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기 감독은 2009-10시즌 처음으로 KBL팀을 맡았다. 국가대표팀을 맡아서 성공적인 운영을 인정받아 프로진출에 성공했다. 누구보다 성적에 대한 부담이 많았을 것이고 주위시선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팀에는 백전노장 김병철도 있고 즉시 전력감인 오용준도 있었다. 안정감 있는 팀 운영을 기준으로 한다면 당연히 이들에게 선발의 기회가 돌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김남기 감독은 큰 그림을 짰다. 미래를 내다보며 과감한 새내기들을 기용했다. 허일영과 김강선이다.
이들 두 신인들은 시즌 오리온스의 2, 3번 자리를 훌륭히 소화해 냈다. 김강선은 7.5점에 2.1 리바운드 3점슛은 41%에 달하는 고감도 적중률을 나타냈고, 허일영은 10.1점에 2.9리바운드 41%의 3점슛 성공률이다. 허일영은 박성진과 함께 신인상을 공동수상하기도 했다.
김강선과 허일영 두 신인을 이처럼 동시에 기용하기란 감독으로선 쉽지 않은 결정이다. 최근 성적이 좋지 않은 오리온스는 이렇다 할 포지션별 대어급들이 없었는데 이 두 선수의 등장은 오리온스의 미래를 밝게 해준다.
신인을 받아 팀의 기둥으로 성장시키기란 우리 농구 풍토에선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김남기 감독의 과감하고도 앞을 내다보는 팀 운영으로 과거보단 현재 현재보단 미래에 기대를 갖게 하는 팀 운영 철학을 보여줬다. 자연스런 세대교체를 통해 팀의 체질개선을 하려는 감독의 의지가 새롭게 보인다.
김승현의 부상으로 인한 전력의 엄청난 손실만 아니었어도, 이 두 젊은 선수들이 코트를 누빈 활약을 감안한다면 지난 시즌 오리온스는 분명 중위권 이상의 전력을 보여줬을 것이다. 단지 신인기용의 사실만으로 김남기 감독의 업적을 평가한다는 것은 무리 일수도 있지만 김강선과 허일영은 끈끈한 수비와 찬스가 나면 어김없이 성공시키는 고감도 외곽슛은, 그만큼 그들에게 임무와 역할을 과감히 주었기 때문이다. 최근에 인터뷰한 전태풍은 같이 뛰고싶은 KBL선수들의 명단 속에 허일영을 주저없이 꼽았다.
이제 한 시즌을 경험한 김남기 감독. 자신만의 색깔이 더욱 진해진 완성도 높은 김남기식 농구를 다음 시즌 기대해 본다.
추일승 (MBC ESPN 해설 / KBL 기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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