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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코 인사이트] '천재 가드' 감독 이상민, 또 한번 지나친 시행 착오와 준비에 대한 이야기들
선수 시절 '천재 가드'라는 수식어와 함께 화려함을 누렸던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

[바스켓코리아 = 김우석 기자] 지난 시즌 10위라는 아쉬움을 경험했던 서울 삼성이 새로운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 달 말, 두 달간 휴식을 끝내고 2019-20 시즌 준비에 돌입한 삼성은 팀 훈련 3주 째를 지나치고 있었다. 화요일 오후 찾은 삼성 선수단은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하고 있었다.

5월 31일을 기점으로 국내 선수단 로스터를 완성한 이날 훈련에는 문태영, 임동섭, 김현수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합류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문태영은 다음 주 미국에서 돌아와 합류가 예정되어 있고, 임동섭은 존스컵 참가를 위해 국가대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김현수는 부상으로 인해 재활 중이다.

훈련장에 만난 이상민 감독은 밝은 웃음으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시즌이 끝난 후 마음 고생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이 감독은 지난 시즌의 충격적인 성적과 관련된 후유증을 많이 털어낸 듯 보였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로 먼저 인터뷰를 시작했다. 지난 시즌에 대한 기억(?)이었다. 이 감독은 “우리가 하려던 농구를 전혀 못한 시즌이었다. 터리픽 12때까지는 추구하려던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이뤄졌다. 시즌으로 접어들어 모든 것이 망가졌다. 속공과 얼리 오펜스가 기반이 된 시스템에 투맨 게임을 더한 농구다. 최근 3년 동안 외인을 찾기 위해 유럽이든 미국을 다녀왔지만, 어느 나라나 거의 비슷한 형태의 농구를 하고 있다. 얼리 오펜스를 시작으로 양쪽 45도에서 투맨 게임을 한다. 모두 가드가 중심이 된 농구다. 사실 외인 쪽이 좀 약하긴 했지만, 될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특히, 터리픽12에서 글렌 코지와 벤 음발라가 기대 이상으로 해냈다. 전력이 최고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연이어 이 감독은 “터리픽12 이후에 부상이 많아졌다. 복기해 보니 부상은 핑계라고 본다. 두 외국인 선수가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가장 컸다고 본다. 특히, 코지가 KBL에 전혀 적응하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갈 때 고맙다고 하더라. 더 일찍 보낼 줄 알았다고 했다. 터리픽 12에서 너무 잘해주었다. 득점력에 장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 말처럼 터리픽12에서 코지 활약은 그야말로 ‘언빌리버블’이었다. 당시 자신보다 몸값이 두 배는 더 나간다는 평가를 받았던 중국 광저우 팀 미국인 가드와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삼성은 대단했던 코지 활약에 더해진 '터리픽12'를 통해 확실히 에이스로 낙점 받았던 이관희의 존재감 그리고 김태술과 음발라의 알토란 같은 활약에 힘입어 NBA 리거 등이 다수 포진된 중국과 일본 팀을 넘고 3위에 입상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당시 울산 현대모비스는 광저우에게 패하며 예선 탈락을 경험했다. KBL 시즌을 위한 일종의 예방주사가 되었던 경험이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시즌 통합 우승과 함께 V7을 일궈냈다. 

계속 대화를 이어갔다. 이 감독은 “많았던 부상에 대해 다각도로 해석을 해보았다. 작년에는 연습 게임을 다소 일찍 시작했다. 6월부터 했다. 몸이 조금 덜 만들어진 상태였던 것 같다. 그게 하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 후 “올해 비 시즌에는 기본적으로 체력과 웨이트 많이 소화할 생각이다. 타 팀보다 연습 경기 늦을 것 같다. 7월 중순부터 할 생각이다. 위에 언급한 대로 많은 부상의 한 가지 이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작년에 연습 경기 아닌 연습 대회를 너무 많이 참가했다고 본다. 대회 참가는 나름의 긴장감이 있다. 선수들에게 부하가 걸렸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시행착오에 대해 인정하는 멘트를 남겼다.

지난 시즌 삼성의 부상 이력을 살펴보자. 화려(?)하다. 천기범과 장민국이 시즌 개막에 참여하지 못했다. 둘 다 골절상이었다. 시즌이 얼마 지나지 않아 김동욱과 김태술도 골절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다음은 이관희 차례였다. KBL 데뷔 이후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보였지만, 시즌 중반을 넘어서 탈이 나고 말았다. 족저 근막염이었다. 팀 사정으로 인해 무리함을 더했던 이관희는 지금까지 재활 중이다. 이 감독은 ‘7월 중순이나 되야 정상적으로 팀 훈련에 합류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관희는 “내가 자청한 일이다. 사실 시즌 전 부터 좋지 못했다. 팀이 라운드 전패를 당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지나치고 있었고, 감독님께 우겨서 경기에 나섰다. 족저 근막염이 악화되었고, 많은 것을 느끼게 된 시즌 후반이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삼성은 ‘핑계’가 되고 싶지 않은 부상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하며 순위표 최하단에 이름을 올리며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이 감독은 또 하나의 이유를 설명했다. ‘동기 부여’라는 키워드였다. 이 감독은 “나도 선수 생활을 하면서 동기 부여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을 했다. KCC 시절 외국인 선수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던 시즌이 있었다. 당시 9위를 했다. 당시 선발했던 두 선수를 두고 국내 선수들 사이에 불만이 많았다. 시즌 내내 일체감을 갖지 못했다. 성적을 낼 수 없었던 시즌이었다. 지난 시즌 삼성이 딱 그랬던 것 같다. 코지와 음발라가 생각보다 잘해냈지만, 네임 밸류에서 밀리면서 국내 선수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고, 시즌 시작부터 동기 부여와 관련해 어려움이 있었다. 커뮤니케이션도 잘 되지 않았다. 동기 부여에 실패했던 시즌.”이라며 자신이 외인 선발에 대해 책임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더했다.

'천재 가드'라는 명성을 되찾아야 하는 '감독' 이상민

대화 주제를 미래로 옮겨갔다. 지난 시즌은 이미 ‘시행착오’라는 단어와 괘를 같이 하고 있었다. 베스트 파이브부터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취재진이 이야기한 ‘천기범, 이관희, 임동섭, 김준일, 외국인 선수’라는 이름에 절반의 동의를 하는 제스처를 취한 후 “(김)동욱이 1,2번을 번갈아 소화할 것이다. (이)관희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생각하는 백업은 (문)태영이와 (장)민국이 정도가 될 것 같다. 태영이와 동욱이는 마지막 시즌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김)현수는 8월 초나 되야 들어올 것 같다. 1번은 확실히 아니다. (김)광철이와 (정)희원이는 아직 데리고 해보지 않았다. 보는 것과 같이 하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훈련을 해본 후 결정하겠다. 또, 내년 1월에 군에서 돌아오는 (이)동엽이를 1번으로 생각하고 있다. 대학 때 포인트 가드를 해낸 경험이 있다. 8월 초가 되면 대표팀에 나가 있는 (임)동섭이를 제외하곤 모두 들어올 것 같다. 동섭이는 끝까지 대표팀에 있으면 9월 초에나 팀에 합류한다.”고 말하며 차기 시즌 국내 선수 구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제 남은 건 전력에 40% 정도까지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였다. 이번 시즌은 2인 보유 1명 출전이다. 이미 한 구단 외인 구성을 끝내기도 했다.

이 감독은 “색깔이 다른 빅맨 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 4.5번과 3.5번 안쪽에서 선발을 생각 중이다. 인사이드 플레이는 무조건 해내야 한다. 전략적인 변화를 가하기 위해서는 3점슛도 던질 줄 아는 선수를 선발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이미 유럽을 돌며 몇 몇 선수들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이야기해 주었다.

자신의 농구 철학에는 변화를 주지 않을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키워드는 ‘속공, 얼리 오펜스, 투맨 게임’이었다.

이 감독은 “유럽에서 보니 골든스테이트에서 우승을 경험했던 인사이드 선수가 있었는데, 첫 번째 미션이 스크린이었다. 조금 놀랐지만, 해당 선수도 무리 없이 벤치에서 주문한 플레이를 소화하고 있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트랜지션이 기반이 된 농구는 가져갈 것이다. 전세계적인 트렌드다. 단 훈련 방법에는 분명한 변화를 가할 생각이다. 지난 시즌에 시행착오가 되었던 부분은 분명히 개선을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 감독 지도 철학은 ‘관리’보다는 ‘자율’적인 성향이 강하다. 훈련 때를 제외하곤 선수들을 거의 채근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삼성이 타 팀에 비해 분위기가 자유로운 느낌이 강한 이유다. 자신이 선수 때 경험했던 코칭 스텝의 필요 이상의 간섭이나 압박이라는 경험을 후배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수치를 정해주지 않는다. 부족한 거 있으면 그것만 하라고 한다. 잘하는 거 중요하다. 연습은 못하는 걸 하라고 주문한다. 개인 연습할 때 못하는 것을 80%를 하고, 잘하는 거 20% 정도 비율로 주문한다. 우리 팀에 100%를 하는 선수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연이어 선수 개개인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역시 시작은 이관희였다. 이번 시즌에도 이관희가 해내야 할 몫은 적지 않기 때문.

이 감독은 “포지션 별로 필요한 부분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관희에게 어시스트와 코트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천천히 하라면 해낸다. 20초를 돌리고 4초 동안 공격을 하라면 한다. 운영에 대한 부분은 조금 다르다. 여튼 지난 시즌을 통해 많이 늘었다.”고 말한 후 “1번보다 2번이 훨씬 힘들다. 경기 운영 등 할 것이 진짜 많다. 허재 선배를 보면 정답이다. 경기를 만들고, 득점을 올리고, 수비를 해낸다. 대표팀에서 (김)현준, (이)충희 선배가 있을 때 1번을 소화했다. 그렇게 까지는 바라지 않는다(웃음) 하지만 이제 정상급으로 성장해야 한다. 시야 넓히고, 2대2를 해서 주는 것 까지 알았으면 좋겠다. 공격은 어차피 된다. 투맨 게임은 타이밍을 알아야 한다. 밖에서는 보이지만, 막상 본인이 하면 잘 보이지 않는다.”며 이관희에게 자세한 주문을 넣었다.  

다음 주자는 천기범이었다. 이 감독은 ‘천 코지’라는 애칭으로 시작했다. 이 감독은 “힘 좀 빼라고 주문한다. ‘힘을 주고 하면 오래하지 못한다. 약게 하라. 리듬을 갖고 해라. 머리를 더 쓰면 좋겠다. 강약 조절 좀 해주면 된다’고 말한다. 작년에 정말 많이 이야기했다. 중,고, 대학 때에는 잘했다. 프로에서는 아직 아쉽다. 동료를 살려줘야 한다.”고 말한 후 “가드들 농구를 해야 한다. 기범이는 스피드와 슛이 애매하다. 그러면 동료를 확실히 살려줘야 한다. 공격은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주자는 김준일이었다. 이 감독은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다. 체력을 보완해야 한다. 비 시즌에 부족한 체력을 채워야 한다. 팀 플레이도 더 익혀야 한다. (이)승현이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공격적인 부분은 대등함 이상이다.”며 짧지 않았던 인터뷰를 정리했다.

그렇게 ‘천재 가드’ 이상민은 우여곡절 가득했던 한 시즌을 경험해야 했고, 차분함과 준비라는 키워드로 다가오는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진 = KBL 제공

김우석  basketguy@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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