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Inside] 필라델피아를 이끄는 새로운 간판! 벤 시먼스

이재승 기자 / 기사승인 : 2017-10-27 05: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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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가장 많은 기대를 받은 팀은 바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아닐까 싶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카멜로 앤써니를 영입하면서 우승후보로 떠올랐지만, 유망주들이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올 준비를 마쳤고 이번 오프시즌을 알차게 보낸 필라델피아는 우승 여부를 떠나 가장 많은 이목을 끌만한 팀으로 충분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시즌은 달랐다. 그간 필라델피아는 지난 세 시즌 동안 개막 이후 17연패, 18연패, 7연패로 시즌을 출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네 번째 경기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면서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비록 2017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지명한 마켈 펄츠가 어깨 부상으로 당분간 자리를 비우게 됐지만, 필라델피아의 미래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더욱 밝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심에는 바로 필라델피아 재건의 핵심인 'The Yank '벤 시먼스(포워드, 208cm, 108.9kg)가 있다. 시먼스는 조엘 엠비드, 다리오 사리치, 마켈 펄츠와 함께 필라델피아를 이끌어야 할 가장 큰 재목이다. 비록 부상으로 지난 시즌에 곧바로 데뷔하진 못했지만, 첫 시즌을 치르는 그는 2015 1라운드 1순위로 NBA에 진출한 칼-앤써니 타운스(미네소타) 못지않은 재능을 뽐내고 있다. 시먼스가 곧바로 도약하면서 필라델피아가 장밋빛 미래를 꿈꾸고 있다.


국가대표 경험과 뼈아팠던 부상!


시먼스는 카이리 어빙(보스턴)처럼 미국과 호주의 이중국적을 갖고 있다. 미국인 아버지와 호주인 어머니 사이에서 빛을 본 그는 호주의 빅토리아주 멜버른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농구에서 탁월한 실력을 뽐낸 그는 지난 2015년에 맥도널드 올-아메리칸에 선정되는 등 굵직한 수상경력을 쌓았다. 루이지애나 대학으로 진학한 그는 첫 시즌부터 NCAA 무대를 주름잡았다. SEC 올해의 1학년에 뽑혔는가 하면, 컨퍼런스(SEC) 퍼스트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3년에는 호주 국가대표로 오세아니아 챔피언십에 출전하기도 했다. 시먼스는 조 잉글스, 단테 엑섬(이상 유타), 패트릭 밀스(샌안토니오), 메튜 델라베도바(밀워키)와 함께 훈련했다. NBA 경험을 갖고 있는 데이비드 앤더슨과 캐머런 베어스토우와도 같이 뛸 기회를 잡으면서 호주를 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다. 어린 나이부터 호주 대표팀에 뽑힌 것만 하더라도 시먼스의 재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학년을 마친 후 시먼스는 NBA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그러나 시먼스는 발이 온전치 않았다. 트레이닝캠프를 치르는 도중 발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오른발 중족골이 골절됐고, 결국 시먼스는 시즌 절반 이상을 날리게 됐다. 드래프트에 앞서 나이키와 계약을 맺으면서 NBA에서 뛸 시간을 기다렸던 시먼스에게는 가혹한 부상이었다. 좋지 않은 일까지 겹쳤다. 교통사고로 사촌을 떠나보내는 등 시먼스에게는 다사다난한 한 해가 됐다.


필라델피아의 브렛 브라운 감독은 애당초 시먼스를 포인트가드로 기용할 생각이었다. 포워드이지만 경기운영에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능수능란한 볼핸들링 실력까지 겸비하고 있는 만큼, 브라운 감독의 전술을 구현할 첨병으로 일찌감치 낙점됐다. 그러나 시먼스가 다치면서 필라델피아의 계획은 꼬였고, 지난 2013년 이후 지명하는 신인들마다 다치는 불운에서 또 다시 자유롭지 못한 꼴이 됐다.


결국 시먼스는 수술을 받았다. 12월 중순에 팀에 합류하면서 연습에 나서기도 했다. 시먼스가 뛸 것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는 시먼스를 시즌 내내 투입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당시 브라운 감독은 "아직은 아닌 것 같다"면서 몸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하는 등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5대5를 치를 완벽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향후 온전히 돌아올 때 뛰게 할 계획을 내비쳤다.


시먼스는 끝내 팀과 동행하지 않았다. 이어서 추가적인 정밀검사 결과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는 소견이 나왔고, 시먼스의 데뷔는 1년 뒤로 미뤄지게 됐다. 추가적으로 완전한 상태를 만들기 위해 추가적인 작은 시술을 받았고, 3월이 지나서야 공을 만지면서 본격적인 연습에 나섰다. 수술 이후 회복에 전념해야 한 만큼 필라델피아는 무리하게 뛰게 하기보다는 좀 더 계획을 갖고 시먼스를 뛰게 하기 위함이었다.


한 시즌 동안 몸이 근질근질했을까, 시먼스는 시즌 초반부터 신인답지 않은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이번 시즌 3경기에서 경기당 34.8분을 소화하면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다. 아쉽게 부상으로 데뷔를 1년 늦췄지만, 온전한 몸 상태로 돌아온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1996년생의 어린 선수로 현지 나이로 이제 갓 약관을 넘어선 만큼 지금보다도 향후가 더 기대되는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유망주 중 한 명이다.


말이 필요 없는 특급 유망주!


시즌 초반부터 시먼스는 일찌감치 코트를 수놓고 있다. 평균 17점(.491 .000 .615) 10.8리바운드 7어시스트 1스틸로 트리플더블급 기록을 만들고 있다. 더군다나 데뷔전이었던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워싱턴 위저즈와의 원정경기에서 18점을 뽑아내면서도 10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첫 경기서부터 더블더블을 작성하면서 보는 이들을 놀래게 만들었다. 이후 시먼스의 더블더블 행진은 계속됐다. 현재 4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뽑아내고 있다.


더 대단한 점은 더블더블을 만들어내면서도 다수의 어시스트를 곁들인 점이다. 워싱턴전은 물론이고 21일에 열렸던 보스턴 셀틱스와의 홈경기에서도 11점 11리바운드에 이어 5어시스트를 버무렸다. 두 경기 연속 더블더블과 함께 5어시스트를 추가하면서 필라델피아의 살림을 확실히 책임졌다. 급기야 지난 22일 토론토 랩터스를 상대로는 18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에 버금가는 기록을 뽑아냈다.


아쉽지만 시먼스가 초반부터 코트 위에서 안정적인 기량을 뽐내는 동안 필라델피아는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전처럼 개막 이후 연패가 길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워싱턴을 상대로 5점차, 보스턴을 맞아 10점차로 진 것은 아쉬웠다. 토론토와의 원정경기에서는 무려 34점차로 대패를 떠안기도 했다. 시먼스도 아직은 어린 선수인 만큼 팀의 패배를 막을 도리가 없었다. 다른 선수들의 지원도 아쉬웠다.


시먼스는 이내 팀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시먼스는 24일 디트로이트 피스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생애 최다인 21점을 퍼부으며 공격을 이끌었다. 탁월한 야투 감각을 내세우면서 데뷔 이후 처음으로 20점 이상을 생산했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시먼스답게 두 자리 수 리바운드를 신고한 것도 모자라 10어시스트를 보태면서 네 번째 경기 만에 데뷔 첫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21점 12리바운드 10어시스트).


필라델피아에서 트리플더블러를 이토록 빨리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시먼스의 경기력을 감안하더라도 예상보다 훨씬 이른 시각에 첫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면서 팬들에게 자신이 어떤 선수인지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무엇보다 승부처에서도 자유투를 놓치지 않는 등 담대한 모습을 보였고, 엠비드와 함께 승부처를 잘 풀어나갔다. 4쿼터 3분을 채 남겨두지 않고, 자유투를 모두 집어넣었고, 엠비드의 3점슛을 어시스트하면서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 필라델피아 최연소 트리플더블러


vs 피스턴스_ 이궈달라(05.03.24) 10점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


vs 피스턴스_ 시 먼 스(17.10.24) 21점 12리바운드 10어시스트


안드레 이궈달라(골든스테이트)가 필라델피아 소속으로 뛸 때, 현지 기준으로 21세 54일째에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이후 가장 어린 나이(21세 96일)로 트리플더블을 올린 선수가 됐다. 무엇보다 시먼스는 최근 35시즌 동안을 통틀어 데뷔 첫 4경기에서 60점 30리바운드 20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이는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가 지난 2003-2004 시즌에 61점 33리바운드 30어시스트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이 기간 동안 시먼스는 68점 43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신고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특히나 8피트 이내 지역에서의 슛 성공률이 돋보이고 있다. 해당 구간에서만 51.6%의 성공률로 32점을 신고하면서 다득점의 초석으로 삼고 있다. 아직 16피트가 넘는 거리에서 슛을 시도하지는 않았지만, 우선은 림과 가까운 곳에서 높은 확률로 득점을 올리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추후 슛 거리가 늘어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지금까지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것은 분명하다.


더 무서워질 세븐티식서스!


브라운 감독은 지난해에 예고한 대로 시먼스를 포인트가드로 기용하면서 시먼스의 기량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나설 때는 주전 스몰포워드로 나서고 있지만, J.J. 레딕, 제러드 베일리스와 함께 뛰는 만큼 공격 시에 경기운영은 시먼스의 몫이다. 시먼스의 경기운영이 사뭇 안정적이다보니 (부상의 이유도 있지만) 펄츠를 벤치에서 내세울 수 있었다. 『Basketball-Reference』에 따르면, 시먼스를 아예 포인트가드로 분류해 놓았을 정도다.


시먼스가 공격 시에 경기운영을 도맡으면서 기민한 베일리스와 슛이 정확한 레딕을 동시에 투입할 수 있다. 아직 확실히 드러나진 않았지만, 상황에 따라 라인업을 크게 가져갈 수 있는 이점까지도 있다. 당초 필라델피아는 2017 드래프트로 펄츠를 지명하면서 '펄츠-시먼스-사리치-엠비드'로 이어지는 막강한 유망주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게 다가 아니다. 필라델피아는 신인계약자만 12명이나 될 정도로 엄청난 유망주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른바 핵심전력으로 분류되는 네 명의 선수들 중 한 두 명만 잠재력을 터트린다고 하더라도 필라델피아가 도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미 지난 시즌에 엠비드가 싹을 보였고, 이번에 시먼스마저 어김없이 전도유망함을 뽐내고 있는 만큼 필라델피아의 재건 속도는 하루가 다르게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여름에 레딕, 아미르 존슨과 같은 노장들의 합류도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심에는 역시나 시먼스가 있다. 최근 펄츠가 어깨 부상을 털어내지 못하면서 당분간 결장을 피하지 못하게 됐지만, 시먼스가 버티고 있어 큰 공백은 느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펄츠도 시간을 갖고 회복 후에 돌아온다면, 1순위다운 경기력을 충분히 뽐낼 수 있는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동부컨퍼런스 이달의 신인상을 독식한 엠비드와 사리치까지 포진하고 있어 탄탄한 선수층을 구성하고 있다.


시먼스가 여러 역할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부분 또한 단연 돋보인다. 이제 필라델피아가 강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미 이번 여름에 지명권 교환으로 인해 리빌딩의 종반부를 알린 필라델피아는 시먼스라는 확실한 유망주를 활용하게 되면서 전술적 범용성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모두 잡게 됐다. 그만큼 시먼스가 필라델피아에 중요한 선수이며, 불과 4경기만으로 이를 입증한 부분이 더 놀라울 따름이다. 시먼스가 건재한 이상 필라델피아의 미래는 더욱 더 밝아 보인다.


사진_ NBA Media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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