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총장배를 마치며

2010/08/27 by   ·   No Comments

대회 마지막 날 경복고와 광신정산고가 결승전에서 만났다. 주지훈, 이종현이 버티는 경복의 포스트는 고교농구 최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이호근 삼성생명 감독의 아들로 잘 알려진 이동엽의 광신은 오랜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두 팀은 초반 힘겨루기에서 경복에 무게가 실리더니 이동엽의 활약에 동점을 만든다. 그리고 얼마 후 두 팀의 경기는 일방적인 경복의 쾌속질주로 끝났다.

코치의 입장에서 광신의 공격에 아쉬움이 남는다. 광신의 공격은 매번 외곽만 맴돌다 끝났다. 광신의 센터 임종혁은 볼이 올 때마다 자리싸움을 해보지만 볼 가진 광신선수들은 그를 외면한다. 공격의 밸런스는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아웃에서 아웃으로 그렇게 악순환을 하고 있었다.

물론 경복의 높이를 의식해서 인지 모르지만 그럴수록 머리를 써야 한다. 인사이드 공격에 의지만 보이고 실제는 아웃으로 패스하여 공격을 한다든지, 발이 느린 이종현을 외곽으로 데리고 나와 픽앤롤 게임을 한다든지 했어야 했다.

임종혁은 최근 상승세였다. 그리고 그는 의욕이 넘쳐 있었다. 임종혁은 이종현과 주지훈을 상대로 부딪쳐봐야 했다. 그렇게 해서 얼마나 높은지, 얼마나 강한지 느끼게 해 주어야 했다. 호랑이 굴에 들어 가기도 전에 그들은 산에서 내려 온 셈이었다. 그렇게 해서 광신은 경복에 대한 답을 찾아야만 했다. 지레 겁 먹고 볼을 넣어주지 않는 광신 선수들이 얄밉게 까지 느껴졌다. 결국 이동엽의 1:5 경기를 지켜보는 씁쓸한 경기를 봐야 했다.

사실 경복의 세트 오펜스는 주지훈이 포스트에서 수비자들을 요리하면서 주도를 했고 트랜지션 과정에서 김기윤의 가치가 빛났다. 물론 이종현과 주지훈의 하이로우 포스트 플레이는 위력적 이었지만, 그 이외의 플레이는 고교 중위권 정도 팀의 수비 수준이라면 수비하기가 무리가 없었다.  이미 30여 점차 이상으로 벌어진 점수를 프레스 수비로 따라가기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매번 고교대회를 보고 느낀 점이지만 정말 최강 팀은 어느 팀일까? 이벤트가 부족하다. 용산 광주 등 강호가 빠지고 여자부는 아예 없는 대회가 되고 말았다. 고교농구는 나름 팬 층이 있다. 하지만 실제 최강들이 참가하는 대회는 몇 개나 있을까? 팬들이 기대하는 강호들의 격돌을 보고 싶다.

봄 대회 보다는 각 팀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모습도 보인다. 양정의 박준용 코치, 홍대부고의 이무진 코치, 군산의 이영주 코치는 팀을 몰라보게 발전 시켰다. 어린 선수들의 실력이 하루가 다르게 느는 것을 보는 것도 고교농구의 또 다른 맛이다. 그러기에 이들에게 지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한다. 농구의 목표가 대학 진학이 아니라 국가대표가 되어 큰 선수가 되는 것을 알려주었음을 하는 게 지도자들에게 바라는 점이다.

추일승 (MBC Sports Plus 해설위원 / KBL 기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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