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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코트에 선 '임내쉬' 임재현 “가족과 함께한 시간, 인생에 큰 힘"

[바스켓코리아 = 잠실학생/김준희 기자] "지금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 이 시간들이 앞으로 나의 인생에서 굉장히 큰 힘이 될 것 같다. 다음 일이 어떤 게 될지 모르겠지만, 뭘 하더라도 그 일을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오랜만에 코트에 선 임재현이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배재고와 양정고 간의 정기전이 열렸다. 올해로 8회 째를 맞는 대회는 그동안 양교 체육관을 오가며 실시한 것과 달리, 장소를 잠실학생체육관으로 옮겨 개최해 더 많은 양교 졸업생들이 참석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정기전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배재-양정 OB 간의 맞대결이었다. 양정고 OB는 이훈재 부천 KEB하나은행 감독과 표명일 양정고 코치를 필두로 송태영(양정중 코치), 최성오(전 WKBL 사무국장), 류영환(SK), 강바일(삼성), 전태현(건국대), 최진혁(상명대) 등으로 전력을 꾸렸다.

배재고는 이상윤 상명대 감독과 김태진 전자랜드 코치를 중심으로 윤진구(전 한국은행), 김만종(전 오리온스), 임재현(전 오리온 코치), 김준성(SK), 정성호(현대모비스), 정준원(LG), 이지운(DB), 박민수(하늘내린인제) 등이 뭉쳤다.

전반까지는 54-50으로 팽팽했다. 승부가 갈린 건 4쿼터였다. 배재고 OB가 3쿼터 한때 두 자릿수 점수 차까지 벌리면서 먼저 흐름을 잡았지만, 양정고가 쿼터 후반 거센 추격전을 펼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승부처, 배재고 OB를 이끈 건 임재현이었다. 임재현은 앞선에서 센스 넘치는 패스와 정확한 미드레인지 점퍼로 힘을 보탰다. 그의 노련한 경기 운영 덕에 배재고 OB는 무너지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결국 노련미에서 살짝 앞섰던 배재고 OB가 113-110으로 3점 차 신승을 거두며 즐거웠던 정기전이 마무리됐다. 이로써 배재고 OB는 정기전 3연승을 내달리며 5승 1무 2패의 성적을 거뒀다.

경기 후 임재현은 “(오랜만에 경기를 뛰어서) 죽는 줄 알았다. 작년 정기전 때 뛰고 1년 만에 경기를 뛰었다. 매년 뛰고 있는데 작년부터 잘 안되더라”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승리 소감에 대해 묻자 그는 “후배들이 너무 잘해줬다. 박민수는 물론이고 프로에 있는 정성호, 정준원 같은 선수들이 기본적인 걸 해줘서 경기 운영이 잘된 것 같다. 선배님들도 서포트 잘 해주셔서 (후배들한테) 꼭 이기자고 했는데, 그게 잘된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이어 “솔직히 경기 전에 잘 안될 거라 생각했다. 뛰다 보니까 그래도 예전 감각이 올라왔는데, 마음만 앞서고 몸이 안 따라주더라(웃음). 내년부터는 안될 것 같다”며 코트에서 보여준 모습과 달리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하프타임 때 정준원(LG)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임재현

올해로 8회 째를 맞은 배재-양정 농구 정기전. 본래 럭비 정기전에서 시작된 두 팀의 라이벌 관계를 농구로 가져와 그 역사를 잇고 있다.

임재현은 “아쉬운 건, 내가 선수 때 농구 정기전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있다. 잘할 때의 모습을 동문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은 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 그래도 늦게나마 선배님들이 이렇게 만들어주셔서 나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나이가 더 들더라도 배재-양정 정기전을 통해 농구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이야기를 돌려 근황에 대해 물었다. 임재현은 “1년 정도 푹 쉬고 있다. 복귀할 수 있는 곳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 그리고 후배들을 양성할 수 있는 쪽으로 알아보고 있다. 다시 농구판으로 와야 하지 않겠나. 아직 구체적인 건 없다”며 지도자로서 복귀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임재현은 고양 오리온 소속이던 지난 2016년 은퇴 후 곧바로 코치로 부임하면서 쉴 시간이 마땅치 않았다. 그런 그에게 근 1년의 시간은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그 무엇보다 값지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임재현은 “지금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두 아들이 있는데, 그동안 너무 소홀했다. 그래서 1년 동안 쉬면서 가족에 집중했다. 아이들도 너무 좋아하고, 잘 쉬고 있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덧붙여 “지금 이 시간들이 앞으로 나의 인생에서 굉장히 큰 힘이 될 것 같다. 다음 일이 어떤 게 될지 모르겠지만, 뭘 하더라도 그 일을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좋은 시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그 누구보다 성실하고 열심히 뛰었던 임재현. 지도자로서 그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도 많다. 임재현은 “빨리 현장으로 와야죠. 마음 한 켠에 항상 간직하고 있다. 조만간 좋은 모습으로 찾아 뵙도록 하겠다”고 메시지를 남기며 이날 인터뷰를 정리했다.

사진 = 김준희 기자

김준희  kjun0322@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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