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을 치르다 보면 특히 외국인 선수가 말썽을 피울 때 감독으로선 매우 난처하다. 사실 개인적으로 챈들러는 지난 시즌부터 그런 싹을 보여 상당히 우려되어, 시즌 전 예상 평을 할 때 동부의 성적을 그리 높게 평가하질 않았다.
이것은 강동희 감독에게는 좀 미안한 얘기지만 이것처럼 팀을 어렵게 만든 게 없기 때문이다. 그 여파는 국내선수들에게도 영향을 주며 팀워크가 깨지고 감독의 팀 장악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즌 초 동부는 챈들러를 그대로 쓰고 조나단 존스를 영입했다. 조나단은 동부의 골밑을 외로이지키는 김주성에 부담을 덜어주고 윤호영 김주성의 기동력을 그대로 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조나단 존스는 지난 KTF시절 보다 뛰어난 기량으로 동부선수들과 호흡을 함께하며 자신의 몫을 톡톡히 했다.
경기마다 말썽을 피는 챈들러는 결코 교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가 어렵고 풀리지 않는 날 챈들러는 강동희 감독의 호출을 받아 팀을 구출하는 역할을 했다. 웬만한 감독의 의지라면 분명 챈들러는 한국을 벌써 떠났을 것이다.
냉정하게 생각을 해보자. 남아있는 외국인 선수 교체 대상자의 풀 안에는 챈들러 보다 좋은 선수는 없었다. 강동희 감독은 분명 이 사실을 인지하고 뚝심으로 챈들러를 시즌 끝까지 함께 했다. 최소한 챈들러가 코트에 서면 어쩔 수 없이 수비는 인사이드든 아웃사이드든 수비에 포커스를 둬야 했다.
보통 시즌 중에 성적이 부진하거나 선수가 말썽을 피우면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쉽사리 외국인 선수의 교체를 하는 경우가 많다. 교체가 성공적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가 더욱 많다.
강동희 감독의 뚝심은 초보 감독이면서 이런 부분을 훌륭히 이겨냈다. 위태 위태하기만 하던 챈들러를 어떻게든 시즌을 마치게 다독이며 4강에 오를 수 있었다. 물론 전술적으로도 훌륭한 결정과 모습을 보여준 강 감독이었지만 챈들러에 대한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팀에 필요한 역할을 하게 하도록 버티는 배짱과 의지는 옳았다고 본다.
처음 그가 고민했던 크리스 가넷과 조나단 존슨을 두고 팀의 스타일에 맞게 선택한 조나단 존슨은 강동희 감독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은 건실한 플레이를 했다.
데뷔 첫 해 4강을 차지한 강동희 감독. 그는 이미 좋은 감독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해 주었다.
추일승 (MBC ESPN 해설 / KBL 기술위원) / 사진출처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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