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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코 인사이드] ‘리그 최고의 별’ 이정현...KCC, 국가대표 그리고 금강불괴

[바스켓코리아 = 이성민 기자] 어느덧 리그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2년 전 역대 최고 연봉(9억 2000만원)을  거머쥐며 새 역사를 쓴 사나이. 안양 KGC에서 전주 KCC로 적을 옮긴 그는  어느덧 전주 KCC의 푸른 유니폼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가 됐다. 전주 KCC의 심장이 된 이정현의 이야기다. 

농구 인생 전체가 도전과 증명이라는 단어로 가득 차 있는 이정현.  바스켓코리아에서 웹진 창간호 영광의 첫 순서로 현재도 KBL 새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이정현을 만나보았다.

바스켓코리아 7월호 웹진에 실린 기사입니다. (인터뷰 시점은 5월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시즌이 끝나고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비시즌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시즌이 끝나고 푹 쉬고 있어요. 좋지 않은 부위를 치료하면서 회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그간 못 만났던 지인들도 만나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SNS를 보면 유독 술자리를 많이 갖는 것 같습니다. 지인들과 술자리를 갖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가요?
지인들을 만나서 시간 보내는 것을 좋아해요. 시즌 때 워낙 바쁘다 보니 많이 못 만나잖아요. 그래서 비시즌에 최대한 자주 만나려고 하는 편이에요. 지인들을 만나면서 힐링을 하는 거죠.

2주만 놀아도 죄책감을 느낀다는 선수들이 여럿 있는데 본인은 어떤가요?
저도 어릴 때는 1, 2주만 쉬어도 죄책감을 느꼈어요. 그런데 나이가 드니 최대한 많이 쉬고 싶어요. 그리고 FA 이후 지난 2년간 쉴 새 없이 지내왔기 때문에 지금은 휴식 시간을 줘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휴식이 곧 끝날 예정이에요. 국가대표 예비 엔트리에 뽑혀서 슬슬 몸만들기에 돌입해야 하기 때문이죠. 아쉬워요.

비시즌에 꼭 하는 것이 있나요?
집에 꼭 들러요. 가족들을 만나서 쉬는 게 너무 좋거든요. 시즌 때 홀로 있다 보니 가족의 소중함을 더욱 느낍니다. 이때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해요.

이정현은 올 시즌 생애 첫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기대했던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이정현 개인에게는 분명 많은 의미가 담긴 시즌이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 MVP 수상을 통해 명실상부 KBL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거듭난 이정현이다.

올 시즌을 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이정현에게 2018~2019시즌은 어떤 시즌이었나요?
항상 그렇지만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어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으니까요. 팀의 주축 선수이자 고액연봉자로서 미안해요. 사실 시즌 초반에 스트레스가 정말 심했어요. 국가대표에 다녀오느라 팀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팀이 삐걱댔고, 결국 추승균 전 감독님께 죄송한 결과를 드리고 말아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이후에 부임하신 오그먼 감독님께서 선수들을 잘 다독여주셔서 반등의 기점을 마련, 의기투합해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간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에요. 현대모비스를 못 넘은 것은 너무 아쉽지만, 적어도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으니 이것 역시 다행입니다.

시즌 전 우승 후보였는데 왜 이렇게 흔들렸던 것일까요?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상위권 팀들은 결국 조직력으로 갈리는 것 같아요. 현대모비스는 (함)지훈-(양)동근-라건아로 이어지는 합이 좋고, 전자랜드도 선수들끼리 3년 이상 합을 맞춰왔잖아요. 하지만, 저희는 그러지 못했어요. 부상 선수도 많았고, 팀 운동량도 적었죠. 경기력이 좋을 때도 있었지만, 안 좋을 때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에요. 조직력의 미세한 차이가 아쉬운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정상 전력으로 경기에 임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던 KCC였어요. 그런 면에서 본인에게 주어진 짐이 상당히 무거웠을 것 같은데, 힘들지는 않았나요?
올 시즌 정말 지독하리만큼 부상이 많았어요. 주축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10경기 이상 빠졌더라고요. 팀이 합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주축 선수들이 이탈하면서 힘이 빠져버렸어요. 그래도 식스맨 선수들이 잘해줘서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아쉬운 건 감출 수 없는 게 사실이에요. 그래도 힘들지는 않았어요. (하)승진, (신)명호, (전)태풍이형이 힘을 많이 실어줬거든요. 후배들도 저를 잘 따라와 줘서 힘이 더 났어요.

어려운 시즌이었던 만큼 배운 것도 많았을 것 같아요.
그렇죠. 저는 KCC에 온 이유가 명확해요. 우승하고 싶어서죠. KCC에는 능력 좋은 선수들이 많아요. 하지만 지금까지 상황이 따라주지 않아 아쉬움이 남아요. 그래도 올 시즌을 통해 리더십과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배웠어요. 후배들을 챙기고, 선배들을 따르면서 한층 더 성장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베테랑으로서 해야 할 일들을 인식한 시즌이 됐다고 봐요. MVP를 받았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요. 올 시즌 많이 배웠으니 내년에는 우승팀에서 다시 한번 MVP를 수상하고 싶습니다.

이정현 선수 개인적으로는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오그먼 감독님도 NBA로 데려가고 싶다고 얘기를 했잖아요. 올 시즌 자신의 경기력은 어땠나요?
NBA에 데려가고 싶다는 얘기는 주축 선수에 대한 예우라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NBA에 갈 수 있는 확률이 0.001%도 안 된다고 봐요. 그저 감독님께서 조금 더 힘내라고 응원을 해주셨다고 생각해요. 물론 기분은 좋았죠. 그래서 힘들지만, 더 열심히 뛰어다닐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규리그 MVP 수상 당시 기분 어땠나요?
기분 좋은 것 반, 자괴감 아닌 자괴감 반이었어요. 우선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기쁨이 덜했어요. 팀 성적이 좋았으면 더 기뻤을 텐데 아쉬웠죠. 다만 꼭 받고 싶었던 상을 받았기에 최대한 기분 좋게 받아들이자고 생각했습니다.

동료들에게 MVP 기념 선물을 돌렸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선물까지는 아니고요(웃음). 소소하게 MVP 기념품을 돌렸습니다. 선수들끼리 밥도 먹었어요. 동료들 덕분에 MVP를 받았다고 생각해요. 또 KCC에 왔기에 받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어느덧 한국 나이로 33세. ‘고참’, ‘베테랑’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위치에 올라선 이정현이다. ‘고참’, ‘베테랑’이라는 단어는 안정감을 주지만, 동시에 발전의 끝이라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종목을 불문하고 수많은 고참급 선수들이 안정적인 마무리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이정현은 다르다. 리그 최고의 선수이자, 고참급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발전을 갈망한다. '금강불괴'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리는 선수답게 몸 관리 또한 철저하다.
 
어느덧 리그 고참급 선수 대열에 올라섰습니다. 아마추어 시절 그리고 프로 데뷔 후 지난 시즌까지 되돌아보면 어떤가요?
나이가 들면서 경험과 노하우가 쌓였어요. 저는 항상 부족한 선수라 생각하고 노력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게 저의 힘이죠. 저는 재능이 뛰어난 편이 아니기에 좋은 선수들과 견주기 위해선 노력하고 발전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고요.

현장을 다니면서 지도자들을 만나보면 이정현이란 선수는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라는 평가가 자자해요. 리그 최고의 선수로서 후배들 그리고 한국 농구의 유망주들에게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대학 선수들만 봐도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아요. 다만 자율적인 훈련 분위기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것만 잘 잡는다면 분명 좋은 선수가 될 거예요. 다만 요즘 어린 선수들을 보면서 느끼는 아쉬운 점이 하나 있어요. 지나칠 정도로 기술적인 부분에만 치중한다는 것이에요. 1대1만 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농구는 5대5 경기예요. 자기가 해야 할 플레이에 팀플레이를 접목한다면 더 훌륭한 선수가 될 거예요.

이정현 선수는 ‘금강불괴’란 별명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잖아요. 다치지 않는 건강한 신체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부모님이 잘 물려주신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신체적인 능력에 한계가 있어 아쉬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안 다치는 것도 재능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신체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재활, 보강 훈련에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잘 쉬고, 잘 먹고, 꾸준하게 보강 훈련을 해온 것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보강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부상 방지에 확실히 도움이 되나요? 
자기 몸에 대한 확신이 들어요. 그래서 중요한 거예요. 근력이 빠지면 부상을 당하기 쉬워지거든요. 항상 몸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금강불괴만의 보양식은 따로 있나요?
도핑 때문에 아무거나 못 먹어요(웃음). 도핑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몸에 좋은 것을 찾아 챙겨 먹지는 못해요. 그저 밥을 많이 먹고, 영양제를 잘 챙겨 먹는 편이죠.

이정현은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중심이자 해결사다. 별 문제만 없다면 오는 8월 31일부터 중국에서 열리는 2019 세계 남자 농구월드컵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정현은 이번 농구월드컵에서의 1승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국가대표 예비 엔트리에 들었습니다. 농구월드컵을 바라보는 국가대표이기에 그 의미가 남다를 듯한데요.
저에게 국가대표는 특별한 자리예요. 군 전역 후 다소 늦게 태극마크를 달았어요. 2015년도부터 올해까지 5년 정도 국가대표로 활동했는데, 갈 때마다 새로워요. 국가대표는 한국에서 농구를 가장 잘하는 12명이 모이는 자리잖아요. 더군다나 이번에는 농구월드컵이란 큰 대회를 나가니까 더 기대돼요. 저희가 예선전을 잘 치러서 밟는 무대인  만큼 부담을 갖기보다는 지금까지 해온 것을 다 보여주고 싶어요. 질 때 지더라도 강하게 부딪혀서 한국 농구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해요. 또 최고참으로서 후배들과 재밌게 농구하고 싶어요. 앞으로 3개월 정도 남았는데 잘 준비해서 꼭 최종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국가대표 최고참이라는 자리가 주는 무게감이 부담스럽지는 않나요?
막내 때는 국가대표에 들어가지 못했어요. 중참 시절부터 들어갔는데, 당시에는 잘하는 형들이 정말 많았어요. 그때는 형들이 하라는 것만 하면 됐지만, 이제는 제가 형들의 역할을 물려받아 후배들을 챙겨야 해요. 후배들을 좀 더 편하게 해주고 싶어요. 사실 대표팀에 올 정도면 알아서 다 잘하는 것이 사실이에요. 후배들이 하고 싶은 농구를 자신 있게 할 수 있도록 힘을 주고 싶어요. 물론 저도 최고참 선수로서 제 역할을 다해야 하겠죠? 후배들을 이끈다는 표현보다 함께 간다는 표현이 맞다고 봐요.

그동안 국가대표에서 해결사는 이정현이었잖아요. 국가대표 유니폼만 입으면 더 힘을 내는 것 같아요.
당연하죠. 국가대표는 영광스러운 자리잖아요. 제가 나라를 대표해서 나가는 것이기에 없던 힘과 사명감이 생겨요. 많은 분이 중요한 순간 제가 해결사로 나섰다고 말씀하시지만, 저 말고도 잘하는 선수가 정말 많아요. 제 포지션이 슈터라서 더욱 부각되는 것도 있고요. 국가대표에서는 누구든 해결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농구월드컵 목표가 있나요?
4년 전 스페인에서 5전 전패를 당했어요. 물론 이번 대회 상대 팀들 모두 저희보다 잘하지만, 경기 결과는 끝까지 가봐야 알 거예요. 많은 활동량으로 상대를 압박한다면 1승 정도는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정현의 2019년 목표는 농구월드컵 1승이 전부가 아니다. 이정현은 차기 시즌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전주 KCC의 영광 재현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2년간 이루지 못한 우승을 차지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다.

우승에 대한 자신감과 도전에 대한 생각은 변함없나요?
작년, 재작년 모두 대권에 도전했지만, 제가 부족해서 떨어졌어요. 아직 증명할 것이 많아요. 전주 KCC에서 저를 데려온 것은 우승 때문이라 보거든요. 동료들과 합을 잘 맞춘다면 리빌딩과 대권 도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전주 KCC에서의 3년 차 시즌에 챔피언 반지를 끼고 싶어요.

끝으로 팬분들에게 마지막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전주 KCC 이정현입니다. 지난 시즌 아쉬운 모습 보여드려 팬분들께 죄송했습니다. 다음 시즌 더 열심히 해서 꼭 챔피언이 되겠습니다. 전주 팬분들의 열성적 응원 잊지 않고 있습니다. 열심히 준비해 10월부터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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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신혜지 기자, KBL 영상 = 이현규 기자

김영훈  kim95yh@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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