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코리아=고려대 화정체) 오경진 기자 = “동엽이 농구가 조금 늘었네요. 그래도 아직 멀었죠. 허허.”
광신정산고가 배재고를 꺾고 고대총장배 결승전에 올랐다. 광신정산고는 25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펼쳐진 제5회 고대총장배 고교농구대회 준결승 경기에서, 이동엽의 활약(18득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을 앞세워 배재고에 승리를 거두고 2010년들어 첫 결승전에 진출하게 됐다.
이미 언론에 수 차례 보도된 바와 같이 이동엽은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의 아들로서 16세이하, 17세이하를 거쳐 18세이하 국가대표에 선발될 만큼 한국 농구를 이끌어 갈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는 선수이다.
현재 여자국가대표 코치로서 태릉선수촌에서 합숙훈련을 펼치고 있는 이호근 감독은, 이번 대회가 펼쳐지는 고려대와 선수촌이 불과 20분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아들의 경기시간과 대표팀의 휴식시간이 맞을 경우 경기장에 가끔 찾아보곤 하고 있다. 물론 경기 전체를 보지는 못하고 두 쿼터 정도만 보고 다시 선수촌으로 돌아가긴 하지만, 아들이 시합을 뛰는 모습을 이번 대회처럼 자주 보는 것은 처음이다.
이감독은 좀처럼 아들에 대한 칭찬에 인색했다. 기자가 “동엽이가 잘한다”는 이야기를 하면 “뭐 그런 소릴 해요. 농구도 못하는 놈인데. 아직 멀었어요”라는 대답만 되풀이했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이감독도 아들에 대해서 후한 평점을 내려주는 모습이었다.
이동엽이 경기의 중심이 돼 배재고에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하자, 경기를 지켜 본 이호근 감독은 “동엽이가 농구가 좀 늘었네요”라며 아들의 경기에 흐뭇해하는 모습이었다.
이동엽은 지난 해 16세이하 아시아선수권대회를 거쳐 올해 17세이하 세계선수권에 참가하며 기량이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본인 역시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고 개인적으로도 기량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이야기했을 정도로, 국제대회의 경험이 소중했음을 이야기한 바 있다. 지난 두 번의 대표팀에서 이동엽을 지도했던 김승환 감독(울산 무룡고)은 이동엽에 대해 “정말 성실하고 카리스마가 있는 선수다. 특히나 이번 세계대회를 통해 더욱 기량이 발전했다. 미래가 밝은 선수이다”라며 극찬한 바가 있다.
이러한 이동엽의 성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그대로 드러나고 있으며, 이는 곧 팀의 성적과 직결되고 있다. ‘재능은 좋지만 턴오버가 많고 무리하는 경향이 있다’는 평가를 받던 이동엽은, 이번 대회 들어 더욱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안정적인 슈팅, 뛰어난 패싱능력을 선보이며 팀의 에이스로서 광신정산고를 결승까지 이끌고 있다. 특히 팀 동료들에게 만들어주는 절묘한 어시스트는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되며 ‘장신 포인트가드’로서 성장할 가능성을 더욱 크게 높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호근 감독은 “아직 멀었다. 더 열심히 해서 정말 좋은 선수로 성장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라며 아들에 대한 바람을 이야기했다.
1학년 때부터 팀의 에이스로서 팀을 이끌었던 이동엽이 이번 대회의 우승을 이끌 수 있을지. 고교 최강의 팀이라 불리는 경복고와의 결승전 경기는 26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바스켓코리아 / 사진 박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