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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Inside] 해리스/호포드 앉힌 필라델피아의 선택과 딜레마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의외의 계약으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ESPN』의 애드리언 워즈내로우스키 기자에 따르면, 필라델피아가 알 호포드(센터-포워드, 208cm, 113.4kg)와 계약했다고 전했다. 필라델피아는 호포드에게 계약기간 4년 1억 900만 달러를 안겼다. 다만 계약 중 9,700만 달러만 보장되는 조건이며, 1,200만 달러는 우승 시에 지급되는 보너스로 확정됐다.

당초 필라델피아는 지미 버틀러(마이애미)를 붙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 시즌에 필라델피아에서 팀을 잘 이끌어 준 그를 붙잡고자 최대 계약기간 5년 1억 9,000만 달러의 계약을 제시할 수 있었다. 필라델피아가 버틀러를 앉히기 위해 해당 조건에 버금가는 계약을 제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버틀러는 잔류가 아닌 이적을 최종적으로 택했다.

버틀러가 팀을 떠나면서 필라델피아는 토바이어스 해리스(5년 1억 8,000만 달러)와 재계약을 맺었다. 시장에서의 가치를 비쳐볼 때 둘 다 앉히기 어려웠던 만큼, 필라델피아는 버틀러와의 계약이 여의치 앉게 되자 곧바로 해리스를 붙잡았다. 해리스와의 계약소식이 전해지면서 필라델피아가 그나마 전력누수를 최소화하게 됐다.

오히려 해리스를 앉힌 것이 벤 시먼스와의 조합 문제와 외곽 지원 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됐다. 해리스의 값어치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안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자칫 해리스마저 놓칠 경우 필라델피아의 전력 약화는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이어 필라델피아는 호포드까지 붙잡았다. 이미 센터인 조엘 엠비드와 스트레치 포워드인 해리스가 버티고 있는 가운데 센터 겸 포워드인 호포드를 데려온 것이다. 호포드까지 데려오면서 필라델피아는 높이를 대폭 보강했다. 포워드를 내주면서 정작 빅맨을 데려왔다. 이미 엠비드가 있는 가운데 호포드의 영입은 완전한 이해가 쉽지 않았다.

시대 역행?

호포드는 NBA 진출 이후 포워드로 뛰길 바랐다. 하지만 마땅한 센터감이 없었기에 그는 주로 센터로 뛰는 시간이 많았다. 이는 애틀랜타 호크스에서 보스턴 셀틱스로 이적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애틀랜타에서도 파워포워드로 뛰었던 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포워드로 뛸 때도 이름값을 확실하게 해내면서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하지만 호포드는 줄곧 센터로 뛰어왔다. 기동력에서 약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이제는 30대에 진입했고, 20대 때의 기동력을 선보이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반대로 현대 농구는 거듭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필라델피아는 정작 호포드를 데려왔다. 벤치로 활용하기에 그를 불러들인 것은 아니며, 계약규모를 감안할 때 더더욱 주전으로 뛸 것이 유력하다. 호포드가 그토록 바라던 자리에서 뛰게 됐지만 이제 그가 현대농구에서 파워포워드로 적합할지는 검증됐다고 보기 어렵다.

지난 2010년대 초반 휴스턴 로케츠는 드와이트 하워드(워싱턴)와 오머 아식을 동시에 기용했지만 실패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빠른 농구가 막 자리를 잡을 시기였다. 하워드가 지금처럼 뒤처져 있지도 않았다. 즉, 전성기 끝자락에 있던 하워드와 골밑에서 나름 영향력이 있던 아식이 뛰었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하워드가 역할상 파워포워드로 나섰지만, 공수전환이 늦었고 공격에서 공간창출과 전술상 제약이 많았다. 결국 둘의 조합은 실패로 끝났다.

호포드의 합류로 해리스가 스몰포워드로 나서야 한다. 해리스도 데뷔 이후 스몰포워드로 주로 뛰었지만, 최근 들어서 파워포워드로 출장했다. 큰 신장에 외곽슛을 장착하고 있어 스몰포워드로 뛸 때보다 파워포워드로 나설 때 오히려 공간창출과 기동적인 측면에서 팀에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즉, 필라델피아는 다가오는 2019-2020 시즌에 ‘엠비드-호포드-해리스’로 이어지는 프런트코트를 구축하게 됐다.

『ESPN』의 잭 로우 기자는 호포드의 영입을 두고 시대에 역행하는 부분을 꼬집기도 했다. 역으로 필라델피아가 상당히 큰 라인업을 구축한 부분을 높이 사기도 했지만 로우 기자의 발언에서도 드러나듯 우려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호포드가 상대 빠른 파워포워드 수비에 실패할 경우 엠비드와 매치업이 바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 엠비드가 포워드를 막게 된다면 그의 부담이 더욱 가중된다. 그의 수비 부담을 위해 호포드가 가세한 모양새지만, 막상 실전에서 엠비드가 힘들어질 여지도 없다고 보기 어렵다.

무엇보다 해리스가 상대 스몰포워드를 얼마나 잘 막을지도 관건이다. 해리스도 수비에서 상대 빠른 스몰포워드들을 묶지 못한다면, 또한 안쪽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이 또한 엠비드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며, 빠른 스위치가 이뤄지지 않을 시 필라델피아의 2선 수비가 자칫 중심을 잃을 수도 있다. 즉, 엠비드의 수비 부담이 지나치게 가중될 경우 그 또한 부상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

현재 추세에 따라 각 팀들이 빠른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필라델피아는 정작 장신 포워드 둘을 데려온 셈이다. 이 중 하나는 사실상 센터다. 당장 공수전환이 발생하고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낼 여지가 없지 않다. 필라델피아의 브렛 브라운 감독이 기동력에서 오는 단점을 얼마나 잘 상쇄시킬지가 관건이겠지만,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필라델피아의 선수영입에 따른 결과가 마냥 안정됐다고 판단하기 쉽지 않다.

높이 보강?

필라델피아는 기존 선수 영입이 여의치 않자 전략을 바꿔 높이 보강을 택했다. 이는 곧 엠비드가 호포드의 수비와 더는 마주하지 않아도 됨을 뜻한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토론토 랩터스를 맞아 마크 가솔과 서지 이바카의 집중 견제를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엠비드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도이기도 하다. 당장 보스턴의 골밑 핵심 자원을 빼왔다. 유능한 득점원이자 수비수를 잃었지만, 높이를 채우면서 상대 전력을 약화시킨 점은 고무적이다.

필라델피아는 마지막으로 성공적이었던 트윈타워를 그려야 한다. 지난 1990년대 말에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데이비드 로빈슨과 팀 던컨으로 이어지는 압도적인 더블포스트를 구축했다. 로빈슨의 부상으로 인해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던 샌안토니오는 지난 1997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가졌고, 던컨을 지명했다. 이후 던컨은 팀을 5번이나 우승으로 이끌었으며, 리그를 지배해왔다.

다만 당시는 지금처럼 빠른 농구가 펼쳐질 때가 아니었다. 외곽보다는 골밑 전력이 중요했으며, 그랬기에 샌안토니오가 추구하는 농구가 빛을 발휘할 수 있었다. 또한 던컨이 상대적으로 어렸던 만큼, 대학 때까지 센터로 뛰었던 그가 파워포워드 자리에 어느 정도 안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호포드는 나이가 적지 않다. 운동능력에 의존하지 않는다지만 현 흐름에서 파워포워드로 성공적으로 뛸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라델피아는 호포드를 택했다. 분명한 것은 스피드는 내줬지만 제공권은 확실하게 잡게 됐다. 반대로 엠비드가 골밑에서 부담이 줄어든 부분도 있으며, 오히려 호포드가 하이포스트에서 스크린과 패스를 통해 동료들의 득점을 도울 수도 있다. 버틀러 사인 & 트레이드를 통해 조쉬 리처드슨을 데려온 부분도 일맥상통한다. 시먼스를 공이 없을 때 움직이게 할 여지가 마련됐다.

현재 구성된 라인업을 보면 리처드슨을 제외하고 시먼스, 해리스, 호포드, 엠비드까지 모두 장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먼스를 백코트에 두는 필라델피아의 라인업 특성상 당연하지만 호포드와 해리스가 포워드로 뛰게 되면서 신장은 더욱 커졌다. 즉, 기동하는 측면에서 다른 팀들에게 덜미를 잡힐 수도 있지만, 게임페이스를 최대한 떨어트리면서 높이를 적극 활용한다면, 반대로 대부분의 팀들이 안쪽 구성이 탄탄하지 않은 만큼 필라델피아의 장신들의 공격시도를 막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해리스가 스몰포워드로 나설 때 불안한 부분도 없진 않겠지만, 반대로 미스매치를 만들 수 있는 부분도 긍정적이다. 데뷔 초반만 하더라도 주로 스몰포워드로 나섰지만, 지난 2016-2017 시즌부터 스몰포워드보다는 파워포워드로 뛰는 빈도가 훨씬 많았다. 호포드처럼 해리스도 데뷔 초반 자신의 역할 및 포지션으로 강제 복귀(?)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해리스가 스몰포워드로 잘 뛰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미스매치 창출에서 오는 이점도 있지만, 시먼스를 제외한 선수 전원이 외곽슛을 시도할 수 있는 부분은 긍정적이다. 비록 여타 팀들에 비해 다소 느릴지는 모르겠지만, 3점슛은 능히 던져줄 수 있다. 호포드는 지난 2015-2016 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꾸준히 평균 한 개 이상의 3점슛을 집어넣었다. 해리스는 평균 두 개 이상의 3점슛을 곁들일 수 있다. 개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장신 선수들임에도 외곽슛을 갖추고 있어 코트를 넓게 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엠비드가 골밑에 있는 사이 호포드가 하이포스트를 오가며 스크린을 통해 동료들의 이동을 도울 수 있다. 리처드슨이 있어 시먼스가 경기운영 부담에서 탈피, 공이 없는 움직임을 통한 움직임을 익힐 경우 필라델피아가 공격에서 갖게 되는 선택지는 의외로 많아질 수 있다. 또한 로테이션에 의해 라인업 조정이 가능한 부분도 긍정적이다. 48분 내내 장신들이 무조건 같이 뛸 필요가 없다. 오히려 상황과 시간에 따라 이들의 출전을 조정하면 된다.

로테이션에 의거해 엠비드와 해리스가 뛰면서 호포드가 자리를 오가고, 시먼스가 가드와 포워드를 넘나들 여지는 충분하다. 여기에 마이크 스캇(2년 980만 달러)과 카일 오퀸(1년 최저연봉)의 가세로 필라델피아 프런트코트는 다양한 색깔과 확실한 무게를 갖게 됐다. 결국 브라운 감독과 코칭스탭이 어떤 전술과 로테이션을 가져가느냐에 따라 높이가 극대화되면서 느린 약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사진_ NBA Mediacentral

이재승  considerate2@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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