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김천시. 현재 제65회 전국종별선수권대회가 한참 진행되고 있다.
초등부에서 대학부까지 121개 팀이 참가한 12일 동안의 국내농구 최대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어림잡아도 2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김천을 찾고 있다. 필자 역시 개막식이 열리는 날 김천으로 달려갔다.
관심있는 고등부와 대학부 경기를 보기 위해 하루를 묶으려고 했는데 방을 잡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 사정사정해서 겨우 방을 잡긴 했지만 “단 하루”라고 여관 사장님은 나에게 다짐을 받아냈다. 김천의 숙박업소들이 행복한 비명을 질러내고 있었다.
사천시와 서귀포시 그리고 영광군
최근 우리나라는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되면서 단체장들의 이벤트성 행사나 사업이 부지기수로 늘어나며 그 폐해를 많이 겪어왔다. 규모나 예산에 비해 경제적 효과가 없는 무리한 사업들로 인해, 그 적자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부담을 키워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농구대회 유치와 같은 스포츠 산업의 육성과 진흥은 경제적 가치를 제외하더라도, 지방농구 활성화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된다. 과거 선수시절 경험에 비추어봐도 서울대회 보다 지방대회는 경기 출전 외에 묘한 설렘과 여행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지난 6월 말 제주도 서귀포시에는 WKBL의 퓨처스리그가 열렸다. 이 대회를 유치한 주인공은 농구인 출신인 서귀포시 스포츠산업과의 장기동 씨다. 그는 평소 부지런히 서울을 오가며 대회를 유치하고 전지훈련지로 서귀포시를 적극 추천한다.
지난 해 전라남도 영광군에서는 대학농구 연맹전이 열렸다. 뿐만 아니라 프로축구 K리그, 초등학교 협회장기 농구대회, 태권도 대회 등, 수 없이 많은 스포츠 행사가 열리는 곳이다. 담당자는 정종택 씨. 그는 아예 스포츠마케팅을 배우려 대학원에 진학했다.
농구인들에 친숙한 김천시는 가장 많은 농구대회가 열리는 지방도시이다.
스포츠 행사가 가져다 주는 경제적 효과
왜 이같은 지자체들은 대회유치를 하는가? 한국체육학회 부회장인 동신대 김홍식 교수는 “인프라가 갖춰진 지방도시의 경우 투자대비 10배 이상의 직접적 경제 수익을 창출하고, 지역홍보와 주민 복지차원의 스포츠 관람기회제공 등을 감안한다면 이 이상의 기대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농구는 프로농구가 설립되면서 특정도시의 스포츠가 되는 경향이 많았다. 하지만 아마농구는 프로와는 다르게 애교심과 애향심을 갖는 매력이 있다. 프로농구가 닿지 못하는 부분에 아마농구가 다가설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사는 고장에 유명한 관광지가 없다고 해도 농구대회 유치 같은 스포츠 산업은 그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지자체의 시정연구원이나 발전연구원과 같은 곳에서 지역개발과 발전을 위해, 이런 스포츠 산업의 진흥과 이벤트 개발을 한 번쯤은 연구했을 것이다. 각 지자체의 단체장이 스포츠 행사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각 연맹과 협회의 적극적인 접근이 중요하다.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라 생각한다.
미국 북서부의 작은 도시 스포케인은 일년에 한 번 열리는 농구축제로 50만 명의 도시에 400억원 이상의 경제적 창출을 이루고(바스켓코리아 소개 http://www.basketkorea.com/2010/07/26653.htm), 버지니아주의 작은 도시 포츠머스는 NCAA 졸업생들의 농구캠프를 57년간 진행하며 전 NBA구단과 전 세계농구 스카우터, 그리고 팀 관계자들을 매년 4월이면 모이게 한다. 특화된 전략이다. 그리고 중심엔 농구가 있다.
추일승 (MBC ESPN 해설위원 / KBL 기술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