 봤을 땐 딱딱한 이미지가 있었어요. 와서 직접 운동하니까, 따뜻해요. 형들도 가까이서 잘 챙겨주세요. 워낙 감독님께서 중심을 잘 잡아주셔서 큰 어려움은 없는 것 같아요.

유재학 감독님께선 어떤 말씀을 주로 해주시나요?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 많이 지적하세요. 감독님의 한 마디, 한 마디를 통해 자신감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뭔가를 바라시기보다는, 제가 가진 능력들을 아시기 때문에 격려해주시고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하세요. 그런 부분들이 제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이적 후 그야말로 ‘괄목상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이적 전 12경기 평균 8.1점→이적 후 5경기 평균 15.6점). 비결이 뭘까요?
전에 있던 팀에 비해 롤이 많아졌어요. 좀 더 많은 기회가 오는 것 같아요. 출전 시간도 길어졌고요. 감독님께서 ‘날 믿어주신다’는 게 느껴지니까, 그게 영향이 큰 것 같아요. 실수하더라도, 믿음을 주시고 이해해주시니까 좀 더 자신감 있게 플레이할 수 있고요. 팀에서도 제가 적극적으로 하길 바라세요. 저도 그렇게 하려고 하고요.

시계를 잠시 돌려볼게요. 2017년 드래프트 직전 큰 부상(무릎 십자인대 파열)을 당했잖아요. 당시 상황을 기억하나요.
MBC배 대학농구대회에서 상명대랑 경기였어요. 그 경기가 한 달 정도 쉬다가, 운동 이틀 하고 나간 경기에요. 발등이 좀 안 좋았어요. 밸런스도 안 맞았고요. 막판에 동점 상황이었어요. 1대1 하다가 파울을 얻었는데, 무릎을 부딪혔어요. 자유투 기회를 얻어서 1구는 넣고, 2구째 때는 더 이상 못 뛸 것 같아서 백보드를 맞췄는데 그게 들어가더라고요. 절뚝거리면서 수비하고 경기를 마쳤죠.
다쳤을 땐 별거 아닌 줄 알았어요. 밤에 무릎이 너무 아프길래 불을 켜보니까 무릎이 많이 부어있더라고요. 새벽 2시였는데, 너무 아프고 무서웠어요. 어머니도 새벽이라 전화를 안 받으시고… 트레이너가 있던 것도 아니었고요. 어머니가 다시 전화 주시기 전까지 계속 얼음을 대고 있었어요. 당시 대회 장소가 영광이다 보니 체계적인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광주까지 가서,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죠. 깁스하고, 목발 짚고 혼자 올라가는데 너무 서럽더라고요. 그렇게 병원에 가서 받은 진단이 십자인대 파열이었죠.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땐 느낌이 어땠나요.
철렁했죠. 지금 같은 시기에… 많이 무서웠던 것 같아요. 좌절감도 느껴졌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5순위라는 낮지 않은 순위로 KCC에 지명이 됐어요.
순위에 대한 건 다치기 전부터 신경 쓰지 않았어요. 높은 순위로 간다고 좋은 게 아니고, 자기한테 맞는 팀에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재활 과정은 어땠나요.
재미없었죠. 하기 싫었어요. 한두 달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요. 프로 오기 전 3달 정도 되는 동안 계속 재활을 했어요. 프로에 와서도 한 시즌을 통째로 재활을 했고요. 팀 훈련에 복귀할 때쯤이 2018-2019시즌 준비할 때쯤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팀원들과 같이 운동을 했어요. 그냥 다시 뛰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참고 했던 것 같아요. 하루빨리 복귀하고 싶었어요.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보강운동도 많이 했고요. 

2018-2019시즌 드디어 1군에 데뷔했어요. 당시 경기를 기억하나요.
그때 상대가 현대모비스였던 것 같아요. 그날 경기에서 이겼었어요. 2쿼터에 코트에 나섰는데, 많이 떨리더라고요. 그래도 뛰다 보니까 적응이 됐어요.

데뷔전에서 기분 좋게 첫 승을 거뒀지만, 사실 그 시즌에 두 자릿수 득점이 하나도 없었어요. 지금 돌아보면 어때요?
많이 배웠다고 생각해요. 기술적인 것과 정신적인 부분 둘 다요.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는 걸 많이 깨달았어요. 조금 부진하더라도, 찬스에선 바로 던질 수 있는 자신감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죠. 기복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아쉬운 시즌을 보낸 뒤, 올 시즌 개막전 서울 SK와 경기에서 3점슛 4개 포함 20점을 폭발시켰어요.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어떤 건가요.
팀에서 저에게 원하는 스타일이 확고했어요. 그 부분에 맞춰 좀 더 간결하게 하려고 생각을 많이 했어요. 비시즌에 운동도 많이 했고요. 당시엔 힘들고 아팠지만, 시즌 직전 운동량을 떨어뜨리니까 확실히 몸이 올라오더라고요. 볼 없는 움직임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타이밍이나, 움직이는 길을 많이 배우려고 했어요. 감독님께서 많이 알려주시기도 했고요.

김국찬 선수가 생각하는 자신만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뭔가요?
긴장을 잘 안 하는 편이에요. 코트에 들어가면 관중들이 안 보여요. 그래서 좀 더 제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외적인 것에 크게 영향을 안 받아요. 그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웃음).

이건 개인적으로 궁금한 점이에요. SK 안영준 선수와 어린 시절부터 같이 농구를 했더라고요. 그러면서 라이벌로 언급되기도 했는데, 혹시 안영준 선수에 대한 라이벌 의식이 있나요?
제가 항상 (안)영준이 이야기 나올 때마다 말하는데, 라이벌은 아니에요. 라이벌이면 플레이 스타일이 어느 정도 겹쳐야 하는데 저와 (안)영준이는 하늘과 땅 차이에요. 라이벌 의식은 없고, 그저 같이 어릴 때부터 농구했던 친구 정도라고 생각해요. 다만, 저와 (안)영준이가 라이벌 구도가 형성돼서 그게 흥행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하고 싶어요. 근데 그게 의미가 있을까요(웃음)? 저랑 (안)영준이가 아직 그런 급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냥 성장 가능성이 높은 어린 선수들이죠.

김국찬 선수의 농구 인생에 이번 트레이드는 어떻게 기억될까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잠깐 잘한다고 해서 제가 A급 선수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려고 해요. 한 발 더 뛰고요. 그게 제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열심히 뛰고, 몸 관리도 잘해야 할 것 같고요. 그런 부분만 생각하고 있어요. 차근차근 한 발씩 나아가야 할 것 같아요.

마지막입니다. ‘현대모비스 김국찬’으로서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예전부터 데빈 부커(NBA 피닉스 선즈)를 좋아했어요. 그 선수가 대학 땐 득점력이 높은 선수가 아니었어요. 프로에 와서 기회를 받으면서 폭발했죠. 슈팅 위주의 선수지만, 드리블 능력도 있고요. 기회를 받고, 자신감을 찾으니까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플레이하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여러모로 저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지 않나요?

※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으시다면? ☞ 바스켓코리아 12월호 웹진 보기

사진제공 = KBL

김준희  kjun0322@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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