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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리픽 12] ‘새로운 프레임’ 터리픽 12, 패러다임 변화를 제시하다
아시아 리그 맷 베이어 대표이사. 지난해 부터 마카오에서 슈퍼 8과 터리픽 12를 개최해 많은 관심을끌어내고 있다.

[바스켓코리아 = 김우석 기자] 마카오에서 열렸던 터리픽 12가 성공리에 마무리되었다.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마카오 스튜디오 시티 프레스 센터에서 열렸던 터리픽 12는 총 9개 팀이 참가, 3일 동안 예선 리그전을 가졌던 대회는 주말 4강 전을 통해 우승 팀을 가려냈다.

류큐 골든 킹스(일본)가 광저우 롱 라이온스(중국)을 접전 끝에 85-76으로 승리했다. 서울 삼성은 높이에서 열세를 뛰어 넘은 조직력을 앞세워 나고야 다이아몬드 돌핀스를 105-92로 격파, 3위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그렇게 6일 동안 마카오를 달궜던 대회는 막을 내렸다.

준결승 전을 앞둔 토요일 오후에 대회를 주최, 관장하고 있는 맷 베이어 아시아 리그 대표이사는 한국 취재진과 만남을 갖고 대회 개최와 취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맷 베이어는 “굉장히 성공적인 대회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비해 장족의 발전을 이뤄냈다. 내부 인력도 작년에 비해 3배 정도 늘었다. 이번 대회에는 하루 평균 500개 정도 기사가 생산되었다. 또, 이번 대회 중 저장 플라잉 타이거스(중국)과 아이코 그린 워리어스(필리핀)과 경기에는 텐센트(텐센트는 중국 최대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기준으로 시청자가 6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높았다. 하루 평균은 1,500만 명 정도로 분석되었다. 기사도 텐센트에서 검색 순위 1-20위에 오르고 있고, 기사마다 댓글이 5천 개 정도는 된다. 중국에서 NBA 인기에 해당하는 수치다. 수치보다도 질적인 성장은 더 크다고 생각한다. 기사나 시청률 뿐 아니라 각 나라 연맹과 구단에서 큰 관심을 가져주었고, 협조도 원활하게 이뤄졌다. 우리의 첫 번째 자산은 각 나라의 구단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지난 해 슈퍼 8을 시작으로 아시아 지역에 새롭게 자리 잡을 농구 이벤트 플랫폼을 선보였던 아시아 리그는 올 해만 두 번의 대회(슈퍼 8, 터리픽 12)를 치르며 양적, 질적인 성장을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맷 베이어는 “터리픽 12 대회에 참가하는 팀 숫자를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향후 질적인 성장을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아시아리그는 불과 창설 2년 만에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KBL에서도 각국이 참가를 희망했다는 후문이다. 그 만큼 대회의 완성도와 퀄리티가 높다는 평가를 끌어냈기 때문.

아시아리그는 채 2년도 되지 않는 시간에 어떻게 성공적인 농구 이벤트라는 평가를 끌어 냈을까? 가장 먼저 조직 문화에서 찾을 수 있었다. 현장에서 경험한 아시아리그 조직은 랭크 드리븐(Rank driven–위계 조직)이 아닌 롤 드리븐(Roll driven–역할 조직)에 어울리는 모습들이 많았다.

상명하복에 의한 체계보다는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분야(운영, 홍보, 마케팅 등)에 대해 자유롭게움직이며 역할을 수행하는 것 같았다.

아시아리그를 창설한 맷 베이어는 중국에서 오랫동안 에이전트 사업을 펼치고 있던 인물이며, 아시아리그 창설 이유에 대해 “농구 분야에 몸담게 된 건 이리지엔(중국, 은퇴)의 NBA 진출 통역을 도울 때 부터다. NBA 운영 시스템을 알게 되면서 7년 전부터 중국에 에이전시를 설립해 운영해 오고 있다. 현재 중국에 진출하는 외인 선수들 중 40% 정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자산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없었다. 농구 분야에서 계속 일을 하고 있는 만큼, 농구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싶었다. 연장 선상 중 하나로 아시아리그를 설립하게 되었다.”라며 조금은 다른 시작에 대해 털어 놓았다.

맷 베이어는 미국인이다. 중국에서 오래 활동해 왔지만, 자신의 철학이나 조직 문화는 롤 드리븐에 어울리는 생활 방식을 갖고 있을 터.

마카오에서 경험한 아시아리그의 터리픽 12 운영 모습에서 많은 부분이 확인할 수 있었다. 책임을 기반으로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으며, 조직 간의 소통도 위계가 중심이 되었기 보다는 책임이 기반이 된 자유로운 모습들로 가득했다. 

그들의 내부 조직을 확실히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표면적으로 나타난 모습들에 위계적인 모습보다는 책임이 수반된 자유로움으로 관계자나 관중들에게 '편안함'을 심어주는 듯 했다. 

경기장 시설과 효율적인 선수단 동선도 대회 질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대회는 숙소(호텔) 안에 마련된 이벤트 센터에서 진행되었다. 모든 선수단이 이곳에서 생활했다. 숙소와 경기장을 오가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경기장 시설 역시 훌륭했다.

대회 장소였던 스튜디오 시티 호텔 이벤트 센터. 적당한 규모와 집중도, 시설과 좌석의 편의성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대회를 위해 스튜디오 시티 이벤트 센터에 설치된 고급 코트 바닥과 함께 집중도를 높이는 검은색 배경과 화려한 조명 그리고 관람에 최적화된 의자 등은 관계자나 팬들의 만족도를 얻기에 충분한 정도였다. 대회에 참가했던 한 구단 관계자도 “우리 경기장이 이 정도 시설만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부러움을 남기기도 했다.

20년 역사를 갖고 있는 KBL 소속 경기장에 비해 집중력과 편의성에서 훨씬 뛰어났다. KBL 경기가 펼쳐지는 구장은 지방 자치 단체에서 소유하고 있다. 구단이 관중 유치를 위해 시설물을 교체한다거나 하는 부분에 대해 매우 제한적인 상황으로, 상품이 질(質)의 한 요소인 경기장 시설을 대폭 개선하기 힘든 현실이 존재한다.

또, 한국 식당과 편의점이 없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대회 장소였던 스튜디오 시티 호텔 내에는 다양한 먹거리가 존재했다.

전지훈련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 것이 해당 장소(훈련, 대회)로 이동과 음식이다. 두 가지 중요한 요소에 대해 다른 전지훈련이나 국제 대회에 비해 불편함이 적었다. 미디어 센터도 다양한 식,음료를 구비해 취재 활동에 편의성을 더했다. 위에 언급한 많은 기사가 생산되는데 큰 역할을 해낸 듯싶다. 

단, 치어리딩은 한국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완성도가 아쉬웠다. 치어리딩은 관객들이 경기장을 찾는 이유 중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 한 마케팅 회사에서 조사한 결과 관람 이유 3위에 오를 정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품의 한 요소다. 많은 치어리더 스타들이 탄생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참가 비용과 상금의 규모도 남달랐다. 대회 참가시 5천 만원 규모의 비용을 지급하는 이번 대회는 우승 상금이 15만 달러(1억 6,800만원)이며, 준우승 상금도 10만 달러(1억 1,240만원)다. 3위 상금 5만 달러(5,620만원)다. ‘도박’이 키워드인 마카오 정부는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고, 스포츠를 통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마카오는 농구 뿐 아니라 모터사이클 대회 등 많은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맷 베이어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열리고 있는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인 농구를 무기로 마카오 정부와 소통에 성공, 적지 않은 규모의 재원을 마련한 듯 했다.

게다가 이번 대회는 전지훈련을 겸할 수 있다. 일석이조다. 입상을 하지 못하더라도 수준급 선수들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등 효율성도 좋다.  

대회 전적 1승 1패로 아쉽게 예선 탈락을 경험한 유재학 감독은 “재미있는 경기를 했다. 선수들이 수준급 선수들과 대결로 인해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남겼다.

대회 기간도 적절했다. 필리핀을 제외한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은 리그 시작이 늦가을에서 겨울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팀들은 외국인 선수가 포함된 자국 리그 직전 모든 전력을 갖추고 참가했다. 슈퍼 8이 자국 선수들 기량을 점검할 수 있는 장(場)이었다면, 터리픽 12는 시즌 전 각 팀이 구축한 모든 전력을 미리 점검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KBL 역시 8월 말에서 9월 초에 많은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시즌 앞두고 꼭 수준 높은 팀들과 연습 경기는 필수적이다. 새롭게 합류하는 외인들과 조직력을 끌어 올리고, 보완점을 찾아 수정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터리픽 12가 벌어진 기간은 최적의 타이밍이었다. 시즌 개막까지 3주 정도가 있기 때문에 문제점을 파악, 수정하기에 나름대로 충분한 기간이라 할 수 있었다. 일본이나 중국 역시 다르지 않았다.

왼쪽부터 다니엘 오튼(대만 푸본), 이오니스 브로시스(중국 광사), 도나타스 모티유나스(중국 산동), 모리스 스페이츠(중국 광저우)

이번 대회에서는 적지 않은 NBA 출신 선수들 기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은 분명히 한 차원 다른 농구를 보여주었다.

가장 네임 밸류가 높은 선수는 모리스 스페이츠였다. 역시 달랐다. 믿기 힘든 정확한 3점슛과 간결한 돌파에 이은 골밑 플레이와 보드 장악력은 왜 10년 동안 NBA에서 활동할 수 있었는 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팀을 우승으로 이끌지는 못했지만, 카일 포그와 함께 광저우를 준우승으로 이끌기에 충분한 활약상이었다. 이외에도 우승 팀 류큐의 외인이었던 제프 아이리스(206cm)와 조쉬 스캇(208츠)도 짧지만 NBA 경력이 존재한다. 또, 산둥 시왕(중국)의 도나티스 모티유나스(213cm)와 저장 광사 라이온스(중국)의 이오니스 브로시스(214cm) 그리고 푸본 브레이브스(대만)의 다니엘 오튼(208cm)도 NBA 경력자들이다.

모티유나스는 리투아니아, 브로시스는 그리스 대표팀 경력도 지니고 있다. 저장 플라잉 타이거스(중국) 소속의 알 제퍼슨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늦은 합류와 컨디션 부재가 이유였다. 제퍼슨은 위에 언급한 이름들 중 가장 높은 네임 밸류를 지니고 있는 NBA 출신 선수다. 옥의 티였다.

그만큼 아시아에서 경험하기 힘든 선수들이 선보이며 대회의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맷 베이어 대표이사는 이후 ‘발전’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갔다. “내년 7월 마카오 ‘섬머리그’를 계획하고 있다. 미국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 코치 클리닉과 심판 역량 개발 캠프, 유소년 활동과 관계자를 위한 포럼까지 유치할 복안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이어 아시아리그는 “현재 이벤트를 강화하고, 각 나리 시즌 중간에 홈 앤 어웨이 제도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유럽에는 유로리그, 유로파리그 등이 있다. 아시아에는 클럽 대항전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굉장히 장기적인 계획이다. 피바(국제농구연맹)와 각 나라연맹 간에 협조가 절실히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덧부쳤다.  

마지막으로 아시아리그는 스포츠마케팅에서 제시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적용, 수익 모델을 구축해 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꾸준함을 위한 '수익 공유'라는 철학도 담겨 있었다. 

맷 베이어는 “장기적으로 리그 체제를 가게 되면 규모가 커지고 미디어 권리, 중계권, 스폰서십 규모가 커질 것이다. 각 나라 만나다 보면 참가하는 팀보다는 상위권 팀들에게 혜택이 많이 주어진다고 한다. 하위권은 팀들은 못 받거나 적다고 한다. 우리 대회를 통해 중계권료 등 수익이 발생하면 그만큼 팀들과 나눌 생각이다. 각 나라 연맹과도 나누겠다. 어려운 점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모든 게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해결할 점이 많다. 많은 협조를 부탁 드린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정리했다.

조금은 다른 접근법과 형식 그리고 차별화를 통해 단 2년 만에 아시아 농구에 많은 관심을 이끌어낸 아시아리그가 정체 혹은 퇴보라는 테두리에 갇혀 있는 한국 농구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대회 기간 중 마카오를 방문했던 이정대 KBL 총재는 “터리픽 12 담당자 들과 미팅을 통해 많은 부분을 느끼고 돌아간다. 그들이 보여준 농구를 통한 비즈니스 안목에 감탄했다. 나 역시 가능성을 보고 돌아간다.”라는 이야기를 남겼다.

사진  = KBL, 아시아리그, 김우석

김우석  basketguy@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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