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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rtual battle] ‘탱크가드’ 김지윤과 ‘청주 아이유’ 홍아란이 대결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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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편집부] 맞수 열전은 한국농구를 대표했던 선수들의 가상 대결을 통해 두 선수를 비교해보는 코너이다. 3월호에서는 WKBL 최고의 공격형 가드로 불렸던 ‘탱크가드’ 김지윤(은퇴)과 ‘청주 아이유’ 홍아란(KB스타즈)의 대결을 그려봤다.

공격형 가드의 ‘대명사’ 김지윤은 누구인가?

한국여자농구의 공격형 가드의 대명사로 불리는 김지윤(39, 169cm)은 산호초등학교 4학년 때 농구공을 잡았다. 농구부로 유명했던 학교라 자연스럽게 농구를 시작했다. 당시 140cm의 작은 신장이었지만 아버지의 적극적인 후원아래 농구선수의 꿈을 꾸게 됐다. 김지윤은 마산여중과 마산여고를 졸업했다. 정선민(하나외환 코치)과 신정자(신한은행), 임영희(우리은행) 등 현재까지도 WKBL 무대를 휩쓸고 있는 선수들을 배출해낸 명문이다. 김지윤도 중, 고등학교를 거치며 자신만의 무기를 갈고 닦았다. ‘탱크가드’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작지만 빠르고 힘 있는 플레이가 김지윤을 대표한다. 탱크처럼 거침없이 상대의 수비를 뚫고 득점을 해내는 김지윤은 한국여자농구 명품가드 계보를 이었다.

1994년 여자 실업 SKC에서 성인무대에 데뷔했다. 김지윤의 합류로 SKC는 유영주(KDB생명 코치)-김지윤-정선민으로 이어지는 3각 편대를 완성했다. ‘유·지·민’으로 불리는 세 선수의 활약은 대단했다. 특히 김지윤이 가세하며 화룡정점을 찍었다는 것이 당시 언론의 평가다. 날다람쥐 같은 김지윤의 활약과 유영주, 정선민, 이종애로 이어지는 막강한 라인업으로 SKC는 우승을 일궈냈다.

실업시대가 막을 내리고 프로시대가 된 이후 김지윤은 국민은행(現 KB스타즈)에 입단했다. 프로무대에서도 김지윤은 전주원, 이미선 등과 함께 리그를 대표하는 가드로 이름을 날렸다. 김지윤이 이들과 차별화된 점은 바로 공격력이었다. 그렇다고 공격만 좋은 선수는 아니었다. 가드라면 반드시 갖춰야할 어시스트 능력도 출중했다. 김지윤은 프로 통산 어시스트 타이틀 10개를 획득하는 등 전주원과 함께 어시스트 부문을 양분했다. 정규리그 통산 최다 어시스트(2733개) 기록을 보유한 김지윤. 그녀가 최고의 가드로 인정받는 이유다. 김지윤은 십여 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서 누비며 리그는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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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이적은 늘 이슈를 몰고 다녔다. 데뷔 후 5시즌간 몸담았던 국민은행을 뒤로하고 2004년 겨울 금호생명(現 KDB생명)으로 이적한 김지윤. 당시 김지윤은 여자농구선수 중 최고액이라는 1억3000만원을 받으며 금호생명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적 첫 해 김지윤은 금호생명을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끌었다. 챔피언결정전 MVP도 김지윤에게 돌아갔다. ‘역시 김지윤’이라는 말을 듣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친정팀 국민은행으로 돌아간 것도 잠시, 2008-2009시즌 신세계(現 하나외환)에 둥지를 틀게 됐다. 당시 신세계는 만년 하위 팀이었다. 국민은행에서 자신감을 잃었던 김지윤은 신세계에서 성공적으로 재기했다. 김지윤 영입 전까지 꼴찌였던 신세계는 정규리그 4위로 올라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2-2013시즌을 앞두고 신세계가 갑작스럽게 해체됐다. 김지윤은 당시 충격으로 시즌 내내 안면마비로 고생했다. 투혼을 발휘해 복귀했지만 심적으로 지친 김지윤은 예전 같지 않았다. 현역 마지막 시즌은 김지윤에게는 물론 팬들에게도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김지윤은 은퇴 후 신한은행의 코치로 곧 바로 데뷔해 후배들에게 ‘탱크가드’의 능력을 전수하기 시작했다. 안면마비 증상이 사라지지 않아 지난 시즌을 끝으로 코치 생활을 마쳤지만 여전히 그녀는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빠른 드리블에 이은 골밑 돌파와 파워까지 겸비한 다재다능한 가드. 그것이 김지윤을 지금까지 기억하게 만드는 이유다.

‘청주 아이유’ 홍아란은 누구인가?

‘청주 아이유’, 듣기만 해도 공격이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2년 전부터 WKBL의 대세로 등장한 홍아란(23, 174cm)의 별명이자 애칭이다. ‘청주 아이유’라는 별명을 탄생시킨 그녀의 곱상한 외모와 달리 홍아란은 ‘악바리’ 근성을 가졌다. 지난 1월 열린 올스타전에서 신지현(하나외환)과 함께 샤랄라(?)한 드레스를 입고 ‘거위의 꿈’을 열창한 홍아란. 하지만 귀여운 외모로만 그녀를 판단하기에는 실력이 너무 아깝다. 그녀가 이렇게 WKBL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외모 못지않은 출중한 실력과 끝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직 성장해나가야 할 세월이 산처럼 쌓여 있지만 홍아란의 가능성에 대해 물음표를 던질 사람은 아무도 없다.

홍아란은 소위말해 농구의 ‘농’자도 몰랐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삼천포초등학교로 전학을 가면서 농구와 인연이 시작됐다. 달리기를 잘한다는 이유로 홍아란은 농구선수의 길에 들어섰다.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지만 농구의 매력을 알게 된 홍아란은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며 농구에 대한 열정을 어필했다. 그리고 삼천포여중과 삼천포여고 등 여자농구 명문 학교로 진학했다. 무섭게 훈련했다. 훈련량이 많기로 소문난 학교다보니 고된 훈련을 버티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여고 시절 대통령기와 연맹회장기, 전국체전, 전국남녀종별선수권 등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홍아란은 프로무대 진출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이유는 여고시절 마지막 대회에서 이승아(우리은행)가 버티는 인성여고에게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또 3학년 선수가 부족했던 팀 사정상 홍아란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프로 관계자들에게 ‘가드로서 잠재력이 떨어진다’, ‘확실한 장점이 없다’는 편견에 시달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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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아란의 예상과 달리 구사일생으로 2011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9순위로 KB스타즈의 지명을 받았다. 2라운드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할 수 있었지만 신인 선수들이 살아남기 힘든 프로무대에서 하위 라운드 지명 선수가 살아남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홍아란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입단 후 홍아란은 박선영(은퇴)과 박세미(은퇴)에게 가려 포지션 경쟁에 명함도 내밀지 못 했다. 동기인 심성영은 간간히 가비지타임에 출전했지만 홍아란에게는 이런 기회마저도 없었다. 좌절할 수도 있었지만 홍아란은 기회를 기다렸다. 그리고 홍아란에게도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당시 KB스타즈를 이끌었던 정덕화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박세미의 백업가드로 조금씩 출전기회를 얻기 시작한 것이다. 묵묵히 칼을 갈던 홍아란은 서동철 감독의 부임과 함께 KB스타즈의 주전가드로 발탁됐다. 서 감독은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당돌한 홍아란의 능력을 알아봤다.

홍아란도 서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그해 평균 7.3득점, 1.5어시스트, 2.7리바운드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부족한 경험 때문에 경기조율 능력이 다소 아쉬웠지만 동기 심성영이 있어 단점이 가려졌다. 주전으로 도약한 시즌에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무대도 경험했다. 아쉽게도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지만 2013-2014시즌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이번시즌을 앞두고 홍아란은 급성장했다. 세계여자농구선수권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한 것이 약이 됐다. 슛 폼까지 바꾸면서 득점력에 날개를 달았다. 여전히 1번(포인트가드)과 2번(슈팅가드) 사이에서 고민 중이지만 서 감독은 홍아란의 공격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이다. 서 감독은 홍아란에게 1번 역할을 주문하기 보다는 2번으로 기용해 장점을 최대한 끌어내고 있다. 또 공격적인 가드가 되라고 강조하고 있다. 홍아란도 서 감독의 주문에 맞게 최근 들어 물오른 공격력을 선보이며 새로운 공격형 가드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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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비교 불가’ vs ‘급성장 중이다’

많은 전문가들에게 김지윤과 홍아란을 비교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들의 첫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다. “둘이 비교하기는 아직…”이라는 갸우뚱한 반응이었다, 최고의 전성기를 보낸 선수와 이제 막 상승세를 타고 있는 선수를 비교하는 것은 어려웠다. 하지만 홍아란이 매 시즌 무서운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김지윤과 비교하기에 홍아란이 아직 1번으로서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본인의 공격을 해결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하지만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 팀 전체를 조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지윤과 함께 여자프로농구 대표 가드로 활약했던 우리은행의 전주원 코치는 “(홍아란은) 아직 어려서 본인우선의 플레이가 나온다. 팀 공격을 전체적으로 보기에는 미숙하다”고 평가했다. 전 코치는 “(김)지윤이는 (홍)아란이 연차 때 날아 다녔다”며 웃었다. 전문가들은 김지윤이 스피드와 힘을 겸비했으며 공격만 아니라 어시스트 능력을 가진 엄청난 가드였다고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마이데일리 김진성 기자는 “(김지윤은) 진짜 좋은 가드였다”고 몇 번을 강조했다. 이어 “공격 욕심이 많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공격욕심이 많아져야 했던 팀 사정상 본인이 하지 않으면 안됐기 때문”이라며 김지윤을 감싸기도 했다. 대표팀에서 김지윤과 룸메이트였다는 정은순 KBS N 해설위원은 “(김지윤의) 드리블 이후 스톱 능력은 따라갈 자가 없었다”고 칭찬했다.

김지윤의 명성에 홍아란이 도전할 수 있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아직 성장 중이기 때문이다. 주목받는 유망주도 아니던 선수가 지금은 KB스타즈의 주전가드로, 리그를 대표하는 가드로 성장하고 있다. 슛 폼 교정 후 슛 정확도도 높아졌다. 또 이번시즌 어시스트 부문에서도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토요경제 박진호 기자는 “(홍아란은) 괴물 같은 발전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고, 전주원 코치도 “가능성이 있는 선수기 때문에 리딩 능력도 좋아질 것”이라고 홍아란의 밝은 앞날을 기대했다.

공통점? 공격력은 확실하다

두 선수의 공통점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통일됐다. 바로 ‘공격력’이었다. 김지윤은 선수시절 단 두 시즌을 제외하면서 평균 득점이 늘 두 자리 수였다. 정은순 해설위원은 “득점 루트는 다르지만 둘 다 득점력, 공격력이 뛰어난 가드다”라고 두 선수를 묶었다. 김지윤은 돌파가 장점이다. ‘탱크가드’란 별명도 상대팀의 장신 숲을 뚫고 득점하는 김지윤의 모습에서 따온 것이다. 성인무대 초년생부터 김지윤이 인정받은 이유는 뛰어난 득점력에 있었다. 개인통산 7,020득점을 올린 김지윤은 정선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통산 7000득점을 넘었다. 가드로서는 유일한 기록이다.
홍아란도 공격력이라면 뒤지지 않는다. 이번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평균 두 자리수 득점을 넘어섰다. 서동철 감독의 주문으로 홍아란은 서서히 공격력을 가동하고 있다. 박진호 기자는 “홍아란은 1, 2번을 보는 듀얼가드다. 미들슛 밖에 없던 선수가 요즘에는 외곽슛과 돌파까지 좋아졌다”고 홍아란의 변신에 주목했다. 전주원 코치도 “본인의 공격을 하는데 있어서는 나무랄 데가 없는 선수다”라고 홍아란의 능력을 알아봤다.

사실 김지윤과 홍아란은 한 시즌을 함께 치렀다. 김지윤이 2012-2013시즌을 마치고 은퇴했고, 홍아란도 그 시즌에 백업가드 역할을 했다. 그러나 당시 김지윤은 부상의 여파로 하락세를 걸었고, 홍아란 역시 아직 가치를 인정받기 전이다. 과거 김지윤의 전성기와 다가올 홍아란의 전성기를 상상하며 두 선수는 맞붙었다.

대결의 결과는 모두의 예상대로 김지윤의 승리였다. 판정승이었다. 김지윤은 이미 홍아란의 나이에 최고의 가드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지윤의 전성기를 지켜본 사람이면 누구나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한판승이 아닌 판정승인 이유는 홍아란의 당돌함은 김지윤에게 지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임재훈 칼럼리스트는 “김지윤이 이기겠지만 김지윤이라도 홍아란을 쉽게 따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호 기자도 생각이 같았다. 그는 “홍아란이 절대 기에서 눌리지 않을 것이다. 김지윤이 이기겠지만 치열한 경기가 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여기에 정반대 의견도 있었다. 정은순 해설위원은 “(홍)아란이가 낫다고 생각한다”며 “(김)지윤이는 슛 때문에…”라고 말끝을 흐리며 홍아란의 손을 들어줬다.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는 말처럼 한국여자농구 최고의 공격형 가드 김지윤의 아성을 흔들 홍아란의 성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 = 윤초화 기자, 사진 = WKBL 제공


[이 기사는 농구 전문 잡지로 2015년 1월 새롭게 창간한 더 바스켓에 실린 기사입니다]

duk hyun  oiup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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