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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Inside] 데릭 로즈가 보여준 인간 승리의 기적!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자기의 길을 걷는 사람은 누구나 다 영웅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진실 되게 수행하면서 사는 사람은 누구나 다 영웅이다.’ -헤르만 헤세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D-Rose’ 데릭 로즈가 그 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미네소타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유타 재즈와의 홈경기에서 128-125로 승리했다. 미네소타는 이날 승리로 연승을 이어가면서 다시금 5할 승률을 회복했다. 이날 미네소타에서는 주전 전원이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면서 활약했다. 유타를 상대로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지만, 막판 뒷심을 발휘하면서 끝내 유타를 따돌렸다.

이날 미네소타의 주득점원인 지미 버틀러가 출장하지 않았다. 가벼운 부상도 있었지만, 시즌 개막 전에 트레이드를 요구했던 만큼 트레이드 관철을 위해 경기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버틀러가 자리를 비우면서 미네소타의 전력은 더욱 약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네소타는 유타를 극적으로 꺾어내면서 최근 기분 좋은 연승을 이어가면서 중상위권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영웅은 따로 있었다. 바로 로즈였다. 로즈는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40분 51초를 뛰면서 가장 많은 50점을 퍼부었다. 50점은 로즈가 NBA 진출 이후 가장 많은 득점을 책임진 것이다. 그만큼 이날 로즈의 화력이 상당히 돋보였다. 로즈는 이날 버틀러의 공백을 틈타 주전으로 나섰고, 마침 주전 포인트가드인 제프 티그가 무릎 부상으로 결장하게 되면서 주전 포인트가드로 출장했다.

로즈는 이날 적극적으로 미네소타의 공격을 주도했다. 특히나 후반 들어 도너번 미첼(유타)의 공격이 거센 가운데서도 미네소타는 꾸준히 맞섰다. 로즈는 후반에만 34점을 적중시키면서 미네소타를 지탱했다. 루디 고베어가 든든히 골밑을 지키면서 수비를 책임진 사이 미첼이 미네소타 수비진을 흔들었다. 그러나 미네소타도 뒤지지 않았다. 로즈가 미첼과의 득점쟁탈에서 오히려 우위를 점했다.

양 선수의 명암은 4쿼터에 엇갈렸다. 로즈가 4쿼터에도 변함없이 득점포를 가동한 가운데 미첼은 4쿼터에 단 5점을 더하는데 그쳤다. 그 사이 로즈는 4쿼터에만 15점을 뽑아내면서 미네소타가 치고 나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비록 4쿼터에 다소 많은 4실책을 범했지만, 이날 40분 이상을 뛰면서 50점을 뽑아낸 그의 공헌을 감안하면 실책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로즈가 저돌적으로 공격에 나서지 않았다면 미네소타에겐 더 큰 위기가 올 수도 있었다.

그만큼 이날 로즈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는 빛났다. 로즈는 지난 21일 열린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원정경기에서도 28점을 책임진 바 있다. 이날도 버틀러가 나오지 못한 가운데 미네소타의 공격을 주도했다. 벤치에서 나서 28점이라는 상당히 많은 점수를 책임지면서 버틀러의 빈자리를 무색케 했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로즈가 이번 시즌에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다 확실하게 깨칠 수 있었다.

# 로즈, 지미 버틀러 결장 시

28일 vs 매버릭스 28점(.524 .400 .667) 5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 1블록 3점슛 2개

01일 vs 유타재즈 50점(.613 .571 .727) 4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 1블록 3점슛 4개

유타전은 그가 이전처럼 돌아온 것을 알린 서막이었다. 50점이라는 많은 득점을 올린 그는 4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 1블록을 고루 곁들였다. 득실에서도 +10을 보이면서 로즈가 코트 위에 있을 때 미네소타의 득실차가 안정적이었을 정도로 로즈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버틀러가 부재하고 칼-앤써니 타운스와 앤드류 위긴스가 각각 고베어와 조 잉글스에 다소 고전하는 사이 로즈가 공격을 주도하면서 미네소타의 공격 중심에 섰다.

전반에만 16점을 책임지면서 좌중을 놀라게 한 로즈는 후반 들어 더욱 맹렬하게 유타의 수비를 공략했다. 공격분포도 훌륭했다. 돌파, 중거리슛, 3점슛, 자유투를 고루 버무렸는가 하면 전성기 시절을 방불케 하는 돌파에 이은 플로터와 그 외 다양한 공격기술을 선보이면서 유타의 수비를 유린했다. 상황에 따라 여러 선수가 매치업이 되는 가운데서도 로즈는 이날 작정한 듯 공격에 임하면서 득점을 자유자재로 뽑아냈다.

더 놀라운 것은 로즈가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던 지난 2010-2011 시즌은 물론 지난 2012 플레이오프에서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기 이전에도 50점을 올린 적은 없었다. 그 정도로 이날 활약이 실로 대단했다. 말 그대로 로즈에게는 잊을 수 없는 밤이었다. 이는 미네소타 역사상 오랜 만에 나온 50점 경기이기도 했다. 지난 2014년 4월 12일에 코리 브루어가 51점을 뽑아낸 바 있다. 이후 좀처럼 미네소타는 50점과 인연이 없었다. 심지어 50점+ 60%의 필드골 성공률을 동시에 작성한 선수는 브루어와 로즈가 전부다.

로즈가 겪어야 했던 숱한 질곡들

더 놀라운 것은 따로 있다. 로즈가 이날 경기 전까지 마지막으로 40점 이상을 뽑아낸 적은 무려 2011년이다. 달력을 한참 다시 넘겨야 할 정도로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40점이라는 달콤한 맛을 봤다. 당연히 부상 이전의 시기로 모리스 포돌로프 트로피를 들어 올린 해로 지난 2011년 3월 19일에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2점을 폭발시켰다. 2011년 2월 18일에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홈경기에서 42점을 신고했던 로즈는 한 달 여 만에 다시 42점을 신고한 것이다. 해당 시즌에 로즈는 두 번의 40점 경기를 펼쳤으며, 이는 로즈가 이날 경기 전 여태껏 단일 경기에서 뽑아낸 최다 득점이었다.

시즌으로 계산하면 무려 8시즌 만에 40점 이상 고득점을 뽑아낸 것이며, 시간으로 계산해도 무려 7년이 훌쩍 넘은 이후다. 그 7년, 8시즌 동안 로즈가 겪은 일들을 일일이 나열하기도 쉽지 않다. 십자인대가 파열된 이후 로즈의 선수생활 지속여부에 이토록 컸던 빨간불이 켜졌을 것이라 예상한 이가 몇이나 됐을까. 워낙에 큰 부상이었고, 부상 이후 무릎을 부여잡고 일어서지 못했던 로즈의 모습을 지켜본 이들은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결국 2012-2013 시즌에는 단 한 경기도 뛸 수 없었다. 십자인대가 완전하게 파열된 만큼 최소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로즈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를 악 물고 재활에 나섰고, 복귀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문제는 다소 이른 복귀가 몸 상태를 회복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말았다. 로즈는 우려를 뒤로 하고 2013-2014 시즌에 돌아왔다. 하지만 컨디션이 온전치 않았다. 결국 로즈는 10경기를 뛴 이후 다시 전열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시즌아웃 가능성이 거론된 가운데 끝내 잔여일정을 소화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누구보다 코트 위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이고 싶은 그였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이후에도 인고의 시간은 계속됐다. 잔부상이 끊이지 않았다. 2014-2015 시즌에 51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내면서 부활의 서막을 알리나 했다. 그러나 몸 상태가 부상 이전과 확연하게 달랐다. 왼쪽 십자인대를 다치면서 돌파에서 치고나갈 때 힘이 확실히 약해졌다. 부상 이전에는 확실한 퍼스트스텝을 통해 상대를 제쳤고, 이후 기민한 동작과 발재간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전과 같은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부상 여파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한 시간이 길었고, 무엇보다 더 이상 예전과 같은 활동량을 보이기에 몸이 버티기 어려웠다.

시카고는 결단을 내렸다. 지난 2017년 여름에 로즈를 트레이드하기로 했다. 시카고는 로즈, 저스틴 할러데이, 2017 2라운드 티켓(데미언 닷슨)을 보내는 대신 뉴욕 닉스로부터 호세 칼데런(디트로이트), 제리언 그랜트, 로빈 로페즈를 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뉴욕은 카멜로 앤써니(휴스턴)과 함께 할 새로운 가드를 수혈했다. 앤써니와 로즈가 한솥밥을 먹게 된 것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불렀으며, MVP를 수상했던 로즈가 트레이드된 것만으로도 큰 사건이었다. 2010년대 붉은 유니폼을 상징하던 그의 트레이드로 시카고와 로즈의 동행은 종료됐음을 뜻했다.

[NBA Trade] 로즈, 뉴욕으로 트레이드! ...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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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로즈가 상심했을 터. 그러나 로즈는 주저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그는 뉴욕에서 나름대로 안정적인 시즌을 보냈다. 64경기에 나서 평균 32.4분 동안 18점(.471 .217 .874) 3.8리바운드 4.4어시스트를 올렸다. 여전히 작은 부상으로 결장하긴 했지만, 이전 시즌 시카고서부터 두 시즌 연속 60경기 이상을 뛰는데 성공하면서 이제는 ‘유리몸’이라는 오명을 떨쳐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잔부상은 그를 괴롭히기 일쑤였다. 경기 도중 로즈가 쓰러지기라도 한 날이면 많은 이들이 숨을 죽이기도 했다. 그러나 효율을 떠나서 뉴욕에서 어느 정도 건재함을 자랑한 그는 이후 계약에 대해서도 욕심을 보이기도 했다. 최고대우에 준하는 계약을 따내길 바라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시즌 후 계약이 만료된 그에게 선뜻 통 큰 계약을 제시한 팀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로즈는 르브론 제임스(레이커스)가 뛰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뛰기로 결심했다.

로즈의 클리블랜드행은 여러모로 파격이었다. 나름대로 살아난 로즈가 최저연봉(137만 달러)을 받기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제임스와 로즈의 관계가 돈독한 것은 일찌감치 알려진 것이지만, 이전 계약조건(5년 9,480만 달러)을 감안하면 큰 상당한 차이였다. 물론 코트를 호령하던 시절에 따낸 계약으로 당시의 로즈와 괴리가 적지 않았지만, 이전 시즌 2,130만 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던 그가 순식간에 150만 달러도 되지 않는 단년 계약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문제는 클리블랜드에서의 시즌이 순탄치 않았다. 클리블랜드는 제임스, 로즈, 드웨인 웨이드(마이애미)를 모두 주전으로 내세웠다. 이는 신통치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그렉 먼로(토론토)와의 충돌로 로즈가 다치고 말았다. 시즌 시작한지 불과 며칠 만에 부상을 당했고, 로즈는 전력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이번에도 부상과 마주해야 했던 로즈는 선수생활을 이어가는데 큰 회의를 느꼈다. 한 동안 팀을 떠나 있어야 했을 정도로 로즈는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제임스를 필두로 클리블랜드 동료들은 로즈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곁에서 로즈가 겪고 있는 고통을 봤던 만큼 그가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헤아렸을 터. 더군다나 동료가 해마다 끊이지 않는 부상으로 해마다 재활에 나선 것을 누구보다 익히 알았던 선수들은 동료 이전에 동업자로서 로즈가 털어내고 돌아오길 바랐다. 그러나 로즈는 해마다 불운하게 겪어야 했던 부상에서 지칠 수밖에 없었다. 해마다 재활과 회복을 반복해야 했고, 경기력을 끌어올릴 때 즈음이면 다치기 일쑤였다.

로즈는 긴 동굴 속으로 자신을 밀어 넣었다. MVP 시절의 경기력 회복이 그리워했겠지만, 그가 바랐던 것은 정작 꾸준히 코트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후 약 석 달의 공백을 뒤로 하고 1월 중순에 돌아왔지만, 다시 경기 감각을 회복해야 했다. 부상-재활-감각 회복까지 늘 반복했던 일상과 다시 마주쳐야 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 자체만으로도 로즈에게는 큰 용기였다.

이 때 클리블랜드는 트레이드에 나선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유타 재즈와 협상에 나섰고, 새크라멘토 킹스까지 불러들이면서 다자 간 거래에 합의했다. 트레이드에 로즈가 포함되어 있었다. 제임스 중심의 팀에서 로즈와 웨이드까지 외곽슛이 취약한 선수들과의 조합이 원만하지 않았다. 이전처럼 로즈나 웨이드가 왕성한 활동량으로 코트를 지배할 수도 없었기에 트레이드는 어찌 보면 예고된 수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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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는 유타로 트레이드됐다. 유타는 트레이드 이후 로즈를 방출했다. 로즈가 마주했던 큰 고난의 시간은 따로 있었다. 로즈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팀에서 뛰길 바랐다. 하지만 이번에도 로즈에게 손을 내미는 팀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놀랍게도 로즈에게 잔여시즌 계약이 아닌 10일 계약을 제시했던 팀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격은 배가 됐다. 로즈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탐 티버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미네소타가 나설 예정이었지만, 미네소타도 로즈와의 계약에는 미온적이었다.

미네소타에는 가드들이 많았다. 티그, 버틀러 외에도 타이어스 존스, 애런 브룩스, 저말 크로포드(피닉스)까지 포진하고 있었다. 로즈가 가세하더라도 외곽슛이 취약한 만큼 굳이 로즈와 계약에 나설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변수가 발생했다. 시즌 막판에 버틀러가 다치고 만 것. 버틀러의 부상으로 미네소타 선수단에 결원이 발생했고, 미네소타는 로즈와 계약을 서둘렀다. 로즈는 결국 유타로부터 방출된 지 약 한 달 만에 새로운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미네소타는 로즈와 잔여시즌 계약을 체결했고, 로즈는 다시금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었다.

정규시즌에서 로즈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미네소타에 합류한지도 얼마 되지 않아 손발을 맞출 시간이 필요했다. 더군다나 한 달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에 경기 감각도 문제였다. 이는 약과에 불과했다. 로즈는 시즌 막판에 다시 다쳤다. 어렵사리 계약한 팀에서 채 무엇인가 해보기도 전에 다치면서 로즈는 다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아니 숙일 수밖에 없었다. 꼬일 데로 꼬여버린 실타래는 좀처럼 풀릴 기미가 없었다.

시련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로즈는 플레이오프에서 진가를 보였다. 휴스턴 로케츠와의 1라운드에서 5경기에서 경기당 23.8분을 소화하며 14.2점(.509 .700 .857) 1.8리바운드 2.6어시스트로 가능성을 보였다. 시리즈는 비록 5경기 만에 종료됐지만, 이중 4경기에서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면서 미네소타의 벤치 득점을 주도했다. 3점슛 시도도 많지는 않았지만, 필요할 때마다 던진 3점슛이 속속들이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많은 득점을 올렸다.

지난 플레이오프는 로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아쉽지만 역할 변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기도 했다. 로즈는 이제 식스맨으로 나설 때 좀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수비 부담이 줄면서 제한적이지만 자신이 공격을 주도할 수 있는 여건이기 때문이다.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활약에 힘입어 로즈는 미네소타와 재계약을 끌어냈다. 미네소타는 로즈와 계약기간 1년 약 218만 달러에 로즈를 앉히기로 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로즈는 역할 변화를 받아들였다. 흡사 박찬호(전 코리안특급 현 투머치토커)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겪었던 부상과 불운을 뒤로 하고, 더 나아가 2007년 뉴욕 메츠서 방출과 이후 휴스턴 산하팀인 라운드락 익스프레스에서 뛰면서 재기를 노린 끝에 중간계투로 역할을 바꾼 것과 다르지 않았다. 박찬호는 이후 선발이 아닌 중간요원으로 마운드에 올랐고, 2008년 LA 다저스, 200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탁월한 우완 셋업맨으로 부상하면서 제 몫을 해냈다.

로즈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로즈는 벤치행을 적극 수용했고, 포지션 변경까지 받아들였다. 이제는 포인트가드로 나서기보다는 슈팅가드로 뛰면서 동료들을 아우르고, 공을 운반하기 보다는 공격에 좀 더 치중해 효율을 더하겠다는 의도였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로즈는 ‘올 해의 식스맨’에 대한 욕심을 보였다. 주전이 아닌 벤치 출전, 그간 자신이 도맡던 포지션이 아닌 다소 생소한 역할을 맡아 의기소침할 수 있었지만, 그간 그가 겪었던 아픔과 시련에 비하면 오히려 지금 겪고 있는 것들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로즈는 이번 시즌 당당하게 코트를 밟았다. 샌안토니오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30분 동안 코트를 누비며 8점을 보탰다. 슛감이 좋지 않아 고전했다. 하지만 이후부터 로즈는 경기마다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고 있다. 지난 댈러스전에서는 28점을 올리면서 그간 그를 응원하던 팬들에 대한 보답에 나섰다. 더 나아가 지난 시즌에 자신을 미련 없이 방출한 유타를 상대로 자신의 생애최다 득점을 뽑아내면서 지난 아픔을 단번에 날려버렸다.

부활? 재기? 그것보다 더 중요한 지금의 로즈!

로즈가 부상을 겪고 돌아올 당시 그와 스폰서쉽을 맺었던 아디다스는 로즈의 복귀에 맞춰 다양한 광고를 제작했다. 그러나 로즈는 여전히 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는 사이 그는 아디다스를 대표하는 모델에서도 밀려나 있었다. 심지어 자신만의 상징도 잃었다. 그 사이 뉴욕으로 트레이드됐고, 더 이상 굴지의 브랜드가 그를 찾을 일은 많지 않았다.

그가 겪은 아픔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모처럼 계약한 팀에서 친한 동료들과 뛰고자 했지만, 시즌 초반에 부상이 찾아왔고 이후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방황해야 했다. 그리고 다시 겪은 트레이드와 방출, 좀처럼 힘들었던 계약. 정규시즌 MVP를 수상한 영광은 뒤로 10일 계약만 제시받은 현실. 부상자가 없었다면 미네소타와의 인연도 쉽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시카고에서 함께했던 버틀러의 부상으로 계약을 따낸 그는 이번 시즌 버틀러가 나서지 않았을 때 실질적인 에이스로 공격을 주도했고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쳤다.

이제 시작에 불과할지, 아직은 모른다. 하지만 미래의 시간은 아직 다가오지 않았다. 그리고 로즈는 이번 시즌 누구보다 건강하게 코트를 누비고 있다. 30분을 뛰어도 40분을 뛰어도 이전처럼 불안한 모습을 찾을 수 없다. 50점을 넣은 후 로즈는 고개를 숙였다. 얼마나 가슴이 벅찼을지 실로 가늠하기 어렵지만, 50점을 넣은 기쁨보다는 그 많던 시간을 돌아 여기까지 돌아온 것에 대한 설움이 폭발한 것이 아닐까.

그간 겪었던 질곡으로 가득했던 설움과 주변으로부터 ‘너는 안 된다’부터 ‘너는 끝났다’까지 마주해야했던 숱한 타인으로부터 질문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질타까지 모두 받아내야 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을 겪으면서 농구공을 내려놓고 싶은 뜻까지 숨기지 않았다. 이처럼 로즈가 겪어야 했던 현실의 벽은 실로 높았다. 극복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꼬일 대로 꼬인 실타래는 좀처럼 다시 풀릴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로즈는 일어섰다. 누군가는 한 경기 반짝한 것이라 아직 예단하기 이르다고 할지 모르겠다. 맞다. 한 경기만 반짝일 수도 있다. 하지만, 로즈가 이미 한 경기라도 이전의 모습을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선보인 가장 멋진 선례가 아닐까. 다들 남의 인생은 쉽게 이야기한다. 남에게 받은 자신의 상처는 거론하면서, 혹 자신이 남에게 줬던 상처는 쉽게 언급한다. 로즈는 이 모든 것을 극복했다.

더 기대가 되는 점은 이번 시즌 경기력을 볼 때,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은 이와 같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는 것이다. 부활에 대한 서막은 이제부터 본격적일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부상이 찾아올 수도 있고, 거센 폭풍우가 몰아칠 수 있다. 그러나 로즈는 이미 해냈고, 해보였다. 그를 본 많은 이들이 이를 통해 더 큰 용기와 세상에서 가지기 쉽지 않은 환희를 느꼈다. 그럼 이미 된 것이다. 혹 위기가 찾아올지라도 로즈라면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로즈는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30대에 접어들었다. 키식스맨으로 10시즌을 더 뛸지 아무도 모른다. 혹 이후에 주전으로 다시 도약할 수도 있다.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로즈가 자신을 증명하고, 더 많은 팬들을 환호하게 될 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이날 경기 후 로즈는 누구보다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로즈는 말했다.

‘It means everything’

‘나는 믿어왔고, 지금 또한 여전히 믿고 있다. 우리가 살아오는 길에 다가오는 좋거나 나쁜 운들이 무엇이든지 간에 항상 가치 있는 것으로 그것을 변형할 수 있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을.’ -헤르만 헤세

사진_ NBA Mediacentral

이재승  considerate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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