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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기대주 김현아, '포스트 이미선'을 바라보다

[바스켓코리아 = 이성민 기자] “이미선 코치님처럼 수비 하나로 상대 팀에게 공포감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김현아는 KB스타즈가 기대하는 미래 자원 중 하나다. 청주여고 출신인 그는 지난 2016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2라운드 4순위(전체 10순위)로 KB스타즈에 지명돼 프로에 데뷔했다. 빠른 발과 수준급 공격력, 특히 날카로운 돌파는 김현아의 가장 큰 장점. 프로 데뷔 후 적은 출전 시간 속에서도 자신의 장점을 확실히 살려내며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왔다.

김현아는 이번 비시즌에 큰 폭의 성장세를 그려내고 있다. 핵심 식스맨 자원으로 거듭나며 매 연습경기에서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21일 천안 KB연수원에서 펼쳐진 KB스타즈와 후지쯔 레드웨이브의 연습경기에서 김현아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지켜볼 수 있었다.

김현아는 이날 경기에서 염윤아의 교체 선수로 코트를 밟았다. 경기 템포가 극도로 느려지거나, 앞선 수비에 공백이 생겼을 때 안덕수 감독은 지체 없이 김현아를 찾았다. 급작스러운 투입에 당황할 법도 했지만, 코트 한편에서 꾸준히 몸을 푼 김현아는 흔들림 없이 제 역할을 다했다. 

경기 후 만난 김현아는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자신의 체력을 15분 정도의 출전 시간 동안 모두 쏟아냈기 때문. 그뿐만 아니라 이날 경기가 끝난 뒤 KB스타즈 선수단은 안덕수 감독으로부터 큰 질책을 받았다. 후지쯔에 완패를 당한 것이 그 이유였다. 경기가 끝나고 약 1시간에 걸쳐 보충 훈련을 진행했다.

“상대 팀이 프레스를 붙는데 깨지 못한 것에 감독님께서 화가 나셨다.”고 운을 뗀 김현아는 “아주 싫어하시는 것 중 하나인데 저희가 고치지 못했다. 조금 힘들긴 했지만, 감독님의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죄송할 뿐이다.”라며 이날 경기에서 아쉬웠던 점을 전했다.

연습경기 결과가 분명 아쉽긴 했지만, KB스타즈는 성공적인 비시즌을 지나치고 있다. 특히 박신자컵에서 팀 내 유망주들의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지켜볼 수 있었다. 김현아는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5경기에 나와 평균 29분 55초 동안 10.4점 4.6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자신의 성장세를 증명할 수 있었던 무대였기에 그 의미가 남다를 터. 

김현아는 “잘 풀린 경기, 안 풀린 경기가 있었다. 생각해보면 마음을 편하게 비워놓고 경기에 임하는 것이 도움 된다고 뼈저리게 느낀 대회였다. 대회에서 주축으로 뛰다 보니 ‘뭔가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다. 이러한 압박 때문에 첫 경기에서 잘하지 못했다. 제 마음가짐이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팀 동료들을 믿었다. 그리고 부담감을 내려놓고 경기에 임했더니 좋은 플레이가 많이 나왔다.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앞서 말했듯 김현아는 KB스타즈가 기대하고 있는 미래 자원이다. 평소 안덕수 감독은 김현아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이번 비시즌 가장 기대되는 선수가 누구인지 선정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주저 없이 김현아를 꼽았을 정도.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김현아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한 법이다. 주전 경쟁에서 당당히 살아남아야만 출전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다. 특히 김현아의 경우 동 포지션에 심성영, 염윤아 등 쟁쟁한 선배들이 버티고 있어 경쟁이 더욱 어렵다. 

하지만, 김현아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주전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주전 경쟁을 통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경쟁이라면 경쟁이지만, 팀에 쟁쟁한 실력을 갖춘 언니들이 너무 많다. (염)윤아 언니, (심)성영 언니 모두 너무 잘한다. 저는 언니들이 힘들 때 할 수 없는 것들을 보여주자는 마음가짐이다. 언니들을 이겨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언니들을 도와주는 것이 팀을 위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김현아의 말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보여주고 싶은지 묻자 그는 삼성생명 이미선 코치를 예로 들었다. 이미선 코치는 현역 시절 발군의 스틸 능력과 악착같은 수비로 WKBL 무대를 호령했다. 김현아는 이미선 코치를 롤 모델 삼아 더욱 발전할 것을 다짐했다. 

“이미선 코치님을 롤 모델로 삼아왔다. 어렸을 때 경기를 보면서 스틸 능력에 감탄했다. 지금 그 정도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상대 선수들에게 수비적으로 무서운 선수가 되고 싶다. 제가 수비했을 때 상대 선수가 제 수비에 막히면 신난다. 공격하라면 할 수 있지만, 지금은 팀을 위해서 욕심을 내면 안 된다. 수비에서 제 몫을 다할 수 있는 정도가 됐을 때 공격 욕심도 내고 싶다.”

김현아는 올해로 프로 4년 차에 접어들었다. 이제는 어느 정도 본인의 입지를 다져나가야 할 때. 프로 무대에서 꾸준히 활약하기 위해선 경기 내외적으로 자신의 영역을 확실하게 만들어놓을 필요가 있다. 

특히나 김현아는 더욱 그렇다. 현재는 포인트가드를 보고 있지만, 고교 시절까지 공격형 가드로 활약했다. 조금은 늦게 포지션 변경을 한 탓에 포지션 적응과 성장을 동시에 이뤄내야 하는 김현아다. 다소 힘든 과제일 수 있지만, 김현아는 특유의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잃지 않았다.

“학생 선수 때는 포인트가드가 아니고 공격형 가드였다. 드라이브 인을 위주로 득점을 노렸다. 프로 와서 처음으로 포인트가드를 맡았다. 처음엔 너무 어려웠다. 드리블을 하다 보면 패스가 늦어지고, 패스를 하려 하면 드리블 실수가 나와서 답답했다. 하지만, 언젠간 나아지겠지라는 마음가짐으로 꾸준히 노력했더니 조금은 나아진 것 같다.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신인 때 여러 실수를 통해 성장한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도 잊지 않았다. 김현아는 “이제 포인트가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확실히 안다. 하지만, 아직 모든 것이 플레이로 나오지는 않는다. 제가 공격을 해야 한다는 고집이 세기 때문이다. 많이 고쳐야 하는 부분이다. 돌파 이후 상황을 살려야 한다. 패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스타즈는 차기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박지수를 필두로 강아정, 심성영, 염윤아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라인업의 호흡이 깊어졌고, 기용할 수 있는 식스맨들도 풍부하다. 일각에서는 더블 스쿼드도 가능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 

그러나 김현아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지난 시즌 우승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 삼았다. “우승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으면 더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 작년에도 1라운드에 4연승을 하다 마지막 하나은행 경기에서 졌다. 4연승 때는 압박감 없이 즐겁게 농구를 했다. 그런데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서로 부담을 가져서 경기가 잘 안 풀렸다. 이번에는 저희만의 농구를 즐겁게 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우승을 위해선 선수들의 활약만큼이나 팬들의 응원도 중요하다. KB스타즈는 WKBL 내에서 가장 열성적인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끝으로 김현아는 팬들을 향해 우승을 향한 다부진 포부를 전하며 인터뷰를 정리했다. 

“차기 시즌은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작년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시즌을 통해 배운 것들을 토대로 더 고급스럽고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경기장을 찾아주시면 반드시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

사진제공 = WKBL

이성민  aaaa13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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