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캠프] ‘레전드’ 유영주, “유소녀들에게 나는 그저 말 많은 아줌마”

이성민 / 기사승인 : 2017-08-20 10: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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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속초/이성민 웹포터] “내가 누군지 유소녀 선수들이 전혀 모른다. 그저 엄마보다 말 많은 아줌마로 생각한다”


2017 WKBL 유소녀농구 캠프(이하 W캠프)가 16일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속초실내체육관에서 개막했다. 이번 W캠프는 초등학교 엘리트 선수들을 대상으로 5박 6일간 진행된다. 전국 14개 초등학교 139명이 참가해 고학년과 저학년으로 나뉘어 훈련을 실시했다.


임달식 감독의 캠프 총 감독 하에 슈팅 클래스의 조성원 수원대 감독, 스크린/박스아웃 클래스의 유영주 코치, 스텝/풋워크 클래스의 강양현 코치, 드리블 클래스의 박대남 스킬트레이너가 배치됐다. 캠프에 참가한 선수들은 총 4개(슈팅, 스크린/박스아웃, 스텝/풋워크, 드리블)로 분류된 각각의 클래스 수업에 참가해 기본기를 연마했다.


4개의 클래스 중 ‘레전드’ 유영주 코치가 맡은 스크린/박스아웃 클래스가 눈에 띄었다. 유소녀 선수들은 유영주 코치의 열정적인 지도 아래 서로 몸을 부딪혔고, 구슬땀이 코트를 흠뻑 적셨다.


유영주 코치는 “작년에도 W캠프에 참여했었다. 너무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감사하게도 연맹 측에서 한번 더 불러주셔서 흔쾌하게 수락했다. 너무 해맑은 미래의 꿈나무들과 함께 해서 굉장히 보람차고 행복하다”고 이번 캠프에 코치로 참여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유영주 코치의 말처럼 W캠프는 유영주 코치에게는 낯익은 곳이다. 작년 중,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W캠프에서 코치로 참여했기 때문. 2년 연속으로 참여하게 된 W캠프이지만, 가르치는 선수들은 중, 고등학생에서 초등학생으로 바뀌었다. 지도하는 입장에서 그 차이를 느낄 터.


유영주 코치는 “중, 고등학교 선수들은 말을 잘 듣는다. 반면 초등학교 선수들은 어리다보니 똑같은 얘기를 기본적으로 20번 이상 해야 한다. 그런 부분이 조금 힘들다. 초등학교 선생님들께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유영주 코치는 90년대 농구 무대를 주름잡았던 한국 여자농구의 레전드이다. 유영주 코치는 인성여고 졸업 후 1990년 SKC 여자 농구단에 입단해 신인상을 받았고, 1994년 제12회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농구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100년 여자농구에 한 번 나올만한 선수라는 찬사와 함께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는 55득점 역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유소녀 선수들에게는 농구계 대선배이자 우상같은 존재이다.


하지만 유영주 코치는 전혀 아니라는 반응이었다. 유영주 코치는 “내가 누군지 유소녀 선수들이 전혀 모른다. 그저 엄마보다 말 많은 아줌마로 생각한다. 선수들의 부모님들은 나를 알겠지만, 선수들이 알기에는 내가 너무 나이가 많다. 그래도 몇몇 유소녀 선수들은 포털 사이트에 검색을 해서 ‘선생님이 유영주에요?’ 라고 물어본다. 반응이 굉장히 재밌다”며 웃음 지었다.


한국 여자농구의 레전드이기에 최근 한국 여자농구가 처한 어려움과 침체된 상황들이 더욱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유영주 코치는 “기본적으로 인프라가 너무 작다. 각 초등학교에 선수들이 7~8명 넘는 학교가 거의 없다. 선생님들도 발로 뛰어서 선수들을 수급해야겠지만, 사회적 분위기 자체가 선수 수급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저변 확대를 위해서 농구인들과 연맹이 힘써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여자농구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어서 “그래서 이번 캠프에 더 큰 사명감을 갖고 참여했다. 어렸을 때부터 기초적인 부분이 몸에 밴다면, 앞으로 20년 후 유소녀 선수들이 성장했을 때 기본기에서 밀리지는 않을 것이다. 중요한 순간에는 기본기로 모든 것이 결정된다. 소속 학교에서 배우겠지만, 꾸준하게 유지하고 연습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 어느 때보다 큰 사명감을 가진 유영주 코치가 이번 캠프에서 중점적으로 지도한 부분은 ‘몸싸움’이다. 이유를 묻자 유영주 코치는 “성인 선수들도 몸싸움을 즐기는 선수가 거의 없다. 몸싸움을 즐길 줄 알아야 최고 선수가 될 수 있다. 선수들에게도 강조했다. 현대 농구에서 하지 않는 간지러운 부분을 긁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유영주 코치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코트 위에서 선수들과 땀을 흘리고, 호흡을 맞추기에 체력 소모가 심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유영주 코치는 “첫날 가르치고 침대에서 뻗었다. 정말 힘들다”며 “그래도 다음날 아무 생각없이 반짝이는 유소녀들의 눈동자를 보니 힘이 저절로 났다. 이번 캠프를 통해서 유소녀 선수들이 기본기와 농구에 대한 즐거움을 모두 가져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을 전했다.


사진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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