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별선수권대회 남고부 결승전은 여러 가지로 아쉬운 점이 많은 부분이 있다. 우선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 농구축제에 진정한 강팀들이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복고 용산고 등 우수한 선수들이 많은 고교팀들이 불참, 최고 팀들의 대결을 기대하였으나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안양과 배재는 두 학교의 지도자들이 착실하게 선수들을 육성시켜 수준급의 경기력을 만드는 코칭기술을 가지고 있어 또 다른 볼거리가 됐다.
일단 경기초반은 배재가 지배했다. 배재의 김만종은 운동경력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지난 KBL/NBA캠프를 통해 너무나 잠재력이 큰 선수임을 알게 되었다. 김만종은 빅맨으로 볼륨 있는 몸에, 센터로서 몸싸움을 즐기는 보기 드문 선수였다. 그의 장점 중 하나는 골로 들어오는 어떤 볼이라도 쉽게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블록의 의지라고 본다. 세기를 가다듬는다면 그는 보기 드문 빅맨이 될 것이다.
아무튼 그의 골밑 지배력은 배재가 경기초반 주도권을 잡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점수는 어느덧 34-17 더블 스코어까지 벌어졌다. 이래저래 안양은 경기를 풀지 못하고 있었다. 골밑의 안정적 득점 루트가 없었다. 또한 배재에게 공격리바운드를 자주 허용했다.
지도자들은 이렇게 되면 당황하기 시작한다. 자신들의 장점을 잊은 채 상대방의 공격을 막기에 급급하거나 무리하게 점수를 따라가려다 실책이 더 많아져 경기가 더욱 꼬이게 된다. 가장 급한 것은 선수들을 평정심을 찾게 하는 것, 자신들이 잘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안양은 대통령배에서 우승을 했던 것이 소중한 경험이었지만, 그것보다는 조신영 코치의 서두르지 않는 여유로움이 선수들을 안정시키고 분위기를 되찾을 수 있는 요인이었다.
기술적으로는 3-2 드롭존이 효과적이었고 간간히 펼친 2-2-1 트랜지션 디펜스는 배재의 공격속도를 낮추게 하였다. 탑에서 견제하는 드롭존은 김만종이라는 빅맨의 위력을 절감시킬 수 있었고 안양의 풋워크를 살려냈다. 경기에서 선수들의 발이 얼어 붙어있을 때는 도리어 지역방어를 사용하여 선수들의 발을 움직이게 만들고, 수비의 영역을 한정해 줌으로서 집중력을 갖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안양은 후반 깔끔한 마무리로 우승을 차지 할 수 있었다. 올해 벌써 2관왕 새로운 농구 명문고를 부활시킨 조신영 코치에 찬사를 보낸다.
특히 그가 만든 안양고 농구는 이렇다할 빅맨이 없는 선수구성으로 한 터라 더욱 값지다고 할 수 있다. 단신이 해야 할 농구를 보여준 조신영표 농구다. 배재고 김동수 코치는 선수들의 경험이 정말 아쉬운 대목이었다. 한 번이라도 이런 큰 경기를 선수들이 치러봤다면 김코치의 작전을 수행해 냈을 것이다. 하지만 후반기 배재고는 틀림없이 자신 있는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다. 자신들이 가진 장점을 살리고 드롭존에 대한 공격에 적응력을 높인다면 배재의 우승은 시간문제다. 최선을 다한 두 학교선수들과 지도자들에 박수를 보낸다.
바스켓코리아 / 사진 박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