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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흐름 뒤바꾼 SK 최원혁의 한마디 “버튼 저 주세요”

[바스켓코리아 = 이성민 기자] “버튼 저 주세요.” 최원혁의 당찬 한마디가 시리즈 흐름을 뒤바꿨다. 

서울 SK는 18일(수)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펼쳐진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80-77로 승리했다. SK는 이날 승리로 1999~2000시즌 이후 1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팀 역사상 두 번째 우승.

이번 SK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최원혁의 수비 헌신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단기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소위 말하는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하는데, 이번 시리즈에서는 최원혁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공격이 아닌 수비에서 말이다. 

사실 챔피언결정전 흐름이 SK 쪽으로 넘어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정규리그 외국인 선수 MVP를 수상한 버튼을 막는 것은 불가능해보였다. 실제로 버튼은 1, 2차전에서 각각 38점, 39점을 넣으며 SK 수비를 완벽하게 허물었다.

1, 2차전을 내리 패하며 홈으로 돌아온 SK는 3차전에 반전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원혁을 버튼의 전담 수비수로 내세운 것. 다소 무모해보일 수도 있었지만, 이러한 매치업 구성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문경은 감독은 평소 최원혁에 대해 깊은 신뢰감을 갖고 있기로 유명하다. 특히 최원혁의 수비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문경은 감독은 “(최)원혁이가 우리 팀에서 제일 수비를 잘한다. 미국에 가서도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로 수비에서 이길 수 있는 선수가 원혁이다.”라며 경기장을 찾은 취재진들에게 최원혁의 수비에 대한 칭찬을 자주 늘어놓았다.

하지만, 우려도 분명 있었다. 정규리그에서 출전 시간이 적었던 선수를 챔피언결정전 핵심 선수로 기용하는 것은 도박에 가까웠다. 자칫하면 상대팀에 흐름을 내줄 수도 있어 웬만한 감독들은 단기전에서 깜짝 선수 기용을 꺼린다. 최원혁은 올 시즌 정규리그 35경기에서 평균 6분26초를 뛰며 1점 1.1어시스트 1.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문경은 감독은 이러한 위험을 무릅쓰고 최원혁을 중용했다.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최원혁은 주축 선수보다 더 주축 선수다운 플레이로 팀의 중심을 잡았다. 버튼의 전담 수비수로 중용되기 시작한 3차전부터 자신의 진가를 확실히 드러냈다.

이번 시리즈에서 최원혁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버튼의 활약을 최소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김선형의 체력 비축 시간을 늘리는 것.

비시즌 핸드볼 수비 훈련으로 사이드 스텝을 향상시킨 최원혁은 경기 내내 버튼을 끈질기게 따라다녔다. 주로 2, 3쿼터에 투입돼 버튼의 정상적인 드리블과 볼 소유를 방해했다. 특히 버튼의 장기인 하프라인에서부터 시작되는 큰 보폭의 드리블 돌파를 날카롭게 차단했다. 최원혁은 수비 하나로 버튼의 득점은 물론 체력까지 동시에 떨어뜨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맛봤다.

최원혁이 수비에서 버튼을 상대로 활약하면서 김선형의 체력 비축 시간도 늘어났다. 최원혁이 코트에서 뛰는 동안 체력을 아낀 김선형은 4쿼터 승부처에서 훨씬 위력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3차전에서는 위닝샷을 터뜨렸고, 이어진 경기에서도 승리의 중심이 됐다. 최원혁이 버튼의 전담 수비수로 경기에 나선 3, 4, 5, 6차전에서 SK는 내리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우승 세레모니 후 만난 최원혁은 자신이 이번 시리즈에서 버튼을 맡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최원혁은 “2차전이 끝나고 감독님과 함께 패인을 분석하면서 얘기를 나눴다. 그때 감독님께 ‘제가 버튼을 막아보고 싶다. 버튼 저 주세요.’라고 말했다.”며 “당시에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있었다. 다른 선수들이 버튼에게 당하는 것을 보고 ‘왜 저렇게 버튼에게 당하지?’라는 생각까지 했다. 미국 전지훈련에서 버튼만큼 빠르고 높은 선수들을 많이 상대해봤다. 다 잘 막아냈던 경험이 있어서 버튼을 괴롭힐 자신이 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SK 김기만 코치는 “원혁이가 확실히 수비가 좋다. 매일 원혁이를 데리고 수비 훈련을 정말 지독하게 시켰다. 또 핸드볼 코치님께 데려가 핸드볼 수비 훈련도 시켰다. 여러 시도들이 결론적으로 도움이 된 것 같다. 또 워낙 열심히 하는 선수여서 지금까지 기울인 노력들이 중요한 경기에서의 활약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최원혁은 이번 시리즈에서의 깜짝 활약으로 생애 첫 우승 기쁨을 맛봤다. 송도고-한양대를 거치는 등 엘리트 가드 코스를 밟은 최원혁이지만, 그간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자신의 활약으로 우승을 일군 올 시즌이 그 어느 때보다 뜻깊을 수밖에 없다.

우승의 달콤함을 맛본 최원혁의 차기 목표는 상무 합격이다. 최원혁은 올 시즌 상무에 지원했지만, 탈락 소식을 받았다. 정규리그에서의 아쉬운 성적과 출전 시간이 문제였다.

탈락 소식을 받은 현재까지 최원혁의 상무 입대 가능성은 0에 수렴하지만, 만약 상무에서 추가 모집을 실시한다면 최원혁이 합격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의 활약과 우승이 그 이유. 문경은 감독도 “원혁이가 왜 상무에 뽑히지 못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말 잘하는 선수인데 아직 자신을 다 못 보여준 것 같다.”며 최원혁의 상무 추가 모집에서의 합격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장 분위기만 봐서는 최원혁의 합격 확률은 충분히 높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뽐낸 최원혁. 과연 그는 V2의 기쁨을 넘어 상무 추가 모집 합격이라는 겹경사를 맞이할 수 있을까? 신명호에 이어 수비 하나로 리그를 뒤흔들 또 한명의 대형 수비수가 화려한 탄생의 서막을 알렸다. 

사진제공 = KBL  

이성민  aaaa13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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