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를 뒤흔든 프로농구, 역대 대형 트레이드 Best 10

duk hyun / 기사승인 : 2015-03-14 08: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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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편집부] 2014~2015시즌 프로농구에서 대형 트레이드가 한 건 성사됐다. 1월12일 고양 오리온스와 서울 삼성이 단행한 ‘리오 라이온스 + 방경수 - 찰스 가르시아 + 이호현’ 의 딜이 바로 그것이다. 오리온스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 라이온스를 받아 시즌 개막 후 8연승 당시의 위력을 되찾으려는 의지를 내보였고, 최하위 삼성은 신인 가드 이호현을 통해 팀 리빌딩 작업에 들어가게 됐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는 대형 트레이드가 리그 전체의 판도를 바꾼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이 가운데 팬들의 기억에 생생한 ‘빅딜 베스트 10’를 트레이드 발생 시점 순으로 추려 소개해본다.

1. 허재-정인교(1998년 5월29일)

프로농구 출범 이후 가장 먼저 터진 ‘대형 트레이드’로 볼 수 있다. ‘농구 대통령’ 허재는 실업 농구대잔치 시절부터 ‘기아’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였고, ‘사랑의 3점 슈터’ 정인교 역시 원주 명예시민으로 선정될 정도로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1997~1998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에 3승4패로 패하고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던 허재가 나래로 이적한다는 소식은 팬들을 경악에 빠트리기 충분했다. 당시 트레이드는 허재가 기아에서 나래로, 정인교와 신인 1차 지명권이 나래에서 기아로 넘어가는 내용이었다. 결국 허재는 나래의 후신인 TG삼보에서 등번호 9번이 ‘영구 결번’으로 지정되는 영예를 누리며 2003~2004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2. 현주엽-조상현(1999년 12월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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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빅딜’로 불린 현주엽과 조상현의 트레이드도 프로농구 판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당시 SK는 서장훈과 현주엽을 동시에 보유해 우승 후보로도 지목됐으나 좀처럼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골드뱅크로부터 슈터 조상현과 현금 4억원을 받고 현주엽을 넘기는 거래에 합의했다.

결국 SK는 조상현을 영입하며 외곽을 보강해 이해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를 4승2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현주엽을 받아들인 골드뱅크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현주엽은 결국 프로 생활을 하며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고 마는 불운의 시작이었던 셈이다.

3. 문경은-우지원(2001년 6월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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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 슈터’ 문경은이 삼성의 품을 떠나다니! 문경은은 실업 농구대잔치 시절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치열한 스카우트 전쟁을 불러일으킨 끝에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어렵게 삼성에 입단한 만큼 은퇴할 때까지 삼성에 남는 것이 당연해 보였다. 게다가 삼성이 2000~2001시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린 직후였다.

그러나 삼성은 문경은을 신세기의 우지원과 맞바꾸는 트레이드에 합의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문경은은 이후 2006년 1월에 김일두, 임효성, 현금 2억 원과 맞바꾸어 SK로 자리를 옮기며 지금 SK 지휘봉을 잡는 인연까지 이어졌다.

반면 우지원은 삼성에서 한 시즌을 뛰고 나서 곧바로 팀을 옮겼다. 2002~2003시즌이 끝난 뒤 SK에서 서장훈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삼성은 우지원을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고, SK는 우지원을 보상 선수로 데려갔다. 하지만 우지원이 서울 SK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한 적은 없다. 곧바로 김영만과 트레이드로 모비스로 이적했기 때문이었다.

4. LG와 코리아텐더의 4대4 빅딜(2001년 12월12일)

이른바 ‘4대4 트레이드’의 원조다. 이 트레이드를 통해 LG는 마이클 매덕스, 칼 보이드, 김병천, 김동환을 받았고, 코리아텐더는 에릭 이버츠, 말릭 에반스, 황진원, 이홍수를 영입하게 됐다. 사실상 프로농구 최초의 대형 트레이드라고 볼 수 있다.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LG가 이득이라는 평이 많았으나 코리아텐더는 이때 영입한 이버츠와 황진원을 앞세워 2002~2003시즌 ‘4강 돌풍’을 일으키는 밑바탕을 만들었다.

5. R.F 바셋-무스타파 호프(2004년 1월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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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뇌리에 강렬히 남아 있는 트레이드 가운데 하나다. 당시 TG삼보와 우승 경쟁을 하던 KCC는 모비스의 외국인 선수 바셋을 받기로 하면서 호프와 신인 지명권을 내줬다. 이 트레이드는 임대 형식을 빌린 데다 KCC와 모비스가 모두 ‘현대 계열’이라는 점에서 ‘한 집안 몰아주기’라는 비난도 들어야 했다.

당시 KCC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TG삼보는 홈구장이던 원주치악체육관에 ‘정정당당’이라는 구호를 내걸어 KCC의 이 트레이드가 ‘정정당당하지 않다’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트레이드는 ‘윈-윈’이 됐다. KCC는 바셋을 받아들여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일궈냈고, 모비스는 이때 받은 신인 지명권으로 한양대 출신 신인 가드 양동근을 뽑아 지금까지 강팀으로 군림하는 원동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6. ‘통신 라이벌’ 팀들의 대형 거래(2005년 11월20일)

‘통신 라이벌’로 불리는 SK와 KTF가 대형 거래를 성사시켰다. 당시 SK에서는 조상현, 황진원, 이한권을 내줬고, KTF는 방성윤, 정락영, 김기만을 떠나보냈다.

이 트레이드가 의미 있는 것은 방성윤이 국내 무대에 복귀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TF에 지명된 방성윤은 계약 조건 등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인 NBDL에서 뛰고 있었다. 그러나 이 트레이드로 방성윤은 국내 복귀를 결정하면서 프로 데뷔전은 SK 유니폼을 입고 데뷔하게 됐다. 이번에 리오 라이온스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이 당시 KTF 사령탑이었다.

7. 시간차 트레이드..이건 몰랐지(2006년4월30일, 6월1일)

LG는 4월30일에 전자랜드에 조우현, 정종선, 정선규를 보내고 현금 3억원을 받는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이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LG가 대형 FA를 영입하기 위해 샐러리캡을 비워놓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FA 영입을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점은 맞았으나 그 의도는 전혀 달랐다는 사실이 6월1일이 돼서야 드러났다. 6월1일에 LG는 전자랜드에 황성인을 내주고, 박규현, 박훈근, 박지현, 임효성을 받는 추가 트레이드를 시행한 것이다.

결국 두 트레이드를 더해보면 LG와 전자랜드는 선수 4명씩 맞바꾸는 거래를 한 셈이다. 그런데 왜 시간차를 두고 한 것일까. 당시 LG는 KTF에서 FA로 풀린 조상현을 영입했다. 보호 선수로 묶을 수 있는 선수가 3명으로 제한돼있기 때문에 시간차 없이 트레이드를 했다면 주전급 선수가 보상 선수로 날아갈 판이었다.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바로 이 시간차 트레이드였다. FA를 영입한 5월에는 조우현, 정종선, 정선규, 박규현, 박훈근, 박지현, 임효성이 모두 전자랜드에 가 있었기 때문에 KTF로서는 보상 선수를 영입할 선택지가 부족했다. 결국 KTF가 남은 선수 가운데 임영훈을 보상 선수로 지명한 뒤에 LG는 유유히 박규현 등 선수 4명을 넘겨받았다.

8. 서장훈, 최초로 트레이드되다(2008년 12월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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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급 센터’ 서장훈은 SK에서 데뷔해 이후 삼성, KCC로 팀을 옮겼으나 이때까지만 해도 트레이드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모두 FA 자격으로 팀을 옮긴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해 KCC는 서장훈과 함께 최장신 센터 하승진을 함께 보유하게 됐고, 서장훈의 출전 시간이 줄어들면서 허재 감독과의 불화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결국 서장훈은 김태환과 함께 전자랜드로 팀을 옮겼고, 전자랜드의 강병현, 조우현, 정선규는 KCC로 이적했다.

서장훈은 연세대 시절 은사였던 최희암 전자랜드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되면서 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서장훈은 이후 LG, KT를 거쳐 은퇴하게 된다.

9. 김승현, 법정에서 코트로(2011년 12월2일)

‘농구 천재’로 불린 김승현이 지루한 법정 공방을 끝내고 코트로 돌아오게 된 순간이었다. 김승현은 이전 소속팀 오리온스와 이면 계약에 따른 법정 공방을 벌이느라 코트를 한동안 떠나 있어야 했다. 2010~2011시즌은 한 경기도 나오지 못했고, 2006~2007시즌부터는 40경기 이상 소화한 적이 1년도 없었다.

그러나 당시 김승현과 오리온스 심용섭 사장이 극적인 합의에 이르면서 김승현은 코트로 돌아왔고, 삼성의 김동욱과 트레이드되면서 팬들 앞에 다시 모습을 보이게 됐다.

10. ‘앙숙’간의 4대4 트레이드(2013년 12월18일)

2001년 12월12일 ‘원조 4대4 트레이드’ 이후 거의 12년 만에 이뤄진 4대4 빅딜이었다. 오리온스는 전태풍, 김승원, 김종범, 랜스 골번을 케이티로 보냈고, 케이티에서는 장재석, 김도수, 임종일, 앤서니 리처드슨이 오리온스로 향했다. 이 트레이드는 많은 뒷말을 남겼다. ‘앙숙’으로 유명한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과 전창진 케이티 감독이 거래에 합의한 것도 신기했지만, 결국 김도수의 도핑 파문이 드래프트 백지화 일보 직전까지 가는 해프닝으로 이어졌다.

당시 케이티에서 도핑 양성 판정을 받은 김도수가 오리온스로 옮기는 과정에서 관련 사실이 전달되지 않았고, 오리온스가 이 점을 문제 삼고 나온 것이다. 결국 케이티가 다음 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오리온스로 넘기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으나, 이 조치에 불만을 품은 전창진 감독은 이후 오리온스와의 경기가 끝난 뒤 추일승 감독과의 악수를 거부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이 트레이드도 전반적으로 ‘윈-윈’으로 평가받는다. 두 팀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젊은 빅맨 자원인 장재석과 김승원을 팀 사정에 맞게 쓸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줄 만 했다.

글 = 김동찬 연합뉴스 기자, 사진제공 = KBL

[이 기사는 농구 전문 잡지로 2015년 1월 새롭게 창간한 더 바스켓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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