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 열기에 묻혀 NBA의 파이널 시리즈가 뜨겁게 진행중임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별로 없다.
농구인으로서 LA 레이커스와 보스턴 셀틱스, 마지막 한 팀을 가리는 NBA 파이널시리즈에서 보스턴 수비가 매우 흥미롭다. 레이커스는 코비 브라이언트라는 걸출한 슈퍼스타가 팀을 이끌고 있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5차전까지는 3승2패로 보스턴이 약간 앞서 있다. 하지만 다음 경기까지 LA가 내준다면 보스턴의 우승이 확정된다. 챔피언이 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감독들은 이렇게 상대팀의 수퍼스타가 있을 땐 그 선수의 득점과 활약에 수비의 포커스를 맞춘다. 물론 다른 감독들도 있겠지만, 보스턴의 리버스 감독은 코비 브라이언트의 수비는 레이 알렌에게 일임한다.
물론 부분적으로 픽앤롤이라든가 스크린 플레이에서 동료가 도와주는 것이 있긴 하지만, 볼을 중심으로 골과 연결되는 모든 통로를 차단하는 것이 보스턴수비의 핵심이다. 이는 돌파는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돌파는 무엇인가? 상대에게 레이업슛을 허용하는 것이다.
보스턴은 확률높은 레이업 슛은 허용하지 않고 외곽 슛을 주더라도 상대에게 확률 낮은 슛만 주겠다는 뜻이다. 농구에서는 무척 기본적인 수비원리지만 자칫 상대의 수퍼스타에게 말려 특별한 수비를 동원하거나 원칙을 무시한 수비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리버스 감독은 원칙에 충실한 선택을 한다.
델 헤리스 전 레이커스 감독은 그의 저서 ‘위닝디펜스’에서, 자신을 비롯해 NBA의 다른 감독들은 시카고의 마이클 조던과 경기를 준비하는 수비는 조금 특별한 수비를 선택했다고 한다. 즉 조던을 저지하는 목적의 수비를 하는 것이다. 보스턴 리버스 감독의 선택과 정반대인 것이다.
얼마 전 KBL/NBA 캠프를 하러 방한했던 미네소타의 조 울프 코치에게 “보스턴의 강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그는 볼을 중심으로 패스가 빠져 나오지 않도록 하는 보스턴의 강력한 수비라고 했다. 하지만 보스턴의 리버스 감독은 가장 중요한 파이널시리즈에선 더욱 기본에 충실한 골로 향하는 길목을 지키는 수비를 선택했다.
쉽게 설명한다면 볼이 있으면 옆의 공격자를 수비하는 수비수는 자신의 공격자에게 디나이 동작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볼을 가진 공격자의 골로 향하는 길목을 지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농구에서는 이것을 ‘새깅(Sagging)’한다고 하거나 ‘점프투더볼(Jump To The Ball)’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38득점이나 했으나 LA는 패하고 말았다. 현재까지 보스턴은 유리한 고지에 있고 리버스 감독은 1승을 남겨두고 있다. 과연 그의 선택이 옳았는지 16일 치러질 6차전을 지켜보자.
추일승 (MBC ESPN 해설 / KBL 기술위원) / 사진 키스 앨리슨
관련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