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무관심한 대학’ 빙판으로 변해가는 여름 코트

2010/07/8 by   ·   No Comments

(바스켓코리아=박찬기 기자) 성균관대와 경희대의 경기가 열린 지난 7월 2일 성균관대 체육관. 성균관대 김태형은 경기 중 여러차례 코트 바닥에 넘어졌다. 과감한 드라이브인으로 성균관대 공격의 활로를 여는 김태형이지만 이날 만큼은 돌파의 위력을 제대로 선보이지 못했다.

수비수와의 접촉도 있었겠지만 습기를 머금어 미끄러워진 바닥이 문제였다. 이날 성균관대 체육관의 에어컨 시설은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운동 선수에게 가장 힘든 계절인 여름이 시작됐다. 특히 실내 코트에서 달리고 점프를 해야 하는 농구 선수들에게 여름은 체력적으로 힘든 계절임에 동시에 부상 위험이 큰 코트 바닥의 습기까지 신경써야 하는 계절이다.

하지만 대학측의 무관심 속에 대학리그 선수들이 부상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앞서 언급한 성균관대와 경희대의 경기를 비롯해 최근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경기 중 선수들이 코트 바닥에 떨어진 땀과 체육관을 가득 메운 습기 때문에 미끄러져 넘어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는 비단 성균관대 체육관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해 리그제가 시행되면서 각 대학은 모교 체육관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지만 대다수의 체육관은 낙후된 시설로 인해 냉난방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다수의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하며 농구 명문으로 불리고 있는 대학들 마저 정작 체육관의 시설 투자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선수들의 더위를 식혀줄 수 있는 유일한 도구가 체육관 한켠에 비치된 선풍기 몇 대가 전부인 상황이다 보니 선수들이 근처의 선풍기로 몰려있는 웃지 못할 풍경을 자주 목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선풍기 몇 대로 여름 찜통 더위와 장마철의 습한 날씨를 해결하기는 무리다.

무더위 속에서 제대로 냉방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경기장에서 격렬한 경기를 치르다 보니 선수들은 물론 심판들 마저 무더위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다. 여름철 무더위로 인해 체력적인 문제를 보이는 선수들은 경기 중 집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이러한 집중력 저하는 부상의 위험성을 높히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수들의 몸에서 떨어진 땀과 체육관에 가득찬 습기로 인해 마치 얼음 빙판과 같은 코트에서 경기가 치뤄지면서 수시로 코트에 떨어진 땀을 닦아내는 통에 경기 흐름이 자주 끊어지고 있다.

경희대 최부영 감독은 성균관대와의 경기를 마친 후 “체육관이 너무 더워서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룰 수 없었다. 선수들의 부상이 염려가 됐다”고 우려를 표시했고, 성균관대 박주현 코치는 “경기를 하는 체육관과 연습장 모두 냉방 시설이 제대로 안되어 있어서 여름 훈련에는 약간의 애로 사항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물론 여름 방학 기간에 대학리그 역시 휴식기를 갖기 때문에 직접적인 경기수는 적다. 하지만 9월부터 시작될 2라운드를 앞두고 여름 훈련을 진행하는 과정에도 이러한 위험을 계속된다는 것이 문제다. 예전과 달리 대학팀들은 여름방학 기간에도 쉴새없이 훈련에 매진해야 하지만 이 기간동안 부상의 위험은 다른 때 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는 여름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2라운드 후반기가 되면 초겨울로 접어들며 추위가 찾아온다. 이미 대학리그 1라운드 초반 꽃샘 추위로 인해 경기를 치르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을 새삼스럽게 다시 떠올리지 않아도 추위를 제대로 막아줄 수 있는 난방 시설을 갖춘 체육관도 그리 많지 않다.

대학리그 첫 해이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있는 부분이지만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에 나몰라라 하는 대학측은 모교 선수들의 부상 위험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대의 노력은 칭찬할 만하다. 안성 캠퍼스에 위치한 중앙대의 홈 체육관 역시 지어진 지 10년이 넘은 체육관이지만 체육관 내부에 새롭게 설치된 다수의 냉난방기를 경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가동해 습기를 제거 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한양대 체육관은 체육관 전체 면적의 절반만 사용하고 있지만 냉방기를 가동하고 있다. 

치열한 경기 중에 선수들이 흘리는 땀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경기장의 습기를 제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타 대학의 모범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리그가 시작되면서 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12개 대학은 엄청난 광고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러한 광고 효과는 코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지만 “대학교 4년 동안 체육관에 에어컨이 나오는 것을 본 것은 학교 행사 외에는 없었다”고 고개를 가로젓던 모 대학 선수의 체념 어린 말투처럼, 학교측의 무관심 속에 미래의 한국 농구를 이끌어갈 어린 선수들은 오늘도 빙판 같은 코트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달려가고 있다.

각 대학의 적극적인 시설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바스켓코리아 / 사진 박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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