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했지만 ‘버틀러’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결승전

2010/04/6 by   ·   No Comments

‘David vs Goliath’

6일(한국시간) 펼쳐진 NCAA 토너먼트 결승전 듀크대와 버틀러대의 경기에서, 전통의 강호 듀크가 이번 토너먼트 최고의 신데렐라팀이었던 버틀러대에게 61-59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경기 막판까지 접전을 펼치며 손에 땀을 쥐게 한 이날 결승전 경기는, NCAA농구에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경기였다.

대단한 접전이었다. 최대 점수차가 6점밖에 나지 않았고 동점과 역전을 30번 가까이 주고 받는 경기였다.

파이널포의 주관 방송사인 CBS는 경기 전 프리뷰를 통해 ‘듀크가 준결승처럼 자신들의 기량을 선보인다면 당연히 우승할 것인데, 만약 버틀러가 좋은 수비를 선보인다면 버틀러에게도 희망이 있다’라는 전망을 했다.

즉, 버틀러는 결승에 진출하기 까지 토너먼트 내내 상대방에게 60점 미만의 점수를 허용하는 대단한 수비력을 선보였는데, 만약 버틀러가 듀크를 60점 미만으로 막으면 승산이 있다는 예상이었다.

버틀러는 상위시드의 강팀들이 자신들을 상대로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게 만드는 수비 능력이 있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능력’을 다시 한 번 발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듀크에는 가공할만한 3점 슈터가 2명도 아닌 3명이나 있기에, 그 셋을 동시에 막기는 힘들 것 같다”는 예상도 빼놓지 않았다.

또한, 전 NBA감독인 마이크 프라텔로 씨는 “버틀러가 이기려면 1985년 빌라노바가 조지타운을 이길 때처럼 해야 승산이 있다”는 예상을 했다.

당시 조지타운은 패트릭 유잉이 버티고 있는 전미 최강의 팀이었고 빌라노바는 남동부 8번시트의 팀이었는데, 결과는 66-64 빌라노바의 승리였다. 이날 빌라노바의 야투성공률은 무려 78%였다.

즉, CBS나 프라텔로 씨의 예상은 수비나 공격적인 측면을 봤을 때 그만큼 버틀러가 이기는 것이 쉽지 않다는 뜻과 마찬가지였다.

단판 토너먼트의 매력

전미 토너먼트의 가장 큰 매력은 단판 승부에 모든 운명을 걸고 있기에, 그만큼 이변이 나올 확률이 많다는 것이다. 아무리 저평가 받는 팀이라고 해도 경기 당일의 컨디션만 좋다면 얼마든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비록 예상대로 버틀러대가 패하긴 했지만 이날 경기는 예상 외의 접전이었다. 버틀러는 듀크의 ‘빅3′에게 3점슛은 단 5개(5/16)밖에 허용하지 않았으며, 경기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마지막 고든 헤이워드의 3점슛이 림을 갈랐다면, 그야말로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이변의 경기가 될 수도 있었을 만큼 훌륭한 경기였다.

물론 NCAA 결승전이라고 해서 미국대학농구 최고수준의 경기를 보여준 경기는 아니었다. 이미 1번시드를 받고 우승후보로 꼽혔던 캔사스나 켄터키가 떨어졌기에 수퍼스타들이 총 출동하는 경기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왜 미국인들이 파이널포에 열광하는지’를 다시 한 번 알려준 경기였다.

듀크가 비록 지역 1번시드를 받긴 했으나 우승하리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으며, 버틀러는 두 말 할 필요도 없는 토너먼트 탈락 후보였다.

‘버틀러’라는 이름을 세상에 각인시키다

지난 10년 간 이미 수 차례 8강에 진출한 전력이 있는 버틀러였지만, 아무도 버틀러라는 대학을 주목해서 보지 않았다. 속해있는 호라이즌 리그에서는 무적이지만 워낙 레벨이 떨어지는 리그이기에 그들이 결승에 오른다고 생각한 이들 조차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번 2010년 결승전을 통해 버틀러라는 대학의 인지도는 엄청나게 올라갔을 것임이 분명하다. 또한 버틀러 대학 동문들과 재학생, 지역시민들은 버틀러대의 성적에 자부심과 긍지가 올라갔을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한국나이로 35세에 불과한 버틀러대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의 지도력은 버틀러의 미래를 밝게 점치기에 부족함이 없다.

앞으로는 버틀러가 토너먼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더라도 ‘이변’이라는 단어를 2010년 처럼 쓰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버틀러 대학으로 진학하려는 농구유망주들도 점점 늘어갈 것이다.

대학농구에는 프로농구와는 다른 분명 무엇인가가 있다. 대학 선수들은 아무리 점수차가 벌어져도 절대로 쉽게 포기하지 않으며, 경기가 펼쳐지는 40분 내내 말 그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감독과 선수간의 관계가 철저한 사제지간의 관계로서, 감독들의 지시에 선수들은 항상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해 이행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분위기는 매 경기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연출해내고, 이러한 매력들은 분명 프로농구가 가질 수 없는 것들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대학리그가 한창이다. 이제 걸음마를 띈 초보단계이지만 대학농구만의 매력을 발산하여 더욱 많은 팬들이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란다. 또한 홈앤어웨이 제도가 잘 정착이 되어 경기가 펼쳐지는 날이 각 학교의 축제이자 대학농구 팬들의 축제가 되길 기원해본다.

바스켓코리아 오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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