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고교농구에는 신장이 좋거나 운동능력이 탁월한 빅맨들이 여럿있다.
프로농구의 외국인 선수들로 인해 상대적으로 기피하는 골밑 포지션. 하지만 몇몇 선수들은 고등학교와 대학무대에서 잘 지도를 한다면 정말 좋은 빅맨으로 성장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각 선수들은 저마다 개성과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지만 착실한 기본기를 습득하여 자신의 농구로 만든다면 한국농구의 대들보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정통 빅맨’ 이종현(경복고 203cm), 김준일(휘문고 202cm), 김만종(배재고 200cm)
이종현, 김준일, 김만종은 정통 인사이더다. 신장 몸의 볼륨에서 미들보다는 로우 포스트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다. 이종현은 긴 윙스팬과 천부적인 블록 타이밍을 가진 선수로 아직도 신장이 자랄 수 있고 이제 일학년인 만큼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지난해 아시아 선수권, 올해 세계선수권을 거치면서 경험 면에서도 많은 동기부여가 됐으리라 본다.
김준일은 묵직한 몸을 가져서 플레이자체가 힘이 넘치는 선수다. 특히 김준일은 코트전체를 장악하는 카리스마가 수비에 있어 구심적 역할을 해주는 장점이 있다. 나름대로 미들 슛도 좋은 편이다.
김만종은 미완의 대기이다. 아직 세기는 부족하나 센터로서 가져야 하는 볼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력은 매 경기 리바운드가 두 자릿수를 꼭 채운다. 어떤 선수보다도 몸싸움 자체를 즐기는 우량의 유전자를 가졌다.
이 세 선수는 더욱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 있다. 첫째는 볼을 보다 골과 가까운 거리에서 잡을 수 있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 좀 더 수비와 몸 싸움을 하면서 최대한 골밑 근처에서 볼을 잡는 능력, 전문용어로 덕인(Duck In) 이라 한다. 이들이 우선적으로 배워야 할 숙제다. 두 번째는 백투더바스켓(Back To The Basket) , 즉 수비자에 등을 지고 하는 1-on-1 기술이 필요하다. 성인이 되면 포스트업의 기회가 점점 줄어들어 기술발전이 없다. 고교와 대학에서 전문적인 기술훈련이 필요하다.
‘성실함과 근면함으로 이룬 팀의 보물’ 이승현(용산고201cm), 석종태(광주고196cm)
이 두 선수는 정말 성실한 플레이를 펼치고 턴오버가 없는 선수들이다.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착실하게 리바운드에 참가하며 건실하게 수비를 하는 선수다. 때문에 팀의 플레이에 녹아 들어 화려하진 않지만 경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 싶을 정도로 기록이 좋다.
이 두 선수도 갈고 닦아야 할 기술이 필요하다. 바로 패스다. 자신들의 플레이는 어느 정도 할 줄 알지만 동료들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볼을 배달해주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플레이를 하려면 경기를 읽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상대가 더블 팀으로 자신을 수비할 때 어느 쪽에 동료가 오픈이 될지를 예상하고 상대수비를 예리하게 관찰할 수 있는 시야가 있어야 한다. 자신의 위치는 포스트지만 언제든지 어시스트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그들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주문할 수 있는 숙제이다.
좋은 가드가 없다면 훌륭한 피딩을 하는 센터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승현 석종태 이 두 선수는 자신의 플레이만 한계를 두면 안 된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플레이를 기대한다.
‘멀티플레이어가 되어라’ 주지훈(경복고 202cm), 박철호(무룡고 199cm)
주지훈과 박철호는 빅맨 치고 인 아웃을 조금씩 할 줄 아는 선수다. 쉽게 말해 리바운드 후 자신이 직접 드리블을 가지고 트랜지션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어느 정도 골 밑 공격도 가능하고 슈팅 능력 역시 아웃에서 그런대로 가능한 선수들이다.
이런 선수들은 현대농구가 요구하는 멀티플레이어 자질을 갖췄다고 말할 수 있다. 때로는 인사이드에서 골밑을 공략하고 때로는 느린 빅맨을 아웃으로 유인하여 돌파나 슈팅을 구사하여 상대를 괴롭히는 것이다. 상황에 맞게 공격의 옵션이 다양하게 쓰는 것을 말한다.
주지훈은 제법 빠른 몸놀림을 가지고 있으며 큰 신장에 아주 유리한 신체조건을 갖췄다. 박철호는 동급선수들보다 파워가 월등하다. 좀 더 인사이드, 아웃 사이드의 세기를 갖춰야 한다. 만약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흉내를 안내는 것이 나을 수 있다.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선수들이 함께 고쳐야 할 부분
앞서 언급한 선수들은 고교최상급의 선수들이다. 이미 대학은 진로가 결정되었을 수도 있다. 우려되는 점은 바로 목표의식이다.
자신의 기량을 최고로 생각하지 않고 부단히 자기개발을 해야 한다. 농구는 우리나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의 선배뿐만 아니라 세계무대에 자신이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길러야 한다. 좀 더 기술적인 부분을 말하고 싶다. 우리의 빅맨들은 너무 게으르다. 공격이나 수비에서 신체가 크다는 이점이 도리어 단점이 되기도 한다. 누가 이점을 장점으로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먼저 트랜지션에서 재빠르게 달려나가 골밑에서 볼을 기다리는 기동력이 필요하다.
세계농구의 흐름은 스피드다. 작은 선수들이 아무리 달려서 볼을 잡는다고 해봤자 이런 빅맨들이 이 상황에서 볼을 못 잡는다면 무용지물이다. 최소한 70%이상의 야투율을 가질 수 있다. 뛰어라! 팀은 가장 확률 높은 슛을 원한다. 바로 이들이 할 수 있는 플레이다. 휘문고의 김준일과 무룡고의 박철호는 귀담아 들을 부분이다.
다음은 수비다. 가장 많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으며 지시도 내릴 수 있는 위치가 빅맨에게 주어진다. 수비의 총사령관이 되면서 부지런히 수비의 구멍을 메워줘라. 그리고 공격에서 가장 많이 하는 픽앤롤 상황을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수비하라. 전문용어로 쇼우(Show)하라 언젠가 국제대회에 참가하고 돌아온 선생님이 “국제대회에선 빅맨들이 전부 적극적이게 쇼우하더라” 라고 말한 적이 있다. 센터들은 느리면 장점이 아니라 단점이 더욱 부각된다. 수비에서도 기동력과 부지런함이 요구된다.
최근의 고교농구의 장래가 촉망되고 잠재력이 풍부한 빅맨들을 보면서 한국농구의 밝은 앞 날을 점쳐 본다.
바스켓코리아 / 사진 바스켓코리아 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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