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저는 전북 진안에서 열린 KBL 총재배 어린이농구 대회의 TV해설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린이 날을 앞두고 열린 대회라 의미도 있고 모처럼 전북 진안이라는 곳에 바람도 쐴 겸 다녀왔지요.
정말 깜짝 놀랄 정도의 체격과 신장을 가진 어린선수들을 보고, 과연 초등학생이 맞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우리 어린이들의 모습은 변해있었습니다. 180cm가 넘는 선수들이 몇몇이 있었고 체격도 당당하면서 신체가 고루 균형있게 발달되어 있었습니다. 정말 우리농구의 미래가 밝게 보였습니다.
저는 과거 대학생시절 아르바이트로 서울의 한 초등학교를 몇 개월간 지도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이 학교는 전국에서 4강에 들 정도로 수준급의 선수들이 구성되었는데 전희철 김병철 석주일 박재현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정말 키가 크고 기량이 뛰어났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의 모습들과 얼마 전 총재배에 4강에 든 팀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 선수들이 기량이나 체격이 훨씬 앞서 있습니다. 이런 선수들이 자라면 청소년대표가 되고 국가대표선수가 될 것입니다. 정말 뿌듯한 마음이 한 가득 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를 보면서 저는 왠지 모를 불안감이 생겼습니다. 3-4위전, 결승 두 경기를 보면서 제대로 대인방어를 하는 시간은 별로 보이지 않고 대부분의 팀들은 지역방어를 서고 있었습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농구에서 대인방어는 수비의 가장 기본입니다. 대인 방어를 잘 해야만 지역방어도 이해가 되며 소화할 수 가 있습니다.
가장 좋지 않은 점은 지역방어에 대한 공격은 자신의 공격 찬스를 보지 못하게 됩니다. 일단 지도자들은 지역방어의 공격 개념을 선수들에게 개인공격보다는 포스트를 이용하는 방법과 수비자 사이를 좁히게 만들어 한 부분의 지역을 공략하는 방법을 지시하게 됩니다. 어린 선수들이라 수비자를 1:1 개념으로 공략하여 패스하는 의식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농구에 있어 공격의 기본은 볼을 잡는 순간 두 발이 링을 향하며 슛과 드리블, 패스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트리플 쓰랫 포지션(Triple Threat Position)이라는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역방어에 적응 되면 이런 자세는 나올 수 없습니다. 자신의 찬스보다는 선생님이 지시한 패스할 곳을 먼저 찾게 됩니다. 일대일 개념이 없어지고 개인기가 늘지 못합니다.
이러한 걱정을 우려해서 중고농구연맹은 1,2쿼터만큼은 지역방어를 서지 못하게 하는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초등학교 역시 이러한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 제대로 알려 주어야 합니다. 어른이 되면 개인기가 늘지 않습니다.
물론 선생님들의 고충도 있습니다. 성적에 얽매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겠지요. 보통 코치선생님들의 계약은 1년이고 그나마 월급을 주는 체육회는 순회코치라는 제도를 두어 2년 정도에 성적이 나지 않으면 교체를 한다고 합니다. 안정적인 코치를 하려면 이것이 시급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KBL에서 프로농구 활성화를 위한 대 토론회에서도 나온 선수들의 개인기량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봅니다. 어디서부터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그리고 어린이 농구부터 잘 가르쳐야 된다고 봅니다.
금년에 남자 초등학교는 등록된 팀이 전국에서 32개 팀 입니다. 2,000개가 넘는 일본 초등학교 농구가 점점 우리수준에 와 있다고 우려하는 초등학교 농구연맹의 송재업 선생님의 말을 귀담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추일승 / 사진제공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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