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코리아=오세호 기자) 현대사회의 경향은 오랫동안 축적된 자료에 의한 데이터의 영향력이 점차 증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 일이 무엇이든 기록이 활용되지 않는 분야가 없다. 경제활동 인구를 조사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기록이 바탕이 되고, 사람들의 평균적인 수명을 따지는 것에서도 여러 기록을 기준으로 그 결과가 산출된다.
농구에서도 기록의 활용가치는 생각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도표에 나타난 수치를 토대로 상대를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며, 선수의 기량을 파악하는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기도 한다.
휠체어농구 역시 ‘그들만의 리그’라고 불리며 아직은 대중적인 인지도가 부족하지만, 데이터를 보면 프로농구 못지않은 재미가 숨어있다. 프로농구의 기록과 비교하여 휠체어농구의 재미에 빠져보자.
득점 분포도 대비 높은 득점력
우선 득점의 분포도를 고려할 때 득점력은 높다. 휠체어농구는 그 특성상 페인트 존에서 대부분의 득점이 파생된다. 얼마 전 막을 내린 2010 버밍엄 휠체어농구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대표팀은 예선 5경기 평균 53.8점(총 269점)을 득점하였는데, 이 가운데 50%가 넘는 27.2점을 페인트존에서의 득점으로 만들어냈다. 3점슛(10/47)은 경기당 2개에 불과했다.
순위결정전 2경기에서는 평균 60.5점(총 121점)을 득점하는 과정에서 41점을 페인트존에서 점수를 올렸고, 3점은 0.5개(1/8)밖에 없었다.
반면 프로농구 10개 구단은 지난 09-10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78.7점의 득점력을 보였는데, 이는 경기마다 휠체어농구에 비해 훨씬 많은 6.8개의 3점슛이 터진 결과라는 것을 감안하면 휠체어농구의 득점력도 만만치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단순히 몸이 불편한 선수들이 한다는 이유로 ‘득점이 적은 것이 당연하다’라고 생각하는 것도 편견이다.
지난 6월에 있었던 우정사업본부장배 휠체어농구 전국대회의 기록을 보자. 비장애인부 15경기에서 승리한 팀의 평균득점이 57.7점(총 865점)이었던 것에 반해, 장애인 1부 16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팀의 평균득점은 71.3점(총 1,1140점)에 달했다.
이에 비장애인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신대학교의 한 선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냥 농구를 할 때와는 너무 다르게 공격이 되지 않아 스스로가 답답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유투가 승리를 부른다
또한 프로농구와 비슷한 승리의 공식이 있다. 바로 자유투가 승리를 부른다는 사실이다. 지난 09-10시즌 프로농구에서 6강 PO 이상의 성적을 올린 팀은 게임당 자유투를 평균 14개를 얻었고, 성공률도 모두 70%를 상회했다.
이번 버밍엄 휠체어농구 세계선수권에서도 우승컵을 품에 안은 호주는 8경에서 평균 20개(총 160개)의 자유투를 얻으며 69.4%(111개 성공)의 적중률을 보인 반면, 한국은 7경기에서 평균 17개(총 116개)를 얻어 47.4%(55개 성공)의 성공률에 그치며 참가팀 중 11위에 머물렀다. 휠체어농구에서도 자유투의 중요성이 입증된 셈이다.
대등한 리바운드 숫자
농구의 기본적인 요소에서 리바운드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는 없다. 이것에 따라서 공격의 횟수가 늘어날 수 있고, 득점의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휠체어농구는 휠체어에 앉아서 하는 운동이기에 리바운드 숫자가 보통의 농구보다 적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생각 역시 철저한 오산이다.
버밍엄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휠체어농구 대표팀은 27.3개(191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냈고, 이는 프로농구의 부산 KT(29.3개)와 대구 오리온스(30.9개)의 09-10시즌 평균 리바운드 수치와 거의 대등한 숫자이다.
비록 한국과 같은 A조에 속한 팀들이 기록한 리바운드 숫자(34.3개)에는 미치지 못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지만, 선수들의 투지와 경쟁력은 그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이와 같이 휠체어농구는 프로농구와 비교를 해도 손색이 없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이고, 앞으로의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한 스포츠이다. 지금부터라도 휠체어농구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바스켓코리아 / 사진제공 대한장애인농구협회 / 사진 박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