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KBL
박범재 심판, 적어도 한 명은 그대를 응원한다!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영화 ‘핸콕’ 포스트에는 ‘까칠한 슈퍼히어로’, ‘이런 영웅 처음이다!’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속편 개봉을 앞둔 영화 ‘데드 풀’은 ‘거친 녀석’ ‘건방진 녀석’ ‘요염한 녀석’이라며 다른 히어로 영화와 다르다는 걸 강조했다. 모두 똑같은 히어로 영화일 필요는 없다. 

2017~2018시즌이 끝났다. 원주 DB는 돌풍을 일으키며 정규리그 정상에 섰고, 서울 SK는 DB의 상승세를 꺾고 18년 만에 챔피언에 등극했다. 그렇지만, 최고의 자리를 가리는 챔피언결정전 기간 동안 차기 시즌 외국선수 신장 제한(장신 200cm, 단신 186cm 이하)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렸다. 

더구나 농구만의 매력인 20여점도 순식간에 뒤집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짜릿한 승부에 오점을 남긴 심판들은 죽일 놈처럼 욕을 먹었다. 그들이 실제로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건 맞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들에게 적어도 한 시즌 동안 수고했다고 한 마디를 해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농구 경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림자여야 더 빛나는 그들이 실수를 했다고 해도 한 시즌 내내 감독과 코치와 선수들의 항의에 시달리고, 언론의 비판을 받고, 팬들에게 엄청난 욕을 먹으면서도 휘슬을 부느라 고생했다는 말을 한 명 정도는 전할 필요가 있다. 

KBL에서 현재 제일 유명한 심판은 아마도 박범재 심판일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그의 이름이 KBL 심판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렸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이맘때 즈음 박범재 심판과 인터뷰를 진행하려고 했다. 심판을 관리하는 KBL 경기본부의 인터뷰 승인을 받은 뒤 질문지까지 넘겼다. 마지막 단계에서 박범재 심판이 거절했다. 아무리 좋은 의도의 기사라고 해도 단지 ‘박범재’라는 이름 만으로 좋지 않는 반응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박범재 심판과 인터뷰를 하려고 했던 이유 중 하나는 팬들이 바라보는 시선과 다르게 자신만의 확실한 주관을 가지고 휘슬을 부는 심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 또한 휘슬을 부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점점 좋아지고 있는 심판이다. 

한 경기에 3명의 심판이 투입된다. 심판마다 자신이 맡은 구역이 있고, 공동 책임 구역이 있다. 일부 심판들은 자신의 구역에서 일어난 상황도 애매하면 휘슬을 불지 않는다. 불지 않는 게 오심하는 것보다 심판 평가에서 감점이 적다. 박범재 심판은 반대로 다른 심판이 주저하는 걸 불어서 오히려 탈이 나곤 한다. 

챔피언결정 4차전 막판 DB 이상범 감독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준 건 분명 박범재 심판의 실수다. KBL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듯이 앞서 테크니컬 파울 경고가 한 차례 주어진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건 박범재 심판의 뼈아픈 잘못이다. 

다른 걸 모두 배제하고 이상범 감독의 트래블링이 아니냐고 항의한 그 상황만 따로 떼어놓고 보자. 그럼 테크니컬 파울 경고를 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급박했던 경기 상황 속에 집어넣으면 테크니컬 파울 경고를 주지 않는 게 맞다. 그게 운영의 묘다. 

윤호영에게 미안하지만, 박범재 심판의 그 때 테크니컬 파울 휘슬은 드리블을 치느라 얼마 없던 공격 시간을 허비하고, 인바운드 패스를 잘못 전해 슛 기회를 아예 날려버린 실책보단 최소한 나은 실수다. 

최준용은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노차지 반원 구역에 발을 딛고 있던 김주성과 부딪혔음에도 공격자 반칙으로 5반칙 퇴장 당했다. 당시 일부 언론은 김주성의 수비자 반칙이 최준용의 공격자 반칙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규정상 최준용의 공격자 반칙을 불지 않아도 될 뿐 노차지 반원 구역 안에서 수비를 했다고 김주성의 수비자 반칙이 되는 건 아니다. 박범재 심판의 판정은 최소한 이런 오보보다 낫다. 특히 최준용의 공격자 반칙을 분 A심판의 판정보다 더 큰 잘못도 아니다. 

문제는 박범재 심판이 테크니컬 파울 경고가 있다는 걸 잊었고, 또 이미 선언한 테크니컬 파울 경고를 취소하려 했기 때문에 윤호영의 실책이나 노차지 반원 구역 규정을 잘못 적용한 기사, 최준용의 공격자 반칙을 분 것보다 더 나쁜 판정이 되어버렸다. 

박범재 심판은 징계를 받았다. 그 이후 챔피언결정전에 나서지 못했다(공식적인 징계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최준용의 공격자 반칙을 선언한 A심판도 그 이후 챔피언결정전에서 볼 수 없었다). 박범재 심판이 이런 큰 실수를 하며 징계를 받았지만, 현재로선 KBL 주축이 될 심판 중 한 명이다. 

A구단 관계자는 “현재 KBL 심판 중 상위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만의 소신을 가지고 판정하는 심판이다. 다른 구단이 안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고, 또 우리 구단 경기에서도 안 좋은 휘슬을 분 적이 있다”며 “장준혁 부장도 예전에는 박범재 심판보다 더 큰 실수를 했다. 박범재 심판이 1~2개 큰 건이 있지만, 전체적인 판정은 괜찮다”고 박범재 심판을 평가했다. 

B구단 코치는 “박범재 심판이 많이 좋아졌다. 예전에는 적과 싸움을 하는 듯 판정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번 시즌부터 확실히 바뀌었다. 경기 중에 모르는 규칙 관련 질문을 하면 대답을 가장 잘 해주는 심판”이라고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이어 “박범재 심판보다 못 보는 심판이 훨씬 많다. 감독도, KBL이나 구단 직원도 20년 된 사람이 나온다. 그런데 심판은 그렇지 않다. 지금 잘 하는 심판들을 또 쳐내면 더 어리고 경험 없는 심판들이 봐야 한다. 지금 심판들 중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C구단 관계자는 “박범재 심판 주위의 심판들이 나쁜 거다. 일부 심판들은 휘슬만 물고 왔다 갔다 한다. 그래서 경기가 되게 만들려고 박범재, 이승환 심판이 휘슬을 많이 분다”며 “그러다 보니 박범재 심판의 실수 등이 두드러진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오랜 시간 KBL 심판을 지냈던 D관계자는 “심판 봤던 친구가 예전에 박범재 심판을 보더니 너무 권위적이라고 했었다. 상황에 맞지 않는 판정을 할 때가 있었다”며 “최근에 보면 노력을 많이 해서 많이 좋아졌다. 일부 심판들의 실력이 늘지 않고 정체되어 있는 게 KBL 심판 문제 중 하나인데 박범재 심판은 더 좋아질 거다”고 박범재 심판의 늘어나는 실력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어 “박범재 심판은 현재 실력도 KBL 심판 중에서 잘 보는 축에 들어간다”며 “이승환 심판도 감독이나 선수에 대한 대응 등 무난하게 잘 보고 있고, 박경진 심판은 이번 시즌 중반 확 좋아진 심판 중 한 명”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모든 이들이 박범재 심판을 높게 보는 건 아니다. E구단 감독은 “능력이 안 되는데 KBL에서 시키는 대로 하려고 하니까 무리수가 나온다”고 했고, F구단 감독은 “권위주의를 가지고 있는 심판이다. 뭘 물어보면 ‘자신의 판정이 맞다’며 제대로 답을 해주지 않는다”며 “능력 있는 심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박범재 심판을 평가절하했다.  

한 농구 관계자는 “박범재 심판은 아직 어려서 경기 중에 감정 기복을 보일 때가 있다. 경험을 쌓으면서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다”고 심판으로서 단점을 지적했다. 

KBL은 2~3년 전에 KBL을 오래 지킨 경험 많은 심판들을 대거 몰아냈다. 젊은 심판으로 바꿨다. KBL도, 구단도 새롭게 심판들을 키우고 성장시키겠다는 의도였다. 그럼에도 KBL뿐 아니라 구단, 감독들은 젊어진 심판들에게 단숨에 20년 경력 심판들의 수준을 요구했다. 

2~3년 식스맨으로 활약하던 선수들에게 갑자기 주전 자리를 맡겨놓고는 왜 그것 밖에 못 하냐고 질책하는 것과 똑같다. 갑자기 더 큰 책임을 떠안은 이들에게 때론 칭찬과 격려도 필요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심판들에게 채찍만 있고, 당근은 없다”고 아쉬워했다. KBL 시상식에서 없어졌던 일부 상들이 부활하고, 외국선수상은 MVP로 급이 올랐다. 심판상은 사라졌다. 한 때 시상하던 라운드 심판상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현재 KBL에서 휘슬을 부는 심판들은 대한민국에서 농구심판 자격증을 가진 심판들 중에서 가장 잘 보는 이들이다. KBL에서 FIBA에 심판 교육을 요청하면 “우리가 교육시킬 필요가 없을 만큼 잘 한다”는 답이 돌아온다고 한다. 또 현재 실력을 점점 키우고 있고, 경험을 쌓고 있다.

KBL은 FIBA의 도움을 받아 기술적인 부분보다 심리적인 부분에 좀 더 초점을 맞춰 심판들을 교육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KBL 심판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하나의 오심 이후 이어지는 보상 판정 때문이리라. 

몇 년 전 한 심판이 회의를 느끼며 KBL을 떠났을 때 그 어떤 선수들의 은퇴보다 더 슬프고 마음 아팠다. 앞으론 능력이 있음에도 주위 평가 때문에 심판을 그만두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KBL 심판 모두 많은 이들이 비난을 한다고 해도 최소한 한 명은 그대들의 휘슬을 응원한다는 걸 알고 2018~2019시즌에는 좀 더 성숙한 심판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김주성은 코트를 떠나며 후배들에게 댓글 볼 시간에 슛 연습을 더 하라고 했다. 박범재 심판도 최소한 이 기사의 댓글을 보진 마시길! 

사진출처 = KBL 

이재범  1prettyjoo@hanmail.net

<저작권자 © 바스켓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포토 뉴스
[BK포토화보]제 41회 이상백배 한일 대학농구대회 남대부 3차전 경기 화보
[BK포토화보]제 41회 이상백배 한일 대학농구대회 여대부 3차전 경기 화보
[BK포토]권시현 ' 끝까지 가보자'
[BK포토]한국대표팀 ' 또 들어갔구나 '
[BK포토]한승희 ' 다 덤벼'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