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합을 준비하는 선수들에게

2010/08/12 by   ·   No Comments

농구는 다섯 명이 하는 팀 스포츠다. 특히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공격과 수비 모두를 같이 하지 않으면 그 팀은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간혹 주위에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어느 한 팀에 소속되어 있어 매 경기 좋은 플레이를 한다고 해도, 수비를 등한시 한다거나 궂은 일은 하지 않은 선수라면 결국 그 팀은 결과적으로 패할 확률이 높다. 그 기량은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선수나 학부모는 우리 애는 잘하는데 팀이 받쳐주질 못한다고 하거나 다른 팀에 가면 더욱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농구기량이 뛰어난 선수 A가 있다고 가정하자. A는 가장 먼저 팀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아야 한다. 공격에서 득점을 잘할 수 있는 기량을 가졌다면 그 만큼 농구의 이해도 역시 좋은 선수일 것이다. 반면 다른 동료들은 농구의 이해도 면에서도 그 선수를 따라 가질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A가 공격에서만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고 수비는 등한시 한다면, 농구 이해도가 떨어진 나머지 선수들이 아무리 수비를 열심히 한다고 해도 A가 빠진 팀의 수비 상황은 매번 아웃넘버수비를 해야 한다.

아웃넘버수비가 농구에서 얼마나 힘든지 알 것이다. 동료들을 위해 팀을 위해 A는 1.5명 몫의 수비를 해야 그가 제대로 팀에 기여한 것이다. 대부분 학원 스포츠에서 기량이 뛰어난 선수라 함은 운동능력이 바탕이 된다. 공수에 걸쳐 A의 운동능력을 최대한 발휘되는 궂은 일도 해야 하는 것이다.

2003년 미국 NCAA 마켓대학은 드웨인 웨이드가 있었다. 출중한 기량을 가지고 있던 그는 동료들과 공수에 걸쳐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했다. 그 팀은 파이널포(Final 4)를 갔었고 결국 그는 NBA의 스타가 되었다. 그와 함께 뛴 선수 중 센터는 과거 오리온스에서 뛰던 로버트 잭슨도 있었다. 로버트 잭슨은 “웨이드의 헌신적인 플레이가 없었다면 우리 마켓대학은 그렇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을 것이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앨런 아이버슨. 그는 한때 NBA의 최고 스타였다. 그가 대학을 다닐 때 조지 타운의 수비는 경기 내내 풀코트 존프레스를 섰다. 아이버슨의 운동능력을 최대한 이용하여 만든 수비 전술이었다. 그가 몰고 다닌 맨 앞 선에서의 가드들은 경기 내내 괴로움을 당했다. 마침내 그 역시 최고의 스타가 되었다.

웨이드와 아이버슨, 득점을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재주가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그들이 득점만 고집하고 자신의 기량을 공격에서만 보여주었다면 오늘날 농구 팬들의 기억에는 지금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의 나쁜 습관 중 하나는 트랜지션을 빠르게 가져가지 않는 것이다. 즉 속공을 선호하지 않고 지공을 해서 세트 상황에서 자신의 개인기를 발휘할 수 있도록 체력적 비축을 한다. 이런 선수가 있는 팀은 그 선수만 득점을 많이 할 수 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전혀 공격에 참여하지 못하고 결국 팀은 매번 패하게 된다.

그렇다면 그 선수는 성공한 것인가? 모든 선수들이 살아야 한다. 팀이 이기기 위해선 1:5의 경기는 승산이 없다.

KBL에서도 마찬가지다. 가끔 팬들은 어느 팀은 감독이 특정선수를 미워해 경기를 출전 시키지 않는 다고 질타를 한다. 오해다. 경기를 지고 싶은 감독이 어디 있겠는가? 최대한 자신의 팀 선수를 활용해야지… 그런 경우는 대부분 선수들의 수비기량이 형편 없기 때문이거나 전술 이해도가 떨어져 팀 플레이가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팬들이 보기엔 경기 전 몸을 풀 때 덩크슛도 자유자재로 하고 엄청난 운동 능력을 보여주면 좋은 선수로 비춰 질 때가 있다. 하지만 많은 선수들이 득점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3점슛에만 목숨을 건다. 현명한 선수라면 팀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알아야 한다. 특히 경기를 바로 앞둔 시점이라면 내가 팀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꼭 생각하라.

‘왜 감독을 나를 출전 시키는가?’ ‘우리 팀이 이기기 위해선 공격과 수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농구는 습관의 운동이다. 특히 중고등학교 선수들이라면 어릴 때부터 수비의 중요성과 궂은 일들이 몸에 베도록 하고 화려한 플레이만 하길 원하면 안 된다. 화려한 플레이만 고집할수록 자신들의 운동 생명도 짧아진 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추일승 (MBC Sports Plus 해설위원 / KBL 기술위원) / 사진 키스 앨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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