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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 of court] ‘새로운 삶 선택’ 양지희, 인생 2막 그리고 부부라는 이름으로②
챔피언 결정 3차전이 끝나고 진한 키스를 나누는 양지희, 김창훈 부부

[바스켓코리아 = 김우석 기자] WKBL은 지난 시즌을 끝내고 또 한 명의 전설을 떠나 보내야 했다.

주인공은 아산 우리은행 통합 5연패 주역인 센터 양지희(33, 185cm)는 2016-17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택했다.

가장 큰 이유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 때문. 지난 5년 간 대표팀과 소속 팀을 오가며 나라와 팀에 헌신했던 양지희 무릎은 정상일 수 없는 상태. 양지희 소속 팀이었던 우리은행이 훈련량이 엄청났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녀의 무릎은 더욱 아픔이 많았을 터.

양지희는 첫 통합우승을 일궈냈던 2012-13시즌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여수 전지 훈련을 빗대 ‘지나가던 개가 부러울 정도의 강한 훈련이었다.’라는 명언(?)을 남겼고, 이후 이 이야기는 후대 손손이어지며 많은 인터뷰 혹은 우리은행 분석 기사에 언급되곤 했다.

또, 양지희는 인터뷰마다 재치 있는 입담을 선보이며 ‘호랑이’ 위성우 감독을 우회적으로 디스하는 명 대사도 많이 남겼다.

어쨌든 양지희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시작해 지난 22년 간 자신에게 전부와 같았던 ‘농구 선수’라는 이름에서 벗어나 일반인이라는 새로운 삶을 선택하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그렇게 은퇴라는 단어를 접한 양지희 씨는 전라남도 광주 중앙초, 수피아여중, 수피아여고 출신으로 청소년 대표를 지냈고, 2003년 WKBL 신인 드래프트 전체 1라운드 4순위로 당시 부천 신세계(현 부천 KEB하나은행)에 입단한 후 7년 만인 2010-11시즌을 앞두고 춘천 우리은행(현 아산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지난 시즌까지 선수로 활약한, WKBL 배출한 스타 플레이어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지 않지만, 신세계 시절 한 차례 트리플더블을 기록했을 정도로 알찬 기량을 지녔던 선수다. 또,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에 자신의 힘을 보탰고, WKBL에서는 MVP 등을 수상한 화려한 이력도 보유하고 있다.

또, 3차례 아시아 선수권에 나서 대한민국 여자 대표팀이 세 번이나 차지한 준우승에 이름을 남겼을 정도로 대표팀 단골 멤버였다.

양지희는 자신이 선수 생활을 한 자신이 선수 생활 15년 동안 통산 447경기에서 나서 8.26점 4.97리바운드 1.9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화려한 기록이 아닐 수 있지만, 전성기를 시작했던 2007-08시즌부터 기록을 따지면 어마 무시하다.

플레이오프는 총 22경기를 통해 6.95점 5.36리바운드 1.95어시스트를 만들었다. 특히, 2015-16시즌 챔프전에서 첼시 리를 효과적으로 방어했던 양지희의 활약은 그녀의 선수생활에 화룡점정(畵龍點睛)이었다.

그렇게 15년 동안 꾸준함을 무기로 WKBL과 대표팀을 지켜온 양지희가 이제 선수로서 그녀를 짓눌러온 부담을 던져버리고 2014년 4월 화촉을 밝힌 김창훈(35)씨와 지난 3년 간 별거(?) 생활을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열어갈 자신의 인생 2막을 시작했다.

대한민국 여자농구의 미래 박지수와 몸싸움을 벌이는 양지희.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어려웠던 은퇴 결정, 지금은 덤덤할 뿐 

위에 언급한 양지희 은퇴는 결코 순탄치 않았다. 지난 수 년간 WKBL 정상을 지켰던 센터이기 때문에 시점을 잡는 것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 양지희의 은퇴 결정에는 부상이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다.

양지희는 “은퇴 계기가 있었다. 일본 전지 훈련에서 허리를 다쳤어요. 이후 한 달 정도를 쉬고 나니 일주일 정도는 정말 날아다닐 것 같았죠. 이후 훈련 강도를 높였는데, 월요일부터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어요. 재활 과정을 거치고 다시 운동을 시작했는데도 좋아지지 않았어요. 감독님이 굉장히 화가 나셨어요. 계속 개선되지 않은 상황 때문이었던 같아요. 당시 트레이너 선생님도 굉장히 곤란한 상황에 빠졌어요. 결국 무릎이 너무 부어서 뛰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훈련에서 제외가 되고 말았죠. 도저히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시즌 직전이었는데, 운동을 그만두겠다고 말씀 드렸어요. 도저히 시즌을 소화할 자신이 없었어요. 밤에 잠도 자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어요. 팀이 뒤집어졌죠. 당시를 생각하면 정말 아찔해요.”라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연이어 임영희는 “지금 생각해 보니 환경 탓이 큰 것 같아요. 저랑 같이 강도 높은 운동을 소화한 (임)영희 언니나 (박)혜진이는 정말 멀쩡하거든요. 그래서 감독님도 제가 아픈 것에 대해 좀 둔하게 느낄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병원가서 무릎에 물을 빼고 MRI를 찍었는데 “연골이 없다. 통증을 줄일 방법이 없다. 치료를 하는 주사를 맞았는데, 전혀 효과가 없었어요. 그래서 휴식을 결정했고, 2라운드까지 쉬어야 했죠.”라고 답답했던 시즌 초반 상태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창훈 씨는 “지희가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요. 하지만 당시는 산책을 할 때도 절뚝거릴 정도였어요. 일상 생활 자체가 되지 않았어요. 정말 걱정이 많이 했어요. 빨리 시즌이 끝나길 바랬고, 은퇴를 하자고 마음 먹었던 순간이고 했죠.”라고 전했다.

결국 부부는 시즌이 끝나고 은퇴를 결정했고, 위성우 감독 역시 동의했다고 한다. 양지희는 “감독님께서 ‘시즌 끝나고 은퇴해라’라는 말씀을 해주셨죠. 저도 재활하고 쉬고나면 무릎이 괜찮아 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회복이 되지 않더라고요. 운동을 하지 못해서 밸런스를 잡지 못했지만 게임에 출전했어요. 시즌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사실 은퇴라는 단어를 두고 ‘괜찮은 선수였어’라는 생각을 남기고 싶었죠. 하지만 지난 시즌을 되돌아보면 수비, 리바운드, 몸싸움 그 어느 것도 잘하지 못한 것 같아요. 생각과 다른 은퇴였죠.”라며 웃었다.

우리은행은 결국 정규리그에서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며 결승전에 선착했다. 35경기에서 승률 94.3%(33승 2패)를 기록하며 아산 신한은행(현 인천 신한은행)이 2008-09시즌에 기록했던 92.1%(37승 3패)를 넘어서는 대기록을 남겼다. 당시 신한은행 코치는 위성우 현 우리은행 감독이었고, 우리은행 전주원 코치는 선수로 활약했던 당시였다.

차분히 은퇴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던 양지희, 김창훈 부부

그렇게 대기록과 함께 챔프전에 오른 우리은행은 용인 삼성생명과 결승전을 치렀고, 3-0으로 승리하며 통합 5연패를 완성했다. 낙승이 예상되었던 시리즈였지만, 삼성생명이 예상 밖으로 선전했고, 3차전에서 우리은행은 패배 직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스윕을 완성했다.

에피소드가 존재했다. 남편인 김창훈씨는 “고민이 많았던 시즌이었고, 은퇴를 결심한 만큼 특별한 마무리를 해주고 싶었다. 3차전에 큰 꽃다발을 준비했는데, 우리은행이 질 것 같은 분위기로 흘러갔다. 마지막 순간에 꽃다발 반품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겼다.”라며 밝게 웃었다.

에피소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양지희 은퇴는 구단 내부적으로 결정이 되어 있었을 뿐, 외부에 알리지 않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김창훈씨는 사실을 모른 채 장내 아나운서에게 은퇴 코멘트를 부탁했고, 아나운서 역시 사실을 모르고 부부의 키스 장면에 은퇴 멘트를 날리고 말았다. 순간 분위기는 싸해졌다. 하지만 아름다운 은퇴 장면에 찬물을 끼얹는 이는 없었다.

김창훈씨는 “그림이 이쁘게 나간 것 같다. 결심을 한 상태였고, 추억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만족스럽다. 난감했을 우리은행 관계자들에게 좀 죄송하다. 사전에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라며 웃었다.

그렇게 2010년 이후 WKBL을 접수했던 한 센터는 홀연히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갔다.

사진 제공 = WKBL, 김우석, 배중일 제공  

김우석  basketguy@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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