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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Inside] 샌안토니오 팬들에게 가혹한 2018년 여름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응원하는 이들에게는 이번 여름의 무더위보다 더 충격적인 소식들이 줄을 이었다.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샌안토니오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스타인 마누 지노빌리가 은퇴를 발표했다. 지노빌리는 계약기간이 1년 남아 있었지만, 여기서 농구공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당초 한 시즌 더 뛸 것으로 알려졌지만, 몸 상태가 선수로 뛰기에는 더는 좋지 않았던 탓인지 그는 장고 끝에 코트를 떠나기로 했다. 지노빌리마저 유니폼을 벗기로 하면서 샌안토니오는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이로써 샌안토니오는 이번 여름에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이번 여름에 토니 파커(샬럿)가 이적했고, 카와이 레너드(토론토)가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레너드 트레이드로 인해 샌안토니오에서 꽃을 피운 사실상 샌안토니오맨인 데니 그린(토론토)까지 포함됐다. 그린은 장기계약 이후 좀처럼 몸값을 해내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수비에서 기여도가 적지 않은 그마저 하는 수 없이 팀을 떠나게 됐다.

이는 예고에 불과했다. 설상가상으로 그나마 남아 있던 지노빌리마저 은퇴를 택하면서 샌안토니오를 오랫동안 지킨 선수들이 모두 떠났다. 더군다나 샌안토니오의 마지막 우승을 합작한 선수들이 모두 흩어지게 됐다. 지난 2016년 여름에 팀 던컨이 선수생활을 마친 이후, 샌안토니오 팬들에게는 가장 충격적인 오프시즌을 보내게 됐다. 샌안토니오 팬들에게는 가히 충격적인 여름이었다.

아쉬운 파커와의 석별

우선 파커는 어쩔 수 없었다. 파커는 이미 지난 시즌 도중 벤치행을 자처했다. 디욘테 머레이의 성장세가 눈에 띄는 가운데 30대 중반인 그가 주전으로 나서는 것보다는 어린 머레이가 주전으로 나서면서 기량을 쌓는 것이 더 중요했다. 무엇보다 머레이가 나설 때 샌안토니오의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었다. 샌안토니오의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파커의 결정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이는 샌안토니오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샌안토니오에는 머레이 뿐만 아니라 로니 워커와 데릭 화이트도 있다. 화이트는 지난 2017 드래프트, 워커는 이번 2018 드래프트에서 각각 1라운드에서 샌안토니오의 부름을 받았다. 다른 팀도 아닌 드래프티들을 잘 활용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샌안토니오의 선택을 받은 것만으로도 이목을 끌고 있다. 동시에 화이트와 워커가 향후 어떤 선수로 도약할지도 관심사다. 이들까지 포진하고 있어 파커가 더 이상 출전시간을 얻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게 다가 아니다. 패트릭 밀스도 버티고 있다. 밀스는 여전한 기량을 갖추고 있어 벤치에서 제 몫을 해왔다. 장기계약 이후 주춤했지만, 최근 세 시즌 내리 80경기 이상을 소화하면서 평균 득점을 끌어올렸다. 매번 벤치에서 나서면서 평균 득점이 상승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평균 득점이 많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꾸준히 밀스의 출전시간이 늘어난 것이 반증이다. 밀스는 지난 시즌에 데뷔 이후 가장 많은 평균 25.7분을 소화했다.

자연스레 파커의 입지는 좁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적하기로 결심했고, 이번 여름에 샬럿 호네츠와 계약기간 2년 1,0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계약 이후 세부조항이 알려졌고, 계약 마지막 해는 보장되지 않는 조건이다. 십 수년 동안 샌안토니오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군림했고, 10여 년 전 파이널에서 MVP를 수상한 그였지만 그도 세월의 무게를 피할 길이 없었다. 사실상 단년 계약을 맺으면서 이적한 것이다.

파커는 떠나면서도 샌안토니오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향후 은퇴를 택하기 전에는 반드시 샌안토니오로 돌아올 뜻도 밝혔다. 하지만 파커의 이적은 샌안토니오는 물론 NBA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파커는 현역들 중 단연 대표적인 원클럽맨이었다. 덕 노비츠키(댈러스)를 제외하면 가장 오랫동안 한 팀에 머무른 선수였다. 무려 17시즌을 샌안토니오에서 보냈으며 샌안토니오 역사의 산증인이나 다름없다. 그런 그가 이번에 유니폼을 바꿔 입기로 한 것이다.

속 시원했던 레너드와의 작별

레너드는 이번 오프시즌에 샌안토니오에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 대퇴사두근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그는 부상으로 바람 잘 날이 없는 시간을 보냈다. 당초 시즌 초에 돌아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의 복귀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문제는 시즌 도중 돌아온 후에 경기력이 이전만 못했다. 샌안토니오는 레너드의 출전 일정을 관리했지만, 또 다른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어깨를 다치고 만 것. 결국 그는 다시 전력에서 제외됐다.

이루 레너드는 재활에 매진하면서 복귀를 노렸다. 하지만 복귀 일정 조율이 생각만큼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샌안토니오와 레너는 작은 의견 차이를 보였고, 샌안토니오는 고심 끝에 그를 지난 시즌 중에 내세우지 않기로 했다. 샌안토니오가 정작 레너드의 시즌아웃을 발표했지만, 레너드는 이를 원치 않아하는 눈치였다. 레너드는 뉴욕에서 재활을 하는 동안 구단과 원만하게 대화를 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는 도중 결정의 시간이 왔다. 레너드는 다음 시즌 후 선수옵션을 보유하고 있었다. 샌안토니오는 거액의 연장계약을 안겨 지금의 체제를 좀 더 유지할 의사를 보였다. 샌안토니오는 지난 여름에 알드리지에게도 연장계약(3년 7,230만 달러)을 안긴 만큼, 레너드에게는 훨씬 더 큰 규모의 계약을 안길 수도 있었다. 문제는 레너드가 샌안토니오와의 조건에 응할지 여부였다. 다만 꼭 연장계약을 맺지 않더라도 시즌 후 재계약할 수 있었기에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이 때 르브론 제임스(레이커스)가 할리우드로 향했다. 크리스 폴(휴스턴)과 폴 조지(오클라호마시티)가 잔류한 가운데 제임스는 이적을 택했다. 이 때 레너드는 샌안토니오에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이전부터 샌안토니오의 구단 문화를 따르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해 주변을 놀라게 한 그는 트레이드를 바랐다. 이는 더 이상 레너드가 샌안토니오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갈 뜻이 없다고 선언한 것이다.

레너드는 LA로 향하길 바랐으나 샌안토니오가 서부로 그를 넘기길 원치 않았다. 이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접촉했지만, 샌안토니오가 로버트 커빙턴, 다리오 사리치, 향후 1라운드 티켓 세 장을 원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이 때 토론토 랩터스가 협상장에 나왔고, 양 측이 더마 드로잔과 레너드를 맞교환하는 것을 골자로 협상을 진행했다. 결국 샌안토니오는 레너드와 데니 그린을 넘기는 대신 드로잔, 야콥 퍼들, 2019 1라운드 티켓(보호)을 받기로 합의했다.

레너드는 지난 2014 파이널에서 MVP를 받았다. 샌안토니오는 던컨 이후 그를 중심으로 팀을 꾸려가길 바랐다. 2015년에 알드리지를 데려오면서 확고한 대권주자로 군림했다. 비록 2016 플레이오프에서 케빈 듀랜트(골든스테이트)가 이끄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 일격을 당하면서 시즌을 일찍 마쳤지만, 이듬해에도 60승 이상을 거두는 등 2년 연속은 물론 4년 중 3년 동안 60승 이상을 수확하면서 강자로 우뚝 섰다.

그러나 플레이오프가 문제였다. 우승을 향한 마지막 전장에서 샌안토니오는 버티지 못했다. 결국 2017 플레이오프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2년 연속 60승을 거두고도 서부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에 실패하면서 아쉬운 시간을 보냈다. 레너드는 ‘올 해의 수비수’에 연거푸 선정되는 등 리그 최고 선수로 발돋움했다. 샌안토니오가 드래프트 당시 조지 힐(클리블랜드)을 보내면서 레너드를 데려온 것은 단연 돋보이는 한 수로 손꼽히기 이미 충분했다.

문제는 이후 레너드의 행보였다. 레너드는 부상 이후 거짓말처럼 팀에 불만 가득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측근들의 말이 많긴 했지만, 그의 생각이 전달됐을 확률이 높았던 만큼, 레너드가 샌안토니오를 떠나길 바란다는 것은 근거 없는 억측에서 합리적인 의심으로 자리 잡기 충분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자신의 행선지를 바라면서까지 트레이드를 요구하면서 팬들을 실망시켰다. 심지어 트레이드된 이후에도 이와 같은 행동은 변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샌안토니오는 팀의 간판을 바꿔야 했다. 대신 레너드를 보냈지만 드로잔이라는 새로운 스윙맨을 얻었다. 레너드처럼 수비에서 기여도가 많지 않고, 외곽슛이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지만, 레너드의 자리를 어느 정도 메우기는 충분하다. 계약기간도 넉넉한 만큼 향후 샌안토니오가 그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향후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제는 드로잔의 손에 모든 것이 달렸다.

뼈아픈 지노빌리와의 이별

파커, 그린, 레너드가 각자의 사정으로 샌안토니오를 떠난 가운데 이제 지노빌리만이 남게 됐다. 현지에서는 지난 시즌 직후 지노빌리가 한 시즌 더 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지노빌리는 최근 들어 자신의 거취를 두고 고민했다. 최근 심경 변화가 있었던 탓인지,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았을 수도 있다. 결국 지노빌리는 긴 시간을 고민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주중에 자신의 행보를 밝힐 뜻을 드러냈지만,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결국 지노빌리는 지난 28일에 은퇴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불혹을 넘긴 만큼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은퇴를 두고 샌안토니오 선수들과 팬들은 물론 많은 농구 팬들이 아쉬움을 전했다. 지난 시즌에 보인 경기력이라면 한 시즌 더 뛰는 것은 충분해 보였다. 선수생활 말년에 예상외의 노쇠화와 마주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간 유지했던 지노빌리의 실력이라면 이를 걱정할 단계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샌안토니오는 경험 많은 백업 포인트가드가 필요했다. 샌안토니오에 파커가 떠날 정도로 백코트가 꽉 차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파커가 나갔기에 지노빌리가 남았어야 했다. 지노빌리는 경기운영능력까지 겸비하고 있고 코트 위에서 여전히 가치가 적지 않다. 선수생활 내내 그의 가장 큰 장점으로 전성기 시절에는 코비 브라이언트와 같은 득점원이 되기도 하면서도 제이슨 키드처럼 경기를 잘 조율해 왔다.

선수생활 황혼기에 접어든 만큼 이전과 같은 활동량과 득점력은 아니지만,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감각은 그를 코트 위에 세우기 충분했다. 샌안토니오 가드들이 유달리 어린 만큼 많은 구력을 갖춘 지노빌리가 경기를 풀어주는 것이 필요할 때가 필히 있을 것이 유력했다. 최근까지도 그가 해결사로 나서 경기의 맥을 짚고 숨통을 트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샌안토니오로서는 다른 누구도 아닌 그가 필요했다.

하지만 지노빌리는 모든 이들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기도 했다. 많은 시간을 뛰어온 데다 몸을 다소 무리하게 다루면서 부상을 피하지 못한 것도 한 두 번이 아니다. 포포비치 감독이 유일하게 코트 위에서 자율권을 허락했던 그지만, 이제 마흔을 훌쩍 넘긴 그가 코트 위에서 이전처럼 움직일 수도 없었다. 지노빌리는 여기가 마지막이라 생각한 듯 싶다. 결국 은퇴를 공식 발표했고, 유니폼을 벗기로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샌안토니오!

구단 역사상 최근의 우승을 합작한 주역들이 모두 팀을 떠났지만, 샌안토니오는 여전히 탄탄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드로잔이 레너드처럼 공수 양면에서 크게 기여하긴 어렵겠지만, 어차피 떠날 레너드로 드로잔을 데려온 것은 나쁘지 않은 행보였다. 포포비치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알드리지를 적극 활용하면서 그가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서 보인 공격력을 되찾게 했다. 포포비치 감독도 알드리지에게 제대로 기용하지 못한 것에 대해 회포를 풀기도 했다.

알드리지가 주득점원으로 손색이 없는 가운데 드로잔과 원투펀치 구성이 관건이다. 여기에 머레이, 게이, 파우 가솔이 주전으로 나설 것이 유력하다. 상황에 따라 스몰라인업과 빅라인업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여지도 충분하다. 이번 여름에 데려온 마르코 벨리넬리, 단테 커닝햄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들은 여러 포지션을 오가면서 샌안토니오의 로테이션을 두텁게 만들어 줄 장본인이다. 하물며 벨리넬리는 이미 샌안토니오에서 뛴 경험도 갖고 있다.

그간 팀을 도맡았던 선수들과 모두 헤어졌지만, 샌안토니오는 여전히 굳건하게 버티고 있다. 지난 시즌 중반 이후 거듭된 하락에 플레이오프 진출에 적색경보가 울리기도 했지만, 샌안토니오는 이를 극복하고 봄나들이에 나서는 기염을 토해냈다. 레너드가 부재한 채 일궈낸 성과였기에 더욱 대단했다. 이번에는 드로잔이 가세한데다 어린 선수들이 좀 더 성장했고, 벤치가 나름 알차게 보강됐기에 이들의 다음 시즌이 더욱 기대된다.

사진_ NBA Mediacentral

이재승  considerate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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