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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 Basket Inside] 유로바스켓 2017, 메달의 주인공은?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유로바스켓 2017이 어느덧 대회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지난 9월 1일(이하 한국시간)에 개막한 이번 대회는 숱한 이변을 낳았고, 그 결과 준결승에 스페인, 슬로베니아, 세르비아, 러시아가 올라오게 됐다. 16강에서 유력한 메달 후보인 프랑스와 리투아니아가 각각 독일과 그리스에 덜미가 잡히면서 대이변이 연출됐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는 본선에서 핀란드에 패하는 등 이번 대회 들어 다소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결국 독일에게 3점차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리투아니아는 대회 내내 강력함을 뽐냈지만, 백기를 들고 말았다.

이변은 준결승에서도 잇따랐다. 스페인과 슬로베니아의 맞대결에서 슬로베니아가 이긴 것. 이들 두 팀은 준결승으로 향하기 전까지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만큼 관심을 모은 대결이었지만, 파우 가솔(샌안토니오)을 필두로 다수의 NBA 선수들과 함께 단연 돋보이는 전력을 구축하고 있는 스페인의 무난한 결승 진출이 점쳐졌다. 그러나 슬로베니아는 지난 대회 우승국이자 유럽 최강이라 할 수 있는 스페인을 20점차로 대파했다. 이로써 슬로베니아는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반대편에서는 러시아와 세르비아가 진검 승부를 벌였다. 러시아는 후반에 매서운 뒷심을 보이면서 경기를 2점차까지 좁히는데 성공했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본선에서 같은 조에 속했을 당시에는 러시아가 진땀나는 승부 끝에 3점차 승리를 거뒀지만, 정작 중요한 결선에서는 세르비아가 웃었다. 이로써 세르비아는 주축들이 대거 빠진 가운데서도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전반적으로 수월한 대진 덕에 결승까지 향할 수 있었지만, 간판급들이 여럿 불참한 가운데서도 일궈낸 엄청난 성과다.

이제 유로바스켓은 결승전과 패자전 단 두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먼저 스페인과 러시아가 동메달을 두고 일합싸움에 나선다. 스페인은 러시아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무난히 승리를 따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러시아에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득점과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뿌리고 있는 알렉시 쉐베드가 버티고 있는 만큼 스페인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두 팀 모두 준결승에서 불의의 패배를 당한 만큼 이를 얼마나 이겨내고 경기력을 회복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어 슬로베니아와 세르비아가 우승을 두고 다툰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구 유고슬라비아에 속했던 국가들이다. 구 유고가 해체되면서 각각 분리 독립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이들 두 팀은 결승에서 첫 맞대결을 벌인다. '치'자 돌림들이 슛에 능한 선수들인 만큼 이번 결승에서 얼마나 많은 득점이 나올지, 얼마나 세련된 농구가 펼쳐질지가 더욱 주목된다. 이들 두 팀은 유로바스켓에서 도합 5번 만났으며, 슬로베니아가 3승 2패로 상대 전적에서 앞서 있다. 슬로베니아의 기세가 무섭지만, 세르비아도 결코 뒤지지 않는 만큼 명승부가 예상된다.

패자전 : '무적함대' 스페인 vs '원투펀치' 러시아

Keyword : 스페인의 막강한 프런트코트, 쉐베드 원맨팀 한계

Key Match-up : 리키 루비오 vs 알렉시 쉐베드

Key Stats : 스페인 평균 42.5리바운드(1위) vs 쉐베드 평균 25.1점(1위)

스페인과 러시아가 오랜 만에 유로바스켓에서 만났다. 지난 유로바스켓 2007 결승 이후 무려 10년 만에 마주하게 됐다. 이들 두 팀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11번 만났다. 이중 유로바스켓에서만 8번 맞대결을 벌였고, 이중 6번을 스페인이 승리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유로바스켓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2승을 거둘 당시 큰 경기에서 모두 이긴 바 있다. 지난 200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러시아는 줄곧 유로바스켓에서 10위 밖으로 벗어날 일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 두 대회에서 사상 처음을 21위와 17위에 그치면서 부진하는 동안 이들 두 팀이 유럽에서 맞대결을 벌일 일은 없었다. 그나마 최근에 만난 것이 지난 2012년 올림픽으로 당시 스페인은 본선에서 러시아세 패했지만, 결선에서 러시아를 꺾었고,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획득했다.

# 최근 맞대결 경기일지

1993 유로바스켓 : 스페인 86-75 러시아

1995 유로바스켓 : 스페인 94-78 러시아

1997 유로바스켓 : 스페인 67-70 러시아 (준준결승)

1999 유로바스켓 : 스페인 72-69 러시아

2000 호주올림픽 : 스페인 63-71 러시아

2001 유로바스켓 : 스페인 62-55 러시아 (준준결승)

2003 유로바스켓 : 스페인 89-77 러시아

2007 유로바스켓 : 스페인 81-69 러시아

2007 유로바스켓 : 스페인 59-60 러시아 (결승)

2012 영국올림픽 : 스페인 74-77 러시아

2012 영국올림픽 : 스페인 67-59 러시아 (준결승)

이번 대회 전력을 보면 양 팀이 큰 차이를 갖고 있다. 스페인은 파우 가솔을 필두로 마크 가솔(멤피스), 윌리 에르난고메즈(뉴욕), 후안초 에르난고메즈(덴버), 알렉스 아브리네스(오클라호마시티), 리키 루비오(유타)까지 무려 6명의 NBA 리거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서 뛰었던 세르이오 로드리게스까지 포함할 경우 NBA 경험자는 더 늘어난다. 아브리네스가 이번 대회에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하더라도 스페인의 전력은 러시아를 돌려세우기에 충분하다. 가솔 형제가 지키는 든든한 골밑을 필두로 루비오와 로드리게스가 이끄는 백코트 또한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에 반해 러시아는 스페인에 비해 약하다. 쉐베드가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고, 티모피 모즈고프(브루클린)이 버티고 있는 것이 전부다. 모즈고프와 함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는 샤샤 쿤은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세르게이 카라세프의 불참도 아쉽다. NBA 선수들의 보유현황만 보더라도 러시아가 크게 뒤처진다. 모즈고프를 제외하고는 모두 자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CSKA 모스크바를 필두로 명문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두루 포진하고 있는 점은 러시아의 장점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 경기력을 보면 스페인이 압도하고 있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평균 득점 4위(84.4), 평균 어시스트 2위(23.8), 블록 2위(3.9)에 올라 있다. 해당 부문에서 모두 러시아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무엇보다 러시아가 스페인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기록이 없는 만큼 경기력 차이는 다소 현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러시아의 평균 득점은 79점에 불과하다. 스페인과 5점 이상 차이가 난다. 3점슛 성공률에서도 마찬가지. 스페인(.397)에 비해 러시아(.333)의 성공률이 다소 뒤져 있다. 당일 경기력이 중요하겠지만, 이번 대회의 경기력을 보면 스페인이 그만큼 전력에서 앞서고 있는 것이 드러난다.

스페인에서는 역시나 파우 가솔이 잘 해줘야 한다. 가솔은 이번 대회에서 7경기에 나서 경기당 25.4분을 소화하며 16.1점(.506 .353 .763) 7.4리바운드 2.6어시스트 1.3블록을 기록하고 있다. 3점슛 성공률이 지난 대회만 못하지만 언제는 안팎에서 위치를 가리지 않고 득점을 올릴 수 있는 만큼 러시아가 막기 까다롭다. 마크 가솔의 존재 탓에 파워포워드로 나서는 만큼 가솔이 매치업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여겨진다. 러시아에 모즈고프를 제외하고는 가솔을 견제할 만한 마땅한 빅맨이 없는 점 또한 가솔의 활약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로테이션에 따라 센터로 나서더라도 모즈고프를 충분히 요리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추고 있는 만큼 러시아 공략에 단연 그가 선봉에 설 것으로 기대된다.

파우 가솔을 필두로 스페인의 트윈타워는 스페인의 가장 큰 자산이다. 러시아에 모즈고프가 있다지만, NBA에서도 올스타 센터로 군림하고 있는 가솔 형제를 러시아가 막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스페인은 파우 가솔과 마크 가솔을 내세워 리바운드에서도 1위(42.3)를 질주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평균 40리바운드 이상을 잡아낸 팀은 스페인과 리투아니아까지 단 두 팀 뿐이다. 이에 반해 러시아의 리바운드 순위는 17위로 처져있다. 평균 32.8개를 잡아내는데 그쳤고, 이는 스페인과 약 10개 더 많이 잡아내고 있다는 뜻이다.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스페인이 제공권을 장악할 것으로 어렵지 않게 예상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대응이 중요하다.

러시아에서는 쉐베드와 나머지 선수들의 3점슛이 중요하다. 골밑에서는 승산이 없다. 당장 트윈타워를 제치더라도 스페인 포워드에는 준수한 리바운더들이 즐비하다. 그렇다면 야투 감각이 중요하다. '야투 실패→리바운드 헌납→공격 기회 제공'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깨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쉐베드의 역할이 중요하다. 러시아의 에이스인 그가 약 30점 가량 책임지면서도 밖으로 빼내는 패스가 속속들이 득점으로 연결되어야만 승산이 있다. 쉐베드가 30점을 올리더라도 외곽에서 지원사격이 나오지 않는다면, 지난 준결승처럼 패배할 가능성이 실로 높다. 게다가 스페인은 세르비아보다 훨씬 더 강한 팀이다. 그런 만큼 쉐베드 외에 다른 선수들이 외곽에서 3점슛을 다수 터트려야 한다.

쉐베드는 이번 대회에서 8경기에 나서 평균 31.5분 동안 25.1점(.410 .366 .884) 2.8리바운드 6.3어시스트 1스틸을 올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돋보이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쉐베드가 있었기에 러시아가 이곳까지 올라 올 수 있었다. 그러나 준결승에서도 무려 33점을 퍼붓고도 팀이 패한 만큼 러시아가 스페인을 잡기 위해서는 쉐베드가 최대한 많은 득점을 신고하면서도 다른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잇따라야 한다. 그러나 현재 러시아에서 쉐베드와 모즈고프를 제외하고는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고 있는 선수가 없다. 비탈리 프리존이나 안드레이 보론체비치와 같은 선수들이 확실한 변수가 되어줘야만 한다.

반면 스페인에서는 파우 가솔 외에도 마크 가솔과 리키 루비오가 평균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로드리게스와 에르난고메즈 형제가 벤치에서 나서고 있음에도 평균 8점 이상은 꾸준히 보태고 있다. 주전 전력으로 러시아를 압도할 수 있는 스페인은 주전과 벤치의 전력 격차 또한 크지 않다. 만약 러시아에서 슛이 잘 들어간다는 전제 하에 쉐베드를 중심으로 빠른 농구를 펼친다면, 스페인도 이에 대응하는 라인업을 꾸릴 수 있다. 파우 가솔이나 마크 가솔 중 하나를 원 센터로 투입하면서 이번 대회 주전 포워드로 나서고 있는 페르난도 산 에메테리오나 에르난고메즈 형제를 포워드로 투입하면 된다. 그 외 호안 사스트레와 피에르 오리올라도 있다.

스페인은 3쿼터까지만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 무난히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스페인의 세르이오 스카리올로 감독은 4쿼터에 루비오와 로드리게스를 동시에 투입하고 있다. 후안 카를로스 나바로가 주전으로 나서지만 어느덧 백전노장에 접어든 만큼 경기 내내 코트를 지키기는 역부족이다. 승부처에서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 손실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루비오와 로드리게스가 함께 뛰면 안정된 1선 수비와 함께 원활한 패스를 통해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는 스페인의 막강한 프런트코트를 살리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루비오와 로드리게스의 패스가 속속들이 득점으로 연결된다면, 이는 곳 스페인의 동메달 획득 확률을 높이는 가장 탁월한 지름길이다.

스페인이 내외곽에서 호조를 이룬다면 금세 경기를 접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페인이 중요한 경기에서 발목이 잡힌 전례가 적지 않은 만큼 안심하긴 이르다. 스페인이 국제대회에서 우월한 전력을 구축하고도 이따금씩 발목이 잡힐 때는 슛이 들어가지 않아서다. 야투 난조에 빠진다면, 미국이 아닌 이상 이만한 큰 경기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스페인으로서는 준결승에서의 부진을 씻고 원활한 공격력을 뽐내는 것이 우선이다. 스페인이 평균에 준하는 필드골 성공률만 나온다면, 이내 승전보를 울릴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반해 러시아는 원투펀치의 폭발과 함께 나머지 선수들의 지원까지 동반되어야 한다.

# 스페인의 국제대회 고비

2013 유로바스켓 준 결 승 vs 프랑스 3점차 패

2014 농구월드컵 준준결승 vs 프랑스 13점차 패

2016 히우올림픽 준 결 승 vs 미  국 6점차 패

2017 유로바스켓 준 결 승 vs 슬로베 20점차 패

승자전 : '연전연승' 슬로베니아 vs ‘The Eagles’ 세르비아

Keyword : 슬로베니아의 스피드 vs 세르비아의 높이

Key Match-up : 고란 드라기치 vs 보그단 보그다노비치

Key Stats : 슬로베니아 평균 79.9점(2위) vs 세르비아 평균 21.4어시스트(3위)

한 때 한 지붕이었던 두 팀이 4년 만에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이들 두 팀이 가장 높은 곳에서 만났을 당시는 지난 유로바스켓 2009에서 준결승에서 만난 이후 처음이다. 이후 2011년과 2013년에는 순위결정전에서 마주한 만큼 의미는 크지 않았다. 사실상 좀 더 공식전이라 할 수 있는 맞대결은 지난 2009년이 끝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메달의 길목에서 마주하게 된 것이다. 동시에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당연히 처음이다. 슬로베니아는 2009년 대회 본선에서는 세르비아(당시 구 유고)를 잡았지만, 결선에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 최근 유로바스켓 맞대결 경기일지

1999 유로바스켓 : 슬로베니아 66-71 세르비아

2009 유로바스켓 : 슬로베니아 80-69 세르비아

2009 유로바스켓 : 슬로베니아 92-96 세르비아 (준결승 ; 연장)

2011 유로바스켓 : 슬로베니아 72-68 세르비아 (7위 결정전)

2013 유로바스켓 : 슬로베니아 74-92 세르비아 (5위 결정 진출전)

이번 대회에서 이들 두 국가가 결승에 올라오리라 예상한 이들은 만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단단한 경기력을 내세워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왔다. 슬로베니아는 본선부터 험난한 여정을 펼쳤다. 같은 조에 프랑스, 그리스와 같은 메달 후보군들과 한 조에 속했다. 그러나 슬로베니아는 이들을 꺾어내면서 당당하게 5전 전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하면서 결선에 진출했다. 프랑스와 그리스가 주춤하는 틈을 놓치지 았다. 결선에서의 행보도 거침이 없었다. 조 1위를 차지한 덕에 토너먼트 첫 관문에서 최약체인 우크라이나를 사뿐하게 요리한 슬로베니아는 이후 라트비아와 스페인을 연파하면서 엄청난 상승세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뉴욕)가 이끄는 라트비아를 상대로 크게 밀리지 않았다. 포르징기스를 수비하는데 서너 명의 선수들이 달라 붙는 등 파격적인 수비전술과 함께 이번 대회에서 꾸준한 공격력을 내세워 라트비아에 6점차로 간신히 이길 수 있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준결승에서 파우 가솔의 스페인을 상대한 것. 스페인은 지난 대회에서 가솔의 원맨쇼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여기에 마크 가솔을 필두로 여러 선수들이 가세한 만큼 슬로베니아가 질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슬로베니아는 고란 드라기치(마이애미), 루카 돈치치, 앤써니 랜돌프 트리오를 내세워 막강한 공격력을 뽐냈고, 공격 부진에 시달린 스페인을 무려 20점차로 따돌리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로써 슬로베니아는 지난 2009년 이후 처음 오른 준결승을 넘어 사상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처럼 본선과 결선을 치르는 동안 그리스, 프랑스, 라트비아, 스페인처럼 메달을 따내도 이상하지 않을 팀들을 꺾었고, 이제 첫 우승까지 노리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이번 대회에서 슬로베니아는 평균 득점 2위(79.2)에 올라 있다. 탈락한 라트비아를 제외하면 현재 생존해 있는 팀들 중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에이스인 드라기치가 자신의 득점은 물론 동료들의 득점까지도 살뜰히 돌보고 있으며, 외곽에는 돈치치라는 세계 최고 유망주가 다재다능함을 뽐내고 있다. 골밑 수비도 랜돌프가 책임지고 있어 든든하다.

높이에서는 돋보이지는 않지만, 공격에서 원활한 패스게임을 통해 오픈찬스를 만들고 이를 득점으로 연결하고 있다. 드라기치가 돌파를 통해 수비를 끌어모은 후 밖으로 빼내는 패스가 주요 공격루트인 슬로베니아는 드라기치가 건재한 만큼 결승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돈치치가 드라기치 못지않은 득점을 책임지면서도 리바운드와 어시스트까지 두루 추가하고 있어 슬로베니아의 공격력 공백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드라기치가 벤치를 지킬 때 슬로베니아는 뒤처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돈치치가 있어 드라기치의 쉬는 시간을 잘 채우고 있고, 동시에 공격에 나서면서 기복이 없는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슬로베니아의 장점은 다양한 공격진이다. 드라기치 외에도 돈치치, 클레멘 프레페리치, 앤써니 랜돌프가 각각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고 있다. 슬로베니아의 공격력이 대단한 이유다. 드라기치는 8경기 평균 27.8분 동안 21점(.470 .375 .836) 4.1리바운드 5.4어시스트 1.5스틸로 펄펄 날고 있다. 자신의 득점 외에 동료들의 득점을 살리는 점이 단연 돋보인다. 뿐만 아니라 슬로베니아의 장점은 코트를 밟은 선수들 전원이 3점슛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센터로 나서고 있는 랜돌프는 본선(1/11)에서와 달리 결선(9/11)에서 엄청난 3점슛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수비에서는 앵커로 나서면서 공격에서 스트레치를 확실히 해주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랜돌프와 프레페리치의 평균 3점슛 성공률은 공이 42%를 상회하고 있다.

반면 세르비아는 상대적으로 슬로베니아보다는 올라오는 길이 수월했다. 본선에서 라트비아, 러시아와 한 조에 묶이면서 힘겨운 경쟁을 벌였다. 3자 동률이 나와 득실 비교에서 2위에 올랐고, 이를 통해 유리한 대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결선에서 세르비아는 슬로베니아가 상대했던 우크라이나만큼이나 약했던 헝가리를 꺾었고, 이어 마르코 벨리넬리(애틀랜타)의 이탈리아와 쉐베드의 러시아마저 넘어섰다. 세르비아가 D조 2위를 차지한 사이 C조에서 막판 순위 판도가 바뀌면서 헝가리가 3위를 차지했고, 이를 통해 손쉽게 준준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준준결승에서는 이탈리아의 슛감이 좋지 않았고, 세르비아가 높이를 내세워 이탈리아를 두드렸다. 준결승에서는 러시아를 상대로 전반에 크게 앞서가면서 승기를 잡아나갔다.

독수리 군단이 자랑하는 것은 단연 높이다. 이번 대회에서 슬로베니아와 세르비아는 공이 38.9리바운드를 잡아내면서 리바운드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슬로베니아는 높이가 돋보이는 팀은 아니지만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세르비아는 예상대로 적잖은 리바운드를 통해 승리의 발판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양 측의 신장 차이가 결코 적지 않은 만큼 슬로베니아의 빠르기와 세르비아의 높이가 정면으로 충돌한다. 또한 세르비아는 이번 대회에서 필드골 성공률 5위(.491)에 올라 있는 만큼 높이를 활용해 페인트존에서 많은 득점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세르비아로서는 드라기치의 움직임을 묶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세르비아가 드라기치를 제대로 수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NBA에서도 올스타급 가드로 손꼽히는 그는 이미 이번 대회 최고 가드다운 면모를 여과 없이 뽐내고 있다. 드라기치를 막을 수 없다면, 외곽에 있는 다른 선수들을 제어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세르비아로서는 보그단 보그다노비치(새크라멘토)의 공격이 터져야 한다. 보그다노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8경기에서 경기당 31.7분을 뛰며 20.3점(.483 .311 .816) 3.5리바운드 5어시스트 1.4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보그다노비치가 상대 수비를 잘 흔들어야 한다. 동시에 보반 마리야노비치(디트로이트)의 골밑 공략을 필두로 다수의 7푸터를 보유하고 있는 세르비아의 높이가 어느 정도의 위용을 뽐내느냐가 관건이다.

# 슬로베니아와 세르비아의 간판 비교!

고란드라기치 8경기 27.8분 21.0점(.470 .375 .836) 4.1리바운드 5.4어시스트 1.5스틸

보그다노비치 8경기 31.7분 20.3점(.483 .311 .816) 3.5리바운드 5.0어시스트 1.4스틸

양 팀 감독의 지략대결도 기대된다. 슬로베니아의 이고르 코코스코프 감독과 세르비아의 알렉산더 조르제비치 감독이 어떤 수를 주고받을지가 단연 주목된다. 코코스코프 감독은 LA 클리퍼스, 디트로이트 피스턴스, 피닉스 선즈,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올랜도 매직에서 어시스턴트코치 경험을 두루 갖고 있으며, 현재 유타 재즈로 코치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에 슬로베니아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고, 슬로베니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크게 일조했다. 지난 2008년부터 2015년까지는 조지아의 감독으로 팀을 이끈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대회에서 큰 빛을 발휘하고 있다.

이에 반해 조르제비치 감독은 유럽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인물로 유럽농구에 잔뼈가 굵다. 코코스코프 감독과 달리 선수 때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등 남다른 이력을 쌓았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지난 2013년부터 줄곧 세르비아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밀로스 테오도시치(클리퍼스), 네마냐 벨리차(미네소타), 니콜라 요키치(덴버), 미로슬라브 라둘리차, 블라드미르 미코브 등 세르비아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부상 및 개인사유로 불참한 가운데서도 팀을 결승으로 이끄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보그다노비치와 센터들을 잘 활용했고, 이를 토대로 2009년 이후 유로바스켓에서 모처럼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사진_ NBA Mediacentral

이재승  considerate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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