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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빌딩 위해 성적 포기? 프로 아냐”...이상범 감독의 리빌딩론

[바스켓코리아 = 이성민 기자] “프로는 성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리빌딩을 한다고 성적을 포기하는 건 팬들을 무시하는 거다.”

원주 DB는 올 시즌 대대적인 리빌딩을 선언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챔프전 준우승을 일군 주축 멤버들이 은퇴 및 입대로 팀을 떠났기 때문. 윤호영을 제외하면 확실한 주전이라고 꼽을만한 선수가 없다. 올 시즌 샐러리캡(연봉총액 상한선) 24억 원 중에 16억8325만 원밖에 쓰지 않았다. 의무 소진율 70%를 겨우 넘겼다. 70.14%로 10개 구단 중 가장 돈을 적게 쓴 구단이다.

그런데도 DB는 예상 밖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11일 기준) 리그 6위(15승 17패)에 위치해있다. 시즌 전 유력한 최하위 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할 정도의 호성적. 일각에서는 “이러다가 DB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 아니냐.”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DB 입장에서는 뿌듯하면서도 슬슬 걱정되는 상황이다. 

시즌 전 예상을 깬 선전 덕분에 홈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선수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하다. 지난 시즌만큼 분위기가 좋다.

하지만, 현재 성적을 유지해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경우 내년 신인 드래프트 로터리픽 획득 확률이 떨어져 유망주 수집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더군다나 내년 신인 드래프트에는 박정현(204cm, 고려대), 김경원(198cm, 연세대), 박찬호(201cm, 경희대), 이윤수(204cm, 성균관대)로 이어지는 대학 4대 센터가 나설 예정. 빅맨이 부족한 DB 입장에서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선수들이다. 리빌딩을 선언한 팀이라면 ‘성적을 포기할까’라는 생각이 충분히 들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상범 감독의 입장은 단호하다. 내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로터리픽에 들지 못하더라도 현재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9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 고양 오리온의 시즌 네 번째 맞대결을 앞두고 만난 이상범 감독은 리빌딩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리빌딩을 하더라도 프로는 성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리빌딩을 한다고 성적을 포기하는 건 팬들을 무시하는 거다. 리빌딩은 이기면서 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선수들의 내부 경쟁과 성장이 리빌딩의 핵심이다. 새로운 선수 수급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존의 선수들을 얼마나 잘 성장시키느냐다.” 이상범 감독의 말이다. 

이상범 감독이 이토록 단호한 것은 이미 안양 KGC 감독 시절 리빌딩의 빛과 그림자를 몸소 경험했기 때문.

이상범 감독은 안양 KT&G(現 안양 KGC)의 코치, 감독대행을 거친 뒤 정식 감독으로 임명되어 2009년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추진했다.

당시 팀의 간판 주희정을 김태술(당시 서울 SK 소속)과 맞트레이드하는 한편, 양희종과 김태술(공익근무)을 동시에 군 복무에 임하게 해 2년 뒤를 내다봤다. 이어 신인 드래프트에서 박찬희, 이정현, 오세근을 연달아 지명하며 양희종과 김태술이 제대한 2011~2012시즌 KGC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다소 모험에 가까웠던 리빌딩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것. 온갖 수모와 고초를 온몸으로 받아낸 뒤 마주한 황금빛 결실이었다.

이상범 감독은 “당시 선수 수급이 쉽지 않았다. 팀도 돈이 많지 않아 신인을 뽑는 게 리빌딩을 할 수 있는 방법의 전부였다. 마침 우리는 1라운드 지명권 2장을 갖고 있었다. 박찬희와 이정현을 뽑으면서 앙희종, 김태술을 군대에 보내고 이들을 성장시키면 2년 뒤에 대권에 도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거기에 운 좋게 오세근까지 뽑으면서 리빌딩의 방점을 찍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KGC 시절 리빌딩 성공 사례를 DB에 그대로 대입할 수도 있었지만, 이상범 감독은 과감하게 포기했다.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KGC 시절에는 선수를 뽑아서 하는 리빌딩이 효과적이었다면, 지금은 기존의 선수들을 키워 단단하게 리빌딩을 진행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게 이상범 감독의 말이다.

이상범 감독은 “그때는 나오는 선수들이 메리트가 있다고 봤다. 소위 말해 즉시 전력감 선수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다르다. 생각보다 메리트 있는 신인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럴 바에는 기존의 선수들을 키워 리빌딩을 진행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흔히들 선수를 뽑아서 하는 리빌딩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선수를 키워서 하는 리빌딩도 있다. 우리 팀은 좀 더 안정적이고 단단한 리빌딩이 필요하다.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의 리빌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키워볼 만한 유망주들을 놓쳐도 아쉽지 않겠냐고 묻자 “아쉬운 건 있겠지만, 어떻게 하겠나. 우리는 프로다. 끝까지 싸워야 한다. 작년에도 리빌딩을 하겠다고 했는데 정규리그 우승까지 했다. 나 역시도 지난 시즌을 통해 많이 배웠다. 리빌딩을 이기면서 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내년에 대학 4대 센터가 나온다는데, 이들을 뽑겠다고 성적을 포기하는 건 프로가 아니다.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그러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보면 내가 다 즐겁다. 보람도 느낀다. 나도 그 속에서 성장한다. 이것이 진정한 리빌딩이고, 리빌딩의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웃음 지었다. 

나날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이상범 감독과 DB 선수단은 올 시즌 끝까지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상범 감독은 “성적과 리빌딩을 동시에 잡아보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과연 이상범 감독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진정한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을까. 간절함-투지로 무장한 녹색 군단과 함께하는 ‘리빌딩 전문가’ 이상범 감독의 당찬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제공 = KBL

이성민  aaaa13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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