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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왜 한 달간 스킬 트레이닝만 할까?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지금 이 순간 간절함을 가지고 훈련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 걸로 만들 수 없다.”

용인 삼성생명은 지난해 저메인 버드 코치를 초청해 4주간 스킬 트레이닝으로 선수들의 개인기술 연마에 힘을 쏟았다. 올해 역시 크리스 히파 코치를 불러와 6월 한 달 동안 스킬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비시즌 동안 남녀 프로농구 모두 스킬 트레이닝으로 기량을 닦는 건 익숙한 장면이다. 

다만, 외부 코치를 초청해 스킬 트레이닝을 하면 오전이나 오후 훈련에 한 차례 훈련 시간을 할애하고, 다른 시간에는 팀 훈련을 하는 게 보통이다. 삼성생명은 오전과 오후 모두 스킬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그렇다고 야간에 팀 훈련을 하는 것도 아니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야간훈련은 자율”이라고 했다. 

삼성생명은 한 달 내내 스킬 트레이닝에만 집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13일 오전 스킬 트레이닝 훈련을 지켜보고 있던 임근배 감독을 만나 그 이유를 들어보았다. 임근배 감독은 “선수들이 알아서 노력한다면 굳이 이렇게 할 필요는 없다. 선수들이 하지 않기 때문에,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거다”라는 말과 함께 그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킬 트레이닝을 진행하네요. 

작년에 스킬 트레이닝을 할 때 지켜봤더니 (따로 연습)하는 선수들이 많지 않더라. 그래서 할 수 없이 강제적으로 한다. 강제적인 건 안 하는 것보다 낫다. 그런데 프로선수인데 “뭘 해”라고 해서 하는 건 잘못 되었다고 본다. 안 하면 시켜야 하지만 본인들도 경험을 했으니까 연습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스테픈 커리가 경기 전에 드리블을 못 해서 드리블 연습을 하나? 드리블을 끝내주는 선수인데 자신의 루틴대로 드리블연습을 해서 손에 감을 유지한다.” 그런 게 필요하다. 한달 동안 스킬 트레이닝을 했다고 실력이 확 늘지 않는다. 선수들에게 느끼라고, 1~2주가 아니라 한 달 동안 하는 건 몸으로 느끼라는 거다. 

모든 걸 히파 코치에게 맡겼다. 필요한 부분만 이야기를 한다(임근배 코치는 오전 내내 스킬 트레이닝을 가만히 앉아서 지켜봤지만, 한 차례 히파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1대1 레이업 연습을 할 때 적극적인 수비를 요청했다). (6월 한 달은) 히파 코치를 위한 시간이다. 

보통 스킬 트레이닝을 한 달 가량 진행해도 오전과 오후 중 한 번만 하던데요. 삼성생명은 오전과 오후 모두 스킬 트레이닝을 합니다. 
 
이게 옳다는 건 아니다. 운동은 반복이다. 오전에 스킬 트레이닝을 하고 오후에 다른 걸 하면 연속성이 떨어진다. 이왕 할 거라면 길게 해야 한다. 체력 훈련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산악훈련을 안 하지만, 산악훈련도 나쁜 게 아니고 심폐기능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일주일 산악훈련을 하면 크게 효과가 있을까? 

몸은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다. 체질이 서서히 바뀌니까 일주일 한다고 심폐기능이 좋아지지 않는다. 한 달 내내 산악훈련을 한다면 2주 정도 지날 때 몸이 바뀔 거다. 그 바뀐 상태에서 계속 해야 효과가 있다. 

솔직히 시즌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 박신자컵이 있고, 해외 전지훈련 갔다 오고 그러다 보면 연습할 시간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한 달 동안 스킬 트레이닝을 하는 건 몸에 배어야 하기에 길게 하는 거다. 내가 맞다고 이야기 하는 건 아니다. 내가 가진 생각엔 이게 낫다. 

내가 운동을 자율로 한다고 잘못 알려졌는데 운동을 자율로 하는 게 아니다. 운동은 정상적으로 한다. 몸을 자율로 푸는 거다. 워밍업을 하면 보통 선수 전원이 트레이너에 맞춰서 몸을 푼다. 그건 아니라고 본다. 

사람마다 다 다르다. 키 180cm, 몸무게 70kg으로 똑같은 게 아니다. 키도, 신장도 모두 다르다. 그럼 몸 풀리는 시점도 다르다. 일찌감치 몸이 풀리는 선수도 있고, 느리게 몸이 풀리는 선수도 있다. 스스로 몸을 잘 아니까 운동 시작 전까지 스스로 몸을 풀라는 거다. 10분 만에 풀리면 30분 동안 준비운동 할 게 아니라 10분만에 풀면 된다. 40분이 걸리면 그만큼 먼저 나와서 푸는 거다. 이게 자율로 알려졌다. 

프로 선수라면 내 스스로 하려고 해야 한다. 모르면 물어보고. 스스로 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시키는 것만 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나도 운동할 때 그랬다. 감독과 코치가 이야기하는 것만 하는 데 익숙하다. “이거 해! 저거 해!” 그것에 익숙하니까 경기력이 떨어진다. 

한 달 동안 모든 프로그램을 히파 코치에게 맡긴 건가요? 

이런 방향을 원한다고 미리 이야기를 했다. 거기에 자신이 하는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히파 코치는 우리 선수들과 몸이 다른 NBA나 WNBA, 대학 선수들을 가르쳤다. 우리 선수들의 몸과 특성을 설명하며 방향만 제시했다. 그 외 프로그램을 히파 코치가 잡았다. 

오전에는 드리블 중심으로 가고, 오후에는 슈팅 중심이다. 야간에 선수들이 나와서 연습한다. 지난해에 야간까지 하루에 세 번 훈련을 기본으로 했는데 올해는 야간 훈련을 자율에 맡겼다. 쉴 사람은 쉬고, 나와서 할 사람은 나와서 연습한다. 일주일에 2번 정도는 새벽운동을 넣었다. 선수들에겐 좋은 거다. 이런 기회를 누가 얼마나 받겠나? 

다들 체력훈련이나 전술훈련도 함께 진행하는데 감독 입장에선 한 달 동안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불안한 마음이 들지 않나요? 

기본 몸이 만들어지면 그걸 맞추는 건 어렵지 않다. 몸이 안 되어 있을 때 만드는 게 어렵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프로 의식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강조하는 게 몸을 본인들이 만들 줄 알아야 한다는 거다. 몸을 본인이 못 만들면 프로가 아니다. 내가 운동할 때 몸을 잘 만든 건 아니다. 그 때는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당연한 걸로 여겨졌다. 지금은 그게 아니다. 

내가 가진 지도철학은 선수들이 알아서 몸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거다. 그럼 지금 모여서 운동을 할 필요도 없다. 8월부터 운동하면 된다. 뛸 수 있는 몸만 되면 그 때부터 전술과 수비를 만들어가면 가능하다. WNBA는 2주 트레이닝 캠프해서 시즌에 들어간다. 선수들이 그런 몸을 만들 줄 알면 굳이 4월, 5월부터 훈련을 시킬 필요가 전혀 없다. 

물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고 볼 수도 있다. 선수들이 못 하니까 만들어준다고 볼 수 있고, 우리가 그러니까 선수들이 안 만든다고 볼 수도 있다. 어쨌든 선수들은 몸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불안하거나 그런 건 없다. (스킬 트레이닝) 경과를 보고 있는 거다. 선수들의 몸 상태나 진행 상황을 보면서 중간에 더 할 수 있는 걸 집어넣을 거다. (현재 스킬 트레이닝에서) 안 되면 안 될수록 강도가 더 세지니까 선수들이 더 힘들어진다. 

지금 전술 훈련을 해도 국가대표(박하나, 배혜윤, 김한별) 들어올 때 새로 맞추고, 외국선수가 가세하면 또 새로 훈련해야 합니다. 이것도 한 달 동안 스킬 트레이닝을 하는 이유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런 걸 한다. 국가대표에 나간 선수들보다 기량이 처져서 여기 남은 선수들이다. 물론 안 그런 선수도 있겠지만, 뭔가 부족하니까 실력을 키워야 하는 거다. 이런 스킬 트레이닝을 통해서 연습해야 한다. 또 연습경기를 하면 국가대표가 복귀했을 때 경기를 많이 못 뛸 거니까 이 때 더 많이 뛰어보는 게 낫다. 선수들도 그런 걸 느껴야 한다.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게 잘못 나가면 내가 하는 게 옳다고 보일 수 있다. 내가 절대 옳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나만의 것이다. 이게 옳다는 건 아니다. 위성우 감독이 하는 게 맞다. 세상 사는 게 정답이 없듯이 농구에도 정답이 없다. 우승을 하니까 그게 잘 하는 거다. 성적이 안 나면 선수들 혹사라고 욕을 먹을 수 있다. 

성적이 나는 팀과 똑같이 훈련해도 성적이 나는 건 여섯 팀 중 한 팀 밖에 없다. 이렇게 하는 팀도 있고, 저렇게 하는 팀도 있고, 이런 감독도 있고, 저런 감독도 있고, 그런 다양성이 필요하다. 똑같이 가는 건 아니라고 본다. 

국내 스킬 트레이너도 많은데 특별히 히파 코치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궁극적으로 국내 코치로 가는 게 맞다. 사실 우리 팀이 여자농구에선 처음으로 스킬 트레이닝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그러고 나서 다른 팀들도 일정 기간 외국이나 국내 스킬 트레이너에게 배운다. 국내에 있는 스킬 트레이너와 아카데미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 이번이나 내년까지만 이렇게 하고 그 이후에는 국내 코치로 돌려야 한다. 또 비시즌 때 선수들이 그곳에 찾아가서 배우고. 

현재 국내 스킬 트레이너들도 해외 전문가들과 교류도 하고 더 많이 배우며 노력해서 자기 걸로 만들어야 한다. 그 친구들에게 그런 게 필요하다. 국내 스킬 트레이닝이 걸음마 단계라고 봐서 좀 더 성장하면 그 때 우리 팀을 맡길 거다. 선수들은 외국 코치가 가르칠 때 기분상 더 잘 아는 것처럼 느낄 거다. 

히파 코치는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선수들에게 “지금 이 순간 간절함을 가지고 훈련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 걸로 만들 수 없다”고 했다. 삼성생명 선수들이 간절하게 6월 한 달을 보내고 몸에 배도록 계속 노력한다면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한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사진_ 이재범 기자 

이재범  1prettyj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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