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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투고] 강렬했던 농구에 대한 태도. 생각의 차원이 다른 일본 어린이 농구 교육

[바스켓코리아 = 이지환 칼럼니스트] 큰 화제가 있었다. 얼마 전, 일본 국가대표 선수들이 라커룸을 깨끗이 치우고 갔다. 기사로 보도됐다.

최근 몇 년간, 일본을 오간 필자는 당연히 그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학교 팀 또는 클럽 팀을 만나고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몸에 베어있던 인사와 말투, 사람이 아닌 무형의 존재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모습 등이 강렬하게 뇌리에 남았다. 우리와 명확한 차이가 존재했다.

체육관을 굉장히 깨끗하게 관리하며, 특별히 관리자나 사용자가 아니더라도 모두가 규칙을 지키며, 관리에 동참하는 습관이 있었다. 수동적이고, 강압적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내가 본 일본아이들은 자신을 표현할 줄 알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훨씬 더 많았다.

어느 날, 축구하던 아이들이 훈련이 끝나고 아무도 없는 경기장을 향해 일본어로 '오늘도 감사합니다. 내일도 잘 부탁 드립니다' 라고 인사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 문화가 강압적이고, 겉과 속이 다르며, 기계적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과연, 그보다 자유롭게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결국 어린 시절에는 어느 정도 통제와 규칙을 몸에 익히며, 이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감사한 마음, 스승을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코치들은 강압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아이들의 가능성을 최선을 다해 이끌어내고, 그 속에서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

일본 한 농구캠프를 참관할 기회가 있었다. 초등 1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남녀 구분 없이 모여 진행되는 캠프였다.

캠프 시작 전, 누가 호명하지도 않았지만 한 명씩 나와서 자신을 소개하고, 캠프에 대한 기대, 자신이 노력할 방향들을 차례차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했다. 매우 놀라운 장면이었다.

꼬마 아이들부터 중학생, 그리고 코치까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고 모두가 박수로 호응했다.

일본을 다녀온 후 필자의 캠프에서도 시도한 적이 있었다. 30명 가량의 아이들 중 제대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순간 의문이 들었다. 부족한 것이 아니라 경험할 기회가 적었던 게 아닐까.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일본에서는 어린 시절 학교에서부터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많이 교육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여자 어린이 농구는 크게 선수와 비 선수(클럽 혹은 학교체육)으로 나뉘어 있다.

일본을 처음 방문했을 때, 비선수로서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 실력에 대한 만족감을 가지고 일본을 방문했었다. 하지만 일본 친구들의 실력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 동안 선수들처럼 운동하지도 않고, 학업을 병행하면서 운동했다. 스스로 실력상승이 어렵다고 한계를 규정지었다. 일본 아이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았다. 단지 스스로를 위한 핑계였다.

일본 아이들은 일주일에 3번씩 운동하면서, 정상적 학교생활을 하면서도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스스로 가졌던 아이들에 대한 만족이 더욱 성장을 막은 것 같아 다시금 마음을 잡는 계기가 되었다.

운동량보다는 코치의 능력에 따른 동기부여를 통해 아이들은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 해 일본 감독님에게 '어떻게 아이들이 농구를 잘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드렸다.

일본 감독님은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운동할 수 있는 체육관에 감사하는 마음, 뒷바라지 해주시는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 가르쳐 주시는 코치님께 감사한 마음, 팀동료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마음이 아닐까 되돌아 보게 되었다. 요즘, 우리나라는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는 것들. 사실, 감사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아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강조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듬해 일본을 방문하였을 때, 다른 지역 클럽 팀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뛰어난 실력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최근 스킬 트레이닝이 유행하면서 볼 핸들링과 드리블에 관한 훈련을 하는 영상들을 많이 보고, 드리블을 잘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고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일본 아이들은 차원이 다른 드리블을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드리블을 경기 중에 자연스럽게 사용한다는 점이었다.

캠프를 총괄하는 코치는 더욱 특별한 이야기를 했다. 패턴 연습 전, 아이들을 모아 전술을 설명한 후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코치는 "농구 시합에 작전타임은 1분이 채 되지 않는다. 중요한 순간, 작전지시를 했을 때 5명의 선수가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전술을 완성할 수 없다. 너희들이 살아가면서 어른들의 잔소리를 많이 듣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어른들은 자세히 설명해 주지 않고, 때로는 짧은 지시를 유추해서 행동을 해야 할 때도 많다. 스스로 생각하고,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면, 전술도 훈련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때론 설명을 잘하는 것보다, 잘 듣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같은 훈련과 수업을 받으면서도 누군가는 잘하고, 누군가는 못한다. 내가 못하는 것을 불평하기보다, 조금 더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당연히 잘할 수 있게 된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라. 부딪히지 마라, 공을 잘 잡아라, 넘어지면 일어나라고 하는 것은 누가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생각하고 판단할 일이다. 농구를 잘하기 위해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인생을 살아가는데 더 필요한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아이들 모두 집중력 있게 훈련을 진행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소름이 끼칠 정도로 큰 배움을 얻었다. 농구가 스포츠에 그치지 않고 인생의 큰 교육이 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 독일, 미국 스포츠를 동경하고, 추구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나라 코치들과 선수들을 만나면서 느낀 것은 크게 다른 것은 없다는 점이다. 이기고 싶어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점은 다 같다. 농구를 잘하고, 예절이 바른 팀은 규칙을 잘 지키고, 엄한 감독님인 경우가 많았다.

어린 시절, 규칙을 지키고, 그것을 통하여 어른들이 가르치고자 하는 마음들을 배워나가는 교육을 해야 하지 않을까.

요즘 들어 우리나라 엘리트 팀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선들이 많다. 내가 만난 팀들은 대체로 예의 바르고, 인성적으로 훌륭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며 클럽 아이들에게 귀감이 된다.

오히려 클럽에서는 사교육으로 진행되다 보니 '교육적인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클럽에서 인성과 예절에 관련된 문제로 부모님, 친구들과 문제가 발생, 선생님께서 크게 속상하는 경우를 많이 목격하기도 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모든 것들이 일본 전체의 교육적 모습이라고 일반화할 수 없다. 하지만, 좋은 것들만 보고 배운다면 우리도 더욱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국에도 모두가 그렇진 않다. 하지만, 엘리트에 좋은 팀과 선생님들을 많이 만나고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선진국은 승패를 떠난 교육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꼭 그렇게 느껴지진 않는다. 승리를 위한 노력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오히려 한국에서는 너무 승패를 가르는 것을 나쁘게 보고,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고만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반문을 하고 싶다.

승패를 가르는 과정을 통해 좀 더 노력하게 되고 서로 존중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지지도 못하고 자라나는 아이들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결과를 받아들이고, 도전을 거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치관과 심신의 건강함을 가장 효율적으로 심어줄 수 있는 스포츠 교육환경이라고 확신한다.

이지환 선생은..... 

2006년 경희대학교 스포츠의학과를 졸업한 후 수원 PEC스포츠에 입사한 후 현재까지 여자스포츠클럽 저변 확대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 

글 = 이지환, 김우석, 류동혁 사진 제공 = 이지환 선생

김우석  basketguy@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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